“지명수배자를귀신같이찾아내는전직형사가살해되었다!”경찰미스터리×SF×소년모험×성장소설의정수를담은걸작
전직형사가살해되었다.피살된쓰키자와가쓰시는‘미아타리형사’라는경찰특수분야전문가.사진한장만으로지명수배자의인생을유추해내는,인간의타고난감각을최대치로연마한인물이다.쓰키자와가쓰시가실종되던그시각,그의아들리쿠마는도서관에서우연히‘라플라스의마녀’우하라마도카와마주친다.갑자기쏟아지는비로집에갈걱정을하는리쿠마에게마도카는‘이때도서관을나서라’하며정확한시간을일러준다.이는예언에가까울정도로정확했는데…….
한편경찰은범행현장을찾고자수색을강화하지만이렇다할단서를잡지못하고,탐문수사팀의젊은형사와키사카는윗선의외압에도불구하고단독수사를감행해나간다.경찰의수사가난항을겪는가운데범행장소와시각을정확히추리해낸마도카.이렇게마도카와다시만나게된라쿠마는신비의여성마도카와순수한우정으로티격태격하는친구준야와함께아버지를살해한범인을찾기위해나선다.거대한어둠에맞서홀로진실을추적해가는와키사카형사,그리고독자적인추리를거듭해가는마도카와리쿠마.과연이들이가닿게되는사건의진실은무엇일까.
『마녀와의7일』은수수께끼같은마도카에이끌려아버지의죽음을쫓는소년의‘모험’과진실을파헤치는형사와키사카의‘추적’,크게두가지이야기를축으로전개된다.각각의인물은단독주인공으로삼아도충분할만큼생동감과매력이넘치고,감춰진진실이조금씩모습을드러낼수록읽는쾌감은상승한다.무엇보다생생한현장감과사건위주의빠른전개는히가시노게이고특유의속도감넘치는문장과만나폭발적시너지를이끌어낸다.
AI감시시스템이강화된가까운미래의일본,
“그해여름,믿을수없는일들이일어났다”
작품의배경은AI기술이사회전반에깊숙이스며든가까운미래의일본.방대한데이터를집어삼킨AI는인류에게부와여유를가져다주었지만,동시에새로운혼란과불안을불러왔다.지명수배자를귀신같이찾아내는경찰은이제사방에설치된CCTV에그자리를내주었고,온갖감시시스템은전국민을잠재적범죄자로간주했으며,개인의삶은파편화되었다.
희망과두려움이교차하는AI라는대전환의시기에『마녀와의7일』은“AI와인간의공존가능성을모색하기위한문학적시도”로서도읽힌다.AI로대체된일자리문제며,개인의모든신상이기록된ID카드,전국민의DNA수집,안면인식시스템등현대사회의굵직한이슈들을아우르며AI시대인간존엄의문제까지파고든다.이를통해과연‘인간됨’이란무엇인지,무엇이인간개개인을고유하게만드는지고찰하고생각하게한다.
한편,작품에서흥미로운점은온몸이땀범벅이되도록발로뛰어다니며사건을쫓는주인공들의묘사다.이들의모습은AI로상징되는최첨단디지털시대와대조될만큼‘아날로그’하다.“발바닥에땀이나도록뛰어다니는풋풋한힘”에서작가는“인간실존을위협하기에이른인공지능시대,이를악용하려는‘인간성을잃은인간’에대항하는방법”을찾고자했을수도있다.7월한여름땡볕의7일간이라는작품의시간적배경이암시해주는바가큰이유다.
히가시노게이고40년미스터리의결정판〈라플라스시리즈〉
또한번의전설을써내려가다
『마녀와의7일』은작가등단30주년을기념해발표한『라플라스의마녀』의제3편으로,히가시노게이고가자신의100번째작품으로선택한작품이기도하다.그만큼〈라플라스시리즈〉에갖는작가의애정이크다하겠다.일본의평론가니시가미신타는히가시노게이고의작품을주제에따라과학,SF,범죄심리,가족,사랑의비극,복수등총여섯가지테마로분류했는데,“〈라플라스시리즈〉가이여섯가지항목에모두포함되는대작”이라평했다.
〈라플라스시리즈〉는주인공‘라플라스의마녀’의활약상을통해기발한구상과반전의미스터리그리고특유의가슴뭉클한휴먼드라마가돋보이는작품이다.주인공마도카의신비로운매력은시리즈첫권에서부터수많은상상력을자극한다.“작은체구에끝이살짝올라간큼직한눈이인상적”인마도카는지금까지히가시노작품에서는볼수없었던유형의여성캐릭터로,『용의자X의헌신』의야스코처럼연약하고수동적인여성도,『환야』의미후유같이욕망에사로잡힌악녀도아닌,히가시노가창조한주인공중가장독특한매력을발산하는인물이다.18세기의수학자피에르시몽라플라스가가정한무한지성의존재,일명‘라플라스의악마’에서모티브를차용한작가는마도카를통해“인간성을잃지않은”무한능력의두뇌,곧“스스로생각하고판단하는존재가인류의희망이자미래”가될것임을상징적으로보여준다.
물론작품에는마도카처럼인간능력의한계를뛰어넘는인물만이주목되는것은아니다.아버지를잃고하루아침고아가된소년에서부터계속되는취업실패로지친청년,잦은야근에피곤에찌든직장인,집안에홀로남겨진외로운노인에이르기까지,한사람한사람의살아숨쉬는이야기를담아내며평범한인간의드라마에도주목한다.원자하나하나가모여우주를이루듯이저마다의인생이모여결국사건의전모를완성하는구성은그래서더욱특별한감동을전한다.〈라플라스시리즈〉는분명미스터리소설계의정점에올라있는히가시노게이고40년작가생활의집대성이자앞으로그가써내려갈새로운세계를연소설이라해도과언이아닐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