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의 온도 (정다연 에세이)

다정의 온도 (정다연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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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평범한 일상을 대단하게 만들어준 사랑의 순간들……
시인 정다연의 투명하고도 내밀한 ‘다정’의 기록
〈현대문학 핀 에세이〉 네 번째, 정다연 시인의 에세이 『다정의 온도』가 출간되었다. 언어의 “고유한 빛깔과 촉감과 무게에 대한 섬세한 이해”(문태준), 대상을 향한 “차분하고 끈질긴 탐구의 태도”(박상수)가 돋보인다는 평을 받으며 2015년 『현대문학』으로 등단한 정다연 시인의 에세이집이다. 2023년 1월부터 2024년 1월까지 〈주간 현대문학〉에 1년간 성실하게 써 내려간 연재 글 50편을 묶은 이번 신작은 시인의 ‘다정’이 향했던 곳을 담은 기록으로, “가까운 사람의 여린 손부터 아주 먼 존재의 옅은 손까지” “누군가의 텅 빈 손을 잡아”(안미린)주며 온기를 나누어주고 또 나누어 받았던 순간들이 투명한 언어로 담겨 있다.

연재를 시작하며 시인은 ‘다정’이란 “좋은 기억에도 정을 주지만 나쁜 기억에도 정을 주”는 일이자 “살아 있는 존재에게도 마음을 주지만 죽은 존재에게도 마음을” 주는 일이 아닐까 하고 정의한 바 있다. 그 말마따나 정다연 시인이 기록하는 ‘다정’은 단순히 좋았던 기억들에 국한되지 않고, ‘서로를 잃을까봐 하지 못했던 말들’이나 우리를 “가볍고 연약하게 흔들”리게 만드는 순간들에도 온기를 내어주면서 “일상이 우리를 짓누르는 누름돌이 아니라 세상으로 뻗은 힘센 닻이라는 비밀”(우다영)을 전하며, 우리 삶을 반짝이게 해주는 사랑의 순간들은 그리 멀리 있지 않다고 속삭인다. 이것이 『다정의 온도』가 전하는 진정한 ‘다정’이다.

“서로를 잃을까봐 하지 못했던 말들 때문에
오히려 서로를 잃게 된 거라면
이제는 마음을 투명하게 보여주고 싶어”
저자

정다연

저자;정다연
1993년서울에서태어나2015년『현대문학』으로등단했다.시집『내가내심장을느끼게될지도모르니까』『서로에게기대서끝까지』『햇볕에말리면가벼워진다』,에세이『마지막산책이라니』가있다.

목차

시작하며다정의온도

사랑하려고한게아닌데사랑하게된다면
빈티지
시인은어딘가좀슬픈사람
겨울을건너가는법
윤주에대하여
일상의권리
꽃한송이
딸과엄마
계수나무
중림동시절
선물하는기쁨
그래도그래도
그림그리러가는길

괜찮아나도그랬는걸
시창작교실
서유리찾기
분갈이
여름식탁
블루베리따기
진심으로순수하게
버리는마음
손끝물들이기
1989년3월5일
굳는자세
내가사랑하는문진
뒤돌아보기
봉기의결혼식

내글은공룡
거꾸로입은바지
루루와콜린
사랑하는것을아끼는사람의이야기
미니어처하우스
좋아한다고해서믿는다는건아니야
경주산책
경주산책―3323년
지하철작업실
은행나무
내가사는동네
내글은공룡
영원히자고싶어요

넘어지지않기위해
우리는서로를꽉잡으며나아갔다
몸의용도
엽서들
꽃님과나
괜찮다는느낌
크리스마스의기억
조금더껴안아줄걸
고요한집
한그루와두그루
생일축하해,미린언니
남천나무
같이살자는마음

닫으며첫눈뜸

출판사 서평

너는너이고나는나인채로도꽤괜찮다는느낌,
내가나여서온전히기쁜날들

정다연시인은자신을‘세상에사랑하는것이많은사람’이라고소개하며그에반해,사랑하는것들에다정했던것과달리스스로에게는그러지못했다고고백한다.“잊고싶은게많”아“누가흔들어깨울때까지엎드려”자곤했으며,깨어서는“마음이너무시끄러워”차라리“영원히자고싶”다고꿈꾸기도했다고,지금도종종“사는”걸“좋아하지않”는순간이있다고.그때시인을붙잡아준것은앞서달려나가다가만히뒤돌아자신을기다려주는반려견밤이,가느다란온기를건네며담담히곁에머물러준이들이었다.자신조차몰랐던,자기안의가능성을믿어준이들.너는너이고나는나여도괜찮다고조곤조곤속삭이며온기를나눠주는이들이있다는사실만으로도사람은다시설수있다는것을시인은알게되었다고한다.

그래서어릴적의자신처럼“영원히자고싶어요”라고털어놓는학생에게시인은이제이렇게말한다.“맛있는음식을먹어서가아니라,사랑하는사람들이곁에있어서가아니라내가살아있다는이유만으로온전히기쁠수있는지”“그런날이올지기다려보고싶”다고.
이는다정한누군가가내어준온기에의지하는데서나아가,‘다정의온도’를자기자신에게돌려주고싶다는다짐의말이자,시인이사랑하는온갖사람들,동식물들,사물들에게더다정하기위한선언의말이기도하다.“자신에게더많은슬픔과기쁨을허락할때라야타인에게도세상에게도좀더친절해질수있”으며,내가나자신인채로다른이들과함께살아가기위해서는타인을허락할수있을만큼자신에게도다정해져야하니까.“한사람의불완전함을사랑할줄아는사람만이세상의불완전함도사랑할수있”듯이말이다.

『다정의온도』는시인이건져낸온갖사랑하는것들에대한기록임과동시에,사랑하는것들이시인을어떻게성장시켰는가에대한기록이다.이들이있기에시인은“슬픔이다가”와도멈춰서지않는다.“슬픔과걸어갈방향”만큼은스스로만들어낼수있다고여기며“신발끈을고쳐”매고다시걸어갈준비를한다.그씩씩한뒷모습에서우리는위로를얻는다.“슬픔의미래또한작고빛나는일상일것이라는사랑스러운믿음으로”(안미린).

작가의말

친애하는친구들,까마득히잊고있던과거를되찾아준사물들,세상을고유한몸짓으로구성하고있는수많은존재들…….덕분에오늘내자리에빛이든다는걸안다.때때로삶이차갑고쓸쓸하게느껴질때조차그온도를받아들일수있다.바라건대나는우리가스스로에게좀더다정해질수있으면좋겠다.이책의단한줄이라도그일에요긴하게쓰인다면바랄것이없겠다.
_「시작하며:다정의온도」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