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듭의 끝 (반양장)

매듭의 끝 (반양장)

$16.80
Description
“극한까지 처절한 모성에 관한 이야기,
두 번 다시 이런 소설을 쓸 자신이 없다!”
한국 추리·미스터리 스릴러에 새로운 지각 변동을 일으킨
《홍학의 자리》 정해연의 신작!
선보이는 작품마다 ‘뒤틀린 욕망이 사람을 어디까지 추락시킬 수 있는가’를 철저하게 파헤쳐온 정통파 추리·미스터리 스릴러 작가 정해연이 장편 신작 《매듭의 끝》으로 돌아왔다.

《매듭의 끝》은 ‘행복했던 유년시절에 일어난 갑작스런 아버지의 자살 이후, 오랫동안 아버지의 석연치 않은 죽음에 대한 용의자로 어머니를 의심하는 이인우 형사’와 ‘아들을 절대로 살인자로 만들 수는 없는, 인생의 목표는 오로지 회사와 아들의 성공뿐인 자수성가한 사업가 박희숙’이라는 두 모자(母子)의 이야기가 교차하며 미스터리를 이끌어 나간다.

매 작품마다 말끔하게 포장된 모습 속에 숨겨진 인간의 저열한 속내나 악의를 신랄한 묘사를 통해 굉장한 속도감으로 가감 없이 보여주는 정해연은 《매듭의 끝》에서도 정교하게 자신만의 세계를 쌓아나가는 한편, ‘이번에는 조금 다르다’는 작품에 대한 애착과 소회를 다음과 같이 밝혔다.

“극한까지 처절한 모성에 관한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습니다. 두 번 다시 이런 소설을 쓸 자신이 없습니다.”
저자

정해연

저자:정해연
2012년장편소설《더블》로데뷔했다.《악의》《봉명아파트꽃미남수사일지》《지금죽으러갑니다》《유괴의날》《내가죽였다》《너여야만해》《두번째거짓말》《패키지》《구원의날》《홍학의자리》《사실은,단한사람이면되었다》《못먹는남자》《선택의날》《누굴죽였을까》《용의자들》《2인조》등을펴냈다.
2012년스토리공모대전우수상,2016년YES24e-연재공모전대상,2018년추미스소설공모전금상을수상했다.《유괴의날》이드라마로제작되어2023년ENA에서방영한바있다.사람의저열한속내나진심을가장한말뒤에도사린악의에대해상상하는것을좋아한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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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매끄러운말속에감춰진악의,
숨길수없는인간본연의욕망을파헤쳐온작가정해연!
이번에는‘모성(母性)’이라는욕망을해부한다!

정해연작가를설명할때빠지지않고등장하는수식어들이있다.바로‘한국미스터리에서찾아보기힘든반전’,‘정교하게계산된플롯과속도감있게몰아치는서사’라는표현이다.정해연이라는작가가그만큼한국추리·미스터리스릴러의계보를정통으로이어나가고있음을보여주는증명이라고할수있다.

“시체가없으면살인도없다”고말하는장르인만큼추리·미스터리스릴러에서는필연적으로범죄가발생하고,정해연은그범죄의중심에친구,연인,가족과같이가장가깝고그래서오히려진의를알수없는관계를기꺼이시험대위에올린다.정해연이이번에시험대에올리는관계는‘어머니와아들’이다.


“아빠가죽은날,왜나를구한게엄마가아니야?”
‘모성’이라는욕망이은폐한매듭이풀린후에남은것은무엇인가?

성공한사업가박희숙은어느날여자혼자몸으로지극정성을다해키운아들최진하로부터청천벽력과같은말을듣는다.“엄마,사람을죽였어.”인생의목표라곤오로지회사와아들의성공뿐인박희숙은결심한다.‘아들을살인자로만들수는없다.’

평화로운지방소도시인재선시의한아파트에서화재가일어나고,발화지점에서사체가발견되면서화재는곧살인사건으로바뀐다.흔치않은살인사건에재선시형사들은술렁이기시작하고,사건을담당한이인우형사는박희숙과최진하모자를둘러싼교묘한살인극의진실을파헤칠수록떠오르는과거의잔상에괴로워한다.이인우형사가벗어날수없는과거란,아버지의석연치않은죽음과그런아버지의죽음에자신이어머니를의심하고있다는사실이다.

‘박희숙과최진하’그리고‘이인우형사와그의어머니’라는두모자(母子)의이야기가교차로진행되며,각각관계의파행과회복이라는상반된결말을향해속도감있게질주하며콘트라스트를이루는이야기는읽는이로하여금책장을놓을수없게만든다.세상에서가장안전하고따뜻한감정이라여겨지는‘모성’.정해연은《매듭의끝》을통해‘모성’이인간의뒤틀린욕망과결합할때얼마나비극적인결말을초래할수있는지,그럼에도불구하고그비극마저도얼마나헌신적인‘모성’이기에성립할수있는지를거침없이보여준다.

책속에서

[사람을죽였어.]
자신도모르게자리에주저앉았다.열차에치여도이런충격은아닐것같았다.아들의목소리는이게실제상황임을명백히하고있었다.숨이잘쉬어지지않았다.희숙은눈을감고입을벌린채로숨을몰아쉬었다.안그러면뒤로넘어질것같아팔을뻗어책상한편을붙들고있었다.구두를신은두다리가벌벌떨려일어설수없을것같았다.
“누굴?”
우는소리가들려왔다.겁에질려있는것이다.자신이한일을제입으로말하기도힘든것같았다.희숙은소리를버럭질렀다.
“누구를!”---p.21

“나는네아버지사건의담당형사였다.”
인우는놀란눈으로박덕훈을보았다.
“네아버지는자살할이유가하나도없는사람이었어.경제적으로안정적이었고집도있었지.대출은없고,주변평판도좋았어.가정에충실하고사회생활에도유능한남자였어.”
그건인우역시알고있었다.어릴때였지만아빠는좋은사람이었다는것을명백히알고있었다.아빠는야근이잦았지만주말이면항상가족과함께했다.가족끼리캠핑을다니기시작한것도아빠의제안이었다.그때는캠핑이라는게그렇게유행하지않았을때였다.아빠는귀찮아하지도않고음식준비며모든걸책임지곤했다.그날도다른날과다르지않았다.
“자살할남자가,굳이,가족들과캠핑을가서그런짓을할까?”
그말을듣는순간인우는자신도내면깊은곳에서같은의문을가지고있다는걸깨달았다.---p.70

슈퍼마켓을끼고돌자2층으로올라갈수있는계단이나왔다.위로올라갔다.두채의집이마주보고있었다.김영택의집은201호였다.초인종을눌렀다.안쪽에서한참이나음악소리가들렸지만응답이나인기척이들려오지는않았다.재차눌러도마찬가지였다.
“집에없는걸까요?”
“글쎄.”
고민을하다가자리에선채로김영택의전화번호를눌렀다.당연히받지않을거라예상은했다.하지만예상외로벌어진일은따로있었다.바로집안에서휴대폰벨소리가울린것이다.
“뭔가이상해.”---p.166~167

“둘다불에태웠다는점은같지만현재경은목만졸랐잖아요.뚜렷한계획범죄의정황이있고요.그런데이범죄는그렇지않은데다목을칼로찌른다름졸랐어요.”
나쁘지않은지적이다.하지만인우의결론은서기영의생각과는달랐다.
(……)
“범인은여자거나,아니면김영택보다힘이약한,혹은자기가제압하기에는힘이부족하다고판단한남자일가능성이있어.그리고한가지공통점이있지.”
“뭔데요?”
인우는시신을물끄러미응시했다.아직김박사가시신을확인하고있었다.인우는거기서눈을돌리지않은채로말했다.
“비정한다정함.”---p.177~1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