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이블 포 투

테이블 포 투

$20.63
Description
테이블에 마주 앉아 현실을 직면하는 순간,
삶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로스앤젤레스에 남기를 잘했다 싶어?”
“지금 이 순간에 내가 가장 있고 싶은 곳이 바로 여기예요.”
『우아한 연인』 『모스크바의 신사』 『링컨 하이웨이』 세 권의 장편소설을 통해 전 세계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에이모 토울스의 신간 『테이블 포 투』를 현대문학에서 출간한다. 단편소설 여섯 편과 중편소설 한 편을 엮은 그의 첫 소설집으로 뉴욕과 로스앤젤레스, 두 도시를 무대로 우연과 필연이 교차하는 삶의 흥미로운 순간들을 담아냈다. 이 이야기들은 독자의 모든 예상과 상상을 무너뜨리며 반전의 쾌감을 선사한다. 토울스만이 그려낼 수 있는 시대에 대한 깊은 인식, 사람에 대한 믿음이 구성해놓은 이야기꾼의 기발한 상상력이 돋보인다. 이번 작품은 그의 지난 십여 년의 삶에 대한 통찰의 결과물이며 그만의 문학적 개성과 품격이 응축된 중단편소설에 대한 새로운 도전이다.

밀레니엄 전후의 뉴욕을 배경으로 한 단편에서는 낯선 만남과 기묘한 인연을 섬세하게 포착한다. 같은 길 위에서 다른 생각을 품은 부부의 이주(「줄 서기」), 대문호의 서명을 모방하는 작가 지망생의 위험천만한 거래(「티모시 투쳇의 발라드」), 끈질긴 선의 끝에서 마주한 구원에 대한 질문(「아스타 루에고」), 모든 관계를 파국에 이르게 한 배신과 선의의 거짓말들(「나는 살아남으리라」), 카네기홀에서 연주를 불법 녹음한 노인과의 팽팽한 실랑이(「밀조업자」), 르네상스 작품의 마지막 조각을 쫓는 전직 경매사의 집요한 추적(「디도메니코 조각」)을 이야기한다. 예기치 않은 만남은 이들의 삶을 조금씩 비틀고, 욕망과 양심, 관계의 회복과 파괴를 따라 이야기는 정밀하게 흐른다. 사건이 휘몰아치며 열띤 대화가 오가는 순간에도, 그들의 언행에는 인간을 향한 흔들림 없는 믿음이 배어 있다. 뉴욕을 배경으로 한 여섯 편은 마치 ‘크레셴도의 거장’이 연주하는 공연 같다.

로스앤젤레스를 배경으로 한 중편 「할리우드의 이브」는 『우아한 연인』의 이블린 로스가 뉴욕을 떠나 고향 인디애나로 돌아가는 기차 안에서 불현듯 목적지를 바꾸면서 시작된다. 그녀는 1938년, 할리우드의 황금기로 향한다. 그곳에서 배우 올리비아 드 하빌런드를 만나고 함께 베버리힐스 호텔과 영화제작사를 누비며 날렵하고 수수께끼 같은 매력을 발산한다. 영화계 거물들이 오가는 세계 속에서 그녀는 자신의 삶을 한 편의 영화처럼 연출해간다. 그렇게 할리우드 스타, 대중에게 잊혀져가는 왕년의 배우, 스턴트맨 지망생, 은퇴한 경찰과 한 팀이 되어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제작 비화 속으로 들어간다. 진귀한 것들이 언제나 눈에 띄는 곳에 숨겨져 있는 특이한 장소, 할리우드. 그곳에서 화려하면서도 쓸쓸한 느와르가 탄생한다. 그렇게 에이모 토울스는 피츠제럴드의 우아함과 레이먼드 챈들러의 날카로움 사이에서 과감한 변주와 품격 있는 도약을 보여준다.

테이블을 두고 마주한 이들의 대화는 삶에 조용한 불꽃을 지피며 새로운 방향으로 그들의 삶을 이끈다. 선택의 기로에 선 사람들에게 우정 어린 응원이 될 위트와 세련미가 담긴 이야기의 향연인 이 소설집은 각 편이 전부 빼어날 뿐 아니라 한 조각도 헛되이 쓰이지 않은 완성미를 추구한 그의 문학관을 집약한 결정체다.

“이 책에 실린 작품들을 다 모은 뒤, 대부분의 작품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에 가족이나 낯선 사람 두 명이 테이블을 가운데 두고 마주 앉아서 자기 삶에 나타난 새로운 사실과 직면한다는 것을 문득 깨달았습니다. 이 작품들을 쓸 때는 그 점을 의식하지 못했으나, 틀림없이 2인용 테이블에서 나눈 단 한 번의 대화로 인생이 크게 변할 때가 많다는 제 잠재의식 속 확신이 낳은 결과일 겁니다.”
_「작가의 말」

에이모 토울스는 장르와 형식, 주제의 경계를 유려하게 넘나들며 매번 새로운 시도를 이어온 작가다. 『우아한 연인』의 세련된 뉴욕 사회, 『모스크바의 신사』의 세상을 아릅답게 바꾸게 한 연금 공간, 『링컨 하이웨이』의 역동적인 횡단 여행에 이르기까지, 그는 각기 다른 무대와 리듬으로 인물들의 빛나는 서사를 완성해왔다. 이번 소설집 『테이블 포 투』에서도 감정의 농도와 장르적 외연을 섬세하게 확장하며, 노련한 작가만이 감행할 수 있는 변화의 미학을 다시 한번 증명한다.
저자

에이모토울스

저자:에이모토울스AmorTowles
미국보스턴출신작가에이모토울스는예일대학교를졸업하고스탠퍼드대학교에서영문학석사학위를받았다.석사논문으로썼던프로젝트단편소설「기쁨의유혹」이《파리리뷰》1989년겨울호에실리는등재능을인정받았으나,그는금융업으로진로를결정한다.투자전문가로20년동안일하는중에도여러매체에종종기고했다.7년을준비한소설이있었지만마음에들지않아서랍에봉인했고,40대후반에1930년대미국대공황시기의뉴욕을그린데뷔작『우아한연인』(2011)으로일약베스트셀러작가가되었다.
토울스는20세기전반부를주된문학적배경으로삼는다.정교한시대묘사로당시의역사와문화를독자와향유하면서,친근한인물들을통해허구의세계에현실성을부여한다.두번째장편소설『모스크바의신사』(2016)는20세기초볼셰비키혁명이후의소비에트러시아,한호텔에감금된백작의이야기를들려준다.이는전작을훨씬뛰어넘는성공을거두었으며,35개이상의언어로번역되었다.
특수한상황하의인간조건을살피는데탁월한토울스는세번째장편소설『링컨하이웨이』(2021)에서삶의극적인변화를맞이하는문턱에선소년을특유의작가적시선아래에두고,소년의생애중1954년6월의어느열흘을섬세하게더듬어간다.시대에대한깊은이해와사람을향한굳건한믿음,이야기꾼의기발한상상력은다시한번독자들의마음을사로잡으면서출간즉시《뉴욕타임스》그베스트셀러1위에올랐다.
그는현재아내와두아이와함께맨해튼에살고있다.

역자:김승욱
성균관대학교영문학과를졸업하고뉴욕시립대학교에서여성학을공부했다.《동아일보》문화부기자로근무했으며,현재전문번역가로활동하고있다.옮긴책으로는에이모토울스의『우아한연인』,조지오웰의『1984』『동물농장』『카탈로니아찬가』,존스타인벡의『분노의포도』,도리스레싱의『19호실로가다』『사랑하는습관』『고양이에대하여』,루크라인하트의『침략자들』,존윌리엄스의『스토너』,프랭크허버트의『듄』,콜슨화이트헤드의『니클의소년들』,존르카레의『완벽한스파이』,리처드플래너건의『먼북으로가는좁은길』,데니스루헤인의『살인자들의섬』,주제사라마구의『히카르두헤이스가죽은해』,『도플갱어』,패트릭맥케이브의『푸줏간소년』,에단호크의『완전한구원』등다수의문학작품이있다.

목차

뉴욕
줄서기
티모시투쳇의발라드
아스타루에고
나는살아남으리라
밀조업자
디도메니코조각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의이브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추천사

이책은20세기를배경으로,등장인물들을속임수와욕망의장면들속으로끌어들인다.토울스는현란한말솜씨와함께치명적인속임수를구사하는데능한데,잘다듬어진문장뒤에날카로운반전이숨겨져있다.번쩍이는섬광이먼저보이고난뒤,충격파가최후의문장에서갑자기몰려오는식이다.뉴욕타임스북리뷰

“신들이젊은이에게문학적명성을얻겠다는꿈을불어넣고서경험을전혀제공해주지않다니,이보다더잔인한아이러니가어디있을까?”라고토울스는쓴다.토울스는작가를잘그려낸다.그는투쳇을빈티지도서와관련된파우스트적인거래로몰아넣는다.동시에,그는동료작가들에게소재에너무가까이다가가지말라고경고한다.부모처럼,그는벽너머를두드리듯중얼거린다.“작가도자신들의과거영광을재현하거나죄를작품속인물에게씌워구속하려해선안된다.그런짐은작가스스로짊어지고가야한다.워싱턴포스트

토울스는이컬렉션에서도뛰어나다.그의장편소설을읽어보지않은독자들도이짧은이야기들에매료될것이며,그의수많은팬들에게는그야말로최고의선물이다.강력추천.라이브러리저널별점리뷰

토울스는특유의재치와문학적기량을이새로운단편집에서도유감없이발휘하며,『테이블포투』는기존팬은물론새로운독자에게도절대놓칠수없는작품이다.시카고리뷰오브북스

『테이블포투』는토울스의시그니처위트와세련미가담긴이야기들의향연이다.타임

에이모토울스의신작은그의최고작일것이다.이책은즐거움으로가득차있다.미니애폴리스스타트리뷴

책속에서

“110번질문요?”
“네.”직원이말했다.“가고싶은곳을말해야하는질문이에요.”
그질문을그냥뛰어넘었음이분명한푸시킨은뭐라고대답해야할지알수없었다.단한순간도그질문을생각한적이없기때문이었다.기대에찬직원의시선을받으면서푸시킨은머릿속을뒤졌다.이리나가항상흑해에가보고싶어했던기억이있는것같았지만,그건소련영토에있는곳이고…….그의다음차례인남자가발로바닥을탁탁두드리는소리가확실하게들려오기시작하자,푸시킨은생각하기가더욱더어려워졌다.그때갑자기지갑속에들어있는젊고아름다운여자가생각났다.
“뉴욕시?”그가조심스럽게말했다.
_44쪽,「줄서기」에서

작가들이수백년전부터괜히언어의장인이라고불리는것이아니다.글을쓰려면특별한훈련과대장장이같은체력이필요하다.진심으로글을쓰는작가는상상력이라는대장간에서땀을흘리며,언어라는모루위에서문장에망치질을한다.작가지망생이일용할양식을벌수있는곳으로대장장이의공방보다더좋은곳이어디있겠는가?티모시는이렇게한껏목적의식에취해페니브룩씨의서점에도착했다.안으로들어가자그가바랐던것이상,아니그이하의광경이펼쳐져있었다.
_64~65쪽,「티모시투쳇의발라드」에서

이번에도우리는작별인사없이헤어졌다.하지만비행기로통하는통로로들어가기전에스미티가돌아섰다.그리고계면쩍은미소를지으며한손을들고말했다.“아스타루에고,제리.”
나도한손을들고말했다.“아스타루에고.”하지만속으로생각한말은이거였다.“아스타눈카.”
_143쪽,「아스타루에고」에서

하지만존을지켜보면서,자신에게감탄하는친구몇명에둘러싸인그점잖은노신사가가슴앞에서양손을교차하고머리를뒤로젖힌채모습이거의흐릿해질정도로빠르게원을그리며스케이트를타는모습을보면서,나는페기가배신감을느끼는게당연하다는것을깨달았다.넬의작은카메라화면속에서남편의비밀스러운외출을보았을때,그녀의눈에들어온것은순수한기쁨의이미지였을것이다.그녀가없는곳에존재하는기쁨,게다가그녀가없어야만가능할것같은기쁨.
_189쪽,「나는살아남으리라」에서

토미는양복을옷걸이에걸고,이를닦고,침대로올라왔다.그러고는1분쯤책을읽는시늉을하다가불을끄고눈을감았다.하지만곧다시일어나신발을정리했다.토미가다시베개를베고누운뒤나는몸을기울여그의이마에입을맞췄다.때로는우리에게그런것이필요하다.아무리암담한상황이라해도다괜찮아질것이라고달래듯이누군가가머리에쪽입을맞춰주는것.내가최소한그정도는해줘야할것같았다.10분뒤면나는곤히잠들겠지만,토미에게는아주,아주긴밤이될테니까.
_217쪽,「밀조업자」에서

“값이얼마나나갈것같아요?”
“글쎄.10만정도?12만?최대15만까지될수도있고.”
샤론은고개를끄덕였다.자신도비슷한계산을해본적이있는모양이었다.그녀가거의혼잣말처럼말했다.“세금도내야하고…….”
“그렇지.내고객이기꺼이현금으로돈을치를수도있는데,그렇다면…….”
나는세상은예측할수없는곳이라는몸짓을했다.
샤론은손전등을계속껐다켰다하면서자신이어떤선택을해야할지고민했다.다양한길이해방또는저주로이어져있었다.
_291쪽,「디도메니코조각」에서

“왜시카고에서로스앤젤레스까지표를연장한거요?”
그녀는살짝놀란기색이더니이내빙긋웃었다.
“저도잘모르겠어요.그냥풍경을좀바꿔볼때가되었다싶었던것같아요.”
_324~325쪽,「할리우드의이브」에서

그녀의질문에드러나는호기심은또얼마나세련됐는지.젊은시절의갈릴레이나아이작뉴턴도아마그런호기심을품었을것이다.지난날의변덕스러운확신에노예처럼매달리지않고(사실오히려그런확신을본능적으로의심하는기색이었다),그녀는세상에관심을보였다.눈에보이지는않지만세상의축을중심으로돌아가며우리가우주공간으로튕겨나가지않게붙잡아주는불변의법칙에도관심을보였다.
_331쪽,「할리우드의이브」에서

그전해에리츠키는다른사람들과마찬가지로드하비의뒤를따라다녔다.하지만그런발품낭비가없었다.영화사사람들이그녀를아주엄하게통제한다는사실이확연히드러났다.6시에는탄산수를마시고,7시에는저녁을먹고,그뒤에는집에돌아와우유한잔을마신뒤이불을꼭꼭덮고자는것이그녀의생활이었다.하기야영화사의이런조치를탓할수도없었다.자신들이깔고앉아있는것이무엇인지그들은정확히알고있었다.주기율표의일흔아홉번째원소,즉황금과같은존재라는것을.
_368쪽,「할리우드의이브」에서

요점을말하자면이러했다.평범한어머니와아버지가은막에서옆집에살것같은아가씨를보고싶어하는것은맞다.하지만그들이유일하게그보다더좋아하는것은그아가씨가바닥으로굴러떨어지는모습이었다.그들이나쁜사람이라는뜻은아니었다.그들에게비열한기질은없었다.그저그들도어쩔수없는것뿐이었다.독일인들은그런것을샤덴프로이데라고불렀다.리츠키는인간의본성이라고생각했다.사실‘인간의본성’이라는말도신이주신결점을부르는화려한용어다.그리고우리는그결점을신에게되돌려줄생각이전혀없다.
_377쪽,「할리우드의이브」에서

“이도시가어떤곳인지알고싶어요?”그가말했다.“내가말해주죠.여긴대합실과비슷합니다.세상에서가장큰대합실이에요.우리는모두나무벤치에앉아어제신문을읽고,어제점심을먹고있죠.하지만가끔플랫폼으로통하는문이열리고차장이한명을들여보내페이데이고속열차를탈수있게해줍니다.우편실에서일하면서쓴작품이어찌어찌커다란떡갈나무책상까지도달하게된삼류작가가그열차에탈때도있고,우아한아가씨가,그러니까당신친구같은사람이농장에서뽑혀오기도하죠.하지만나처럼평범한인간에게그기회가올때도있습니다.”
_380쪽,「할리우드의이브」에서

이도시에서20년을산리츠키는이제거의무엇이든믿을수있었다.얼간이가부자가되는것도보고,천재가빈털터리가되는것도보았다.예술작품이쓰레기더미속에던져지는것도보고,싸구려작품이미국인들의마음과심장을사로잡는것도보았다.서로에게마음이있는성인들이상상을초월하는연애를하는것도보았다.그런사람들의관계를어떻게든이해해보려고하다가는정신병원행이되기십상이었다.그러나할리우드에서는무슨일이든일어날수있다고믿게되었어도,자신의행운만은믿을수없었다.
_500쪽,「할리우드의이브」에서

하긴,돈은이망할놈의도시전체를정리해주었다.
_514쪽,「할리우드의이브」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