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미영 팬클럽 흥망사 (양장본 Hardcover)

복미영 팬클럽 흥망사 (양장본 Hardcover)

$16.00
Description
당대 한국 문학의 가장 현대적이면서도 첨예한 작가들과 함께하는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쉰다섯 번째 책 출간!
당대 한국 문학의 가장 현대적이면서도 첨예한 작가들을 선정, 신작 시와 소설을 수록하는 월간 『현대문학』의 특집 지면 〈현대문학 핀 시리즈〉의 쉰다섯 번째 소설선, 박지영의 『복미영 팬클럽 흥망사』가 출간되었다. 2024년 7월호 『현대문학』에 발표한 소설을 퇴고해 내놓은 이번 신작은 문화공간 ‘동네북살롱’에서 자신의 팬클럽을 만든 ‘용맹하고 경솔한’ 복미영이 그녀의 1호 팬으로 낙점된 김지은과 함께 자신의 안티 팬 ‘멍든 하늘’을 위한 역조공 이벤트에 나서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 소설이다. 자신의 삶을 희생하면서도 조롱당하다 마침내 버려지는 ‘이모’들의 삶과 중첩되는 동시에 돈키호테처럼 엉뚱하지만 호쾌한 복미영의 열린 엔딩이 매우 인상적인, ‘동등하게 위대한 채 서로를 보살피는’ 삶의 방식을 선택한 인간상을 그려낸 소설이다.


고립과 돌봄, 그리고 비극과 희극의 작가 박지영

2010년 『조선일보』로 등단해 2013년 〈조선일보 판타지문학상〉을 받은 박지영은 등단 이래 두 권의 소설집과 세 권의 장편소설, 한 권의 짧은 소설을 상자했다. 일찍이 장르소설로 그만의 횡보를 보이던 박지영은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며 존엄한 죽음을 꿈꾸는 인물들의 모순된 욕망을 옴니버스 형식으로 보여준 『고독한 워크숍』과 이웃이 되기 위한 필수 지출 비용 ‘이웃비’에 대한 여덟 편의 이야기가 담긴 소설집 『이달의 이웃비』를 연달아 발표하며 자신만의 확장된 문학세계를 독자들에게 각인시켰다. 이번에 발표한 『복미영 팬클럽 흥망사』는 앞선 이 두 작품의 연장선상에 있는 작품으로 혐오의 시대를 살아가기 위해 홀로 애쓰는 인간들에 대한 이야기를 그려내고 있다.


나를 덕질하기로 한 복미영의 용맹하고 경솔한 전복기
후지고 다정한 사람들의 위대한 입덕 선언

복미영이 복미영의 팬클럽이 되어주는 이 소설은 가장 먼저 복미영을 혐오하는 한 사람을 찾아가고, 그것은 자신을 사랑해야겠다고 깨달은 복미영의 자기 돌봄의 시작이 된다.
열다섯 살에 데이빗 보위의 팬이 된 이래 누군가의 팬이기를 한 번도 쉬어본 적 없는 복미영은 덕질하던 W가 음주운전과 뺑소니로도 모자라 불법 촬영물과 관련된 메신저 단체방 멤버였다는 것까지 알려지자 탈덕하기로 마음먹는다. 탈덕과 함께 팬으로서의 정체성에 환멸을 느낀 복미영은 자괴감과 자기 환멸로 자존감이 바닥까지 내려가지만 자신의 삶을 근본부터 바꾸기로 마음을 고쳐먹는다. “나 같은 것도, 아니 어쩌면 나 같은 거라서, 오히려 팬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닐까?”(38p) 누군가의 팬이기만 했던 복미영은 자신에게 팬을 선물하기로 하고, 팬클럽을 창단한다. 이름하여 복미영 팬클럽. 복미영은 자신의 팬들에게 ‘1회 버리기 신청권’을 선물하고, 자신의 안티팬을 위해 역조공, 버리기 이벤트에 나선다. 복미영은 이 이벤트에 ‘동네북살롱’의 같은 구성원이자, 자신에게 1호 팬으로 낙점된 김지은에게 동행을 요청한다.
김지은은 ‘동네북살롱’의 일원이 되며 복미영과 교류하는데, 사실 김지은이 북살롱의 일원이 된 것은 자신의 엄마 베로니카를 돌봐주던 동거인 은수 이모를 그녀의 딸 성해은에게 ‘버리기’로 마음먹고 그 조력자로 복미영을 지목했기 때문이다. ‘1회 버리기 신청권’은 김지은에게 가장 절실한 것이었다.

『복미영 팬클럽 흥망사』는 다층적인 의미의 겹들로 된 작품이다. 하지만 차이와 반복에 의해 이끌려가는 구성적 의미층들은, 핵심적인 흐름에서 “떠맡겨짐”이란 하나의 중심축을 유지한다. 그 중심축을 떠받치는 또 다른 테마는 사소함을 사랑하려는 노력이다. 혹은 사소한 선을 위대함으로 전환하는 역량에 관한 이야기라 해도 될 것이다.
-이성민(문학평론가)

“유려한 문장과 내성적이고 소심한 사람들 특유의 방어적이면서도 대담한, 한마디로 미워할 수 없는 비호감 캐릭터들 속에서 작가의 트레이드마크라 할 ‘수동적인 혁명성’ ’조용한 적극성‘을 창조”(박혜진)해, 혐오의 시대 속 고립된 인간들이 스스로의 삶을 수선하며 잘 살아가기 위해 애쓰는 이야기를 그려낸 소설이다.
저자

박지영

저자:박지영
2010년『조선일보』로등단했다.소설집『이달의이웃비』『테레사의오리무중』,장편소설『지나치게사적인그의월요일』『고독사워크숍』『컵케이크무장혁명사』가있다.

목차

부곡하와이(폐장)가는길

IN11

1복미영팬클럽의탄생15
2그래도되는사람41
3버리기아티스트60
4열린엔딩닫기북클럽91
5이모의호환성연구124
6부곡하와이(폐장)에가자172
7닫힌엔딩열기북클럽204

OUT241

작품해설248
작가의말264

출판사 서평

실패한덕후복미영의자기돌봄프로젝트
‘인생을수선해드립니다’

팬클럽이란태생부터한사람의무게가수십,수백,수천,아니수만……의무게와맞먹는비대칭관계의정점이다.‘복미영팬클럽’은반대다.팬클럽이라는형식을그대로가지되,팬클럽본연의역학을전복함으로써비대칭관계를대칭적관계로만본연의역학을전복함으로써비대칭관계를대칭적관계로만든다.팬이스타를선택하고추종하는관계에서스타가팬을선택하고추종할때,사랑의세계에서불문율처럼여겨지는문장,“더많이사랑하는사람이약자”라는명제는힘을잃는다.복미영팬클럽의세계에서팬,그러니까더많이사랑하는사람이약자라는말은성립되지않는다.『복미영팬클럽흥망사』는약자들의고통을착취하고정당화하는무례하고이기적인세상에찬물을끼얹는한편의전복사다.
-박혜진,「작품해설」중에서

저자의말

아주긴입덕부정기를지나이제야고백하건대,나는소설이좋다.때로는소설이나를왜이렇게사랑해,라고뻔뻔하게생각하기도한다.물론나는자주내소설이마음에안들어서의기소침하고무기력해지지만그건나의문제일뿐,소설은언제나나를한결같이담대하고공평하게사랑해준다.어떻게그럴수있지?그건소설을사랑하며읽고쓰는많은독자들,이야기의팬들이소설에,그러니까나의최애에게만들어준선한영향력덕분이아닐지.
복미영의이야기를쓰며내가바라는건하나였다.이소설을읽고단한명이라도복미영의팬이되는것.그러나그것은나의소심한바람일뿐,복미영은자신이운전하는차의옆자리에앉아제이야기를경청해주는독자에게라면용맹하고경솔하게먼저이렇게말할것이다.너나의팬이되어라.그리고부디지금부터내가나의팬을위해준비한작고다정한역조공이벤트를받아주길바라.그리고나역시당신의팬이될수있도록당장너의팬클럽을만들어라.나는내가못하는것들을복미영이해서좋다.

책속에서

사실덕질이라는건말이야,그헛짓거리를하려고,헛짓거리를열정적으로몰입해서하려고하는거거든.허공에다살을날리는거랄까,꽃으로치장한살같은걸.그러니까좋아죽겠다,라는마음말이야,너무좋아서죽을거같은그런저주같은걸나비날개처럼투명하고곱게접어서하늘하늘날리는거.세상에진짜고결한거,숭고한거,그런건헛짓인줄알면서하는헛짓거리뿐인건아닐까
-24쪽

이렇게좋은기운을남들에게만퍼주며살고있었네.이제부터는내가내팬이되어보자.그러자복미영은처음최애를발견했을때와같은들뜨고신나는마음에입안가득말간침이고이는것을느꼈다.그때문득그런생각이들지않은것은아니었다.내가좋아하는사람은죄다쓰레기였다.물론처음부터그랬던것은아니고결국엔쓰레기로판명된다는공통점이있었다.그렇다면설마나도.그러나상관없었다.이런것은다맥거핀에불과하다고,그때의복미영은그렇게생각했다.
-40쪽


“아니,팬클럽이있다고하시니까궁금해서요.팬이있다는건어떻든대단하신분이라는건데.”
“그건아니고요.”
복미영이민망해하며웃더니바닥에떨어진종이를주워추스르며중얼거렸다.
“제가실은좀,그래요.”
“좀그렇다니,뭐가요?
“그게,유명하지도않고대단치도않아요.그래서요.(……)그러니까팬클럽이있으면좋겠다고생각했어요.”
“위대하지않으니까요.그러니까더필요하잖아요,팬클럽같은게.그래서제가만들었어요,복미영팬클럽.”
-56-57쪽

“미영아,자기야,이제그만자기인생살아.내가책수선전문가로서말하는데,책은고쳐쓸수있어도사람은고쳐쓰는거아니라잖아.나는연예인한테뇌도의탁하고희로애락도의탁하고,그런사람보면이해가안가더라.돈쓰고마음주고그래서남는게뭐니.인생망할일있니?”
-61쪽

도래할나중이늘해피엔딩인것은아니겠지만,꼭해피엔딩일필요가있나.계속열린엔딩인채로우리가서로얼마나어떻게어디까지호환될수있는지를끊임없이헛다리짚으며,동반자로서의안전지대를미숙한채로조금씩확장시키며나아가볼뿐.세상은녹록지않다
-237쪽

절망은쉽고낙관은어렵다.그러나세상의시간은절망의속도가아니라낙관의속도로움직인다.아마도용맹한박자로,경솔한리듬으로.낙관한사람들이먼저도달한나중의세계에서열어놓은문을통해,지금의세계역시조금씩물들어가고있는지도모른다.나중과지금의경계는불확실해지고,지금이미와있는나중을우리가발견하기만하면되는지도모른다.세상은생각보다빠르게나아지고있는지도모른다.이런말들을하는건,정말로믿기때문이아니라,믿어야하기때문에.그래야환한나중은도래하기때문에.
-243-24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