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의식과예술관,육체와죽음에대한인식
:미시마유키오작품세계의맹아가담긴조각들
일본에서이두권의단편집이출간된것은1968년과1970년으로,미시마유키오는이미단편창작에서멀어져희곡과장편소설에주력하던시기다.40대에이미거장이된작가가시간적거리를두고이전에쓴작품들을돌아보며뛰어난것만가려뽑은만큼주제의식의발전이나작풍의변화,작품에투영된시대상과개인적변모까지작품세계전반을다각도로살펴볼수있다.작품은등단작부터발표순서에따라게재했다.
미시마유키오의작품을이해하려면그의복잡한내면을들여다보지않을수없는데,창작초기의단편들에는스스로언급하듯소년시절추억의감각적인진실,소소한에피소드의기억등이잘보존되어있다.「담배」「시쓰는소년」「꽃이한창인숲」의문학청년인화자는문학의출발점,언어에대한태도뿐아니라유년기에대한회고나주변인들과의관계등에도미시마본인이투영된모습으로,그가작가로성장하게된배경을짐작하게한다.평생탐구하게되는주제또한일찌감치마련되어,18세때쓴산문시풍의작품「중세에한살인상습자가남긴철학적일기의발췌」에는순간의아름다움을고정한다는의미에서살인에비유된예술,예술가와행동가의대비등후년에집필한수많은장편소설의맹아가들어있다.또한그는당시금기시되던동성애라는주제를정면으로다룬것으로도유명한데,스스로도관능주의로일관했다고자평하는「하루코」나가부키극에서여성역할을하는남성배우를그려낸「온나가타」에서도퀴어코드가암시되고있다.
한편으로전시에패망을예감하고느낀불안,근로동원으로비행기제작소에서일한경험이「바다와저녁노을」「날개」등의단편에우의적으로표현되기도한다.병약했던그는1945년신체검사오진으로징집을면한일로“행동으로부터거부당했다”는생각에콤플렉스를갖게되어아이러니하게도강인한육체와죽음양쪽을모두동경하는듯한태도를취하는데,그런영향이가장잘드러난작품이문제작「우국」이다.이미세계적인명성을얻고있던36세에발표한작품으로,사랑과죽음의융합,관능적이면서도그로테스크한묘사로충격을불러일으켰다.그는이작품을각색한영화에서주연을맡기도했으며,결국똑같은방법으로죽음을택해자기실현적예언을완성했다.
지적인사유와집요한관찰,기술적실험…
다양한방법론으로완성한단편의미학
권말에수록된작가의해설은수록단편들을스스로평가하면서창작의비밀을터놓기도한다.장차장편소설로확장하게될주제나소재에천착하는과정에서탄생한작품이있는가하면,신속한연상과비유를통해거침없이써나간작품이있다.쥘피에르테오필고티에,월터페이터나에드거앨런포등특정작가의작풍을반영하기도하고,특정한기교에초점을맞춰설계하거나참신한구성을실험해보기도했다.
구체적으로살펴보면,미시마는「원승회」를평하면서자신이참가한승마클럽의원승경험,실제로는“아무런극적인것도없었던경험의세밀한스케치에뭔가이야기를짜넣는”방식이단편소설창작의상투적수단이라고언급한다.게이샤의세계를묘사한「다리밟기」나가부키극뒤편의광경을그린「온나가타」,새롭게등장한비트족의난해한어법을빌린「포도빵」과「달」등도다양한세계를놀이하듯느긋하게관찰한후연마를더한문체로써내려간작품이다.「귀현」은실존인물을모델로삼았는데,추상화해서섬세하게묘사한인물의성격자체가서사를이끌어간다.
그에비하면콩트계열의작품들은지적인운용과재치에의존한다.공포소설의장치를빌려긴장감을조성한「불꽃놀이」나난센스로무장한익살극「달걀」이장르자체가요구하는기교에의해전개된다고한다면,「모란」이나「백만엔전병」은마지막서술에의해작품전체의인상이반전되며새로운함의를품게되는것이흥미롭다.
구성적실험이돋보이는작품으로는「한여름의죽음」이있다.실화에서착안한이소설은수록된작품중가장많은분량으로중편에해당하는데,일반적의미에서의파국이첫머리에나온다.소설구성의원뿔을일부러거꾸로세웠는데도긴장감을잃지않는전개가탁월하다.
이처럼이책에수록된미시마유키오의작품들은작가의삶과시대상변화에따라,기법이나장르에따라다채로운스펙트럼을보여주면서도단편소설의응축된밀도를유지한다.정교하게구축한미시마유키오의작품세계를일괄하기에가장완벽한단한권이라할수있을것이다.
■수록작품에대한작가의평
「꽃이한창인숲」(1941)
“1941년에쓴이릴케풍의소설은지금에와서는어쩐지낭만파의악영향과애늙은이처럼잘난척하는점만자꾸눈에띈다.열여섯살소년은독창성에손을뻗으려고하다가어떻게해도닿지않으니어쩔수없이그런척하는듯한면이있다.”
「중세에한살인상습자가남긴철학적일기의발췌」(1944)
“이짧은산문시풍작품에드러난살인철학,살인자(예술가)와항해자(행동가)의대비등의주제에는후년의수많은장편소설의주제가될맹아가모두다포함되어있다고해도과언이아니다.게다가거기에는1943년이라는,한창전시를살면서급격히기울어진일본의붕괴를예감한한소년의암담하고도눈부시게아름다운정신세계의우의적비유가촘촘히담겨있다.”
「담배」(1946)
“전쟁직후미증유의혼란기에이런유장하고정적인소설을쓴것은반시대적열정이라기보다단순히내가그때까지갖고있던기교를재확인하기위해서였다.(…)예전작품을다시읽어보고놀란것은소년시절과유년시절의추억,그추억의감각적인진실,수많은소소한에피소드의기억등이적어도이십대종반가까이까지는실로잘보존되었다는점이다.”
「하루코」(1947)
“요즘대유행하는레즈비어니즘소설의,아마도전후선구작일것이다.(…)거의관념적조작없이철저히관능주의로일관한작품이다.「하루코」에서내가노린것은문학상의퇴폐취향을건전한리얼리즘으로처리하는것이었는데,이건오늘에이르기까지대체로나의소설작법의기본이되고있다.”
「서커스」(1948)
“그무렵에는높은수준의평론,난해한소설을만재한새로운잡지가숱하게나왔다.(…)이런현상을작가입장에서말하자면,곳곳에순문학연습용초지草紙가있었던셈이라서상업주의와의타협따위는전혀생각할필요가없었다.「서커스」는그틈에생겨난,마음내키는대로써본소품이다.”
「원승회」(1950)
“단편을쓰는기술이드디어성숙하기시작한시기에패럴렐리즘기법을활용해그려낸한폭의수채화인데,원승회에대한묘사자체는나자신도참가했던팰리스승마클럽의원승스케치였고,그러한실제로는아무런극적인것도없었던경험의미세한스케치에뭔가이야기를짜넣는다는방식은현재에이르기까지나의단편소설창작의상투적수단이라고할만한것이되고있다.”
「날개」(1951)
“「날개」에는‘고티에풍의이야기’라는부제가붙어있지만,리얼리즘과는확실하게결별한고티에의단편소설을모방하면서실은전시와전후의시대를살아내지않으면안되었던청년의비통한체험을우화적으로이야기한것이다.”
「리큐의소나무」(1951)ㆍ「크로스워드퍼즐」(1952)
“단편소설의풍미라고생각했던것을수리적으로빚어내려고한기술적실험이며,나는정취보다언제나방법론에관심이가는성격이었다.”
「한여름의죽음」(1952)
“원뿔을일부러거꾸로세운듯한,일반적인소설과는반대의구성을생각했다.즉일반적의미에서의파국이첫머리에나오고,게다가그파국에는아무런필연성도없다.그필연성으로서의숙명이암시되는것은마지막한행이며,이게그리스극이라면마지막한행부터시작해첫머리의파국을결말로했어야할것이다.그걸일부러거꾸로세워본것이다.”
「불꽃놀이」(1953)
“극히간단한공포소설의기교를사용해‘붕어빵처럼닮은타인’이라는,근대소설가가가장피할듯한케케묵은우연의설정을일부러도입하고그속에서화려한불꽃놀이의이면에서창백해지는권력자의얼굴이라는,한순간의정치적크로키를그려내려고한단편이다.”
「달걀」(1953)
“에드거앨런포의파르스를모방한이진품珍品은나의편애대상이다.학생운동을재판하는권력에대한풍자라고읽는것은각자자유겠지만,내가노린것은풍자를뛰어넘는난센스이고,나의펜은웬만해서는이런‘순수한바보스러움’의높이에까지도달한적이없다.”
「시쓰는소년」(1954)
“소년시절의나와언어(관념)의관계를이야기했고,문학의출발점,자의적이지만숙명적인성립에대해말했다.여기에는한명의비평가적시선을가진차가운성격의소년이등장하는데이소년의자신감은스스로도알지못하는곳에서생겨났고,게다가거기에는그스스로는아직뚜껑을연적이없는지옥이얼핏엿보이는것이다.”
「바다와저녁노을」(1955)
“기적의도래를믿었으나그것이찾아오지않는기이함,아니,기적자체보다더욱더이상한불가사의라는주제를응축해서보여주려했던작품이다.”
「신문지」(1955)ㆍ「모란」(1955)ㆍ「백만엔전병」(1960)
“주제다운주제없이일정한효과를향해팽팽히당겨진활처럼구석구석까지긴장한형태가유지되고,그것이독자의뇌리에날려가적중한다면뭐그걸로좋다,라는식의작품이다.그것은또한체스선수가맛볼만한지적인긴장의한판게임,아무런의미도없는한판게임이구성된다면그걸로족한것이다.”
「다리밟기」(1956)ㆍ「온나가타」(1957)
「다리밟기」에서다룬게이샤의세계에존재하는스노비즘과인정과냉혹한일면,「온나가타」에서다룬배우의세계에존재하는장대과비속함과자기본위(…)어쩌다재미있어서그쪽세계를들여다보는사이에그독특한색조,언어동작,생활예법등이수조속의기이한열대어처럼문조文藻의해초사이를어른거리게되었고,그것들이자연스럽게각각의세계의이야기를이끌어내는식이었기때문에(…)어떤농후함과리치한맛을부여했을것이다.
「귀현」(1957)
“분명한모델이있고,작중에서도명시했듯이소년시절의추억의모델을가능한한추상화해서월터페이터의‘상상적초상’기법을충실히모방해그려낸단편이다.나는월터페이터유파에더해가능한한차갑고고아한얼음같은관능성을표출하고자주의를기울여,그기법이주인공의귀족적성격을자연히작품자체의성격으로만들어주기를바랐던것이다.”
「우국」(1961)
“이작품에묘사된사랑과죽음의광경,에로스와대의의완전한융합과상승작용은내가이인생에서기대하는유일의지복이라고해도무방하다.(…)예전에나는‘만일몹시바쁜사람이미시마의소설중에서한편만,미시마의장점과단점모두를응축한엑기스같은소설을한편만읽기를원한다면「우국」을읽어주시면된다’라고썼던적이있는데그마음에는지금도변함이없다.”
「달」(1962)ㆍ「포도빵」(1963)
“당시도쿄에서는트위스트가유행하기시작해비트바몇군데가문을열었다.그중한곳에드나드는사이에바에서알게된소년소녀들의이야기를듣고특수한어법에익숙해지고은어를배우고점차그들의생활의근저에깔린우수를접하면서두편의단편이만들어졌다.”
「빗속의분수」(1963)
“나에게는이런귀엽게보이는콩트에대한기호가있고,그귀여움에는잔혹함과속악함과시詩가뒤섞일필요가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