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 벨로 1 - 현대문학 세계문학 단편선 42

솔 벨로 1 - 현대문학 세계문학 단편선 42

$20.00
저자

솔벨로

저자:솔벨로(SaulBellow,1915~2005)
1915년캐나다퀘벡주라신에서러시아계유대인부부의사남매중막내로태어났고,아홉살때미국일리노이주시카고로이주했다.시카고대학교,노스웨스턴대학교,위스콘신대학교등에서인류학과사회학,영문학을수학한뒤여러대학에서오랫동안강단에섰다.1941년첫단편「두개의아침독백」을발표하며문단에데뷔한그는평생현대인의고립과소외를유려한문체와날카로운지성으로파헤치며20세기미국현대문학의정점에올랐다.『오기마치의모험』(1953),『허조그』(1964),『샘러씨의행성』(1970)으로전미도서상을세차례수상하는전무후무한기록을세웠고,『험볼트의선물』(1975)로퓰리처상을,1976년에는“인간에대한이해와현대문화에대한예리한분석”을인정받으며노벨문학상을수상했다.
그의위대한문학적위상은선굵은장편뿐만아니라인간내면의격정을현미경처럼들여다보는중단편소설의완벽한성취에서비롯되었다.평론가들로부터“벨로의단편하나가다른작가의장편보다훨씬더강력한정서적타격감을선사한다”는극찬을받을만큼,그는짧은분량안에서인간본성의지독한모순을압축해보여주는데독보적이었다.뉴욕에서의단하루를무대로현대인의파산과영적구원을그린중편『오늘을잡아라』(1956)로미국중편소설의최고봉이라는찬사를받았고,지식인의냉소와고독을위트있게다룬『모스비의회고록외』(1968)을통해단편의거장다운완숙미를증명했으며,1984년에는인간의소통불가능성을날카로운유머로파헤친명작단편집『해선안될말을한남자외』를출간하며문단에거대한지적파장을일으켰다.이후에도현대남녀의성적역학과감정의과잉을풍자한『어떤도둑질』(1989),홀로코스트의기억을다룬『벨라로사커넥션』(1989)등을잇달아발표하며후기단편의황금기를구가했다.오헨리상,말라파르테문학상,세인트루이스문학상과더불어단편소설부문의권위있는펜/맬러머드상을수상했고,국가예술훈장과전미도서재단공로훈장등을수훈했다.이처럼반세기가넘는세월동안미국문학의최전선을지키며독보적인족적을남긴그는2005년4월,매사추세츠주브루클라인의자택에서89세를일기로영면했다.
2001년『솔벨로단편집』이출간되었을때뉴욕타임스는“포크너가천둥이라면벨로는번개”라며사물을순간적으로명징하게시각화하는그의날카로운단편스타일을극찬했다.거장의60년문학인생이담긴이책은인간영혼의가장깊은심연을비추는눈부신유산으로영원히남을것이다.

역자:김현우
연세대학교영문과를졸업하고같은대학원비교문학과석사과정을수료했다.옮긴책으로존버거의‘그들의노동에’3부작,『초상들』『사진의이해』『A가X에게』,폴오스터의『4321』,리베카솔닛의『멀고도가까운』,존맥그리거의『저수지13』,니콜크라우스의『위대한집』,빈센트부글리오시의『헬터스켈터』등이있고,지은책으로『타인을듣는시간』『건너오다』가있다.

목차

세계문학단편선42『솔벨로1』
그린씨를찾아서·7
노란집물려주기·42
옛날방식·97
모즈비의회고록·154
제틀랜드:성격증거에따라·195
은접시·228
해선안될말을한남자·275
오늘하루어땠나요?·365
솔벨로연보·521

출판사 서평

지성과속물성의기묘한공존:
고결한정신이면에숨겨진현대인의결핍과고독에관하여

솔벨로는1915년캐나다퀘벡주의러시아계유대인이민자가정에서태어나아홉살때시카고로이주했으며,인류학과사회학,영문학을전공한후여러대학에서오랫동안인류학과문학을강의했다.유대인이라는민족성과다양한언어환경,급격하게변화해가던20세기미국사회,대학을중심으로한지식인,예술가공동체는벨로의작품세계전반에서중요한자리를차지한다.이민경험과정체성,도시성,지적자기의식,가족갈등등을미국현대문학의핵심주제로끌어올린데는개인적경험이상당한역할을했다.
이책에실린작품들에서자주눈에띄는것도화자를비롯한주요인물들의특징이다.그들은대개유대인이자미국인이며,부유하거나유명한지식인남성이다.일상적으로철학·예술·정치·역사적주제를떠올리고다양한외국어와속어를섞어농담을즐기지만,삶을제대로들여다보면가족내에문제가있거나과거에사로잡혀지내거나고독에빠져있고,진지하게고민하는데도상황은종종희극으로치닫는다.벨로는이들을통해지성을찬양하면서도동시에가차없이조롱하는데,우아한문체로생생하게빚어진이인물들은기이하면서도절묘하게현실적이다.
가령「해선안될말을한남자」는이러한거장의인간탐구가선명하게드러나는작품이다.화자인해리는현란한독설과통제되지않는‘말의과잉’으로주변의모든관계를파괴하고스스로를고립시킨음악학자다.그는자신이남들보다지적으로우월하다는오만함에사로잡혀거침없이독설을쏟아내지만,그수다스러운참회록의이면에는타인에게인정받고연결되고싶어하는현대인의지독한고독과결핍이숨어있다.벨로는지식인의화려한달변을찬양하는듯하다가도,그것이파멸을부르는순간을신랄하고유머러스하게폭로하며독자에게지적쾌감과씁쓸한여운을남긴다.
지성의허위의식과실존적불안은다른작품들에서도다채롭게변주된다.「오늘하루어땠나요?」에서는세계적석학인빅터울피와그의내연녀인카트리나의관계를통해학문적고결함뒤에감춰진인간의속물성과허영을들춰낸다.고매한정신적가치를논하는빅터울피는연인과의관계에서조차지적권위와자기중심성을내려놓지못하고,지적세계로의신분상승을꿈꾸는카트리나역시세속적인욕망으로부터자유롭지못하다.폭설로고립된공간에서벌어지는두사람의심리전은고상한학문적성취뒤에숨은인간의가식적인초상을뼈아픈코미디로승화시킨다.

“삶의가치는성공이아니라품위에있다”
인간에대한이해와현대문화에대한섬세한분석

20세기후반의수십년을다룬이단편집에는전후의혼란속에서세계최고의강대국으로떠오른역동적인국가이자인종과문화의혼성공간으로서미국사회가묘사되어있다.이민자들의나라,비슷하면서도다른종교,범죄와갈등으로얼룩진도시,물질주의와소비문화의확산속에서피상적존재가되어가는인간,확고해진냉전체제,기존의가치가해체되는이시기가작품곳곳에서다양한각도로조명된다.
이런양상은작품속에서대표적으로가족이나친척간갈등으로나타난다.가부장적이었던유대인대가족은미국사회에동화되는정도에따라극심한세대갈등을겪고,끈끈한유대를잃고흩어져서서로를속이고이용하는가하면,그럼에도여전히서로를아끼고돌보는모순이공존한다.
「사촌들」은전통적유대가해체되어가는현대사회에서도지독하리만치강한결속을요구하는유대인공동체의초상을그린다.폭력조직의일을봐주다수감된사촌을위해탄원서를써달라는요청을받은주인공의딜레마는세속화된미국사회에서도결코끊어낼수없는혈연의사슬을질문한다.이러한혈연의애증은「은접시」에서정점을찍는다.우디에게는불우했던어린시절,자신을아껴준은인의집에서은접시를훔치던아버지를막아서며처절한육탄전을벌인기억이있다.이강렬한기억은세월이흘러예순이넘은우디가아버지의임종을지키는병실로이어지는데,죽음이라는절대적단절앞에서도아버지를필사적으로붙잡으려는아들의먹먹한연민은가족이라는운명의복잡성을깊이있게드러낸다.
또한벨로는등장인물의입을빌려현대사회에서점차자리를잃어가는이념의문제를논하기도하고,전위적인탐색을시도하는당대문학과예술에대한의견도피력한다.작품곳곳에는20세기후반을뒤흔든정치가와문화예술계의거장이실명으로거론되기도하는데,이는소설적허구를넘어당대지식인사회의지형도를생생하게복원해내는효과를낳는다.이처럼천연덕스럽게시대의명암을가차없이파헤치면서도특유의냉소와위트로사회를간파하는솔벨로의통찰은“인간에대한이해와현대문화에대한섬세한분석”을보여주었다는노벨문학상수상사유를다시금떠올리게한다.

“삶은곧기억이다”
:죽음을앞두고도냉소와허무에지지않는정신

솔벨로는61세인1976년에노벨문학상을수상한후에도지치지않는창작열을보여주는데,왕성한노년은그의작품전반에서중요한문학적자양분이되었다.여러단편에서주요인물은노인이고,친밀한이들의죽음을여러차례목도했거나본인이죽을위기를간신히넘긴처지다.은퇴이후관계가축소되고고립된처지에놓인이들은육체는비록쇠약해졌음에도정신은여전히건재하다.죽음이후에무엇이남을지를고뇌하며삶의의미를집요하게찾으려하고,죽음을예감하면서도욕망을드러내며,자신의이야기를들어줄상대를끊임없이갈구한다.
이러한노년의실존적고투는작가가시간을다루는미학적장치와맞물릴때한층더깊은울림을준다.솔벨로는기억의서사를통해시간의길이를자유자재로압축하고확장하는데,일례로노년의화자가성인이된외아들에게들려주는회고담형식의「나를기억하게해줄것들」에서는대공황시절어머니의임종을둘러싼‘단하루’가고스란히담기는반면,홀로코스트의상흔과망각을다룬「벨라로사커넥션」에서는‘수십년의생애’가몇개의굵직한에피소드와장면들로요약된다.이처럼현재의서사속으로불쑥틈입하는회상들은비록이미결말이정해진과거의편린이라하더라도,노년의주인공들이오랜시간을지나다시되돌아볼때비로소삶의새로운의미를발견하게된다.
결국솔벨로가노년에이르러치열하게복원해낸이기억의서사들은단순한과거의회고에그치지않는다.그것은시대의소음과죽음이라는절대적허무에맞서인간이지닌고유의정신적빛과존엄성을끝끝내증명해내려는거장의필사적인분투이다.늙어감과소멸의과정을이토록품위있고생동감넘치게그려낸그의후기작들은사라져가는시간속에서우리가끝내기억하고붙잡아야할삶의본질이무엇인지를독자들에게엄숙하게묻고있다.

수록작품소개

「그린씨를찾아서」(1951)
구호소에일자리를얻어처음출근한날,그리브는익숙하지않은시카고의흑인구역에발을들이게된다.그의임무는구호용수표를전달하는것인데,명단에적힌주소지를찾아가보니그런사람은없다고?

「노란집물려주기」(1957)
나이든해티는호숫가의근사한집에서혼자서도명랑하게살아왔지만,자초한사고로더이상누군가의도움없이살수없게된다.그렇다면누구와함께살아야할까?오랫동안왕래없던피붙이?인근마을에서자신과마찬가지로혼자지내는늙은이?어쩌면이웃의마음씨좋은부부가그녀를구원해주지않을까?

「옛날방식」(1967)
브라운박사는미묘한관계가된사촌들을떠올린다.독실하고부유한맏이아이작은막냇동생인티나와사이가틀어져몇년째얼굴도보지못하고지내는데,티나의암투병소식이전해진다.

「모즈비의회고록」(1968)
국제정치사의굵직한장면들에관여한화려한이력의모즈비박사는딱딱한회고록에유머를가미하기위해러스트가르텐이라는인물을기억에서불러낸다.한때사회주의사상에경도되었던그는냉전시기에접어들면서큰돈을벌기위해애쓰지만좀처럼뜻대로풀리지않는다.

「제틀랜드:성격증거에따라」(1974)
일찍이세상을책으로배운천재소년제틀랜드.원대한통찰을품고있는지식인-보헤미안으로서그는고지식한아버지의기대와는다른삶을살수밖에없다!

「은접시」(1978)
건실한사업가이자온가족을돌보는착한사람이지만운을시험하며대마초를밀반입하기도하는우디가최근작고한아버지와의추억을회고한다.우디가열네살때바람이나서집을나갔던아버지는신학생이된우디를오랜만에찾아와급하게돈을구해야한다고말한다.

「해선안될말을한남자」(1982)
빚을지고캐나다로도피했다가본국송환을앞둔유명인사쇼머트는자신이수십년전에한말실수로한여성에게씻을수없는상처를주었음을뒤늦게알게되어사과하는편지를쓴다.하지만그의실언은그때만튀어나온것이아니라고질적이었는데….

「오늘하루어땠나요?」(1984)
늙고오만한세계적학자빅터울피,그리고지적세계로의신분상승을꿈꾸는그의젊은내연녀카트리나.폭설로모든발이묶어버린공항에서,세속적이고생생한삶의에너지를뿜어내는카트리나는빅터를향한변함없는존경의시선을보내지만,늙고쇠약해진빅터에게카트리나는스러져가는육체의한계를잊게하는관능의거울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