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진
저자 : 이민진 (Min Jin Lee)
코리안 디아스포라의 역사를 세계적인 문학으로 펼쳐 보인 한국계 미국인 소설가. 경계인으로서의 날카로운 시선과 공감에서 비롯된 통찰로 역사의 흐름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을 포착하며 ‘제인 오스틴, 조지 엘리엇을 잇는 작가’라는 찬사를 받았다.
1968년 서울에서 태어나 일곱 살 때 가족과 함께 미국 뉴욕으로 이주했다. 예일대학교에서 역사학을 공부하고 조지타운대학교 로스쿨을 졸업한 뒤 변호사로 일했으나, 건강상의 이유로 법조계를 떠나 오랜 꿈이었던 글쓰기를 시작했다. 2003년부터 단편소설들을 발표하며 주목받기 시작했고, 2007년 미국 이민자 사회의 내밀한 풍경을 그린 첫 장편소설 『백만장자를 위한 공짜 음식』으로 작가로서 이름을 알렸다. 2017년에 발표한 『파친코』는 역사학을 공부하던 시절 재일조선인의 삶을 써야겠다고 결심한 뒤 오랜 집필과 취재 끝에 완성한 대작으로 전미도서상 최종 후보에 올랐으며 《뉴욕 타임스》가 선정한 ‘21세기 최고의 책 100권’에 이름을 올리는 등 전 세계적 주목을 받았다.
이디스 워튼 공로상을 수상하며 2025년부터 2027년까지 뉴욕주 계관작가로 추대되었다. 2024 피츠제럴드 문학상을 비롯해 한국의 만해문학대상, 부천디아스포라문학상, 삼성행복한내일 창의상을 받았다. 또한 구겐하임재단, 하버드 래드클리프 고등연구소, 뉴욕예술재단의 소설 부문 펠로십을 받았으며, 뉴욕예술재단 명예의 전당과 뉴욕주 작가 명예의 전당에 헌액되었다.
『파친코』 이후 10년 만에 발표하는 『아메리칸 학원』에서는 한국과 이민자 사회를 관통하는 교육열과 성공에 대한 열망을 통해 코리안 디아스포라의 삶을 들여다본다. 학원이라는 특수한 공간과 입시 경쟁을 배경으로 계층과 세대, 이주와 가족의 문제를 촘촘하게 엮어내며 더 나은 삶을 위해 우리는 무엇을 원하고 또 무엇을 감당하는지를 묻는다.
현재 뉴욕에 거주하며 ‘코리안 디아스포라 4부작’의 완결작이 될 네 번째 장편소설 『마셜플랜Marshall Plan』과 회고록 『네임 레커그니션Name Recognition』을 집필하고 있다.
역자 : 정소영
영문학을 공부하여 박사학위를 받은 뒤 십수 년 동안 대학에서 가르쳤다. 2015년 대산문화재단 외국 문학 번역지원 대상자로 선정된 이후 문학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주로 19~20세기 영미권 소설과 여성 작가들의 작품을 번역하고 편역해왔다. 『일곱 박공의 집』, 『십자가 위의 악마』, 『유도라 웰티』, 『대사들』, 『실크 스타킹 한 켤레』, 『책 읽기를 정말 좋아하는 사람들 아닌가』, 『어떻게 지내요』, 『루시』, 『웃음과 비탄의 거래』, 『아주 가느다란 명주실로 짜낸』, 『사라진 모든 열정』, 『비둘기의 날개』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3부 (이어서) 1999년 10월~2001년 1월 ㆍ 7
4부 2003년 1월~2005년 12월 ㆍ 91
5부 2006년 1월 ~ 2007년 5월 ㆍ 309
감사의 말 ㆍ 561
“배움의 결실은 더 지혜로워지는 데 있다”
성공을 향한 집념과 희생, 욕망과 책임 사이에서
더 나은 삶을 위해 우리는 무엇을 얻고 무엇을 잃게 될까
지식의 높이가 아닌 지혜의 깊이로 꿰어낸 우리 시대의 이야기
『아메리칸 학원』에는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더 나은 삶을 꿈꾸는 사람들이 등장한다. 누군가는 자신이 바라는 삶과 현실 조건 사이에서 갈등하고, 누군가는 자신의 무한한 욕망을 끝까지 좇고, 누군가는 자신이 믿어온 삶의 방식을 뒤늦게 돌아본다. 그렇게 서로 다른 사람들이 각자의 선택을 내리고 그 결과를 살아가는 과정에서, 가족과 친구, 사촌과 동료의 삶도 서로 얽혀간다.
그 중심에는 ‘교육’이 있다. 아이에게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주고 싶은 부모의 바람, 좋은 교육을 받아야 성공할 수 있다는 믿음, 남들보다 한발 앞서고 싶은 열망은 그들을 움직이는 강력한 힘이 된다. 어떤 평가를 받고 어느 학교에 진학하는지는 곧 어떤 삶을 살 것인가의 문제와 맞닿아 있고, 교육은 다음 세대에게 더 많은 기회를 마련해주는 중요한 방법이 된다.
이러한 교육에 대한 열망은 미국으로 건너간 뒤에도 사라지지 않고, 오히려 다음 세대는 자신들이 살아가는 사회에서 새로운 방식으로 ‘학원’을 만들어낸다. 한국에서 시작된 교육에 대한 열망이 미국이라는 새로운 환경에서 어떻게 이어지고 변주되는지를 보여준다. 『아메리칸 학원』에서 학원은 부모와 자녀가 더 나은 미래를 꿈꾸는 공간이자, 삶의 진정한 의미를 배워나가는 치열한 생존과 성장을 상징하는 장소가 된다.
『아메리칸 학원』은 교육을 통해 더 나은 삶을 꿈꾸는 사람들의 이야기에서 출발해, 각자의 선택이 삶을 어떻게 바꾸고 어디로 이끄는지를 따라간다. 이민진은 서로 다른 세대의 사람들이 저마다의 조건 속에서 선택하며, 자신이 바라는 삶을 향해 나아가는 모습을 그려낸다.
책 속에서
미시즈 조, 미시즈 임, 미시즈 엄, 그리고 두 명의 미시즈 리. 외모나 태도나 성격은 다 달랐지만 똑같은 대본을 공부한 것만 같았다. 어머니들은 자기 자식이 다른 아이들과 비교해서 어떤지 알고 싶어 할 때가 많았고, 그건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피터는 답을 피했다. 아이가 포트리스 계획대로 잘 따라오기만 하면 약점은 대부분 보완될 거라고 상담시간 내내 그들을 안심시켰다. _12쪽
“그 영역도 소그룹이 나을 것 같아요. 그 소그룹은 제가 가르칠 거예요. 수학이든 언어든 2주 내에 나아지지 않으면 그땐 캐서린이 개인 과외를 받도록 할게요. 개인 과외보다 소그룹이 비용도 덜 들어요.” “비용은 상관없어요. 최고의 지도를 받으려면 돈을 더 내야 한다는 건 우리도 다 알아요.” 미시즈 서가 쏘아붙였다. _14쪽
뜻밖의 이 사랑은 그녀가 얼마나 자신에 대해 몰랐는지, 내내 얼마나 불행했는지를 새삼 깨닫게 했다. _44쪽
네가 멋진 선택을 많이 할 수 있었으면 해. 지금 네 인생을 망쳐버리면, 아마 뒤늦은 반항을 하고 계시는 네 부모님에게서 네가 독립하는 데 아무런 도움이 안 돼. _82쪽
인생은 공정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아이들에게 속임수를 가르쳐도 되는 건 아니잖아. 대학 가서도 계속 그런 일을 할 건가? 직장에서도? 그럼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 대처하는 법은 어떻게 배우지? 우리는 아이들에게 문제 푸는 도구를 제공해야 하는 거야. 특정 문제의 답을 알려주는 게 아니라. 그건 망할 헛소리라고. _143쪽
적어도 ‘대학은 무엇을 위한 곳인가?’ 그 질문을 먼저 해야지. _150쪽
모두가 대학에 갈 필요는 없지만, 대학에 다닌다면 누구나 배움의 기쁨을 그 자체로 경험할 수 있었으면 하는 것이 라이언의 바람이었다. 직장을 위해 학위를 딴다는 것은 고등교육의 유일한 목적이 될 수 없었다. _157쪽
그녀의 표정으로 보아 그의 가난은 조롱거리였다. 그는 어쩌다가 젊은 세대가 교육과 돈, 계급에 대해 이런 끔찍한 생각을 배우게 되었는지 의아했다. 그녀는 심리학 전공자라면 누구나 들어야 하는 필수 과목인 심리통계 수업의 조교인 자신에게 불만을 토로했다. 그녀의 계산 속에서 그는 아무 의미도 없는 존재였다. _256쪽
그는 교육이란 거래가 아니라 변화를 일으키는 것이어야 한다고, 그저 학위 때문에 대학을 졸업하려는 것은 잘못이라고 믿었다. _269~270쪽
보통의 한국 사람이 그리웠다. 길거리에서, 지하철에서, 학교에서 만났던 평범한 한국인들이 그리웠다. 한국 말소리가 그리웠다. 부모님은 그녀의 감정을 고려하지도, 심지어 괜찮겠냐고 물어보지도 않은 채 떠나기로 결정했더랬다. _270쪽
그런 나라에서는 수치화된 점수가 입학을 결정하는 주요 기준이거나, 적어도 최소 기준점이 되지요. 아이비리그에 합격한 우리 학생들은 날지 못합니다. 우리는 그런 걸 가르치지는 않아요. 하지만 제가 오늘 이 자리에 선 것은 우리가 무엇을 하는지 이야기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우리 모두 다르게 생각하기를 권하고 싶어서입니다. _298쪽
여러분의 자녀는 한 어린 인간이고, 아이가 마땅히 되어야 할 사람으로 자신의 삶을 일구어가도록 하는 것이 교육의 목적이라는 사실을 기억해달라고 부탁드리는 겁니다. 아이에겐 교육이 필요합니다. 문제를 푸는 방법을 배워야 해요. 좋은 질문을 던지고 비판적 시각을 길러야 합니다. 자신의 판단을 소중히 여겨야 합니다. 여러분 자녀가 그렇게 할 수 있다면, 잘 버티며 성공할 겁니다. 누구도 슈퍼히어로가 될 필요가 없어요. 우리 자녀에게 우리를 구원하라고 해서는 안 됩니다. _304쪽
젊은이들이 다 떠나면 한국은 어떻게 되겠나? 어째서 다음 세대에게는 충분한 기회가 없는 걸까? _383쪽
모두를 위해 세상을 바꿀 수는 없었지만, 자기 아들이 돌아오게 만드는 동시에 아이들 쉰 명의 교육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면, 이 실험적 학원에 재산 한 조각을 떼어줄 만한 가치는 충분히 있었다. _443쪽
저자의 말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의 한국인들은 무서운 속도로 변화하는 냉혹한 세상에 적응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적응력이 가장 혹독하게 시험받는 곳이 바로 교육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인은 왜 교육을 그토록 중요하게 여길까? 이 질문에서 시작한 소설을 거의 10년에 걸쳐 써 내려가며, 우리 모두가 가장 소중히 여기는 것은 지혜라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급변하는 세상에서 살아남고 성공하며 더 나은 미래를 꿈꾸는 어머니와 아버지, 형제자매와 친구들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눌 수 있어 기쁩니다.
-「한국 독자들에게」 중에서
추천사
매슈 데스몬드 (퓰리처상 수상작 『미국이 만든 빈곤』 작가)
“웅장하다. 거장다운 스토리텔러가 선사하는 깊이 있는 배움의 장.”
록산 게이 (『헝거』 작가)
“거대한 야망과 뜨거운 진심, 그리고 가장 부드러운 희망을 이 소설에 불어넣었다.”
에디 스티븐 글라우드 주니어 (『미국, 잔혹한 국가의 연대기』 작가)
“이민진이 또 하나의 걸작을 써냈다. 성취라는 무거운 짐 속에서도 흔들림 없는 사랑은 살아남는다.”
타라 웨스트오버 (『배움의 발견』 작가)
“경이적인 야망을 품은 소설. 고씨 가족의 곁에서 함께 살아 숨 쉬게 만드는 눈부신 성취.”
이마니 페리 (『남부에서 미국으로』 저자, 전미도서상 수상 작가)
“갈망과 인내, 은총과 파괴가 이 장대하면서도 내밀한 이야기의 페이지마다 흐른다.”
더글러스 스튜어트 (『먼고 해밀턴』 저자, 부커상 수상 작가)
“놀라운 공감 능력으로 이야기를 풀어내는 이민진의 이 소설은 의무와 가족, 더 나은 삶에 대한 꿈을 다룬
깊이 너그럽고 인간적인 작품이다.”
콜럼 토빈 (『브루클린』 작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이야기를 놀라울 만큼 세밀하게 그려낸 작품.”
찰스 유 (『3등급 슈퍼 영웅』 저자, 전미도서상 수상 작가)
“계급, 야망, 우정, 가족, 사랑, 섹스, 그리고 물론 교육에 관한 복잡하고 강렬한 이야기를 바다와 문화와 세대를 가로질러 풀어낸다.”
키라 위즈너 (‘메릿’ 서점 대표)
“학원과 교육의 이면을 다각도로 들여다보게 한다.”
비앙카 살라베리 (‘탈리 호! 북스’ 서점 공동대표)
“가족 삶의 복잡다단한 인과관계를 포착해내는 작가 특유의 독보적인 능력을 다시 한번 입증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