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경왕후

원경왕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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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현대판 소시오패스 이방원
태종 이방원의 아내였던 원경왕후에 대한 단적인 표현이 있다. ‘음참(陰慘)하고 교활(狡猾)하다’라는 표현이다. 음참은 음침하고 참혹하다는 의미로 ‘봄에 서리가 내려 초목을 말려 죽이는 현상’에서 비롯된 단어다. 결국 원경왕후는 잔인하고 교활한 여인이라는 의미인데 누가 이토록 모질게 저주를 퍼부었을까.
놀랍게도 이 표현은 그녀의 남편 즉 이방원이 한 말이다. 그런데 이 표현에 대해 원경왕후의 아들인 세종을 비롯하여 그 누구도 이의 제기를 하지 않고 당당하게 조선왕조실록에 실려 있다. 그렇다면 원경왕후는 이방원의 지적대로 정말로 천하의 몹쓸 여자인가.

주로 역사소설을 집필하는, 정치판 출신 소설가인 황천우는 이 대목에 초점을 맞추어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다. 이방원은 도대체 어떤 인간이기에 자신의 아내를 그리 평했는지 원경왕후의 입장에서 풀어나간다.
『원경왕후』는 한 편의 소설이라기보다는 진실을 찾아가는 과정처럼 보인다. 소설적 기법에 더하여 사실에 대한 입증을 위해 인용되는 실록의 기록들, 면밀하게 분석한 동 시대의 상황 등이 더해져서 더욱 그러하다.

소설의 내용을 따라가면서 독자는 원경왕후가 음참하고 교활한 게 아니라 결국 이방원이 자신의 본성을 아내에 빗대어 적나라하게 고백한 것임을 알게 된다. 왕권 강화라는 허울 좋은 핑계를 내세우지만 결국 본인의 자격지심으로 인해 자신의 처남들, 사돈 등 수많은 사람을 파리 목숨 취하듯 죽이고, 제멋대로의 신상필벌, 신료들이 데리고 놀던 창기를 후궁으로 들이는 등 이방원은 현대판 소시오패스를 연상시킨다.

이 작품을 읽다 보면 우리는 한 가지 중요한 사실에 접근하게 된다. 실질적으로 이방원으로부터 시작한 조선 500여 년이 우리 역사에서 무슨 의미를 지니는가에 대해서다. 이에 대해 황천우는 말미에 원경왕후의 입을 빌어 단정한다.
‘조선은 이방원으로 인해 첫 단추를 잘못 꿰었고 그로 인해 미래를 그려나가지 못할 것’이라고.
저자

황천우

1959년서울노원에서태어났다.대광고,서울시립대영문학과를졸업하고공채를통해정당사무처에입사하여중앙사무처당직자로13여년근무했다.이후다시시험을치르고서울과학기술대문예창작과에입학하면서소설가의길을걷기시작했다.
그과정에사단법인한국미래산업연구소사무처장을경험한바있으나줄곧소설과칼럼집필을오로지했다.

주요작품
인문교양서:『으뜸고을노원』,『식재료이력서』,『수락산에서놀다』

장편소설:『1974년8월15일』,『축석령』,『요부김가희』등다수

칼럼집:『혁명에관한단상』

공저:『매월당김시습과떠나는관서여행』

목차

자격지심
동병상련
숙덕(淑德)낭자
맞선
첫날밤
두마리토끼를잡다
분가
드러나는진실
강씨를우군으로
서장관으로
위기
담판
숙부민개의항변
기지개
대비
정도전
흰용
보위에오르다
순혜옹주와서경옹주
신빈신씨
효빈김씨
의빈권씨
덕숙옹주이씨
숙의최씨
혜선옹주홍씨
숙의이씨
마무리
숙공궁주김씨
신순궁주와혜순궁주
간계
조선,첫단추를잘못꿰다

출판사 서평

조선은첫단추를잘못꿰었다


소설『원경왕후』는원경왕후가이방원의희생물로전락하는과정그리고동사실을인지한세종의아내,아버지와숙부가이방원에게개죽음당한소헌왕후가이방원을제거하기위해모종의조처를취하는내용으로전개된다.

소설은상당부분두여인의대화에기반한다.때로역사는소설보다더참혹하고잔인하다.원경왕후와소헌왕후모두태종이방원의권력욕과자격지심,뿌리깊은불신으로인해인생이무너지고집안전체가멸족의화를입은바있다.

열일곱숙덕낭자가원경왕후가되기까지,고려가무너지고새왕조가서기까지의시간,그리고그이후의신산한날들을원경왕후의눈과입을빌려읽는경험은특별하다.작가황천우는역사소설을꾸준히집필해온소설가로,정치와인간에대한예리한통찰을책속에담았다.탁월한완급조절과호흡으로반전을거듭하는격랑의시기를그려나간다.그리하여독자는소설적재미와더불어조선왕조실록의기록과당대의상황속에서새롭게태어난한인간,이방원의본질을끝내마주하게된다.

‘나의나라’라는이방원의말은그자신을가장잘함축한표현이다.자신의욕망에만충실한왕은백성과약자를소외시키고,민심을저버리게마련이다.
본소설을관통하는한줄,“조선은첫단추를잘못꿰었다”는말을다시금되새겨볼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