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이번 책의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타자’다. 팬데믹 상황에서 타자에 대한 혐오와 분리, 갈등이 전염병보다 무섭게 퍼져나가는 것을 보면서 나는 문학이, 시가 사람의 손을 대신해 인간과 세계를 좀 더 나은 상태로 이끌어주길 소망했다. 대면 접촉도, 여행도, 다른 문화권과의 교류도 불가능해진 언택트 시대에 우리는 전부 각자의 격리공간에서 타자와 차단된 채 두려움과 분노, 혐오, 무기력함에 지쳤다. 서로 이질적 타자인 수많은 사람들이 한 곳에 모여 자유, 평화, 인권, 소수자의 더 나은 삶, 정치적 올바름을 한 목소리로 외치고, 함께 울고 웃으며 마음의 온도를 나누던 접촉과 교류를 다시 기억해내는 데 시의 소명이 있으리라고 믿었다. 그래서 ‘밀실’의 시보다는 ‘광장’에서 타자를 향해 외치는 시들을 주목하고, 타자에 대한 무한한 희생과 책임이라는 낭만적 윤리를 적용해 최근 우리 시에 의미를 부여하고자 했다.
빛보다 빛나는 어둠을 밀며 (이병철 평론집 | 양장본 Hard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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