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사람에게로 가 서면 (최명숙 시집 | 시를 읽는 사람의 가슴 속으로)

사람이 사람에게로 가 서면 (최명숙 시집 | 시를 읽는 사람의 가슴 속으로)

$13.00
Description
만남, 동행, 기다림, 사랑, 세상과 더불어 살아가고자 하는 최명숙 시인의 낮은 목소리가 따뜻한 감성의 언어로 담긴 시편들이 모였다. 시인에게 있어 시 쓰는 일은 삶에 있어서 얻어야 할 것과 버려야 할 것을 가리고 마음의 고요를 얻는 과정이며 그렇게 써간 시가 누군가의 마음속으로 들어가 그의 고요가 되는 게 바람이다.
한 계절을 절집에서 보낸 노 여행자 이야기, 여행길에서 만난 풍경들과 귀향 이야기, 화두처럼 찾던 길에 대한 단상들, 잊지 못한 사랑 이야기, 몽골평원에서의 이야기와 귀가 들리지 않는 몽골 소년과 맞은 저녁의 그리움 등등 시인의 곁에 왔다 간 것들이 시로 남았다.
또한 “지나간 것들을 돌아보면서 이별의 먹먹함에 눈물이 나기도 하지만 그것들은 이별이 아닐지도 모르며, 보내야 할 것을 보낸 후에 남은 기억들은 슬픔이기보다 영원히 남을 추억으로 존재한다”는 아름다운 생의 미학을 담고 있다. 존재하는 모든 것들과 더불어 세상을 향한 시인의 시선 따라 시를 읽다 보면 어느새 몸과 마음이 따듯해지면서 생의 길이 나고, 마음을 내려놓을 공간이 보이는 시집이다.
저자

최명숙

강원도춘천출생.
1992년시와비평신인상,2002년구상솟대문학상본상,
2018년대한민국장애인문화예술대상국무총리상수상.
2021년시집『심검당살구꽃』이한국불교출판협회의올해의10대불서로선정.
시집『심검당살구꽃』『인연밖에서보다』『마음이마음에게』『따뜻한손을잡았네』『산수유노란숲길을가다』『꽃들이가득했던적이있다』『버리지않아도소유한것들은절로떠난다』등.
현재보리수아래대표,한국뇌성마비복지회이사,도서출판도반의편집주간

목차

시인의말
004

1부
그러한것같다

나의노래 013
나,그대에게말하노니 014
그러한것같다 016
알아보아야할순간에 017
천은사가는길 018
어떤대화 020
귀향 022
멈춤 024
수선화의뜰 026
말하지않았을뿐 028
알고보니 030
안톤체홉의언덕 031
저녁엽서 032
어둡기만한이날들은 034
그대잠시만이라도 036
봄밤이있어서였다 038

2부
지는달

지는달 043
로드맥퀸의노래가있는저녁 044
눈내리는언덕에서서 046
길이란게 048
설날아침 050
꽃이피고있었다 052
물음 054
내혜안의비를찾아 056
바람꽃 058
반달 059
삼나무숲길 060
노(老)여행자의사진한장 062
견성암무상초스님 064
사랑그하나는 066
사랑그대는 067
어떤날그는 068
그대가그럴때가있다 069
서울로돌아가는길 070
보내는시 072

3부
남산3호터널바로앞서정

제주에서 077
지하철안집게벌레 078
그대의까닭 079
남산3호터널바로앞서정 080
차창밖의비 082
그때그인연 083
아직그곳이있었다 084
증심사에서 086
길과안개 088
밤기차 089
너 090
그대온다면 091
눈온날 092
낙엽의손을잡고떠나갔단다 094
순간의노래 095
1번버스 096
오는사람가는사람 098
밤비 099
지금 100
집과정원 101
연등 102

4부
사람이사람에게로가서면

봄날하루 107
사람이사람에게로가서면 108
나강물이되어라 110
비오는월요일 112
보내야할것을보내는것은이별이아니므로 114
그가오는건 116
어느세월에 117
몽골평원에서어느하루 118
새벽사원아리야발 120
옛꿈 123
몽골에가면 124
어느새정이들었다 126
뭇사람들이가셨다고하니 127
동해한섬바다 128
나는 130
거미두마리 132
내자리 133

5부
평설
137

출판사 서평

세상에대한긍정적인시각,밝은인생관이따뜻한감성의언어로쓰여진시
어두운세상을밝히는노래와같은시집

그저평범해보였던일상의소소한것들이시인의마음에서꽃처럼피어어두운세상을밝히는노래가되어다가온다.시인은밝지만은않은하루하루를나직하면서도깊은목소리로독자들의곁에선다.선한시심을간직하면서사는것자체가수행인듯마주한삶을담담히받아들이며자신을둘러싼세상에서어두움을어둡다하기보다는그래도세상은살만한곳으로밝으면서도깊어진시선을그려낸다

이승하중앙대교수는평설에서시인의이러한시세계를잘설명하고있다.
「이땅의어두운면들,즉정치상황과사건ㆍ사고는아예언급하지않는다.세상이이렇게어두운데나까지어둡다고얘기할필요는없다고생각한듯하다.그럼시인은이암담한세상을어떻게노래하는가?이세상이그래도살만한곳임을줄기차게우리에게들려준다.우리주변을살펴보면그래도진실된일,착한사람,아름다운것들이아직도많이있다고말해준다.자연도인간도아직은절망적인상황이아니니희망을잃지말자고독자들을설득하려고애쓰고있다.」

시인은아래두편의시에서인연의소중함에대해말하고있다.
시「나,그대에게말하노니」에서“아마도내가어딘가에있다면/그대의평화와미소와/그대의발길이닿는곳에있을겁니다.”그리고시「그러한것같다」에서“타는장작이재가되어도불씨는남아타오를수있다/심연에존재했다피어오르는인연의불꽃과같이”
사람과사람이만나면무조건갈등구조를만들어낸다고하지만최시인의생각은그반대다.인연이생겨나니모든만남이소중한것으로보고있다.
「알아보아야할순간에」서는사람을알아보아야할순간에알아보지못하는슬픔을다룬이시도그저담담하게전개하고있다.
인연맺음이참으로중요하지만모든인연은끝이있다.불가에서는이것을가리켜‘회자정리會者定離’라고한다.이시는특히‘망각’에대해얘기하고있다.이또한“연과연의수레바퀴같은만남”이있었기에벌어지는일일것이다.

시「어떤대화」는시인의밝은인생관을말해주는시다.이승하교수는평설에서이시를다음과같이설명하고있다
「흠뻑젖으면기분이좋을리가없다.산전수전다겪은노인이청년에게“살다보면만나는게어디소나기뿐인가./그러면서사는거지.”라고말해준다.청년은버스까지놓쳐기분이더욱안좋은데노인은“놓친버스도곧늦지않게올거야.”하고말하며청년의마음을달래준다.그상간에비는그치고버스도곧와서청년은버스를타고간다.너무조급하게살지말고여유있게살아가는삶의지혜를이한토막의일화를통해시인은독자에게들려준다.이어지는시편들도우리마음을따뜻하게해준다.현대인의삶이란게대체로번잡하고각박하게마련인데시인은독자들에게그렇게쫓기듯이살지말라고누누이얘기한다.또한좀더여유를가지고,마음을비우고,욕심을내려놓고살자고조근조근,나지막한목소리로설득을시도한다.」

시「증심사」에서는시인이증심사에가서고독감,고립감,“맘둘곳없는나로부터의/회피를위한슬픔”을느낀것을읽을수있다.시인은어느날,증심사에가서이렇듯깊은슬픔에잠겨있다.주변사람들에게늘웃음을보여주고자기나름,열심히사회활동도하고있지만근원적인고독감이찾아온것이다.

시「나강물이되어라」와「그대잠시만이라도」에대한평설에서도최명숙시인의시세계가잘나타나있다.
사람과사람을잇는강물이곧시인데내가강물이되겠다는것이다.나로하여금시를쓰게한것은‘그들’이었다.시인은내가쓴시가“사람과사람끼리더불게하기”를소망하고있다.내가“온몸으로주절거린단어속에서/사람과사람을잇는강물은/끝이없을”거라고한다.내가강물이되어“첫새벽그들이오는강변에서/푸른강물결로(그들을)일렁이며맞이하기”를바란다는것은시인이독자와교감하기를바란다는말을우회적으로한것이다.이런생각은「아직그곳이있었다」나「그가오는건」,「사람이사람에게로가서면」,「보내야할것을보내는것은이별이아니므로」등에서도펼쳐진다.노스님은절에서외로움을어쩌지못해깊은밤에마당을거닐겠지만시인은시를씀으로써사람들과언제라도소통할수있다.인간에대한신뢰는최시인이가진가장큰장점일것이다.「그대잠시만이라도」의“그대그리할게요/거기그리서있어요/잠시만이라도그대그리있어요”같은구절을보면사람과사람사이의갈등은사라지고,화합과배려로서서로에게버팀목이되는관계임을알수있다.
최명숙시인은등단한지30년이넘은중견시인이다.이번에내는시집이여덟번째이다.4년에한권씩은꼭내온성실성도성실성이지만시편이다이렇게맑고밝으므로시읽기가조금도부담스럽지않다.우리는시를읽을때어떤경우는난해해서,어떤경우는길어서,어떤경우는분위기가어두워서인상을찌푸리게된다.최시인의시를읽을때면마음을편히갖고서,편한자세로읽으면된다.시인의이세상에대한긍정적인시각이세상을밝게하는촛불이되기를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