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의 끝 (김병선 단편집)

가뭄의 끝 (김병선 단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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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남의 울음 대신 울어 주는’ 곡비(哭婢)와 같은 이야기들
전북대와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문학을 연구하고 가르쳐 온 김병선 교수가 교수 생활 38년을 마무리하는 기념의 취지로 첫 단편집을 출간했다. 김병선 교수는 정년을 3년 앞두고 안식년을 받은 때에, 갑자기 밀어닥친 팬데믹으로 칩거를 해야 하는 상황에서, 그동안 “머릿속에 처박아 놓았던 이야깃거리들을 끄집어내”어 하루에 한 편꼴로 이 작품들을 썼다. 그에게는 고교 재학 중에 남성문학상(1974), 대학에서 비사벌학술문학상(1975)에 당선되었던 전력이 있는데, 그동안 마음속에 억눌려 있던 문학청년으로서, 작가로서의 기질이 이렇게 발현된 것이다. 그렇게 해서 이 책에 수록된 단편 10편, 콩트 3편이 완성되었다.

김병선 교수는 이 작품들이 “나의 삶으로부터 비롯되었음은 분명하지만, 적잖은 변용을 거친 것도 진실입니다. 그들은 어쩌면 내 삶의 상처들일지도 모릅니다. 한 자 한 자 적어 가면서 나는 그 상처에 앉은 오래된 딱지를 하나씩 뜯어낸 것입니다.”라고 창작의 배경을 밝혔다.

한편, 대한민국예술원 회원인 윤흥길 작가는 이 책 첫머리의 ‘격려의 말’에서 소설가의 역할이란 옛 시절 우리네 풍속에 있었던, 장례 기간에 상주를 대신하여 울어 주는 곡비(哭婢)와 같다고 하면서, 김병선 교수의 작품이 “소설가 본연의 ‘나’를 타자화하고 객관화해 서술함으로써 마치 내 이야기가 아닌 양, 정녕코 남의 이야기인 양 독자들에게 전달하려는 의도가 다분해 보인다. 다름 아닌 곡비 노릇을 감당하기 위한 장치인 셈이다.”고 평했다. 이어서 “원원이 곡비(哭婢)란 구슬픈 울음소리로 초상집 일가의 슬픔을 녹여주는 품꾼 노릇에 그치지 않고, 장시간 우는 사이에 어느덧 자기 울음에 스스로 취하고 자기 울음을 스스로 즐기는 나머지 비천한 신분으로서 자기 신세의 고달픔과 팔자의 드셈과 삶의 생채기들로부터 점차 해방되어 끝내 자유를 얻게 되는 존재이다.”라고 하면서 “산술적으로 많이 늦은 나이에 소설가의 길에 들어서는 김병선 교수를 향해 축하의 박수를 보낸다. 곡비처럼 자신을 구원하는 김에 엇비슷한 처지의 주변 사람들까지 한목에 구원하는 작품을 발표함으로써 그의 은퇴 후 삶이 더욱더 풍요로워지고 웅숭깊어지기를 빌어 마지않는다.”고 말한다.

김병선 교수는 “아직 아물지 않은 상처도 있고, 떨어지지 않은 딱지도 있습니다. 그러니 나는 계속해서 그 나머지 딱지를 떼어내야 합니다. 그래야만 내가 온전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라고 이후에도 계속해서 작가로서 정진할 뜻을 밝혔다.
저자

김병선

1957년전북익산에서태어났다.남성고등학교와전북대학교국문과를거쳐전남대학교에서문학박사학위를받았다.고교재학중에는남성문학상(1974),대학에서는비사벌학술문학상(1975)에당선하였다.1984년부터는전북대학교에서,1993년부터는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문학을연구하고후학을가르치다2022년에퇴임하였다.『창가와신시의형성연구』,『현대시와문학통계학』,『성경도문학이다』『헝가리에서보물찾기』등의책을냈다.현재자신의이름으로된YouTube채널을운영하고있다.

목차

격려의말:남의울음대신울어주기-윤흥길

단편
발작은여자
장막이걷히면
우물파기
플롯과사기사이
왼손을위한변주곡
터럭하나라도
가뭄의끝
바벨의뒤안길
열차안풍경
흔들리는뿌리

콩트
수면딸기
사과아이들
장례식장에서

작가의말:삶의상처와거기앉은딱지떼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