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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핍한 날의 벗 : 박제가 산문 - 태학산문 1

궁핍한 날의 벗 : 박제가 산문 - 태학산문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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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지성인이여, 언제나 깨어 있으라!”

가슴속에서 솟구친 세상에 대한 열정과 분노,
생활의 체험에서 길어 올린 맑디맑은 영혼의 글

18세기 후반의 실학자 박제가의 산문 51편을 엄선하여 옮겼다. ‘병든 사회의 깨어 있는 지성’ 박제가는 가슴속에서 솟구쳐 나오는 열정과 분노를 세상을 향해 분출하지 않을 수 없었고, 냉철하게 써 내려간 그의 산문에는 분세질속(憤世嫉俗)의 격정이 표현되어 있다. 더불어 생활의 체험에서 우러난 삶의 의미, 섬세하고 예민한 감각으로 노래한 자연과 인간사에 대한 이야기 등이 담겨 있다.

이 책은 2000년 같은 제목으로 초판 발행되었던 ‘태학산문선 101’의 개정판으로, 기존 책에서 산문 21편을 보태고, 번역과 평설을 전체적으로 손보았으며, 장정을 새로이 했다. 이 책은 5부로 구성되어, 회고와 인물평, 편지와 척독, 제문과 행장, 예술론과 문학론, 현실 진단과 개혁안 등의 산문이 수록되어 있다.

“박제가는 진부한 문투를 대단히 싫어하였다. 그는 시골티 나는 구수한 산문이 아니라 도회지 깍쟁이류의 산문을 썼으나 도회지 시장 바닥의 왁자지껄한 분위기는 묻어나지 않는다. 도회지 멋쟁이 지성인의 세련된 감성과 지성이 곁들여진 문장이다. 군말이 많지 않고 할 말만 산뜻하고 간결하게 말해 버리는 산문이다. 병든 사회의 깨어 있는 지성 박제가는 조선의 모든 것을 놓고 ‘이게 아니야!’를 외쳐 댔고, 풍요롭고 밝은 사회를 이룰 수 있는 청사진을 제시하였다. 생활의 체험에서 길어 올린 산뜻한 그의 산문은 지성인이 언제나 깨어 있기를 요구하였다.” - 안대회

저자

박제가

저자:박제가
조선후기실학자로,18세기북학파의거장이다.본관은밀양,자는차수(次修),호는초정(楚亭)?정유(貞?)이다.정조가왕위에오른뒤규장각을세우자이덕무?유득공?서이수등과함께검서관이되었다.이후생애의대부분을검서관으로봉직하며국왕의저술과언론을편집하고교정하는업무를맡아보았다.1778년사은사채제공의수행원으로청나라에다녀와서『북학의』를저술했고,세번더북경을여행하여많은중국관료나학자와교유했다.1800년정조의사망이후관직에서물러났고,1801년윤가기의옥사에연루되어함경도종성에서5년동안유배생활을했다.저서로『북학의』와『정유집』이있다.

역자:안대회
연세대학교국문학과를졸업하고,같은학교대학원에서문학박사학위를받았다.현재성균관대학교한문학과교수로재직중이다.정밀한해석과깊이있는사유를바탕으로옛글을분석함으로써선인들의삶을풀어내는작업에매진하고있다.옛글을학술적으로엄밀히고증할뿐만아니라특유의담백하고정갈한문체로풀어내독자들에게고전의가치와의미를전해왔다.지은책으로『궁극의시학』,『벽광나치오』,『담바고문화사』,『선비답게산다는것』,『정조의비밀편지』,『18세기한국한시사연구』등이있고,옮긴책으로『해동화식전』,『채근담』,『소화시평』,『완역정본북학의』등이있다.

목차


머리말

1부맑은인연을추억하다―회고와인물평
어린날의『맹자』
백탑의맑은인연
절제의미덕
비어있음을기르는집
「풍수정기」의뒤에쓰다
꽃에미친김군
박제가소전(小傳)
고중암의변(辯)

2부나귀를팔아그대가까이살고싶소―편지와척독
관헌서상수에게
상중(喪中)의이몽직에게보낸답장
형암이덕무에게
혜보유득공에게
추성관장인에게답하는편지
상중(喪中)의낙서이서구에게
석파김용행에게
장임에게부친다
사위윤겸진에게답하는편지
갱당이조원에게
추루반정균에게
내한서유구에게보내다
이길대를만나보려는이조참의정지검에게

3부붓과벼루를버려두고어디를갔는가―제문과행장
외사촌누이제문
둘째딸의제문
장인이관상의제문
이사경제문
스승김복휴제문
둘째딸묘지명
장환묘지명
절도사이셨던장인이관상의행장

4부하늘과땅사이의모든것이시―예술론과문학론
청장관이덕무의초상
진사이소의초상
인보(印譜)를읽는법
<음중팔선도>서문
그림을읽는법
시선집서문
시학론
소리와글자는하나다
시는무엇을쓰는가
집집마다울려퍼지는드문소리의송가(頌歌)

5부이땅에수레를보급하라―현실진단과개혁안
궁핍한날의벗
공주로떠나는이정재를보내며
낙향하는원중거를보내며
적성현감이덕무를배웅하며
조선인의편견
상상의편지쓰기
『발해고』서문
『북학의』자서(自序)
『북학의』를임금님께올리며
병오년정월에올린소회
동해바다에서물고기를잡고
묘향산기행

해설:박제가산문론―안대회

출판사 서평

“박제가는진부한문투를대단히싫어하였다.그는시골티나는구수한산문이아니라도회지깍쟁이류의산문을썼으나도회지시장바닥의왁자지껄한분위기는묻어나지않는다.도회지멋쟁이지성인의세련된감성과지성이곁들여진문장이다.군말이많지않고할말만산뜻하고간결하게말해버리는산문이다.병든사회의깨어있는지성박제가는조선의모든것을놓고‘이게아니야!’를외쳐댔고,풍요롭고밝은사회를이룰수있는청사진을제시하였다.생활의체험에서길어올린산뜻한그의산문은지성인이언제나깨어있기를요구하였다.”―안대회

병든사회의깨어있는지성,박제가

박제가는조선후기의개혁사상가로,여러분야에서큰발자취를남겨정조시대를빛낸지성인이었다.그는선진적문명사회로나아가는책략을담은『북학의(北學議)』의저자로도이름높으며,18세기후반을대표하는참신하고개성넘치는시인이었다.또한그는조선후기소품문(小品文)의향방을가늠하는뛰어난산문가였다.서얼출신의하급관료로현실정치에참여할수없었던그는당시유교적신분질서와당파에대항하던시대의‘이단아’였는데,그가남긴산문에서가슴속에솟구친세상에대한열정과분노를읽을수있으며,생활의체험에서길어올린맑디맑은영혼의글도만날수있다.

박제가는통속,상식,기성품과같은것에안주하지못하는괴벽의소유자였고,당시사회를뿌리부터개혁하자고부르짖었던사상가였으나서족처지의하급관료였으므로자신의사상을현실정치에적극적으로투영시키지는못했다.그러나그의이상은역사의상식으로통하게되었고,그자신은독특한사상체계를구축한사상가로평가받고있다.

날카로운비판,고결한감성,멋스러운취향

박제가의산문은18세기후반의조선에등장한‘위험한발언’이었다.하지만이단적이고위험한제안을서슴없이제기한박제가는본래감수성예민한시인이었다.그는서자라는신분의질곡을굴원(屈原)의『초사(楚辭)』를읊조리며달랬고,서울토박이의섬세하고예민한감각으로자연과인간사를노래했다.청년시절의기행문「묘향산기행」,이덕무와유득공등에게보낸편지,그리고장인을위해쓴제문과행장등에는풍부한서정성과발랄한재기가넘쳐난다.특히20대에쓴산문에는우울한기질로는표현하기힘든위트와기지가약동한다.조선의모든것을놓고“이게아니야!”를외치고,더나은미래를위해공분을토했던그의산문은지성인들에게언제나깨어있기를요구했다.

스물일곱살청년사상가의자화상―「박제가소전(小傳)」

박제가의사상과문학의중심에는인간에대한따뜻한관심이자리잡고있었다.그래서현실에서겪어야하는지성인의고난을예민한관찰력과감수성으로포착하여그실상을드러낸작품이적지않은데,이는자신을대상으로삼은글에서도빛난다.

“사람됨은물소이마에칼날같은눈썹을가졌고,눈동자는검고귀는하얗다.고독하고고매한사람만을골라서남달리친하게사귀고,권세많고부유한사람은멀리서보기만해도사이가멀어진다.그러니뜻에맞는이가없이늘가난하게산다.…구름과안개가바뀌는모습을관찰하고갖가지새가새로내는소리를듣는다.멀게는산천과해와달과별,작게는초목과벌레와물고기와서리와이슬이날마다변화하여알기힘든자연현상의이치를가슴속에서는또렷하게파악하고있다.글로는그실상을다표현하지못하고,말로는그맛을다설명하지못한다.혼자서터득한것이라아무도그즐거움을알지못한다고생각한다.”―「박제가소전」중에서

이글은자신을타자화한자전적산문으로,세상의도도한흐름을거스르며살아가는자신의삶을냉소하듯이그려냈다.한인간을규정하는상식적이고상투적인내용을말하지않고,남과는다른그만의개성을드러낸것이돋보인다.

인재를배척하는사회를향한비분―「낙향하는원중거를보내며」

“아아!오늘날의사대부는모두때만잘얻고지체만잘타고나면저절로굴러드는관직을마치방안에놓인물건인양움켜쥡니다.또제각기자제들에게허겁지겁공령문(功令文)이나익히고장구(章句)나공부하여나머지이익을다투도록가르칩니다.또제각기사사롭게자기편사람을거느리고명분과당색을제한하여남들과오가지못하게막고조정에서세력을뽐냅니다.…옛것을옳게여겨현재의풍습을비난하는자는신뢰를얻지못하고,도리를지켜서외로이자기의길을가는사람은의심을받습니다.어리석은자는남아돌지만지혜로운자는부족하기가이시대같은때가없습니다.”―「낙향하는원중거를보내며」중에서

서울내기로서마당발이었던박제가의주변에는,권력과행복의외곽지대에서고통받고고민하는고독한지성인들이많았다.이글은경기도지평으로낙향하는원중거(元重擧)를배웅하며써준송서(送序)이다.원중거는무관집안출신의서족으로,세태에휘둘리지않고소신을펼쳐당시서족지식인들에게존경을받았다.박제가는이글에서과거제도와벌열,붕당의악습에젖은채편을갈라권력을독점하는조선지배층의폐해를폭로하고,진정한인재를배척하는사회를비분에차서공박하고있다.지배체제의썩은부위를예리하게분석한분세질속(憤世嫉俗)의명문으로꼽힌다.

만물을스승으로삼은고독한예술가의벽(癖)―「꽃에미친김군」

박제가가산문에서묘사한인물들에서는일정한특징이보인다.꽃에미쳐『백화보(百花譜)』를만든김덕형,술과벗을너무좋아하는친구조여극,의연하게도리를지켜살았지만요절한장환,그가늘가까이하던원중거,백동수,이덕무그리고수레기술자이길대.박제가는이들을권력의중심부에서벗어나고독하지만올바르게삶을영위해가는사람으로그렸다.

“벽(癖)이편벽된병을의미하지만,고독하게새로운것을개척하고전문적기예를익히는일은오로지벽을가진사람만이할수있다.김군이화원을만들었다.김군은꽃을주시한채하루종일눈한번끔쩍하지않는다.꽃아래에자리를마련하여누운채꼼짝도않고손님이와도말한마디건네지않는다.그런김군을보고미친놈아니면멍청이라고생각하여손가락질하고비웃는자가한둘이아니다.그러나비웃음소리가채끝나기도전에비웃은사람은생기가싹사라진다.”―「꽃에미친김군」중에서

기발하고빼어난문체로묘사한김군,즉김덕형은속물근성과는동떨어져있는사람으로,일반화가와는달리꽃에만관심을가진꽃그림전문화가이다.이처럼세상의평범한조류를따르지않고자신만의길을뚜벅뚜벅걸어가는이들이박제가산문의주요소재였다.세상은그런사람들을미친놈아니면멍청이라손가락질하고비웃었으나,박제가는고질병이없는사람이도리어버림받은자라고말한다.박제가에게는편벽된고질병을앓는이야말로‘진정병들지않은사람’이었으며,박제가역시그무리에속했다.

궁핍한시절에드러나는우정의깊이―「궁핍한날의벗」

아무런병없는속물들이판치는세상의외곽지대에서외로이자기길을헤쳐가는벽(癖)을지닌이들이좌충우돌살아가는현실을박제가는주목했다.그의산문은우리가살아야만하는이현실이얼마나추악하며,얼마나왜곡되었는지를,왜혁신해야하는지를실존인물의궤적을통해분명히보여준다.

“천하에서가장친밀한벗으로는곤궁할때사귄벗을말하고,우정의깊이를가장잘말한것으로는가난을상의한일을꼽습니다.…영숙은집안에이틀양식을갖춰놓은처지도아닐텐데저를만나면오히려차고있던칼을끌러서술을받아마셨습니다.마신술로거나해지면소리높여노래부르며남을깔보듯꾸짖고는껄껄웃어버립니다.천지간의애환,염량세태의변화,인생의단맛신맛이그속에모두담겨있습니다.…영숙이여!떠나십시오!저는지난날궁핍속에서벗의도리를깨달았습니다.그렇지만영숙과제사이가어찌궁핍한날의벗에불과하겠습니까?”―「궁핍한날의벗」중에서

박제가는벌열가문과세속적인간들사이에서뒤틀린삶을살아가는지성인들이세상의질시,신분적차별,생활의빈곤으로좌절하는현실을마음속에가득찬비애의언어로묘사했다.조선후기지식인의밑바닥생활을이처럼진실하고감동적으로묘사한글은찾아보기힘들것이다.

편견과고루함에사로잡힌조선지식인들―「조선인의편견」

박제가는좌고우면하며남의눈치를살피고우유부단하게몸을사리는기질이아니었다.오히려현실의도도한탁류를거침없이비판하는당돌한품성이었다.그의산문에는현실을꿰뚫어보고국제정세를예견하며국가의앞날을경고하는등시대를앞서나간혜안이번득인다.동시에변통을모르는유자(儒者)의완고함을질타하는등조선의고질적폐습을난도질하는비판정신이약동하고있다.

“오늘날사람들은아교로붙이고옻칠을한속된눈꺼풀을달고있어아무리애써도떼어낼도리가없다.학문에는학문의눈꺼풀이,문장에는문장의눈꺼풀이단단하게붙어있다.…그들이나를믿지못하고다른사람의말을믿는까닭을나는명확하게안다.지금우리나라사람들은오랑캐[胡]라는말하나로천하의모든것을말살하고있다.반면에나만은‘중국의풍속은이래서너무나좋다.’고말한다.내말은그들이기대하는말과너무다르다.그래서그들은나를믿지않는다.…어짊을추구하는자는모든것을어짊의관점에서보고,지혜를추구하는자는모든것을지혜의기준으로잰다고한다.”―「조선인의편견」중에서

이글은당시조선지식인들이비좁은소견에빠져있고,극심한편견에사로잡혀있다고비판한다.오랑캐라는편견을버리고청나라와일본,서양의발전상과문화를직시하자는것이박제가의주장이었고,그주장을수용하지못하겠다는것이당시다수지식인의생각이었다.조선지식인의고루한편견과반대에맞서는박제가의고군분투를보여주는글로,지식인의인식전환을기대하는이글의가치는시대를불문하고유효하다.

농업생산력확대와조선사회개혁의방안―「『북학의』를임금님께올리며」

박제가는낡은풍속만보고새로운변화를보지못하는조선의눈뜬소경들의단단한각막을벗겨내고자부단히애썼다.시를지으려면꼭두보나당시만을본뜨려는시단,글씨를쓰려면꼭왕희지만을본받으려는서단,조선이최고의문명국인줄착각하는국수주의,청나라와일본을무조건배격하는그릇된아집에서부터시작하여,서족을배척하고,상인과공인을무시하며,선비의자존만앞세우는폐습을일관된태도로질타했다.확고하게자신의입론을제시하고이를사회에전파하려했던경세가로서의탁월한면모는정조에게진언한글에서도극명하게나타난다.

“신이산골백성들이사는모습을보면화전을일구고나무를하느라열손가락모두뭉툭하게못이박여있습니다.그럼에도입고있는옷이라곤10년묵은해진솜옷에불과하고,집이라곤허리를구부정하게구부리고서야들어갈수있는움막에지나지않습니다.방안에는불땐연기가가득하고벽은벽지를바르지도않았습니다.먹는음식이라곤깨진주발에담긴밥과간도하지않은나물뿐입니다.부엌에는나무젓가락만달랑놓여있고,아궁이앞에는질항아리하나가놓여있을뿐입니다.”―「『북학의』를임금님께올리며」중에서

이처럼박제가는서민생활의참담한실태를직접보고들은바에따라기록했고,그에근거하여개선과개혁을주장했다.“현재의법을바꾸지않는다면현재의풍속하에서하루아침도살수없다.”는생각을밝혔고,유생의도태,수레의유통,외국과의통상등변법을강력하게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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