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극의’문학수업에이르는길
“일상에서쫓기고있는한마음의평범한상태를흔들어시적상태로바꾸어놓는것”(황현산)
“우리의생을잠시흔들어가치들의좌표가바뀌는것,그리고질문하게하는것”(신형철)
교실에서‘시’단원수업을할때자주펼쳐지는장면하나.문학을사랑하는교사가시에대한사랑에달떠,시를잘이해하지못하는학생들에게시를읽어주고뜻을해설한다.그러나학생들의눈은교실을벗어나공상속으로달아난다.‘검은건글씨요,하얀건종이’라는듯무심한시선으로.
저자의고민은바로여기서시작됐다.어떻게해야시앞에서눈빛을걸어잠근학생들이마음껏시의바다에서자유롭게헤엄치는모습을볼수있을까?또어떻게해야,소설작품을끝까지읽으려않고책상위에얼굴을파묻기일쑤인학생들이본래저희가즐겨오던‘이야기’중하나로좋은소설을누리게될까?그리하여결국,“일상에서쫓기고있는한마음의평범한상태를흔들어시적상태로바꾸어놓”거나,“우리의생을잠시흔들어가치들의좌표가바뀌는것,그리고질문하게하는것”이라는‘궁극의’문학수업에이를수있을까?오늘도문학수업을준비하면서아이들의눈빛을열바로그접속코드하나를찾으려궁리에궁리를거듭하고있을이땅의모든교사들과함께그답을마련하고싶어서이책을썼다고저자는말한다.
시수업
01첫시간,시의빗장을풀어라!시의바다에서자유롭게헤엄치기
02그럼이제,시인에게흠뻑빠져볼까?“한시인깊이읽기”
03시도영화의한장면처럼!‘시적장면’으로시감상하기
04그까이거,우리도써보자,시!시창작수업
1부시수업에서는,교실을생기넘치는시교육의장으로바꿀수있는방법을단계적으로제시한다.우선시집을스스로맛보고느끼고즐기며,좋아하는시를골라해설글을써보는수업에서시작했다.수업을기획할때자신감을가질수있도록학생들스스로시를자유롭게골라읽기좋은시집목록과시해설글쓰기수행평가학습지전문도자료로실었다.
그리고이제,“한시인깊이읽기”수업으로나아간다.시도결국누군가의‘삶의이야기’라는것.시인의삶과대표시를엮어읽는동안,학생들은시장르를자신이만지고느낄수있는무엇으로받아들이는역량을키워간다.이육사,윤동주,김소월,정지용외에도수업에참고할만한시인평전목록도함께실었다.아울러수업때학생들의몰입도를올려줄수있는영상자료를소개하고,교사와학생들이직접시를낭독한‘시낭독파일’20편도만들어올렸다.
다음으로“시적장면으로시감상하기”수업으로나아간다.시한편을놓고그자체로해석하는힘을기르는수업이다.시가실어나르는정서의전달자인시적화자의목소리를찾는것에서출발해,화자가처한상황을파악하고그의현재심정을이해하는데까지나아갈수있도록체계적인발문을놓아가는법을중심으로살펴나간다.
마지막으로“시창작수업”의네단계를제시했다.짧은시즐겨읽고필사?암송하기에서출발해,짧은시쓰고고쳐쓰기,본격시쓰기,고쳐쓰기를통해시적인표현법을터득해가는수업이다.자신만의시를한편써보면시의정수에대해제대로고민할기회를갖게된다는점,그리고자신의삶에서시다운것이무엇일까돌아보는과정에서얻는정서교육의효과에주목한수업이기도하다.수업의전단계를한눈에볼수있도록시창작수업학습지전문도자료로실었다.
소설수업
01소설의첫경험,성장소설로가볍게!
02인간과사회를보는눈,동시대와호흡하는단편소설읽기
03새롭게읽는교과서소설,어휘력부터‘왜그랬을까’토의까지
04고전소설수업의괴로움과즐거움,차라리원전을읽자!
2부소설수업에서는,드라마나웹소설등스스로즐기는장르에대해학생들이이미갖고있는능동적인‘이야기감상’태도가소설로까지확장되게하려면어떻게해야할지,그방법을장르별로제시한다.문장위주로교사가해설하고작품뒤에실린문제를풀면서주제와특징을정리하는식으로흘러가기쉬운교과서소설수업이,이야기가도란도란스며나오는소설교육의마당으로바뀌는과정을상상해보자.
우선,성장소설로장편소설의첫경험을만들어준다.청소년이자신을투영해읽기에도좋고,서사의흐름을놓치지않고따라가기에도좋은성장소설을활용해문학적체험을쌓고,이를또래와나누며감상능력을향상하는경험을선물할수있다.장편소설17종에대해학생들의감상폭을넓히기위한심층질문(‘보물질문’)도만들어실었다.중?고교별성장소설추천도서목록,독서후구술평가를진행할때필요한안내문과교사용채점표도자료로실었다.
다음장에는“단편소설읽기”수업을제시했다.인간과사회를보는눈을길러주기위해‘동시대와호흡하는’단편소설에주목해보자는것이다.짧은분량속에인생과세계의한단면을드러내는압축이있고,한호흡에읽기에도좋은단편소설을함께읽으며학생들의시야를틔워보자.수업을기획할때활용할수있도록단편소설목록도자료로실었다.
다음으로,설명전달식수업으로흐르기쉬운교과서소설을어떻게수업하면좋을까를제시했다.문학사적으로는검증된작품이지만독해능력이부족한학생들이쉽게몰입해읽을작품들은아니기에,더세밀한수업설계가필요하다.‘훑어읽기,어휘퀴즈,꼼꼼히읽기,줄거리이해,왜그랬을까토의’로이어지는소설감상5단도움닫기를소개한다.교과서에자주실리는소설7편에서추출한어려운낱말(‘단어장’)과학생들의감상을확장할수있는발문모음(‘왜그랬을까’토의),그리고수업시간에활용할어휘퀴즈도만들어실었다.
마지막장에는“고전소설원전읽기”를제시했다.언제나작품일부만실리고나머지내용은전체줄거리로대체돼골칫거리취급을받는고전소설을차라리원전으로읽어내자는것이다.‘작품맛보기,대화따라가기,명장면꼽아보기,주제음미하기’의도움닫기장치를소개한다.또《춘향전》원전읽기를예로들어,고전소설읽기수업학습지전문을자료로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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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문학을껴안으며좋은삶이란무엇인가,세계는어떠해야하는가하는질문을멈추지않은이땅의문학교사인당신에게이책을바친다.저별이아스라이멀듯궁극의문학수업으로가는길은멀지만,문학의힘으로내앞의아이들의삶이,그네들의마음이나아질수있다는것을당신은안타깝도록믿고있기때문이다.”-저자‘머리말’에서
책속에서
시집을가볍게펼쳐들고,읽으면서마음에드는시가나오면시집귀퉁이를접어두게한다.아이들은주저하며“제맘대로접어도돼요?”한다.수업자료로준비한것이니책에밑줄긋고접는활동을부담없이해도된다고허용해주면슬쩍좋아한다.아마도자기시집이라도선물받은것처럼편안하고,누군가에게대접받는느낌이드는것같다.(…)1시간정도편안하게읽고,찾고,접게놓아둔다.교실공기가차분히가라앉으며잔잔히시의향기에젖어든다.아이들에게좋은휴식의시간이된다는것을느낄수있다._본문22-23쪽
교사는먼저시인의삶에대한자료를수집해야한다.대상시인을정했으면그에관한평전을찾아읽는데서시작하는것이좋다.그리고시인의삶을잘개괄하면서도그특징을인상적으로포착할수있게돕는4~5쪽분량의글을학습지로만든다.이학습지를수업시간내내학생들이흥미를유지하며읽어내면좋겠지만,많은학생들이반쪽분량도스스로는잘읽어내지못하는것이현실이다.따라서시인의삶을다룬영상물과글읽기를병행하는게좋다(윤동주시인이라면영화〈동주〉를활용할수있다).
이단계에서무엇보다중요한것은,교사가미리선정해둔대표시4편을중간중간적절히노출하여맛보게하는것이다.영상과글이다끝난다음에대표시4편을한꺼번에제시하면학생들이맥락을충분히활용하지못하고버거워하기때문이다.시인의삶에관한배경지식이충분히활성화된순간,관련시를제시하는것이적기를놓치지않는방법이다._본문49쪽
이렇게만든시낭독파일은언제나집중만점이다.대부분의아이들은음악깔고진지하게시를읽는이음성의주인공이교사일것이라고생각하지못한다.때로귀밝은학생이“이거선생님목소리냐”물을때도있지만,그러면그러는대로학생들은고마워하며더욱집중한다.시낭독을틀어놓는동안교사는조용히교실을거닐며시에집중하지못하는학생을지도해줄수있어더욱좋다._본문50-51쪽
사람은누구나이야기속에서살아간다.청소년들역시드라마나영화,웹소설,팬픽등꾸준히즐기는자신들만의이야기가있다.이야기는결국인간이저마다의시선으로세계를인식하는흥미로운틀인것이다.이야기에대한이런자연스러운관심을활용하면서,서사의연쇄를단지표피적으로따라가는재미를뛰어넘는본격감상수업은어떻게해야가능할까?
이런소설수업의첫단추를청소년성장소설에서찾아꿸수있다.성장소설은우선,학생들이자신을투영해읽기에좋다.미래에무엇이될수있을까불안하고,학교에가면쏟아지는학습과제와인간관계,그과정에서재미와불안,설렘과혼돈사이를매일흔들리며오르내리는청소년에게제또래가삶을풀어나가는이야기는흥미롭다.더구나청소년독자의읽기능력을고려해문장이나사건전개,갈등구조등이비교적단순하기에흐름을놓치지않고따라가기도좋다.이런성장소설로수업시간에성공적인독서경험을하고나면,더어려운소설로나아가는발판도마련된다.‘평소읽던것보다꽤진지한이런소설도내가재밌게읽을수있구나!’하고느끼게한후,자연스럽게문학사적으로가치가검증된작품이나교과서에실린작품들로이행하게하는것이다._본문176-177쪽
또한교사가미리좋은질문을만들어두는것도매우요긴하다.소설작품과긴밀하게상호작용을하며작품의의미를캐내도록학생들을촉진할수있는좋은발문말이다.학생들이스스로만든질문과구별해이를‘보물질문’이라고이름붙이면수업시간에의사소통이편리해진다.학생들이만든질문으로모둠토의를다끝내야이‘보물질문’을받아갈수있다고말해주면,모둠토의에속도감과성취감도부여할수있다.성장소설을중심으로만든‘보물질문’들의예시를이글말미에제시해보았다.선생님들이학생들과소설을읽으며더많은‘보물질문’을만들어공유해주실날을기대한다._본문192-193쪽
사실학생들의어휘력수준은상상을초월할때가있다.“하늘을우러러한점부끄럼이없기를”로시작하는윤동주의<서시>를배울때‘우러러’의뜻을묻는고1학생이있는가하면,양귀자의연작소설집《원미동사람들》중한편인<일용할양식>의등장인물‘고흥댁’(김포슈퍼와형제슈퍼의출혈경쟁사이에서제잇속을차리던주민)이사람이름(성이‘고’씨이고이름이‘흥댁’)인줄아는중3학생이있다.모두내소설수업속의실제학생들이었다.
(…)학생들과교과서소설수업을할때나는이연구결과를꼭들려준다.소설속모르는단어가30퍼센트가넘어가기시작하면여러분은읽어도읽고있는게아니라고말이다.재밌는영상을보고있는데와이파이가자꾸끊기면영상에버퍼링이생겨짜증이나는것처럼,소설을읽지만모르는어휘가많으면사건과사건,인물의감정과행동,인물간의대화등이토막토막끊겨우리의뇌는점점흥미를상실하게된다고.그러니교과서속소설을읽다가재미가없어지거든,‘아난역시책이랑은안맞아’라고생각하며엎드릴게아니라,‘이소설속내용을내가이해하지못하고있는게아닐까?’의심해보라고말이다._본문228-229쪽
장편의긴호흡을따르는동안,흥미를유지하며읽는것은자신과비슷한청소년을주인공으로한소설의경우에도쉽지만은않다.하물며학생들이자신과의접점을찾기어려운고전소설을재미를유지하며끝까지읽어내는게가능할까?몇가지세심한도움이필수적이다.
우선처음에는인물의대화를중심으로따라가며읽는것이좋다.고전소설의등장인물,대화나서사전개방식,묘사등의문체에익숙해질때까지대화를중심으로서사의흐름을따라가게하는것이다.실제로학생들은소설에나오는대화가누구의대화인지조차제대로파악하지못한상태에서그냥읽어내려가고있음을확인할때가많다.이럴때자신이소설내용을잘파악하며읽고있는지스스로점검할수있는가장간단한방식이따옴표중심읽기다.큰따옴표안의말이누구의말인지확인해서책에조그맣게적어가며읽으라는간단한지시만으로도읽기를독려하고점검할수있다._본문261-262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