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과 가장 가까운 사이가 되었을 때 (우연히 암에 걸린 후 알게 된 것들)

질병과 가장 가까운 사이가 되었을 때 (우연히 암에 걸린 후 알게 된 것들)

$16.80
Description
“우리 모두는 고유한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
‘암 경험자’로서 관통해 온 ‘외상 후 성장’ 이야기!
비 오는 결혼기념일, 사람들의 마음을 돌보는 심리상담 전문가인 저자는 ‘암 환자’가 되었다. 이 책은 어느 날 갑자기 낯선 질병과 함께하게 된 저자가 ‘암 경험자’로서 건너온 시간의 기록이다. 죽음과 직결된다는 이유로 암이라는 병에 대해서는 사회적으로 유별난 인식이 지배적이다. 두려움만큼 오해도 많은 이 병을 온몸으로 겪으며, 저자는 우리의 일상이 얼마나 건강 중심으로 짜여 있는지, 돌봄에 얼마나 다양한 감정과 문제가 얽혀 있는지를 깨닫게 된다. 저자는 암으로부터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암과 함께하면서도 자신의 삶을 ‘가치 있게’ 가꾸어가기 위해 노력한다. ‘암 덕분은 아니지만’ 암 치료 과정은 역설적으로 저자에게 이전보다 자유로워지고, 보다 ‘나다운 나’를 찾는 여정이었던 것이다.
저자

송주연

모두가존중받는‘평등’을실천하기위해상담심리사로일하며글을쓰고있다.그러다18번째결혼기념일에유방암선고를받았고,‘아픈이’들이존중받지못하는세상을경험했다.장애를전제하고만들어진‘무장애공원’이모두에게편안함을선사하듯,‘건강’이아닌‘질병’이기준인사회가될때질병,노화,죽음이라는인간실존의조건을더편안하게수용하게되리라믿으며이책을썼다.
쓴책으로성평등을다룬《엄마로태어난여자는없다》,자신과타인을존중하는방법을담은《이선넘지말아줄래요?》,모든생명이평등해지길바라며쓴《개와살기시작했다》가있다.

목차

저자의말:암은과연삶의끝일까

1장.아프다는것

비오는결혼기념일
도대체뭐가문제였을까
나는암환자입니다
그렇게살면암걸린다

2장.돌본다는것

입원기간짧은병원이어디예요?
돌봄받는데왜불편할까
독립과의존사이
돌봄에도거리가필요해

3장.함께한다는것

나라는너를만나는시간
사랑해서더어려운일
있어주기만해도괜찮아
아파도괜찮은세상

4장.산다는것

나는아프고건강하다
나의미안한몸에게
암덕분은아니지만
나를좀더겪어보기로했다

출판사 서평

“이젠이전의삶으로는돌아갈수없구나”
비오는결혼기념일,나는암환자가되었다

저자는심리상담전문가로,오랫동안사람들의마음을치료하는일을해왔다.그러던중,그는자신의결혼기념일에예기치못한유방암진단을받는다.한순간에말로만듣던‘암환자’가된것이다.
하지만저자는암환자임을사람들에게쉽사리밝히지못한다.자신이암에걸렸다는사실이왠지수치스럽기까지하다.약점을내보이는것은우리사회에서편견과차별에노출되는것과다르지않다고생각했기때문이다.암환자인저자를있는그대로바라봐주고응원해주는사람도있었지만,사람들이무심코내뱉는‘네가잘못관리해서암에걸린거야’,‘그렇게살면암걸린다’처럼자책감과수치심을불러일으키는말들은저자의마음에크고작은생채기를낸다.
암에걸렸다는사실만으로사람들은‘암환자는~할것이다’라는프레임을통해저자를바라보기시작한다.하지만질병이있는누구라도‘환자’라는정체성하나만으로규정될수는없다.이와같은맥락에서성소수자나장애인같은사회적소수자들도다수와는다른,자신만의고유한이야기를가지고있음을저자는강조한다.저자가바랐던건자신의‘고유한경험’에귀기울여주고,자신을‘암환자’가아닌‘한사람’으로지지해주는태도였다.

“건강을잃으면모든걸잃는걸까”
건강중심사회에서탈건강을생각하다

저자가‘암환자’라는정체감을인정하는데유독힘이들었던이유는무엇일까.이전에다른병과수술까지적지않게겪었음에도‘암’은저자에게전혀다른감정을안겨주었다.우리는왜그토록암이라는병을유난스럽게생각하는걸까.그건바로‘암은곧죽음’이라는‘생존’에대한두려움과불안에기인하는것일테다.
하지만저자가경험한암은달랐다.물론이전의삶과는많이달라졌지만,저자는치료중에도자신만의방식으로일상을가꾸어갔고,그건그가바라본다른암환자들도크게다르지않았다.그렇기에저자의눈에철저히‘건강중심’으로짜인사회의시스템은환자에게도‘잘아플권리’가있음을좀처럼인정하지않는것처럼보일수밖에없었다.
저자에게는암치료과정이온전히‘살아남기’위한것이아니었다.질병과함께하면서도매일매일자신의삶을가치있게지켜가는것이좀더중요했다.이같은맥락에서저자는‘암생존자’라는무시무시한단어보다‘암경험자’라는새로운용어를제안하기에이른다.

“의존은정말나쁜걸까”
어딘가불편한돌봄에대하여

여성으로서,또상담자로서항상누군가를돌보던저자는,유방암에걸리면서누군가의‘돌봄을받는’입장에처한다.‘암덕분은아니지만’암치료를계기로이전에는미처깊이생각해보지못했던돌봄의여러문제를몸소체험하게된것이다.그에게돌봄은자주불편하고,주로여성이중심이되어특정집단에불공평하게지워지는책임이었다.
사실저자도처음에는돌봄을잘받아들이지못했다.마치지배관계에놓인것처럼,자신의일상이통제당하는것같다는생각때문이었다.하지만역설적으로진정한독립은올바른의존에서비롯된다는사실을깨달으면서,타인에게‘제대로의존하는법’을서서히배워간다.
돌봄은돌고도는것이어서,돌봄을받기만하는줄알았던저자자신도알고보면가족을,반려견을,또내담자를‘돌보고’있었다.돌봄에대한새로운인식은저자개인의차원에서벗어나‘보살핌윤리’라는사회적개념으로까지확장된다.저자가그랬던것처럼누구나언제든아플수있고,돌봄을받아야할상황에놓일수있다.사회가이러한현실을간과하지않고돌봄대상자들에게기꺼이손을내밀때,이세상이더나은방향으로나아갈수있다고저자는지적한다.

“아픈나도여전히나다”
질병으로변한것과그럼에도변하지않은것들

우리는암에걸리면삶이송두리째바뀌어서,이전까지유지해온보통의행복을누릴수없으리라생각한다.그전에우리는삶의많은부분을‘좋은것’과‘나쁜것’이라는이분법으로단순히재단하는경향이있다.하지만암에걸리고부터저자는아픔과건강,돌봄과돌봄받음,기쁨과슬픔의경계가모호하고,자주공존한다는사실을경험한다.
가장죽음과맞닿아있다고생각하는암환자의삶도,비록잿빛일때가많았을지언정항상그런것은아니었다.무엇보다저자는그간억압하고함부로대해왔던자신의‘몸’을다시발견하고신체적욕구를존중하기시작하면서‘아프지만건강한’상태를누리게되기도했다.또한무언가가‘되기위해’안간힘을쓰는이전의내가아니라‘되어가는’나를지켜보는과정은더욱‘나다운나’로성장하는여정이었다.암진단을전환점으로낡은나를떠나보내자,저자에게새로운자아가찾아온셈이다.
어느날동해로여행을간저자는바람이해안에휘몰아치는와중에도고요하게반짝이는바다를보면서생각한다.삶은거세지만고요하다고,우리는아프고강하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