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볼루션 - 그래서 우리는 멈추기로 했다

인볼루션 - 그래서 우리는 멈추기로 했다

$22.00
저자

공라오컬렉티브

저자:공라오컬렉티브GonglaoCollective
2022년중국대륙과해외거주활동가들이중국노동자들의현실을기록하고알리기위해결성한단체이다.이들은복잡한수치나이론보다심층인터뷰와온라인토론을중시하며,이를통해현장의구체적인실상을수집하고공유한다.중국정부의엄격한검열에도독립적인조사와기록활동을이어가고있다.
《인볼루션》은공라오컬렉티브의첫책으로,중국청년여덟명의목소리를담고있다.이책에서공라오컬렉티브는대학졸업자를비롯한고학력자들역시현대노동자계급의일부라는새로운관점을제시한다.이를통해궁극적으로는경쟁이아닌협력에기반한새로운세계를함께만들어가자고한다.

역자:홍명교
사회운동의대안을모색하는사회운동단체플랫폼C활동가.동아시아국제연대에관심을갖고각지의활동가들과다양한만남을가져왔으며,월간<동아시아사회운동>뉴스레터를통해동아시아사회운동소식을전하고있다.지은책으로《사라진나의중국친구에게》와《유령,세상을향해주먹을뻗다》가있고,《광장비판:민주주의에대해우리가말하지않는것》을함께썼다.옮긴책으로《탕핑주의자선언》《신장위구르디스토피아》《고양이행성의기록》《아이폰을위해죽다》(공저)등이있다.

목차

추천사
영어판서문:이것은세계적인징후이다
저자서문

1장.700통의비명:채권추심업체인턴

아정말,개똥같다!
이상한‘초과근무’정의
솔직히막막해요
나는좌파…노동자들과연결되고싶다

2장.희망이라는독배:소도시학원강사→제약회사인턴

왜일과수입은정비례가아닐까
동료?경쟁자!!!
소도시의명문대생
그래도야근눈치는안줘요
벌금제도에폭발한사람들
성희롱문제가생겼을때
발암물질만지는일터
오빠의고단한직장생활
공부만이유일한사다리
어긋난수요와공급법칙
6개월간캠퍼스에갇혔을때
과연선택지가많을까
취업률을조작하는학교

3장.무급의굴레:스트리밍플랫폼인턴
→지역방송국인턴→인터넷기업사원→신문사인턴

무급에종일‘복-붙’
인턴,인턴,인턴
일도하고,내생활도즐기고
통제할수있는건나의‘능력’뿐
남들처럼살아야할까
어떻게든남자를뽑으려는고용주들
빨리독립해나답게살고싶다

4장.인맥의감옥:자동차부품제조업체인턴→미취업상태

열정따위필요없는일
‘정규직’되기는왜이토록힘든가
외국에나가면괜찮을까
지금,탕핑중

5장.학위의배신:국영출판사인턴→사립대강사

어쩔수없는월급
적어도나를증오하게만들지는말자
일자리를가리는우리탓?
어디든들어가라고독촉하는교수
왜타인은적이되어야할까

6장.희망의덫:직업학교인턴→스타트업인턴→유치원강사→마사지사→소프트웨어엔지니어

나만의길을찾는중
프로그래머에서유치원교사,마사지사까지
사장님기분에좌우되는회사
졸업장≠취업보증서
명백한정부의잘못

7장.996의수렁:상장자동차회사구매직→외국계기업대리점구매직

입에풀칠이라도하려면…
채용한다면서요?
돈이냐,마음의여유냐
무엇으로든저항을시작해야할때
외국기업은낫지않을까?
정말이지,일하러가고싶지않다

8장.일회용배터리:테슬라인턴→국내자동차회사사원→미취업상태

학벌높이려고선택한대학원
공무원시험에매달리는친구들
워라밸은사치일까?
사회복지는맨뒷전에
정부의수수방관
끝없이배출되는‘일회용배터리’
바라건대,성취감주는일
래서‘탕핑’해요

편집후기
옮긴이후기:억압된분노는돌아온다

출판사 서평

대졸자도노동계급인가

《인볼루션》에는전공과경력이서로다른여덟명의중국청년이등장한다.금융학을전공한대학생은채권추심업체에서하루700통의전화를걸며실적압박과벌금에시달린다.소도시학원강사에서제약회사인턴으로옮긴청년은낮은임금과벌금제도,성희롱과유해물질에노출된일터를경험한다.언론인을꿈꾼청년은스트리밍플랫폼과지역방송국,인터넷기업,신문사를돌며무급인턴생활과성차별적채용을견딘다.자동차부품제조업체에서인턴으로일한청년은정규직전환에실패한뒤미취업상태로돌아가‘탕핑’을선택한다.

국영출판사인턴을거쳐사립대강사가된청년은대학원학위를갖고도낮은임금과불안정한고용에서벗어나지못한다.또다른청년은직업학교와스타트업인턴,유치원강사,마사지사를거쳐소프트웨어엔지니어가되기까지생계를따라직업을거듭바꾼다.상장자동차회사에서‘996근무제’(오전9시부터오후9시까지6일간근무하는형태)를견디다외국계기업대리점으로옮긴청년은돈과삶의여유사이에서갈등한다.대학원까지졸업한청년은테슬라인턴과국내자동차회사사원을거친뒤다시미취업자가되어,필요할때충전해쓰고수명이다하면버려지는청년노동자를‘일회용배터리’에빗댄다.

이들은전공도,학력도,거쳐온직장도서로다르지만,공통점을갖고있다.공부를하지않은것도,취업준비를게을리한것도아니라는점이다.이들은부모세대와사회가요구한경로를충실히밟았고,자격증과인턴경력을쌓았으며,때로는눈높이를낮추라는요구에도응했다.그러나그끝에마주한것은장시간노동과저임금,무급인턴십,실적을채우지못하면벌금을물리는직장,성차별과유해한노동환경,손쉬운해고와반복되는실업이었다.

고학력청년들이기대했던사무직중산층의문은갈수록좁아지고,이들은저임금·고강도·불안정노동으로밀려났다.문제는육체노동이나서비스노동의가치가낮다는데있지않다.학위가계층상승과안정된삶을보장한다는약속이깨지고,고학력화이트칼라역시해고와과로,저임금에서자유롭지않다는데있다.이책이‘대졸자도노동계급인가’라고묻는이유다.자신의노동력을팔아야만생존할수있고,해고와과로앞에서아무런통제권도갖지못한다면화이트칼라를노동자와노동운동의바깥에둘수있는가.《인볼루션》은쉽게결론을내리는대신이질문을독자앞에남겨둔다.

게을러서눕는것일까

청년실업담론에선흔히청년과일자리사이의‘불일치’를부각한다.기업이원하는능력을갖추고,유망산업을선택하며,눈높이를낮추면취업할수있다고진단한다.이런분석은결국실패의책임을청년개인에게돌리기쉽다.

《인볼루션》은질문의방향을바꾼다.청년이일자리에맞지않는것이아니라,청년에게제공되는일자리가인간다운삶에맞지않는것은아니냐고.대학진학자는급격히늘어났지만,안정적인일자리는그만큼생기지않았다.기업은혁신과성장을외치면서도청년에게장시간저임금노동과손쉬운해고를요구했다.교육은계속경쟁하라고가르쳤지만,경쟁을통과한뒤의삶은책임지지않았다.

물론탕핑은아직조직된사회운동이아니다.책속청년들이찾는출구도제각각이다.누군가는일을그만두고부모집으로돌아가고,누군가는공무원시험에매달리며,또다른누군가는외국계기업이나해외이주에서탈출구를찾는다.탕핑역시이들이선택한개인생존법가운데하나에가깝다.그러나“더열심히하지않은네탓”이라는사회의말을거부한다는점에서탕핑은분명히정치적이다.청년은게을러서눕는것이아니다.계속달려도삶이나아지지않는다는사실을알아버렸기때문에눕는다.

혐오말고‘연결’

노동사회학자일라이프리드먼은《인볼루션》을중국이라는한나라의보고서로만읽어서는안된다고강조한다.고학력청년이불안정노동과계층하락을경험하는현상은한국과대만,미국과유럽등세계곳곳에서반복되고있기때문이다.감당하기어려운집값,불안정한고용,결혼과출산의유예나포기,우울과미래에대한공포역시국경을넘는다.

인볼루션과탕핑은중국특유의기이한풍경이아니라세계자본주의가낳은공통의증상아닐까.따라서필요한것은어느나라청년이더불행한지를따지는경쟁이나이웃나라청년을향한혐오가아니다.비슷한조건에놓인청년노동자들이서로의고통을알아보고연결되는일이다.

어떤출판사도내려고하지않은
문제작!

공라오컬렉티브는중국대륙과대만·홍콩등여러지역에서활동하는노동운동가들이2022년만든단체다.중국정부의검열과통제에도,좀체드러나지않는중국노동자의현실을기록하고알리는데힘을쏟고있다.공라오컬렉티브의첫책인《인볼루션》은2024년말자비로출판됐다.중국어느출판사도내려고하지않았기때문이다.중국서점에서는판매도되지못했다.해외에서도제한된경로로만유통됐다.

공라오컬렉티브는노동자들이자신의고통과분노를직접말할자리를마련했고,그결과물이《인볼루션》이다.당사자들의목소리를가공하지않고생생하게전한다는점이이책의가장큰미덕이다.이책은거창한이론으로청년을대신해설명하거나미리준비된결론에청년들삶을끼워맞추지않는다.청년들이어떤일을했는지,얼마나일하고얼마를받았는지,어떤것을부당하다고여겼는지,왜일을그만두었는지,왜탕핑을선택했는지를끝까지듣는다.전문가가해답을대신제시하게하기보다,아직명료한언어로정리되지않은청년들의망설임과모순까지그대로남겨둔다.그불완전한목소리들이청년들이마주한노동현실을적나라하게드러낸다.

정말일어나야할쪽은
누구인가

이책은취업을준비하는청년만을위한책이아니다.자녀에게공부만잘하면안정된삶을살수있다고말해온부모세대,청년에게취업과성과를강요하는대학관계자,사람을비용과생산성으로만계산하는기업경영자,청년실업을개인의눈높이문제로치부해온정책담당자가먼저읽어야한다.

무엇보다한국독자에게이책은낯선중국청년들의이야기가아니다.한국청년들의현실도이들과크게다르지않기때문이다.그래서이책은묻는다.청년들이차례로드러눕는사회에서,정말일어나야할쪽은누구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