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어감을 사랑하게 된 사람들

늙어감을 사랑하게 된 사람들

$16.19
저자

김영옥

페미니스트활동가.<생애문화연구소옥희살롱>의상임대표로활동하고있다.문예학과문화이론분야에서박사를마친이후이화여대와연세대학교등여러대학에서강의를했으며,현재는숙명여자대학교에서여성학분야강의를맡고있다.문화예술텍스트생산과향유를여성주의관점에서비판·재구성하고실천하는일을꾸준히이어왔다.<이주여성인권포럼>에서지구지역시대아시아여성들의이주실천과시민권을연구하는일에서시작해,<인권연구소창>의연구활동가로다양한인권현장의의제들을젠더관점에서성찰하며변화하는시대의새로운인권논의지점들을고민해왔다.<생애문화연구소옥희살롱>에서노년과질병,아픈몸,돌봄등에대한여성주의담론과이론화를모색하고있다.새벽세시의몸들에게:질병,돌봄,노년에대한다른이야기(2020,공저),이미지페미니즘(2018),노년은아름다워??(2017),밀양을살다(2014,공저),우리모두조금낯선사람들:공존을위한다문화(2013,공저)등의저술을출간했다.

목차

프롤로그

1부다리놓는사람들
1장할머니들과함께‘리틀포레스트’를살다(두물머리농부김현숙)
2장독거노인의집에서우리의노년기를엿보다(서울성북구고령친화맞춤형주거관리서비스사업단김진구)
3장나는‘신’을돌보는요양보호사입니다(요양보호사이은주)
4장노년의이야기로짓는예술(이야기청프로젝트육끼)
5장씨앗을지키고,세대를잇다(환경운동연구가김신효정)

2부테두리를넓히는사람들
6장호기심가득한장애여성노인을꿈꾸다(장애여성공감공동대표조미경)
7장노년도청년도차별받지않는사회(인권운동사랑방활동가어쓰)
8장두려움이우리의미래를압도하지않도록(홈리스행동활동가이동현빈곤사회연대활동가김윤영)
9장트랜스젠더‘의’나이듦,또는트랜스젠더‘와’나이듦(한국퀴어아카이브퀴어락활동가루인)
10장늙은사람‘되기’에는준거집단이필요하다(생애구술사작가소설가최현숙)

에필로그

출판사 서평

《흰머리휘날리며,예순이후의페미니즘》《돌봄과인권》《새벽세시의몸들에게》
인권활동가페미니스트김영옥의노년성찰에세이

생애문화연구소옥희살롱공동대표김영옥의《늙어감을사랑하게된사람들》이출간되었다.
통계청이발표한‘2022고령자통계’에따르면,한국은2025년에인구의20%가고령자인초고령사회가된다.가구주연령이65세이상인고령자가구는전체가구의24.1%,그중3분의1은1인가구,즉독거노인이다.2019년기준한국66세이상노인의상대적빈곤율은43.2%로OECD15개주요국가운데가장높다.노년부양비(생산연령인구100명이부양하는고령인구)에대한부담너머,돌봄과개호를둘러싼개인의부담이극심한것은어제오늘의일이아니다.
초고령사회의진입을눈앞에두고있지만,‘노인’이란말은결코듣기좋은말이아니다.“노인이라는말에두껍게달라붙어있는부정적의미를알기때문이다”(15쪽).저서《흰머리휘날리며,예순이후의페미니즘》《돌봄과인권》《새벽세시의몸들에게》등을통해,인권과페미니즘의시각에서몸시간노년죽음을탐구해온저자는이책에서‘노인’‘늙음’‘나이듦’에드리워진두려움과혐오의정동을걷어내고,“늙어감의다른길을상상하고실제로구현하는…실험적이고급진적인모험”(235쪽)을해보자고제안한다.또자기다운삶과다른몸들의공존을강조하면서아픈몸,늙은몸,장애가있는몸등이스스로,또서로기대어살수있는사회를만들자고제안한다(264쪽).자기돌봄을포기하지않고‘나답게’,다른몸들과기대어‘함께’늙어가려면무엇이필요할까.

○○하며늙어가는사람의곁에,
○○하게늙어가는사람이되어

다리놓는사람들
테두리를넓히는사람들

이책은농부,주거복지서비스관리자,요양보호사,예술가,환경운동연구가,장애여성이자장애여성단체대표,인권운동과반빈곤운동의활동가,트랜스젠더이자퀴어아카이빙활동가,생애구술사작가등,저자가만난각계열한사람과나눈대화를바탕으로쓰였다.

1부‘다리놓는사람들’에는노년을만나우정을쌓고새로운일을시작한이들이소개된다.이주노동자운동을하다가두물머리의‘데레사농민’이된김현숙,2019년에시작돼노년청년의통합사례로주목받은서울성북구고령친화맞춤형주거관리서비스사업단의김진구,《나는신들의요양보호사입니다》의저자이자말기중증치매환자를포함한다양한형태의돌봄을해온이은주,‘노년의이야기’를소재로문화예술작업을이어나가는이야기청프로젝트의육끼,전국팔도씨앗지킴이할머니들과교류하며제철밥상을누리는환경운동연구가김신효정이다.
한독거할머니의집을대대적으로수리한김진구는모든작업이끝난뒤의자하나를현관에놓았다.의족을하는할머니가신을불편하게벗고신는것을‘봤기’때문이다.이은주는돌봄받는환자를위한매뉴얼이필요하다고생각한다.기저귀를가는일상적동작에도요양보호사와환자간의호흡이중요하기때문이다.육끼를만난저자는더많은‘노년의이야기집’이생기면좋겠다고생각한다.“세대간갈등이라는정치게임에에너지쏟지말고,…예술같은건저좋아서하는일아니냐며‘열정페이’로청년작가들을착취하지말고,그들이내장하고있는‘타인에대한호기심’과재기발랄한상상력을노년들과의협업에쏟게만들자”(106~107쪽).

2부‘테두리를넓히는사람들’에는한국사회의차별과혐오,사회경제적불평등과싸우고있는이들이나온다.이들을따라가보면노년이되어겪는차별혐오불평등은한국사회의그것과전혀무관하지않다.중증골형성부전증장애인이자장애여성공감의공동대표인조미경,인권운동사랑방활동가어쓰,홈리스행동활동가이동현과빈곤사회연대사무국장김윤영,트랜스젠더이자한국퀴어아카이브퀴어락활동가루인,노년생애구술을하면서작가의정체성을갖게된생애구술사작가이자소설가최현숙이소개된다.
‘최최최중증장애인’조미경은“매우의존적이면서동시에대단히자율적으로”(140쪽)살아왔다.그는나이가들수록심화하는장애를‘진화’라고표현한다.얻는게분명있다는것이다.트랜스젠더루인은재난이일어나더라도대피소에갈수없을거라상상한다.대피소는성별분리와혐오가예상되는,재난현장보다더‘위험한’공간이기때문이다.이동현과김윤영은홈리스상태를“노령기를훨씬더젊을때맞이한상태”(183쪽)라고말한다.경제적으로빠르게열악해진사람일수록노인성질환을빨리얻은이들이많다.최현숙은남의인생을계속듣고그걸해석하는과정이,결국“자기인생을계속떠올리고들여다보고해부하는”(238쪽)자기해명의과정이되었다고회고한다.

이책을열고닫는두개의질문

“할머니들은모두어디서오는거예요?”
“어떤할머니,할아버지가되고싶나요?”

이책시작엔공원에서만난곱슬머리소녀로부터“할머니들은모두어디에서오는거예요?”라는질문을받았다는임상심리학자메리파이퍼의일화가소개돼있다.소녀의이천진난만한질문은저자에게,어린이를포함한청년장년중년의‘보통’시민들이어디에서할머니,할아버지들을만나고교류할수있을까하는궁금증을남겼다.초고령사회에진입하면다섯중하나는노년인데,그때도노년을지하철안에서본것도같은,별인상적인장면이없다면기억에남지않는‘없는사람’으로여기게될까.
《늙어감을사랑하게된사람들》의글은대개“어떤할머니,할아버지가되고싶나요?”라는저자의질문과그에대한상대의답으로맺는다.두물머리농부김현숙은참견하는‘어른’할머니,주거관리서비스사업단김진구는아이들과노인들이왕래하는케어팜을운영하는할아버지,요양보호사이은주는어린이들의성장을돕는할머니,이야기청프로젝트의육끼는이야기하는할머니,환경운동연구가김신효정은무언가를살리는할머니,장애여성공감대표조미경은공동체를만드는할머니가되고싶다고답한다.모두발디디고있는바로그자리,지금하고있는일들,관계맺은노년들과연결되는답들이다.

심화하는장애를‘진화’라고표현한조미경의말에기대자면,‘늙어감’도‘진화’라할수있지않을까.매일‘진화’하는모두를위한급진적이고미래지향적인책.이책으로늙어감을사랑하게된사람들을더많이찾아내길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