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은 불러보았다 : 짱깨부터 똥남아까지, 근현대 한국인의 인종차별과 멸칭의 역사

한 번은 불러보았다 : 짱깨부터 똥남아까지, 근현대 한국인의 인종차별과 멸칭의 역사

$17.00
Description
“없는 것이 아니라, 보지 않는 것”
인권의 마지막 사각지대를 밝히는 ‘인종감수성’의 시도

과거의 일만도 아니고, 소수의 일탈만도 아닌
바로 지금, 우리 곁의 인종주의 문제를 마주하다
‘흑형’, ‘짱깨’, ‘튀기’, ‘똥남아’, 개슬람’… 이 ‘보통’의 말들을 실마리 삼아, 어느새 인종주의자가 되어버린 ‘선량한‘ 한국인의 모습을 비추는 책. 개화기부터 K의 시대까지 150년의 근현대사를 지나며 오래도록 축적된 혐오와 차별의 증거로서, 누구나 한 번은 불러보았을, 또 들어보았을 수많은 멸칭의 행간을 살핀다.

‘흑형’은 친근함의 표현일까?
어째서 백인 혼혈은 예능에, 동남아시아인 혼혈은 다큐에 나올까?
한국은 왜 ‘차이나타운이 없는 국가’로 불릴까?
‘K-콘텐츠’에 외국인의 리액션을 기대하는 심리는 무엇일까?

환대를 미덕으로 여기고 정이 많다고 자부하는 우리에게 실은 ‘인종주의자’의 모습이 있다고 밝히는 책. ‘소수자 정치론’을 연구해온 저자 정회옥(명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은 개화기, 일제강점기, 한국전쟁기, 경제성장기, 세계화 시대, K의 시대 등 근현대사의 주요 분기를 거치며 한국만의 ‘특별한’ 인종주의가 만들어져 왔음을 밝힌다. 저자에 따르면 우리나라에 인종주의는 없다. 그렇다면 ‘인종주의 청정국’이라는 말일까. 실상은 그 반대다. 우리나라는 차별금지법 등 인종주의에 대한 법적 정의, 행위별 처벌 규정 등이 존재하지 않고, 당연히 관련된 공식 통계도 없다. 가령 누군가를 인종을 근거로 차별해도 ‘인종차별’이 아닌 단순한 ‘모욕’으로 인정될 뿐이다.

‘인종차별 없는 대한민국’이라는 집단 최면을 깨뜨리기 위해, 저자는 그 뿌리 깊은 역사를 파헤친다. 《독립신문》 같은 근대 초기의 신문부터 박정희, 김영삼 등의 대통령 훈화 말씀 그리고 최근의 유튜브 국뽕 채널까지 다양한 문헌과 매체, 인터뷰와 통계를 분석해, ‘한국식 인종주의’의 형성 과정을 추적한 것. 이 땅에서 인종주의는 식민주의, 민족주의, 순혈주의, 반공주의, 발전주의, 우월주의 등 시대별 지배 담론과 얽히고설키며 끈질기게 생명을 연장해 왔다. ‘흑형’, ‘짱깨’, ‘튀기’, ‘똥남아’, ‘개슬람’ 등 우리 모두가 한 번은 불러보았을, 또 들어보았을 수많은 멸칭이 탄생한 배경이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200만여 명의 외국인이 산다. 사실상 외국인으로 취급되는 결혼 이주자, 다문화 가족의 자녀 등을 더하면 그 수는 훨씬 늘어날 것이다. 빠른 인구 감소, 노동자의 국제적 이동 등으로 우리는 그들과 더 자주, 더 깊이 만날 수밖에 없다. 오늘날 ‘다양성’은 거부할 수 없는 삶의 조건이고, 인종주의는 넘어야 할 벽이다. 벽을 넘으려면 우선 똑바로 마주 보아야 한다. 한국식 인종주의의 연원을 파헤친 이 책은 그 첫걸음이 될 것이다.

저자

정회옥

다양성이화두가된시대라지만,코로나19팬데믹사태를지나며수많은‘이유’와‘맥락’에서소수자가만들어지고낙인찍히는과정이되풀이되었다.이러한차별과혐오는왜뿌리뽑히지않는지의문을떨칠수없었고,소수자의정치참여를연구하며그것이오랜역사의산물임을깨닫게되었다.
사실나에게도차별과혐오의소사(小史)가있다.어린시절짓궂은친구들에게‘깜순이’,‘시커먼스’등의별명으로불렸던일이다.그럴때면부모님께나를왜이리까맣게낳았냐고대들기도했다.지금생각해보면,어렸을적의나와내친구들은우리사회의‘친백인성’과‘반흑인성’을그조그마한머리와마음에이미체화했던듯싶다.이책이누구나언젠가한번은불러보았을,아무생각없이내뱉었을그멸칭들의행간을깊이들여다볼기회가되길바란다.화석처럼굳어진차별과혐오의역사를깨뜨리기위해서는무엇보다그것을바로볼수있는용기가필요하다.

현재명지대학교정치외교학과교수로,‘혐오와차별의정치학’,‘소수자정치론’등을강의하며청년들과함께우리사회의인권,차별,통합문제를고민하고있다.관련한주제로《아시아인이라는이유》를비롯해다수의책과논문을썼다.

또한대통령직속국민통합위원회위원,경실련정치개혁위원회위원,한국정당학회이사,한국의회발전연구회연구편집위원등으로활동중이다.그외대통령직인수위원회자문위원,서울특별시자치구의회의원선거구획정위원회위원,KBS공약검증자문단,한국정치학회이사,경제·인문사회연구회연구기관평가위원등을역임했다.

목차

추천의글
K의시대에드리운‘K-인종주의’의그림자_박노자
바로지금여기의인종차별문제_홍성수
설명할수없는당신을위해_우춘희

들어가며_보이지않는것을보기

1부인종에갇힌역사

1장개화기:인종이라는신문물
인종주의의교과서가된신문│미국을찬양하라│흑인보다는낫지만,백인보다는모자란│서구라는보편문명│한국인이라서죄송합니다│인종개념의위계화와사회진화론│하나님의뜻을따라동포일본을본받자

2장일제강점기:열등감이빚어낸‘우리’민족
역사의심연│망국의학생들에게각인되는열등감│과학으로‘증명’된열등한피│민족개조와인종전쟁│민족주의의등장│황색식민지에가득한배제의논리

3장한국전쟁기:피만큼중요한반공과숭미
반공주의로날을세운공격성│하나의민족,하나의국가,하나의대통령│“뭉치면살고,흩어지면죽는다”│친미를넘어숭미로

4장경제성장기:경제력으로가른인종의귀천
우리‘만’잘살아보세│“민족중흥의역사적사명”│발전주의와가족주의의결합

5장세계화시대:무한경쟁과타자혐오
한민족의생존을도모하라│불안한삶이낳은타자혐오│군부독재시대와민주화시대의공통점

6장‘K’의시대:‘멋진’한국인의그림자
다시태어나도한국인│한국찬양과타국폄훼

2부멸칭의행간:피부색,민족,경제력,종교

1장노란피부하얀가면
백색신화│ColoursMakethMan?│우리안의오리엔탈리즘│그들도안다

2장‘흑형’:개인을집단으로뭉뚱그리는반흑인성
지배당한자의흑인혐오│‘흑형’에대한고찰│한국인의조건│수많은피부색

3장‘짱깨’:국가폭력의희생자가된화교
비슷해서더싫다│당신은몰랐던화교의역사│국가주도의차별│조선족이라는이유

4장‘튀기’:혼혈인배제로쌓은한민족신화
“밑바닥인생중에서도최고밑바닥”│아버지의나라를찾아서│환대의조건,금의환향│다문화없는다문화사회│‘튀기’부터‘순종’까지│피한방울법칙│거부감과우월감사이

5장‘똥남아’:이주노동자차별은죽음을낳는다
미국에서도,한국에서도아시아인혐오│우리도“돈벌러간다”│비닐하우스에서사람이죽는다│인종주의를조장하는언론매체

6장‘개슬람’:무슬림을향한자동화된혐오
이유없는혐오│혐오의회로판│난민인가무슬림인가

나가며_한국식인종주의그후
공론장에서대면하는인종주의│더알면더함께할수있다│차별금지법이필요한이유│새로운‘민족’의탄생을꿈꾸며


참고문헌

출판사 서평

숨겨진역사,배제된존재들

한국근현대사는대개온갖역경을헤쳐나온과정으로설명된다.‘허리띠를졸라매고달성한산업화’,‘피로써쟁취한민주화’등은그자체로우리의자랑스러운이력이다.하지만저자는이이력뒤에‘배제의논리’가숨어있다고설명한다.한민족이똘똘뭉치기위해서는강철을제련하듯‘불순물’을제거해야한다고생각했기때문이다.이러한태도는개화기에발행된《한성순보》《독립신문》등최초의근대적매체들에서부터찾아볼수있다.

[‘흑형’_개화기에수입된반흑인성]

“흑인들은…동양인보다도미련하고흰인종보다는매우천한지라.”1897년6월24일자《독립신문》사설은흑인을이렇게묘사했다(38쪽).반(反)흑인성이노골적인데,당대의엘리트인윤치호는미국사회의흑인차별을정당한일이라고까지주장했다(41쪽).여기에는하루빨리문명화해야한다는절박함,그러려면나태함이나미련함같은흑인성이발붙이지못하게해야한다는경계심이깔려있었다.
수천년간다른인종을접한경험자체가없던한국인이개화기들어몇년만에인종주의자가된것은,미국을근대화의선생으로여겼기때문이다(28~29쪽).미국이왜‘아름다운나라[美國]’인지설명하는1884년2월17일자《한성순보》사설은숭미주의적시각을잘보여준다(25~26쪽).‘미제’라는이유만으로,인종주의조차비판없이수용했던것.
이후근현대사내내미국의대중문화가대거유입되며반흑인성은인종의문제에서피부색의문제로확장되었다(127~128쪽).2019년에는수단출신의이주노동자가세탁업체에채용되었다가며칠만에해고당했다.해당업체의고객사인어느호텔에서피부색이어두운사람이세탁업무를맡는게싫다고항의했기때문이다(125쪽).
‘흑형’이라는,얼핏친절하게느껴지는호칭뒤에는이러한반흑인성이숨어있다.‘흑인은예체능에강하다’는편견에기반하는데다가,(‘황형’,‘백형’이없다는데서)유독흑인만을‘구분’짓는표현이기도하다.실제로국가인권위원회는흑형을‘모욕형혐오표현’으로규정한다(130쪽).흑형에스며든반흑인성의오랜역사를알게된후에도,이멸칭을농담처럼쓸수있을까.

[‘짱깨’_지배당하는자의열등감이촉발한중국인혐오]

“조선인은야만인종.”“허언함은조선인의민족성.”“무능한망국민.”일제강점기에한국인은‘야만인종론’,‘민족성론’,‘망국민론’을교육받으며,식민주의를내면화했다(50~54쪽).한국인의민족주의는이에대한‘저항심리’이자,(일본처럼)누군가를지배하고싶다는‘모방심리’로서탄생했는데(143쪽),그대상으로눈에띈것이중국인이었다.
계기는1931년만주에서한국인과중국인소작농들이충돌한‘완바오산사건’이었다.이것이‘중국인이한국인을핍박한다’는식으로와전되어전해지자,곧“갓난아이부터노인까지당시조선에살던많은중국인이무차별적으로살해당하는유례없는제노사이드(집단학살)가벌어졌다.”그결과200여명의중국인이목숨을잃었다(148~149쪽).
이후‘차이나타운이없는유일한나라’로불릴정도로,한국은법과제도를동원해체계적으로중국인을차별해왔다.특히1948년의‘외국인에대한출입규제와외환규제조치’,1950년의‘외국인의창고폐쇄령’등으로무역업에종사하는화교의경제력을뺏는데집중했다.1973년에는화교가운영하는중국음식점에중과세를적용하거나,쌀밥을팔지못하게하는등촘촘한규제를가하기도했다(150~153쪽).최근의조선족혐오또한그들이한국인의일자리를빼앗는다는논리를동원한다(154~155쪽).
그러한역사속에서탄생한멸칭이‘짱깨’로,이는‘국민음식’임을자부하는짜장면의별칭이기도하다.그런점에서우리와수천년간관계맺은이웃민족(중국인)이자,심지어동포(조선족)인데도차별하는이중성을잘반영한다.인종적으로차이가없고역사를공유하지만,민족적문화적차이와상충하는경제적이해관계때문에그들을혐오하는것.이는‘인종없는인종주의’라는한국식인종주의의또다른특징이다.

[‘튀기’_한국판피한방울법칙]

“우리핏속에잠복하여있는불순한혼혈을뽑아내자.”혼혈인은1949년2월12일자《경향신문》기사처럼매우박한취급을받았다.그들은전혀환영받지못할뿐더러,‘열등한유전자’라거나‘부도덕한문화의결과’라는등온갖비난에시달렸다(160~163쪽).
역사적으로한반도에혼혈인이아예없지는않았다.다만1950년대를전후로등장한혼혈인은(주로주한미군인)흑인이나백인을아버지로두었기에피부색이나외모에서확연히차이가났다.그리고이는‘피’에대한한국인의열등감을자극했다.일제강점기에일본은인종마다피의성분이다르고,이것으로진화정도를알수있다는‘인종계수연구’에천착했다(54~56쪽).비슷한시기에미국은‘피한방울법칙’이라하여,조상중에유색인종이단한명이라도있으면백인이아니라는법을명문화했다(178~180쪽).이를근거로한흑백분리는주한미군에도똑같이적용되었다.이를직접경험하거나,가까이서본한국인은자연스레‘피가섞이면안된다’는순혈주의를품게되었다.
게다가한국전쟁탓에한국인은반공주의,즉‘내부의적’을솎아내는일에숙련되었다.이는생존의문제였으니,실제로이승만정권은강박에가까운태도로혼혈인의해외입양을추진했고,이후에는전세기를동원해대거‘수출’하기까지했다(163~164쪽).
‘종이다른두동물사이에서난새끼’라는뜻의‘튀기’에는이처럼극단적배제의역사가녹아있다.해외로입양된혼혈인이잘살고있다는내용의기사들을보면,당시한국인은양심의가책을느꼈던듯싶다(165~167쪽).그런데도혼혈인혐오가오늘날다문화가족혐오,결혼이주자혐오등으로이어진다는점에서,피한방울의다름조차인정하지않는한국식인종주의의특징이엿보인다.

[‘똥남아’_경제력으로가른인종의귀천]

“우리는민족중흥의역사적사명을띠고이땅에태어났다.…국가건설에참여하고봉사하는국민정신을드높인다.”경제성장기인1968년반포된〈국민교육헌장〉의일부다.‘민족중흥’,‘국가건설’등의표현이암시하듯,당시발전주의는단한명도빠짐없이투입되어야할국시(國是)였다(89~91쪽).뒤이어세계화시대의막을연1993년의대통령취임사는“도약하지않으면낙오할것”이라며,경제성장을민족간경쟁의차원에서바라보았다.이로써타민족은무조건밟고올라설대상이되었다(96~98쪽).
그과정에서우리에게가장멸시당한존재가바로동남아시아인이다.한국에서그들은가난한나라출신이라는이유만으로하대당하고,또‘외노자(외국인노동자)’로불린다.이멸칭에는“가난하면문화적으로도미개하고,인지적으로도열등할것”이라고판단하는,즉경제력을혐오의근거로삼는한국식인종주의의특징이녹아있다.가령한국대학에서학생들을가르치는백인교수는외노자라하지않지만(186쪽),반대로인도인교수는어색해하는식이다(138쪽).2019년에는한국에서9년째유학중인미얀마인이동남아시아출신이라는이유만으로“불법체류자추방하라”라는막말을들어야했다(189~190쪽).
비슷한멸칭으로‘똥남아’가있다.가난한동남아시아인은더럽기까지하다는뜻으로,차별의정도가점점심해지고있음을알수있다.베트남현지에서유행하는한국어교재내용을보면“함부로때리면안돼요”등의표현이담겨있다.경제력으로인종의귀천을가르는한국식인종주의가사라지지않는한,비슷한내용의한국어교재가더욱많아질것이다(198~199쪽).

[‘개슬람’_이유없는혐오]

“모든테러분자는이슬람이다.”대구에서는2020년부터모스크건축을둘러싸고지역무슬림과주민간에갈등이벌어지고있는데,공사장근처에내걸린현수막속문구다.이처럼우리는“이슬람은곧사악하고폭력적인종교를,무슬림은곧테러리스트를자동적으로떠올리는연상작용”에익숙하다(208~210쪽).
사실무슬림은우리에게낯선존재다.경제적이든종교적이든,충돌이든협력이든역사상교류한일자체가많지않다.그런데도막연한혐오를품는데는“미국대중매체의영향을빼놓을수없다.”1994년작〈트루라이즈〉부터2016년작〈런던해즈폴른〉까지,저자는기독교의이분법적관점에서무슬림을테러리스트로묘사한수많은할리우드영화를살피며,우리의무슬림혐오가어디에서비롯되었는지추적한다(204~205쪽).
개화기에서구열강에서무비판적으로인종주의를받아들였듯이,오늘날우리는무슬림혐오를받아들이고있다.그맹목적혐오는정치적탄압을피해한국에온난민조차예외로두지않는다.2018년조국예멘의내전을피해500여명의난민이제주도를찾았다.곧수많은언론매체가“1인당138만원을가져간다”,“난민으로위장한테러리스트다”같은확인되지않은소식을보도하기시작했고,이는대중의‘이슬라모포비아’를한껏자극했다.물론이는이후대부분가짜뉴스로밝혀졌다(211쪽).
그러한혐오와차별을뿜어내는멸칭으로‘개슬람’이있다.일제강점기일본인은“조선인머리는개와다르지않다”라며한국인을멸시했다.그때당한차별과모욕을반세기가지나무슬림에게그대로퍼붓고있는것이다(53쪽).모르면알고자하는대신두려워하고혐오하는것.이것이가장최신의한국식인종주의다.

K의시대,그이후를그리다

바야흐로‘K’의시대다.〈오징어게임〉부터BTS까지,한국(Korea)에서만든것,또는한국인이국제무대에서활약하는일이많아지면서,마치라벨을붙이듯온갖것에‘K’를붙이고있기때문이다.‘madeinKorea’가경쟁력인시대가된셈이다(105~106쪽).
일제강점기이후지배당한수모를떨쳐내기위해한국인은경제성장에집착했다.이역사적사명을달성하기위해한국인은똘똘뭉쳐야했고,그과정에서다른생각,다른존재는철저히배제되었다.그렇다면경제규모세계10위에오른오늘날,과연우리는다양성을추구하고있는가.안타깝게도한국은오히려우월주의를강화하고있다.이때핵심은“다양한문화에관심을보이지않는것”으로,내것을자랑하기에바쁘다.유튜브를가득채운‘국뽕’콘텐츠가대표적인예다(107쪽).
한국식인종주의는피부색과민족,경제력과신앙등다양한차별기재를능숙하게,또섬세하게다룬다.지난150년의근현대사를지나며이는‘마음의습관’이라할정도로우리의의식깊은곳에자리잡았다(143~144쪽).저자는이를‘혐오의회로판’이라고설명하는데,어떤상황에서든그에‘알맞은’인종주의가자동적으로튀어나오기때문이다(66,209쪽).
이처럼뿌리깊은한국식인종주의의역사를뛰어넘기위해저자는‘시민적민족주의’를제시한다.혈통이나문화적유사성,경제력등을기준으로‘순수한’한국인을골라낸다면,과연몇명이나해당될까.그보다는같은공간에서함께살며역사와경험을공유하는일자체에초점을맞춰야하지않을까.즉“정말로우리는모두다사람”이라는지극히단순한명제에서인종주의논의는시작되어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