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동 주식 클럽 : 하이퍼리얼리즘 투자 픽션

구로동 주식 클럽 : 하이퍼리얼리즘 투자 픽션

$15.62
저자

박종석

구로연세봄정신건강의학과원장이자연세대학교세브란스병원정신과외래교수.연세대학교의과대학을졸업하고연세대학교세브란스병원레지던트를거쳐서울대학교병원펠로로일했다.2022년여성정신건강과가정폭력문제에대한기여로보건복지부장관표창을받았다.

믿기힘들겠지만주식중독을앓았던정신과의사다.서른중반에마이너스통장까지만들어가며주식에투자했고그결과전재산을모두날렸다...

목차

프롤로그

1장주식중독클리닉
2장최은비
3장부자곰
4장민지운
5장이영준
6장만남
7장마석도
8장회복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상처받은개미들이여,구주클럽으로오라!”
방황하는주식투자자를위한심리치유소설

2022년10월한조사에따르면주식중독으로상담을받은사람의수가5년새여섯배증가했다고한다.코로나19이후유동성이확대되면서모두가주식투자에뛰어들었다.코스피지수는3000을돌파했고‘빚투(빚내서투자)’,‘영끌(영혼까지끌어모아투자)’같은단어가유행했다.하지만유동성파티가끝나고경기침체가시작되면서‘10만전자’는‘5만전자’가되었고코스피지수는2300선도위태롭다는분석이나왔다.주식투자열풍이휩쓸고지나간자리,남은것은무엇일까?‘가즈아’를외치던동학개미들은지금어떻게살고있을까?

이책은마이너스통장까지만들어가며주식에투자해전재산을날리고주식중독을앓았던정신과의사가쓴하이퍼리얼리즘투자픽션이다.저자는실패를교훈삼아투자자의심리와멘털을철저히분석한결과과거의손실을회복하고꾸준히수익을기록하고있다.그리고자신처럼주식에상처받은사람들과아픔을공유하고싶어이책을썼다.부자가되고싶지만투자공부는하기싫은사람들,본전에대한집착으로손실을보면서도투자를계속하는사람들,주식중독에빠진가족,연인,친구때문에고통받은사람들에게힘이되는이야기를담았다.소설의형식을빌려건강하고지속가능한재테크습관을만드는방법을쉽고재미있게알려준다.

“선생님,오늘은제계좌에빨간불이뜰까요?”
인생역전을꿈꾸는다섯투자자의성장스토리

‘구로동주식클럽’이라는카카오톡오픈채팅방에는다섯멤버가있다.이채팅방에서는익명으로하루에한시간이야기를나눈다.구주클럽채팅방에는다섯가지규칙이있다.절대외부에채팅방의존재를알리지말것,서로의신상을알려고하지말것,오프라인에서는만나지말것등주로익명성을지키기위한규칙이지만한가지예외가있다.바로멤버에게정말심각한일이생기면발벗고나서서돕는것이다.

사실이채팅방의구성원들에게는모두주식에관련한사연이있다.주식에중독된남자친구와헤어지지못한다거나한때는여의도에서유명한증권맨이었지만현재는실적에쫓기며업무스트레스로우울증을앓고있다거나등이다.그중이제막정규직이된20대‘민지운’은코인,주식투자로부자가된친구들의이야기를듣고리딩방에가입했다대규모주가조작사건에휘말린다.이사실을알게된구주클럽회원들은민지운을구하기위해각자의정체를드러낸다.

“진단·수용·행동3단계로배우는유일무이주식특강!”
‘주식클리닉’운영정신과의사의하이퍼리얼리즘투자픽션

이책은주식중독클리닉의12주차치료과정에따라스토리가전개되어읽다보면자연스럽게진단,수용,행동의코스를독자스스로적용할수있다.또다섯등장인물이처한상황과주가조작사건을해결하기위해고군분투하는과정을현실감넘치게묘사해주식투자때문에마음고생을해본사람들이라면누구나공감할수있다.이를통해투자에서무엇을주의해야하는지,내가현재어떻게투자를하고있고무엇을잘못하고있는지그리고어떻게나를바꿔나갈지깨달을수있다.

이책은투자를자신의가장순수한욕망과마주하는일이라고이야기한다.무의식에숨어있던과거의실패,트라우마,열등감을비추는거울앞에당당히서서자신이어떤사람인지를인정할때성숙한투자를할수있다.투자에끌려다니는것이아닌투자의주인이되고싶은이세상모든개미들에게구로동주식클럽이안식처가되어줄것이다.

책속에서

현재준수는서울특별시구로동에서주식중독클리닉을운영하고있다.정신과를방문하는이들이으레그렇듯준수의주식중독클리닉에도행복한일로찾아오는사람은드물다.클리닉에온이들은대부분주식투자로큰경제적손실을본사람들이다.하나같이안색은흙빛이고죄인처럼고개를푹숙였다.준수는가족들의눈치를보면서쉽게말을떼지못하는것만봐도환자가대충얼마를잃었는지감을잡았다.
준수는‘삼프로TV’와KBS,YTN뉴스에서주식우울증,주식중독에관한인터뷰를하고난뒤로서울에서손꼽히게많이이분야를다루게되었다.2021년까지만해도주식관련환자는하루서너명수준이었으나2022년2월러시아가우크라이나를침공한뒤주식우울증을호소하며클리닉에찾아오는사람들이두배이상늘었다.2022년6월부터는하루에도열명이상이주식으로인한우울과불안장애로병원을찾아왔다.
주식때문에정신과에내원할정도면손실액이수천만원이상은기본이었고근태문제로직장에서해고당할위기에놓인환자도많았다.공금을횡령했거나가족명의의아파트나건물을날리고찾아온경우,파혼이나이혼혹은부모나형제와의절할정도로문제가심각한사례도있었다.(28~29쪽)

준수는B에게절대로추가대출을받아서는안된다는것,아니애초에초보자가‘빚투’를하면안된다는것을한참설명했다.리딩방,지라시를보고투자해서는안된다는것,재무제표를보지않고주식에투자하는것은도박이나다름없다고거듭타일렀다.주식중독과우울증에서벗어나려면우선잘못된투자습관부터바로잡아야함을수없이강조했다.
B의어머니는상담내내눈물을흘렸다.B도준수의말한마디한마디에고개를끄덕이며주먹을꼭쥐었다.한시간동안진심어린표정과예의바른자세로준수의말을경청하던그가말했다.
“선생님,오늘말씀너무감사합니다.진짜제가너무어리석었습니다.그런데저…질문하나해도되겠습니까?”
준수는인자하게웃으며답했다.
“얼마든지요.”
B가침을꿀꺽삼키고목소리를낮췄다.
“‘삼프로TV’에도나오고하시던데…어디서좋은정보들으신거없습니까?”(46~47쪽)

두번째상담을한날도은비는재혁의자취방에들렀다.눈이벌게져각종유료리딩방을들여다보던재혁의거북목을째려보며준수의말을떠올렸다.인간의해마체는자기가기억하고싶은기억만취사선택해서저장하려는성향이있다고.분노,불안,두려움같은감정은무의식적으로잊어버리고회피하고싶은방어기전이존재한다고.재혁의집에쌓인뜯어보지도않은대출독촉장,밀린공과금고지서를무기력하게바라보던은비에게재혁이말했다.
“야,최은비.나진짜마지막으로1000만원만더빌려줘.이번엔진짜확실해.지금까지손해본거다복구할수있어.”
도대체왜오빠는나한테자꾸돈이야기를할까?은비는네가지가설을생각해봤다.첫째,나를ATM으로생각한다.둘째,제2금융권대출한도까지이미다빌려쓴상태다.셋째,나한테빌리면무이자니까.그리고넷째는…생각하고싶지도않았다.울컥화가난은비가재혁에게쏘아붙였다.
“내이름으로대출까지받아놓고그말이나와?오빠가사람이야?우리부모님돈까지빌렸잖아!이제진짜없어!먹고죽으려고해도없어!”
“진짜확실하다니까.나좀믿어봐,마지막으로!우리다시돈복구해서결혼해야지.”
은비의눈에눈물이그렁그렁맺혔다.
“오빠우리그러지말고병원다시가보자,응?한번만다시가보자.”(67~68쪽)

마석도:제5항,멤버가정말심각한위기에빠졌을땐모두가나서서돕는다.
부자곰:오…
혜진공주:오…
박스터:오…나지금감동받았어.
러시앤머니:찐감동.마석도님반했어요.
부자곰:그러면앞선네조항을다뒤집는건데괜찮으시겠어요?
마석도:정말로심각할때만.
박스터:그럼그날이우리의첫정모가되겠네요.
러시앤머니:이중한사람이심각한위기에빠진날이우리의첫만남이라니.뭔가복잡하기도하고든든하기도하네요.
혜진공주:모입시다,그날은.누구보다빨리와서힘이되어줍시다.
부자곰:그럼다동의하신걸로알고이렇게결정하겠습니다.하나라도규칙을어기면구주클럽은자동해체되는겁니다!
박스터:철저히엄수하겠습니다!
러시앤머니:잘지키겠습니다!
마석도:땅땅.

신기하고이상하지만재밌고따듯한사람들이모인구주클럽.은비는평일저녁9시마다이들과대화를나눴다.그때만큼은재혁도회사도다잊을수있었다.하루에딱한시간,서로의일상을방해하지않을정도의대화였다.주말은왜안하냐고?주말엔주식장이쉬기때문이다.(86~87쪽)

부자곰은한상무의말이폭신한무지갯빛거품에쌓인독이라는것을뻔히알았다.그런데미사여구가덕지덕지붙은그말이어쩜이리도달콤하게들리는지스스로도이해할수없었다.
“그러면제가어떤역할을하길원하시는지….”
“우선제가설립할자회사장외주식을좀사시죠.많이는필요없고1억원정도면됩니다.”
1억원이누구집개이름인가?
“죄송하지만전그런돈이없습니다.펠로월급이뻔해서….그리고있다고해도1억원이나갑자기장외주식에투자하는건어려울것같습니다.저는삼성전자주식도사본적이없는사람이라서요.”(105쪽)

오늘은민지운씨의다섯번째상담일이다.지운은주식중독클리닉에서아주모범적인환자였다.단정한용모에예의바르고성실한성격의그는5주차까지상담에단한번도늦지않고진지하게임했다.준수가살짝미소를지으며물었다.
“상담시작한지이제한달이지났죠?좀어때요?”
지운은자신의손끝으로시선을내렸다.몇초간생각을고른뒤조심스럽게말을시작했다.
“선생님말씀대로제가어떤사람인지생각해봤어요.그동안왜그렇게초조하고조급했는지도요.빨리성공해서부모님도도와드리고남들에게인정도받고싶었나봐요.불안때문이었던거같아요.”
준수는속으로‘옳지,옳지’하고고개를끄덕였다.자기객관화에시동이걸리고있었다.
“다시돌아간다면또주식이나코인투자를할것같아요?”
“음,솔직히아직은잘모르겠어요.절대아니라고할정도로준비되진않은것같아요.자신이있는날도있고다시흔들리는날도있고그래요.하지만그럴때마다선생님말씀떠올리려고합니다.”
“단순히의지만으로되는일은아니에요.보상회로와도파민이만든욕망,쾌감의기억이또지운씨를흔들겁니다.복습이정말중요해요.”(120~121쪽)

상진은입이댓발은나온지운을보며피식웃었다.
“야,남들은뭘알고시작하는거같냐?별거없어.모르는건다들마찬가지야.이번에그…홍석이알지?”
“롤잘하는그분요?”
“어,그래.걔이번에2차전지관련주로3억원벌었다더라.”
“3억원이요?얼마로시작했는데요?”
지운의눈이휘둥그레졌다.
“5000만원.”
“에이,설마요.주식으로여섯배를어떻게먹어요?”
의심섞인지운의목소리에상진이답답하다는듯혀를끌끌찼다.테이블위에놓인김빠진맥주는30분째그대로였다.
“지운아,니가그래서안되는거야.발상을바꿔야해.우리같은애들은요,평생모아도집못사.씨발,존나억울하지않냐?금수저들은엄마아빠가집다물려주고분양권사주고대학졸업과동시에서울아파트받고시작해요.한푼두푼모아서게네들어떻게따라갈래?종잣돈을모은뒤에주식을하는게아니라주식으로종잣돈을모으는거야.한방에승부를봐야한다고.”(129~13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