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세리머니

오늘의 세리머니

$14.80
Description
사회에 혼란을 일으키고 싶은 공무원들과
요란하게, 평범하게 결혼하고 싶은 레즈비언 101쌍
지금 이곳, 오늘의 대한민국에서 펼치는 작은 승리를 위한 세리머니!
일하고 사랑하며 함께 살아가는 여성과 퀴어의 삶을 그려온 조우리 작가의 첫 장편소설 《오늘의 세리머니》가 위즈덤하우스에서 출간되었다. 작은 도시 하주시에서 일하는 벽장 레즈비언 공무원 ‘도선미’와 신규 레즈비언 공무원 ‘이가경’은 정부 시스템의 허점을 이용해 레즈비언 부부에게 혼인관계증명서를 발급한다. 어느새 혼인신고를 마친 레즈비언은 101쌍에 이르고, 알려진 관광지도 지역 특산품도 없는 하주시는 레즈비언들 사이에서 가장 핫한 지역으로 떠오른다.

저자

조우리

2011년단편소설「개다섯마리의밤」으로대산대학문학상을수상하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여성,퀴어,노동에대해관심을갖고쓴다.경장편소설『라스트러브』,소설집『내여자친구와여자친구들』,『팀플레이』를냈으며,공저로『이사랑은처음이라서』,『언니밖에없네』,『엄마에대하여』등이있다.

목차

도선미_9쪽
이가경_48쪽
도선미와이가경_90쪽
다시,도선미_139쪽
도선미와이가경,그리고101쌍의부부_175쪽
다시,도선미와이가경_209쪽
도선미,이가경,그리고당신_235쪽
작가의말_250쪽

출판사 서평

“50년을함께산두여자가지금당장부부로인정받기위해필요한게뭔지아세요?”
사회에혼란을일으키고싶은공무원들과
요란하게,평범하게결혼하고싶은레즈비언101쌍
《팀플레이》《이어달리기》조우리첫장편소설

일하고사랑하며함께살아가는여성과퀴어의삶을그려온조우리작가의첫장편소설이위즈덤하우스에서출간되었다.위즈덤하우스홈페이지에서출간전연재로미리공개된《오늘의세리머니》는“흡입력있는서사”,“두렵다가도,또용기가생긴다”는평과함께독자들의든든한애정과응원을받았다.
작은도시하주시에서일하는‘벽장(성적지향을타인에게알리지않음을뜻하는은어)’레즈비언공무원도선미는신규레즈비언공무원이가경으로부터가경의고모커플에게혼인관계증명서를발급하자는계획을제안받는다.몇번이고점검하고보고하는공무원업무특성상금방‘정정’이될것이라예상한선미는고민끝에제안을받아들이지만,계획과달리동성간혼인신고는아무문제없이법원에까지접수되고만다.
평생동안두려워했던일이이렇게쉽게이루어진다는사실에삐딱한마음이든선미는사회에정말로혼란을일으켜보고자가경의퀴어동아리선후배를중심으로레즈비언들의혼인신고를승인하기시작한다.알려진것하나없는도시하주시는어느새레즈비언들에게가장핫한지역으로떠오르고,혼인신고를마친레즈비언부부는101쌍에다다른다.

도무지완벽히공략할수없을것같은
일상이라는던전을헤매는친구와동료들에게

보수적인지역교회의힘이막강한곳에서어린시절을보낸선미는동성을사랑하는것을죄라고믿는공동체에서벗어나기위해고향에서먼하주시의공무원이된다.인맥이중요하고소문이빠른지방공무원사회역시다를바없다는것을깨닫고조용히버티는것을목표로하던선미에게기적처럼‘자만추’의기회가찾아오지만,성적지향을들킬까매순간전전긍긍하는탓에첫연애는순조롭지않다.
퀴어친구들이많은가경도초조하지않은것은아니다.벽장을열고나온이들은언제든다시벽장뒤로몸을숨길수있다.여성이자동시에퀴어로서살아간다는것은이중의소수자성위에쉴새없이흔들리며버텨야한다는것을의미한다.오래전“들켰다”“걸렸다”는말을남기고아이디를삭제해버린구름언니처럼.그렇게인사도없이사라지는인연들을떠나보낸가경은친구들과하루라도더함께있기위해,그들을붙들어놓기위해무리해서라도이벤트를벌이고,사람들을모은다.
《오늘의세리머니》에등장하는레즈비언커플101쌍은모두선미와가경처럼각각의사연을안고있다.가족이나친구에게도자신의성적지향을쉽게밝히지못하고,연인을가까운친구나언니,동생으로소개해야하는사람들.동성이라는이유로배우자가입원해도법적보호자가될수없으며사망하게되면사망신고는커녕장례식장에서쫓겨날수도있다.
그러나이들은무기력하게있지만은않는다.서로를거울처럼바라보고,마주한얼굴에서자신의과거와현재,미래를읽어낸다.“도무지완벽히공략할수없을것같은일상이라는던전을헤매”며사라지지않기위해,사라지도록두지않기위해용기와우정이라는무기를챙겨최종보스몬스터가기다리는비밀던전으로향한다.몇번이나쓰러지고절대이길수없을것처럼보여도“계속쏘다보면언젠가죽겠지(60쪽)”하는호기로운마음으로,신나게,너무비장하지않게싸움을이어나간다.

세상을바꾸기위해필요한건이미다준비되어있을지도모른다
다만우리가보지못하고있을뿐
지금이곳,오늘의대한민국에서펼치는작은승리를위한세리머니!

21세기대한민국은여전히동성간의혼인을인정하지않는다.혼인은어디까지나남녀의결합이기에당사자간결혼의사가합치하더라도,혼인적령이어도,근친혼이나중혼이아니어도동성혼은불수리된다.그러나세상은조금씩바뀌고있다.2022년가족관계등록전산시스템이바뀌며부부가동성일경우에도혼인신고접수가가능해졌다.비록이후절차에서불수리처리되지만,접수한기록은10년동안남는다.이렇게접수된동성간혼인신고는1년사이28건에이르렀다.
또한2023년2월,서울고등법원에서동성부부를국민건강보험법상피부양자로인정하는판결이내려졌다.법원이동성배우자의권리를인정한첫판결이자“두사람은각자의이름으로건강보험에가입해야한다(93쪽)”는《오늘의세리머니》속한문장이오류로뒤집힌역사적인순간이다.
“세상이바뀌기를기다리기보다세상을바꾸려(97쪽)”는공무원들과그저조금더행복해지고싶은레즈비언101쌍이펼치는작은승리를위한세리머니가내일이아닌지금이곳,오늘의대한민국을바꾸어놓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