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메일스

피메일스

$17.00
Description
모든 사람은 여자다, 그리고 모든 사람은 그 사실을 싫어한다
“징그러울만치 매력적인 ‘나쁜’ 책”_시각문화비평가 이연숙(리타)
더없이 과감하고 곤란할 만큼 날카로운 “슬픈 트랜스 여자애” 안드레아 롱 추 첫 단행본
트랜스젠더 연구 제2의 물결을 열었다고 평가받으며 트랜스 페미니즘 논쟁의 중심에 선 1992년생 트랜스젠더 작가이자 비평가 안드레아 롱 추와, 앤디 워홀을 저격하고 “남성을 없애버(《SCUM 선언문》)”려야 한다고 주장한 ‘남성혐오자’ 발레리 솔라나스가 50년의 시간을 건너 만났다. 급진적 여성주의자라 불리는, 그러나 스스로는 그 이름을 모욕으로 여긴 발레리 솔라나스는 1967년, ‘남자라는 성의 완전한 절멸’을 제안하는 《SCUM 선언문》을 자비 출판했다. “남자는 생물학적 사고”라는 선언으로 포문을 열고 “Y(남성) 유전자는 불완전한 X(여성) 유전자”, 즉 남성을 불완전한 여성으로 간주하는 이 격문은 “최악이자 가장 표독한 레즈비언-페미니스트 혐오 발언의 사례”로 꼽히며 “혐오로 가득한 제2물결 페미니즘과 레즈비언 페미니즘의 정점”이라 비난받았다.

《SCUM 선언문》의 전조로 읽히는 〈니 똥구멍이다Up Your Ass〉는 앤디 워홀이 극으로 만들어주길 간절히 바랐으나 끝내 실패한 솔라나스의 잊혀진 희곡이다. 솔라나스를 대변하는 듯한 남성혐오자 주인공 봉기 페레스는 몇 번이고 남성 종말을 소리 높여 간구하고, 남자에게 속아 넘어가 자랑스레 남성들의 생각을 앵무새처럼 따라 말하는, 여성의 진짜 적 ‘아빠의 딸’과 여자가 되고픈 욕망을 인정하며 감히 달라지고자 하는 똘똘하고 “재수없는” 드랙퀸 들은 “멍청한 금발”로서 “분노에 차, 너저분하게, 제멋에 산다.”

《피메일스》는 바로 이 조악하고 선정적이며 너무도 노골적으로 부적절해 보이는 솔라나스의 걸작 〈니 똥구멍이다〉를 재해석한다. 각 장의 제목으로 〈니 똥구멍이다〉의 대사를 붙인 이 책은 젠더 스터디 분야 필독서로 널리 읽히는 롱 추의 데뷔 에세이 〈여성을 좋아한다는 것에 관하여On Liking Women〉를 확장한 첫 단행본으로, 출간과 동시에 뜨거운 논쟁을 불러왔다. 병적이고 부정적인 실존 상태로서의 ‘여성성femaleness’을 옹호하며 트랜스 페미니즘 연구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킨 《피메일스》는 2019년 LGBT 문학계의 노벨문학상이라 불리는 람다문학상 트랜스젠더 논픽션 분야 최종 후보에 올랐다.

저자

안드레아롱추

미국브루클린에서활동하는1992년생트랜스젠더작가이자비평가.자신의성별재지정수술과젠더에관한글을쓴다.이책에함께실린『여성을좋아한다는것에관하여OnLikingWomen』는2018년《n+1》에발표한데뷔에세이로,트랜스젠더연구제2의물결을열었다고평가받았으며,젠더스터디분야의필독서로광범위하게읽히고있다.이에세이의논의를확장하여첫단행본《피메일스Females》를썼다.

발레리솔라나스의잊혀진희곡『니똥구멍이다UpYourAss』를재해석한《피메일스》는병적이고부정적인실존상태로서의‘여성성Femaleness’을옹호하며출간되자마자뜨거운논쟁을불러일으켰고,LGBT문학계의노벨문학상이라불리는‘람다문학상’의트랜스젠더논픽션분야최종후보에올랐다.

2022년,에세이『차이나브레인ChinaBrain』이‘베스트아메리칸에세이2022’에선정되며미국에서가장주목받는젊은연구자이자작가로자리잡았다.2023년발표된퓰리처상비평부문(Criticism)을수상하였다.

목차

서문
봉기.나는천생여자라전복적이야.
봉기.“그종의여자”라는표현은결국쓸데없는말.
러셀.더재밌는건,내가아주괴롭단거야.
봉기.틀렸어,난구경꾼이아니야.행동하는여성이지.
진저.그녀는음경선망이있어.정신분석가를만나봐야해.
봉기.안뇽,매력덩어리.
미스콜린스.생각해볼것도없이,그녀는내가만나본중에가장난하고천박한호모야.
러셀.너안못생겼어.적어도치마입고여자처럼보이면안그럴걸.
진저.남자들이똥잘먹는여자를훨씬더존경한다는걸누구나알지.
러셀.넌여자가뭔지몰라,넌괴물성을거새해버렸지.
미스콜린스.난현실을직시해.우리가남성이란게우리의현실이지.
봉기.왜여자들을영계라고하지?부리가달린건남자들인데.
봉기.와서이거가져가.
봉기.나는남자들만의파티를위한영화에출연해.하지만프로로서의원칙이있지―일류감독하고만일하거든.
앨빈.저한테만낭만적이었나보군요.
봉기.딱떨어지는변태.
아서.섹스가감돌아.섹스는너를자빠뜨려.잡아채서는쪽빨아먹지.
봉기.남자들은서로엉덩이에쑤셔넣게하고여자들은혼자있게둬.
진저.네영혼이틈속에서부드럽게흔들리게둬.
아서.난정말끔찍해.그렇지않아?

여성을좋아한다는것에관하여

해제:“쓰라린낙관주의”,혹은우리를실망시킬뿐인아무것도못될미달의존재들과함께앉아있는법을배우기|시각문화비평가이연숙(리타)
옮긴이의말
출처

출판사 서평

“징그러울만치매력적인‘나쁜’책”_시각문화비평가이연숙(리타)
더없이과감하고곤란할만큼날카로운
“슬픈트랜스여자애”안드레아롱추첫단행본

트랜스젠더연구제2의물결을열었다고평가받으며트랜스페미니즘논쟁의중심에선1992년생트랜스젠더작가이자비평가안드레아롱추와,앤디워홀을저격하고“남성을없애버(《SCUM선언문》)”려야한다고주장한‘남성혐오자’발레리솔라나스가50년의시간을건너만났다.
급진적여성주의자라불리는,그러나스스로는그이름을모욕으로여긴발레리솔라나스는1967년,‘남자라는성의완전한절멸’을제안하는《SCUM선언문》을자비출판했다.“남자는생물학적사고”라는선언으로포문을열고“Y(남성)유전자는불완전한X(여성)유전자”,즉남성을불완전한여성으로간주하는이격문은“최악이자가장표독한레즈비언-페미니스트혐오발언의사례”로꼽히며“혐오로가득한제2물결페미니즘과레즈비언페미니즘의정점”이라비난받았다.
《SCUM선언문》의전조로읽히는〈니똥구멍이다UpYourAss〉는앤디워홀이극으로만들어주길간절히바랐으나끝내실패한솔라나스의잊혀진희곡이다.솔라나스를대변하는듯한남성혐오자주인공봉기페레스는몇번이고남성종말을소리높여간구하고,남자에게속아넘어가자랑스레남성들의생각을앵무새처럼따라말하는,여성의진짜적‘아빠의딸’과여자가되고픈욕망을인정하며감히달라지고자하는똘똘하고“재수없는”드랙퀸들은“멍청한금발”로서“분노에차,너저분하게,제멋에산다.”

《피메일스》는바로이조악하고선정적이며너무도노골적으로부적절해보이는솔라나스의걸작<니똥구멍이다>를재해석한다.각장의제목으로<니똥구멍이다>의대사를붙인이책은젠더스터디분야필독서로널리읽히는롱추의데뷔에세이<여성을좋아한다는것에관하여OnLikingWomen>를확장한첫단행본으로,출간과동시에뜨거운논쟁을불러왔다.병적이고부정적인실존상태로서의‘여성성femaleness’을옹호하며트랜스페미니즘연구에새로운바람을일으킨《피메일스》는2019년LGBT문학계의노벨문학상이라불리는람다문학상트랜스젠더논픽션분야최종후보에올랐다.

모든사람은여자다,그리고모든사람은이를싫어한다
우리안의지울수없는여성성을받아들일수있을까?

전부다여자다.(…)나는여자다.그리고당신,친애하는독자여,그대도독자다.당신이여성이아니라해도,아니라면더더욱.환영한다.유감이다._서문에서

《피메일스》의서문은안드레아롱추가계승하고자했고오랫동안사로잡혀있었던단한사람,발레리솔라나스의말하기방식을빌려쓰였다.주요한페미니즘텍스트로읽히는솔라나스의《SCUM선언문》은모든남성을불완전한상태의여성으로바라보고남성의절멸을제안한다.용감하고공격적인남성과유약하고의존적인여성이라는전통적인남녀특성구분을남성의거대한사기극이라주장하며,자신의수동성을증오한나머지여성에게그수동성을투사해온남성들을학살함으로써페미니즘혁명을일으키고자한다.

롱추는《SCUM선언문》의모순을지적하며남성뿐아니라모든사람이여성이라고,존재한다는것은곧여자female라는주장으로나아간다.여자란생물학적성별이아닌보편적인실존조건으로서“타인의욕망에자리를내어주기위해자아가희생되는모든심리적작용”이다.여기에서언뜻말장난으로보이기도하는롱추가반복하는논지,“모든사람은여자고모든사람이이를싫어한다”가출발한다.
솔라나스의주장은그간페미니스트들에게가해진유서깊은비난,“페미니즘은여성혐오에반대하는바로그만큼여성혐오를표출한다”와상통한다.역사적으로남성이여성을비난해온구실―허영,굴종,성적수동성―을그대로가져다남성절멸의근거로삼기때문이다.롱추는솔라나스가남성을혐오하는만큼이나,혹은그이상으로대부분의여성을혐오한다는사실을지적한다.특히솔라나스가‘아빠의딸’이라부른존재들,남성에게속아전통적인여성성을제것으로삼고스스로남성의억압체제에속하기로한여성들은<니똥구멍이다>에서‘똥잘먹는여자’로그려지기까지한다.결국《SCUM선언문》은남성절멸이상으로,모든인간을전통적인여성성으로부터해방시키는것을목표로삼는다는것이다.어쩌면솔라나스를제외한모든인류,바깥의욕망을내재화한모든이를‘여자’라말하면서.

“혼란스러운가.괜찮다.발레리도그랬다”고롱추는쓴다.이알듯말듯하고혼란스러운‘공들인농담’을《피메일스》는충실하게계승한다.래디컬페미니즘은물론퀴어페미니즘진영에서도환영받지못할도발적인롱추의주장은“얼핏‘말장난’에심취해‘피아식별’에실패하는것으로보인다.”트랜스혐오를옹호하는것같은한편트랜스배제적페미니스트의주장을가볍게비꼬아버리기도한다.그러나“과장하고,비약하고,단언하고,거부하고,비꼬고,농담하는《피메일스》의수사학적궤변또는‘우스갯소리’”는스스로의양가감정을끝까지좇는솔라나스의정신을유산으로삼아트랜스젠더와시스젠더를분리하는것이아니라오히려욕망하는존재의보편적인조건으로서여성성을받아들이고자한다.롱추의이러한시도는우리를여자로만들어버리는욕망의본질을탐구하고젠더가사회적으로구성된것이라는기존의불완전한젠더이론을완성시킨다.정체성―주체적으로자신을어떻게정체화하는지―은중요하지않다.젠더란다른사람들이우리에게부여하는것이다.“내남자친구가이드레스를입길원해”서가아니라“내가내남자친구의바람대로이드레스를입고싶어”(2019년《보그》인터뷰)서라는미묘한구별.바깥에서나를침투함으로써생겨난욕망이지만나자신을완전히배제하는것만은아닌,우리자신도이해하지못하는이불편한욕망을받아들이고자할때우리가우리자신과서로를좀더투명하게들여다볼수있을것이다.

책속에서

전부다여자다.
최악의책들은모두여자가쓴다.지난3백년,모든위대한예술적깡패짓은단독범이든다른여자들과함께든여자가저질렀다._「서문」7쪽

혼란스러운가.괜찮다.발레리도그랬다,고생각한다.자신이무슨말을하는지몰라서가아니라스스로의양가성에너무도매달렸기때문이다.그녀는무성적임을주장하는성노동자,남성과자는레즈비언,유머감각없는풍자작가,수시로자신이혐오하는남자처럼행동하는남성혐오자였다._「봉기.나는천생여자라전복적이야.」17쪽

페미니스트들은더는여성이기를원치않았다.적어도기존사회에서그말이뜻하는바대로는.보다정확히말하자면,젠더의전적인철폐를주창하든여자임에얽매이지않는새로운여성womanhood범주를제안하든페미니스트들은더는여자이기를원치않았다.온전한인간존재로상상되는여성을지지한다는것은언제나여자에반대한다는것이다.이런의미에서페미니즘은여성혐오에반대하는바로그만큼여성혐오를표출한다.
아니면그냥내가내감정을투사하는거거나._「봉기.“그종의여자”라는표현은결국쓸데없는말.」24쪽

발레리는오래전에이미그욕망으로나를사로잡았다.요즘그녀는줄담배를피워대는초자아마냥내머릿속에살고있다.거들먹거리고요구가많고비위를맞춰줄도리가없지만,그녀스스로는늘재미를보고있다.처음에는이책을발레리를따라선언문의―짧고날카로운알듯말듯하고선을넘는―문체로쓸까생각했다.우리에겐공통점이있는듯하다.옹호하기어려운주장을,양가감정을끝까지쫓아가보기를,말해야할때소리지르고소리질러야할때웃기를좋아한다는점._「봉기.틀렸어,난구경꾼이아니야.행동하는여성이지.」33~34쪽

고저스는전통적인미의기준때문에여성으로인정받기위해이런기술들을사용할수밖에없는것이아니다.그역시분명맞는말이긴하지만,그녀의복종자체가여자스러운female일이라는사실이핵심이다.어떤방향으로건성전환은모두다른누군가의판타지를위한캔버스가되는과정이다.멋져보일for상대없이멋질수는없다._「봉기.안뇽,매력덩어리.」47쪽

내가여성일지도모른다는생각이들기까지는몇년이더걸렸다.당시에그런생각이떠올랐다면벌레쫓듯내쳤을것이다.남성이라는게싫었지만페미니즘은원래그런기분이드는거라고생각했다.남성이라는것은내가남성이라는데대한벌이었다.그이상은욕심이었다._「미스콜린스.난현실을직시해.우리가남성이란게우리의현실이지.」78~79쪽

빨간약을먹은남초의이주민,흑인,퀴어에대한앙심은젠더디스포리아가사디즘적으로표출된것일수있다.이렇게읽으면그는여자가되고픈욕망에사로잡혀이를억누르려몸부림치는되다만abotrive남성,알파의몸에갇힌베타다.자신의남성성manhood을높이려는그의욕망은근본적인것이아니라이차적인방어기제다._「봉기.왜여자들을영계라고하지?부리가달린건남자들인데.」83쪽

5년후발레리는또한번앤디를쏘았다.이번에는죽었다.빠르게,꾸물대지않고.전에는남자들boys밖에없었다.이제근처를한참돌아보아도남자는없고,여자하나agirl만있었다._「아서.난정말끔찍해.그렇지않아?」141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