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밑의 세계사 : 페르시아전쟁부터 프랑스혁명까지, 역사를 움직인 위대한 지리의 순간들

발밑의 세계사 : 페르시아전쟁부터 프랑스혁명까지, 역사를 움직인 위대한 지리의 순간들

$23.00
Description
“지리를 보지 않으면, 역사의 절반을 보지 않는 것!”

지리가 없다면
서양도, 동양도, 수많은 전쟁과 혁명도 없다.
인간보다 더 인간에게 영향을 미친
2000년 ‘지리사’를 한 권에 담다.
역사는 ‘사람의 이야기(he-story)’로만 정의할 수 없다. 물론 위대한 정복자와 탐험가, 천재들의 활약으로, 또 그들이 세운 나라와 제국, 문명의 흥망성쇠로 역사는 약동한다. 하지만 우리 발밑에 이 모든 이야기의 밑그림이 존재한다. 즉 지난 수천 년간 계속된 인간 활동은 지리가 만든 홈과 틈을 따라 흘러왔다. 그러니 ‘지리사’를 알면 서양사, 동양사, 문명사 등 수많은 역사의 지류를 단번에 꿰뚫을 수 있다. 한마디로 “지리는 역사의 상수다.”
역사지리학자 이동민은 이 책에서 지난 2000년간의 역사를 수놓은 질문들에 지리로 답한다. 페르시아전쟁부터 나폴레옹전쟁까지 12번의 핵심 전쟁은 ‘왜’ 벌어졌을까. 유럽부터 동아시아까지 인류의 7대 활동 무대는 ‘언제’ 등장했을까. 라틴족부터 몽골족까지 이름난 민족들은 ‘어떻게’ 세력을 확장했을까. 이러한 질문들의 실마리는 모두 지리에서, 즉 산맥과 바다, 태양흑점과 기후변화, 심지어 자연재해에서 찾을 수 있다. 특히 지표상의 여러 현상과 단위를 아우르는 ‘다중스케일적 접근(multiscalar approach)’으로 얼핏 분절되어 있는 사건들의 연결 고리를 포착해 역사 해석의 깊이를 더한다.
책은 바로 이 ‘지리적 문해력’으로 가득하다. 세계사의 결정적 분기들을 교과서처럼 충실히 따라가면서도, 낯익은 인물과 사건의 틈바구니에서 새로운 맥을 짚어낸다. 이는 여전히 지리에 둘러싸여 사는 우리에게 현재를 이해하고 미래를 상상할 출발점이 되어줄 것이다. 역사라는 거대한 수레바퀴를 돌리는 축으로서, 지리의 영향력은 축소되지 않았다.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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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동민

대구교육대학교를졸업했고,서울대학교대학원지리교육과에서교육학박사학위를취득했다.현재진주교육대학교사회과교육과교수이자,SSCI에등재된국제적인학술지《JournalofGeography》의편집위원이다.

지리학의시각으로지구사,문명사,전쟁사를해석하는일에몰두하고있다.주요저서로는《초한전쟁》(2022경기도우수출판물제작지원선정),《기후로다시읽는세계사》가있고,역서로는《지리의모든것》(2016세종도서교양부문선정),《사카모토료마와메이지유신》(공역),《세계화와로컬리티의경제와사회》가있다.

목차

프롤로그│지리가허락한역사

1부탄생,충돌,분열하는공간:동서문명의기틀을다진전쟁들

1장서구문명의근거지,지중해세계의탄생:페르시아전쟁
오리엔트세계의지배자,페르시아│지중해세계의흙과물│두세계의충돌│제1차페르시아전쟁이시작되다│지형을활용해승리한마라톤전투│진정한그리스의탄생│지정학적필연,제2차페르시아전쟁│기후까지활용한아르테미시온해전│300용사,협로를지키고우회로에당하다│바다위에나무방벽을세운살라미스해전│서구문명의영역성과정체성

2장중국통일과동아시아문명의개화:초한전쟁
관중의진나라,양쯔강의초나라│시대의풍운아,항우와유방│고대중국의지정학적중심지,관중│관중왕의명분을얻고몸을낮춘유방│스스로변방을택한갓쓴원숭이,항우│길을파악하고인재를모으다│승리를돕고패배를만회케하는공간의힘│유방의특급작전과항우의최후│동아시아문명의영역성과정체성

3장유럽문명의바탕이된로마의굴기:포에니전쟁과갈리아전쟁
켈트족과카르타고가양분한땅과바다│땅과바다를잇는반도국,로마│바다대신땅을선택한카르타고의근시안│코끼리는왜알프스산맥을넘었을까│지정학적안목으로지중해의패자가된로마│대륙에그어지는전선│통일된땅,통일된힘│유럽의영역성과정체성

4장기후변화와분열하는유럽:훈족의서진과서로마제국의멸망
동아시아를덮친기후변화│흉노족의서진과훈족의탄생비화│제국의적은기후변화와자연재해?│분할통치라는묘책,또는미봉책│로마영토안으로들어온최초의게르만족│동서로쪼개진로마│신의채찍,신의재앙,신의심판자│서로마제국의멸망과분열하는유럽

2부교차하는길:이슬람문명과실크로드

5장실크로드가바꾼중앙아시아의색:불교에서이슬람으로
불교의땅,고대중앙아시아│기후변화에힘입어중국을통일한당나라│지정학적으로유일한선택지,서진│‘상인의종교’이슬람의탄생│종교적열심으로나선호랑이사냥│당나라와이슬람제국,실크로드에서충돌하다│들불처럼번져가는반당정서│탈라스전투와이슬람세계로편입되는중앙아시아│당나라의자멸│이슬람문명의영역성과정체성

6장길을둘러싼두신성함의대립:십자군전쟁의다중스케일적접근
봉건혁명과쇠퇴하는가톨릭교회:서유럽스케일│부활을꿈꾸는상처입은독수리:동로마제국스케일│강대한제국이면의분열상:이슬람세력스케일│튀르크족이빼앗은그리스도교세계의중심:예루살렘스케일│성지순롓길이자무역로이며군용로가된십자군의길│적의시체를먹는악전고투끝에성지를탈환하다│이슬람세계라는바다위작은섬,십자군국가│단결하는이슬람세계와계속되는십자군전쟁│완벽히그리스도교세계가된서유럽│튀르크족이차지한이슬람세계의중심지

7장팍스몽골리카와실크로드의부흥:기후와인구로보는몽골제국팽창사
기후변화가기름부은몽골족의분열│‘전세계의군주’칭기즈칸의탄생│가뭄이그치고비가내리니말이살찐다│동쪽끝에서서쪽끝까지,거침없는몽골제국의팽창│유목과농경의영역을아우르는세계제국│몽골제국의분화와원나라건국│세계를잇는하나의길│몽골제국은있어도몽골문명은없다│팍스몽골리카가새로그린세계지도

8장무너진동방의방파제:오스만제국의굴기와동로마제국의멸망
동서에서몰아치는쓰나미│오스만제국의부흥,아나톨리아반도를넘어발칸반도로│티무르제국덕분에기사회생한동로마제국│콘스탄티노플에감도는전운│참수요새와오르반의거포│지리적으로완벽한천혜의요새와삼중성벽│동로마제국의장렬한최후│흑해를향해치달리다│잔해속에서움트는근대의싹

9장실크로드의부활:티무르제국의흥망성쇠와빛나는유산
팍스몽골리카의황혼기│트란스옥시아나를통일한티무르│확장,또확장하는제국│명나라를눈앞에두고멈추다│실크로드를따라꽃핀이슬람르네상스│전세계로퍼져나간티무르제국의유산│인도반도에서깃발을올린무굴제국│화약과종교의힘으로인도반도를통일하다│중앙아시아의영역성과정체성

3부민족의이름으로그어지는선:근대민족국가의탄생

10장한중일지정학의탄생:임진왜란의다중스케일적접근
신항로개척으로세계와연결되는동아시아│해금정책이키운밀수천하:명나라스케일│남쪽의왜대신북쪽의오랑캐에집중하다:조선스케일│전국통일로우뚝선동아시아의신흥강국:일본스케일│도요토미의확고한야심,무사들의불안한충심│왜구가아닌왜군을맞닥뜨리게된조선│동아시아국제질서수호를위해참전한명나라│임진왜란과기후변화가앞당긴멸망:명나라스케일│전란의상처에서솟아난근대민족국가의씨앗:조선스케일│에도막부의등장과중앙집권화:일본스케일

11장신의땅에서국가의땅으로:삼십년전쟁과베스트팔렌조약
서유럽의흔들리는종교질서│정치적경제적이해관계로점철된종교개혁│종교전쟁의불씨를품은분열된땅,독일왕국│집시의땅에서삼십년전쟁이시작되다│종교가중요하지않은종교전쟁│독일왕국을구원한북방의사자│개신교도의마지막희망이된가톨릭국가│누구도승리하지못한싸움과베스트팔렌조약│국민,영토,주권개념의탄생

12장민주주의와민족주의의지정학:프랑스혁명과나폴레옹전쟁
프랑스왕국의기세를꺾은칠년전쟁│절대왕정을뿌리부터흔드는계몽주의와자유주의│북아메리카에서울려퍼지는자유의외침│〈미국독립선언문〉의정신│프랑스왕국의지원과미국의승리│인류역사상최초의민주공화국│감옥문을열어젖히며시작된프랑스혁명│내우외환의위기에흔들리는혁명정부│혁명정신을배신한황제나폴레옹│혁명정신을유럽곳곳에전파한나폴레옹전쟁│근대민족국가의탄생

에필로그│신냉전의역사지리학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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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역사의배경에서역사의주체로!”
지리를품은역사,역사가된지리
지리라하면높디높은산맥이나마르지않는바다처럼거대한자연물을떠올릴것이다.이것들은움직이지못한다.하지만바로그렇기때문에역사를움직인다.최근의예가러우전쟁이다.우크라이나는거칠것하나없는거대한평야지대이자흑해를품은교통의요지다.유럽과러시아라는두경쟁세력이맞붙는다면,그곳은지리적으로우크라이나일수밖에없다.그런즉“러우전쟁은지리가빚어낸전쟁”이다(6쪽,399~400쪽).
놀랍게도비슷한일이유사이래반복되어왔다.수많은세력이지리덕분에굴기하고,지리탓에멸망했다.그결과세계는연결되고,또분열되었다.한마디로“지리는역사내내인류의삶을지배해왔다.”공중의기후뿐아니라땅위의지형지물,땅밑의자원등지리가제공하는여러렌즈로역사를바라본다면,더욱깊숙한이야기와만나게된다.

[모든전쟁은지리전쟁이다:산맥과바다그리고공간]
우리가종종잊는사실이지만,‘서양’,‘동양’같은공간은만들어진것이다.기원전492년시작된페르시아전쟁은그중서양의탄생에크게이바지했다.서아시아일대를지배한페르시아가하필서쪽으로진출한이유는무엇일까.당시페르시아남쪽의아라비아반도와아프리카는사막뿐이었고,북쪽의흑해와카스피해는기름진초원에꼬인유목민족들로가득했다.동쪽은거대한힌두쿠시산맥때문에세상의끝으로여겨졌다.이러한지리적조건이페르시아의진출방향을결정지었다.이외부의적을맞아독자적인세력들로쪼개져있던그리스가단일한‘영역성’과‘정체성’을형성했다(24~34쪽).이것이서양문명의뿌리가되었으니,이는훗날로마로계승되어지중해와유럽전역에이식되었다.
한편동양의탄생은기원전206년의초한전쟁에서그기원을찾을수있다.진나라다음으로천하를통일한항우는자신의거처를황해에면한서초에두었다.변방인이곳은사통팔달의요지이자농업생산성이높은천하의중심중원과700킬로미터이상떨어져있었다.반면에항우의수하였던유방은서초의정반대편서쪽끝에있는한에자리잡았다.산맥으로둘러싸인한또한변방으로보였으나,잔도(棧道)를따라중원으로나아갈수있었다(62~73쪽).이로써중원을선점한유방이항우를꺾고한나라를세우며진정한천하의주인이되었다.한나라는한자와한족의기원이되었고,유교와도교를발전시켰으며,무려현대중국까지이어지는군현제와관료제체제를완성했다.결국서초와관중의지리적차이가“중국과동아시아의형성으로이어”진셈이다(81~82쪽).

[제국의흥망을결정하다:기후와길]
로마제국의역사는곧기후와길의역사였다.유물,또는빙하속에녹아든탄소의양을조사하면,기원전2세기부터400여년간유럽의기후가농사에매우적합했음이드러난다.이는로마제국의최전성기와정확히일치하니,높아진농업생산성에힘입어부국강병의문을열었을것이다.이경제력과군사력이‘로마가도’를따라지중해세계곳곳에투사되며천년제국의등장을알렸다.이러한관점은로마제국굴기의원인을뛰어난정치체제에서찾는기존역사해석의빈틈을메운다(116~118쪽).
비슷한상황이13세기에도반복되었다.당시태양활동의약화로몽골고원에는역사상가장많은비가내렸다.그덕분에풀이가득자라자몽골족은말을잔뜩길러힘을키웠다.이것이칭기즈칸을중심으로한몽골족통일과몽골제국건국의배경이다(192~199쪽).곧금나라를제압한몽골제국은서쪽의중앙아시아로말을몰았다.지도를펼쳐중앙아시아주변을살펴보면,동쪽에는바다가,북쪽에는시베리아가,남쪽에는사막이펼쳐져있다.이런이유로고대부터중앙아시아는동서를잇는거의유일한육상교통로였는데,그중심에실크로드가있었다(135~137쪽).몽골제국은이실크로드를따라유례없는속도로중앙아시아와서아시아,흑해까지뻗어나갔다(199~203쪽,209~214쪽).

[근대국민국가가탄생하다:인간이그은경계]
공간과길위에서역사를써내려간여러세력은각자의이익을놓고충돌을반복했다.그러면서산맥과바다,강과숲같은자연적인경계에서벗어나,인공적인경계를긋는일이잦아졌다.이는수많은피와함께,근대국민국가(민족국가)의씨를뿌렸다.
시작은유럽이었다.3세기이후로마가쇠락하며수많이세력이궐기하자유럽은갈등과충돌로들끓었다(128~131쪽).이들을그나마유럽문명의이름아래묶어준것이기독교였는데,교권또한세속의경제적정치적이익앞에힘을잃기일쑤였다.결국이모든갈등이종교를명분삼아폭발,1618년삼십년전쟁이시작되었다(310~314쪽,320~323쪽).이후30년간계속된전쟁에질린유럽인들은각자의영역에서종교와정치체제를자유롭게정하자는베스트팔렌조약에합의했고,서로간에새로운경계를그었다.오늘날의국경선으로이어지는이경계안에서주권과국민(민족)개념이뿌리내렸다(329~336쪽).
일련의과정을거치며싹을틔운근대국민국가에1789년의프랑스혁명은확실한자양분을제공했다.이를계기로유럽이왕의공간(절대주의)에서국민의공간(자유주의,민주주의)으로바뀌었기때문이다(354~358쪽,369~371쪽).이로써공간은부와권력뿐아니라이념과주의의치열한각축장이되었으니,이를“사상의지정학”이라한다(337~338쪽).

“지리의신은누구에게미소지을것인가”
역사의안개를환히밝힐다중스케일적접근
이처럼2000년역사의어느페이지를들춰봐도그행간에는지리가놓여있다.특히시간이갈수록인간활동과지리의접점은넓어지고깊어지며복잡해졌다.이에맞춰지리적문해력의수준도높아져야하기에,최근지리학에서는다중스케일적접근이주목받고있다.공간과길,경계등지리와관련된다양한요소를한번에파악함으로써,특정사건과현상이면의맥락을꿰뚫기때문이다(109쪽,162쪽).
가령1592년의임진왜란을다중스케일적접근으로살펴보면,일본의공격과조선의방어라는영토전쟁이상의의미를찾을수있다.우선공간스케일의관점에서보자면,해양세력(일본)은고립을피하고새로운활로를모색하기위해대륙으로향할수밖에없다.반면에대륙세력(명나라)은기존질서에새로운축이더해지는걸원치않는다.이때반도세력(조선)은지리적특성상둘사이의완충지대,또는분쟁지대가된다.실제로당시일본은한반도를지나중국을거쳐인도반도까지가닿길바랐다.이런점에서임진왜란은‘조일전쟁’이아닌‘동아시아전쟁’이었다(288~298쪽).여기에길의관점을추가한다면,신항로개척으로유럽과연결된명나라와일본사이의‘경제전쟁’이기도했다(276~280쪽,284~288쪽).이로써임진왜란은동아시아사뿐아니라세계사의거대한물결에합류한다.
오늘날우리가마주한상황은400여년전과크게다르지않다.여전히해양세력과대륙세력은한반도를사이에둔채충돌하고있고,크고작은무역분쟁이마치전초전처럼치러지고있다.각세력의수를깊이읽어낼지리적문해력이어느때보다필요한시점이다.오늘의세계는왜,또어떻게움직이는가.역사를“좋은예제”삼아지리의힘을포착한이책에서그실마리를찾을수있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