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한 형태 - 위픽 (양장)

고유한 형태 - 위픽 (양장)

$13.00
Description
“누군가가 돌아왔다가 떠나는 눈부신 여름은 너무 빠르게 지나가니까.”
참사 속에서도 모두의 안부를 묻는 작가 김현 신작 소설
김준성문학상, 신동엽문학상을 수상하고 시와 소설, 산문을 자유로이 오가며 참사 속에서도 모두의 안부를 물어온 김현 시인의 신작 소설 《고유한 형태》가 위즈덤하우스의 단편소설 시리즈 위픽으로 출간되었다. 초등학생 때부터 자신이 게이라는 것을 알았던 ‘재오’의 엄마와 절친한 작은엄마 ‘미희’는 남편 없이 홀로 아이를 키우며 서로를 살뜰히 보살핀다. 작은엄마의 아들 ‘형태’와 재오는 학교에서는 데면데면하게 굴지만 엄마들 앞에서는 적당히 친한 척 너스레를 떨 줄도 안다. 한동네에 살던 작은엄마와 형태가 멀리 이사를 간 후, 재오는 새로운 친구를 만나고 떠나보내며 기억하고 싶은 것, 기억해야 하는 것을 점차 깨닫는다.
저자

김현

2009년《작가세계》를통해작품활동을시작했다.시집《글로리홀》《입술을열면》《김현시선》《호시절》《다먹을때쯤영원의머리가든매운탕이나온다》《낮의해변에서혼자》《장송행진곡》,산문집《걱정말고다녀와》《아무튼,스웨터》《질문있습니다》《당신의슬픔을훔칠게요》《어른이라는뜻밖의일》《당신의자리는비워둘게요》(공저)《다정하기싫어서다정하게》,소설집《고스트듀엣》이있다.제22회김준성문학상,제36회신동엽문학상을수상했다.

출판사 서평

“누군가가돌아왔다가떠나는눈부신여름은너무빠르게지나가니까.”
영원히함께하겠다는말대신영원히기억하겠다는약속
김준성문학상,신동엽문학상을수상하고시와소설,산문을자유로이오가며참사속에서도모두의안부를물어온김현시인의신작소설《고유한형태》가위즈덤하우스의단편소설시리즈위픽으로출간되었다.
초등학생때부터자신이게이라는것을알았던‘재오’에게는피로이어지지않은작은엄마‘미희’가있다.재오의엄마와는절친한사이로,남편없이홀로아이를키우는두사람은서로를살뜰히보살피며함께살아간다.작은엄마의아들‘형태’와재오는학교에서는데면데면하게굴지만엄마들앞에서는적당히친한척을하며너스레를떨줄도안다.일찍이친구들에게커밍아웃을한재오에게내색하지도놀리지도않던형태의이사를앞둔겨울,어느해변에서두사람은“특별히기억에남는하루”를보낸다.
그로부터3년,재오는고등학교를그만두고엄마의일을도우며이따금서울에놀러가마음이통하는친구를만나고또헤어진다.자신에게주어진삶을살아가고누군가를위해살아있어주면서,한사람이자두사람으로서완성되는기억의‘고유한형태’를깨달아가는재오.어느날,형태가찾아온다는소식을듣고마중하기위해시외버스터미널을찾는다.
“누군가가돌아왔다가떠나는눈부신여름은너무빠르게지나가니까”,너무빠르게지나가더라도영원히함께하겠다는말대신영원히기억하겠다는말로바꾸어약속하는마음을담아“단한번도본적없는”편지를독자에게건넨다.

1년동안50편의이야기가50권의책으로
‘단한편의이야기’를깊게호흡하는특별한경험
위즈덤하우스는2022년11월부터단편소설연재프로젝트‘위클리픽션’을통해오늘한국문학의가장다양한모습,가장새로운이야기를일주일에한편씩소개하고있다.연재는매주수요일위즈덤하우스홈페이지와뉴스레터‘위픽’을통해공개된다.구병모작가의〈파쇄〉를시작으로1년동안50편의이야기가독자를찾아간다.위픽시리즈는이렇게연재를마친소설들을순차적으로출간한다.3월8일첫5종을선보이고,이후매월둘째수요일에4종씩출간하며1년동안50가지이야기축제를펼쳐보일예정이다.이때여러편의단편소설을한데묶는기존의방식이아닌,‘단한편’의단편만으로책을구성하는이례적인시도를통해독자들에게한편한편깊게호흡하는특별한경험을선사한다.위픽은소재나형식등그어떤기준과구분에도얽매이지않고오직‘단한편의이야기’라는완결성에주목한다.소설가뿐만아니라논픽션작가,시인,청소년문학작가등다양한작가들의소설을통해장르와경계를허물며이야기의가능성과재미를확장한다.
또한책속에는특별한선물이들어있다.소설한편전체를한장의포스터에담은부록‘한장의소설’이다.한장의소설은독자들에게이야기한편을새롭게만나는특별한경험을선사한다.

책속에서

오늘부터하루라는말로연애의시작을확인하지도,확인받지도않았지만,아니연애라는말을입밖으로꺼내지도,귀로들어보지도못했지만,J형을떠올리면자연스레쓰고싶은게생겼다.밤마다일기를쓰기시작했다.노트에손으로썼다.왜그런지모르겠는데그래야만할것같았다.언제든접속해서볼수있는이야기가아니라책상서랍에넣어두고한번씩꺼내보는이야기면좋을것같아서였다.(17~18쪽)

형태의것들을잃어버리지않았더라면어땠을까?잊어버리지않았다면지금의우리는달라졌을까?
두줄로나란히그어지던선이하나로이어졌다.나와형태는제자리에멈춰서서막대기를버리고서로를향해마주섰다.가까이조금더가까이.요란하던파도가일순잠잠해졌고모래알이유난히반짝였다.(30쪽)

그게두고두고,이날이때까지도마음에서반짝이더라.너한테도그걸주고싶었어.반짝이는걸?아니두고두고를.
두고두고.
오랜시간을두고여러번에걸쳐서,라는뜻을가진말.(33쪽)

학교밖에서땀흘려일하고일한만큼돈을받는게좋았다.제대로된대우를받으며일하고있다는사실에안도감이들기도했다.현장으로실습나간친구들에게듣는얘기는욕을섞지않고는차마할수도,들을수도없는일들의연속이었다.(35쪽)

강단이있어서그사건이후에도,희철을먼저떠나보내고도,학교에다니며멸시당하고,감시당하고,차별당하며,살아있었다.그게희철의몫까지살기로한건지,그냥자기몫의삶을살고자한것인지물어보진않았다.어느쪽이든살아간다는게중요하니까.(40쪽)

그런데이상하게도그림자들을연이어보고또보다보면가슴이저릿저릿했다.내그림자를,주변사람과생물,사물의그림자를살펴보게됐다.단한번도본적없는,마음이었다.일기장에매일하나씩그림자를위한단어를적었다.(49쪽)

“시시하겠지?”
고유가캡슐을매만지며물었고,
“시시할걸.”
나는대답했다.
그렇지만우리는그걸손에쥐고움직이기로했다.아직빛이남아있을때,다리가놓인곳까지.천천히.형태가오는중이니까.누군가가돌아왔다가떠나는눈부신여름은너무빠르게지나가니까.(69~7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