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동물의 죽음 (인간은 왜 기꺼이 동물과 만나고 또 이별하는가)

아는 동물의 죽음 (인간은 왜 기꺼이 동물과 만나고 또 이별하는가)

$18.00
Description
“인간은 왜 결국 죽을 걸 알면서도
동물을 기르고 사랑을 주는 걸까? “

함께 행복하기 위해 반드시 알아야 할 슬픔을 탐구하다
점심시간 사무실 근처를 배회하는 흰 양말을 신은 고양이,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어색하게 마주치곤 하는 주둥이가 긴 윗집 강아지, 아침마다 창밖에서 부산을 떨며 지저귀지만 좀처럼 이름을 알 수 없는 새. 어릴 적 하굣길에 사 왔던 병아리와 아버지의 어항에 살았던 형형색색의 열대어들. 연예인 부럽지 않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판다와 구독자가 수백만은 족히 넘는 동물 유튜버에 이르기까지. 딱히 동물과 함께 생활하지 않는 사람이라도 우리 모두에게는 아는 동물이 있다.
물고기를 변기에 떠내려 보낸 유년의 첫 이별부터 오랜 시간을 함께한 개의 유해를 매일 같이 산책하던 강가에 뿌리던 날까지. 평생 수많은 동물을 키웠던 저자에게도 헤어짐은 매번 처음 같았다. 이렇게 힘들 줄 알면서도 우리는 왜 이별을 반복하게 될까? 저자는 동물 애호가인 자신의 경험과, 광범위한 취재를 바탕으로 인류와 함께해온 반려동물들의 죽음과 그것을 받아들이는 인간의 사례를 소개한다. 이별은 비할 길 없이 고통스럽다. 게다가 생각해보면 동물을 키운다는 것은 말 한마디 통하지 않는 존재의 목숨을 책임지겠다는 말도 안 되는 선택이다. 하지만 사랑에 말이 되는 선택은 별로 없다. 우리가 왜 기꺼이 이별을 계속하는지를 생각하자면 앨프리드 테니슨 경의 고전적인 경구를 인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사랑하고 잃는 것이 아예 사랑하지 않는 것보다 낫기 때문이다.”
저자

E.B.바텔스

(E.B.Bartels)
논픽션작가인E.B.바텔스는컬럼비아대학교에서예술학석사과정을마치고뉴턴빌북스서점에서판매사원으로일했다.여러언론매체의기고외에도프리랜서편집자이자원고컨설턴트,글쓰기코치,웰즐리대학교의커뮤니케이션및홍보부서에서선임편집작가로일하고있다.
미국매사추세츠주보스턴외곽에서남편리치,치와와-핏불믹스견(시모어),붉은발거북한쌍(테런스와트와일라),비둘기들(버트,댄,조지,루실),물고기10여마리(모두밀턴이라는이름을가졌다)와함께살고있다.
www.ebbartels.com

목차

Prologue
1물고기가우주를유영하는법
2어떤바보들은슬픔이예정된선택을후회하지않는다
3말이통하지않는다른존재의목숨을책임진다는말도안되는일
4어디서무엇으로든존재해준다면
5너는어디로갈까?
6어떤말은영웅이되고어떤말은다른동물의사료가된다
7마지막순간을데우는유일무이한존재
8나를자라게한내털북숭이친구
Epilogue
참고한자료들
감사의말

출판사 서평

“이책을읽다보면사랑은결코죽지않고
여러분은혼자가아니라는사실을확신하게된다.”
-생태학자,사이몽고메리

저자E.B.바텔스의삶은동물을떼어놓고는설명하기어렵다.그녀의인생은금빛이감도는케언테리어인거스와그웬,노란빛의글로스터카나리아키키,보랏빛의베타완다,갈색빛의아프리카거북아리스토텔레스를비롯한수많은반려동물의몸빛으로다채롭게수놓였다.다양한종의동물들은그녀에게온생을함께한존재만이나눌수있는진실을알려주었다.그것은그들과함께하는삶이‘사랑하는나의동물’이생기는가슴벅찬일인동시에언젠가는반드시마주하게될이별의시작이라는사실이었다.그리고이이별에는예외가거의없다.
혹자는이렇게물을것이다.이토록슬퍼할거면서왜그런선택을하느냐고.하지만반려동물과나누는유대감은이별의두려움과는비교할수없을만큼우리삶을풍성하게만든다.그들은우리를판단하려들지않고있는그대로의‘나’를받아들여주는유일무이한존재다.그런반려동물이죽었을때주체할수없는슬픔을느끼는것은당연한일이다.이경험되지않는슬픔앞에서반려동물을잃어본적이있는사람과경험을나누는건커다란도움이된다.이책이이별의역사를되짚으며수많은반려동물과그보호자를만나최대한다양한애도의방식을소개한까닭이바로여기에있다.

우리는너무소중한것을잃었지만
이슬픔은결코경험되지않는다

저자는이주제를취재하면서반려동물을향한사랑과동물의죽음을애도하려는인식이지난수백년간이어져왔음을알게되었다.더불어이런행위를마뜩잖게보는인식또한늘공존했다는사실도깨달았다.저자가만난반려동물보호자들에게는공통적으로엄청난슬픔과고통속에서“그저고양이한마리”,“그냥개한마리”라고일축하는주변사람들의말을듣고속상했던기억이있었다.별것아니니‘어서극복하라’는말,‘걔가평생안죽을줄알았냐’는말.상처가되는말들은심지어반려동물을키우는사람들에게서조차들려온다.사람들은동물을잃고‘너무’크게슬퍼하면그것이도를넘었다고섣불리판단하곤한다.
저자는이러한현상을“박탈당한슬픔”으로본다.삶을반려해온동물을잃은보호자들은분명한상실을겪고크나큰실의에빠져있지만,부모님이나형제자매를잃었을때처럼다른사람들에게공개적으로이야기할수도,충분한애도의시간도갖지못한다.전설적인팝가수머라이어케리가기르던고양이클래런스의무덤앞에서저자는‘가족(클래런스)의죽음’때문에해외공연을취소하는톱스타의모습을상상한다.하지만안타깝게도대중의진심어린공감과위로의반응은떠오르지않았다.
우리에게는반려동물의죽음을애도하는마땅한안내서가없었다.그래서어떤사람들은수십년동안동물의유골을항아리에넣어장식장안에올려놓고,어떤사람들은(때때로불법이지만)동물을뒤뜰에묻는다.기르던고양이의털로스카프를짜는사람도있고,개의사체를박제하는사람도있다.곧장새로운동물을데려오는사람도있지만,다시는동물에게정을주지않겠다고다짐하는사람도있다.저자E.B.바텔스는자신을포함해이낯선이별을맞닥뜨린사람모두가스스로의슬픔을어떻게끝내야할지모른다고고백한다.대신그녀는죽음의모든과정을정확히보여주는‘이성’과,동물을향한지극한이해를바탕으로보호자의마음을어루만지는‘감성’을세심히직조하며애도의최선을찾고자했다.이책은바로그런솔직하고선한마음들의결과다.


기원전3000년부터현재에이르기까지
죽은동물들의발자국위에쓰인애도의여정

“사랑하고잃는것이아예사랑하지않는것보다낫다.”
-시인,앨프리드테니슨

고대이집트인들은반려고양이가죽으면추모의의미로온가족이눈썹을밀었다.또한그들은영혼에는몸이라는집이필요하다는생각에서죽은반려동물을미라로만들기도했다.육체가무너지면영혼은목적없이방황하다길을잃을테지만,육체가잘보존된다면영혼은지하세계에성공적으로진입할가능성이높아지기때문이다.
이집트미라에서중세시대의박제,현재의유전자복제기술까지3000년이넘는시간동안인간은다양한방식으로떠난동물을기억하고추모해왔다.역사가증명하듯인간은누가뭐래도동물을향한사랑을멈출수없었다.여기서흥미로운점은인류의발자취를훑어보니반려동물을다루고떠나보내는방식은문화권마다각기달랐다는사실이다.저자는매사추세츠에서일본으로,고대이집트에서현대로종횡무진독자들을이끌며바람직한반려동물의죽음을탐색한다.독자들은여러수의사와고고학자,종교지도자들을만나며소소하고전통적인방식(화장한유골을흩뿌리기,초상화를의뢰하기),절차와규모가필요한장례(장례식치르기,묘지조성하기),예상치못했던방법(박제,유전자복제)등시간을관통하며인류의역사속에기록된동물과의다양한이별의식을알게된다.여기에사랑하는존재를기억하고추모해온애도의형태중일부를소개한다.

 동물박제는오래전부터있었던일이다.1862년소설가찰스디킨스는키우던고양이밥이죽자밥의발가운데하나를보존처리해편지봉투자르는칼로만들었다.그발에는“1862년C.D.(찰스디킨스)가밥을추억하며”라고새긴상아날이달려있었다.이칼을사용할때마다디킨스는죽어있는발과악수하며저세상에간밥에게인사를건넸을것이다._본문131쪽〈어디서무엇으로든존재해준다면〉
 미국의전설적인가수바브라스트라이샌드는14년을함께한개사만다의유전자를복제한강아지두마리를기른다.스트라이샌드는《뉴욕타임스》기고문에이렇게썼다.“사만다를잃었지만어떤식으로든계속함께하고싶었어요.사만다의일부를살려둘방법이있다는사실을알고서보내기가조금더쉬워졌죠.”_본문146쪽〈어디서무엇으로든존재해준다면〉
 반려동물의모습이담긴사진과영상,추모의그림과무덤중에껴안을수있는건없다.죽은동물을현실감있는봉제인형으로만들어보내주는기업커들클론스를찾는사람이늘어나는이유다.대학진학,입대,출장등각기다른이유로반려동물과이별하게된사람들이나반려동물을허락하지않는생활시설로이사한노인등이기르던동물과가장흡사한봉제인형을찾는다.하지만매출의약60퍼센트를차지하는건최근에반려동물을떠나보낸고객들이다._본문128쪽〈어디서무엇으로든존재해준다면〉
 인간과비인간을망라한모든존재를함께묻을수있는공동묘지가늘고있다.2016년9월부터뉴욕주거주자들은반려동물의화장한유골과함께비영리묘지에합법적으로매장될수있다.텍사스주엘로이즈숲자연추모공원에는반려동물전용구역이있으며,가족묘지에76마리의동물이묻혀있고보호자와같은묘지에매장된동물도세마리에이른다._본문35쪽,〈물고기가우주를유영하는법〉

여러종교와전통의지혜가담긴장례의식과더불어다른동물애호가들이저자에게털어놓은사례들은슬픔의수렁에서허우적대는사람들을일으키고자이책이내미는따스한손길이다.여기에는저자와우리이전에동물을잃고슬픔에빠졌던모차르트,찰스디킨스,밀란쿤데라도포함된다.이모든여정을통해우리가얻게될교훈이있다면그것은“반려동물을애도하는데는정해진최선의과정이없다”는사실이다.사랑하는혹은그저아는동물과의이별앞에서우리는단지그들이살아있을때와똑같이죽어갈때의그들을돌보며,최후의순간까지가능한한함께할방법을찾으려애쓸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