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 그 정겨운 울림 (강성희 시집)

소리, 그 정겨운 울림 (강성희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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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강성희 시인의 시편들은 청각적 이미지의 역동성을 바탕으로 다양한 식물 이미지가 자생하고 있으며 현실 비판적인 안목까지 견지한 휴머니티의 시학이라고 볼 수 있다. 결국 그의 시는 사라져가는 존재들에 대한 안타까운 눈빛의 기록이며, 또 그것들을 잊지 않기 위한 비망록의 노트다. 강성희 시인의 시는 분명히 진취적이거나 실험적이기보다는 전통 지향적인 자세를 견지하고 있다. 그러나 그의 시가 고답적高踏的이거나 복고적인 것으로 비추어지지 않는 까닭은 그의 올곧은 시 정신에 있다. 소외된 모든 존재에게 보내는 강성희 시인의 사랑과 연민의 눈빛이 우리 사회의 여러 문제를 외연과 내포로 확대, 심화함으로써 다양한 시적 성취를 얻어내리라고 믿는다.
저자

강성희

강성희시인은전남무안에서태어나2012년『시조시학』으로등단하여작품활동을시작했다.시집으로『바다에묻은영혼』『명창,울돌목』이있다.광주전남시조시인협회,시조시학,열린시학,시조동인〈율격〉,한국시조시인협회목포詩문학회회원으로활동하면서,목포해양경찰서장·진도경찰서장역임을했다.젊은시인상을받았다.

목차

1부소리,그정겨운울림

일등바위·12
코사지·13
노숙자이발봉사·14
단비·15
닭장의봄·16
봄바람·17
삶의이정표·18
시기猜忌·19
소리,그정겨운울림1·20
소리,그정겨운울림2·21
소리그정겨운울림3·22
소리,그정겨운울림4·23
소리,그정겨운울림5·24
상고대·25
호수속산그림자·26

2부요트의날개

목포구등대·28
바다에가면·29
겨울숭어·30
시아바다·31
땅끝에서다·32
요트의날개·33
할롱만을가다·34
고천암호에서·35
망중한·36
파도의윤회·37
다도해조도鳥島·38
자갈밭해수욕장·39
귀어歸漁의바다·40
바다의야경·41
보배로운바다·42

3부고사목선사

겨울나목裸木·44
겨울비내리는날·45
장애매화나무·46
우드랜드숲길·47
고사목선사禪師·48
산사의라일락·49
민들레홀씨·50
아카시아꽃·51
계절의여왕·52
벚꽃이필때·53
벚나무·54
대추·55
늦가을단풍·56
단풍의생生·57
튤립·58

4부안갯속의가로등

눈[雪]·60
도자기전시회·61
안갯속의가로등·62
2020년한해는·63
온누리바이러스·64
코로나때문에1·65
코로나때문에2·66
구름의정원·67
팽이·68
친구의부음·69
그날이오면·70
비오는날·71
빈병·72
환청·73
예초刈草2·74


5부백로의슬픔

모델·76
백로의슬픔·77
지게·78
낙화·79
선량選良의꿈·80
삶의흔적·81
설대목장터·82
종갓집스트레스·83
봄이오는길목·84
부동산경매競賣·85
증거·86
강점기의목포·87
할매·88
벗어진머리·89
시한구절·90

해설|박성민_역동적인소리이미지와관계지향적인휴머니티의시학·91

출판사 서평

강성희시인은30여년이넘는시간동안해양경찰을하면서수많은사건사고를겪었다.불법외국어선을나포하다순직한목포해양경찰서고박경조경위와인천해양경찰서고이청호경사를보내고난후에쓴헌시인「바다에묻은영혼」은첫시집의표제시가되기도했다.세월호사고1주년후꿈속에서본아이들을소재로쓴「꿈속의무릉도원」은세월호사건이그에게큰충격과슬픔으로남았음을방증한다.해양경찰이개편되면서진도경찰서장으로근무한후정년퇴직한그에게바다는생명체가지니는기쁨과환희,고독과아픔,그애환들이담긴,치열한삶의공간이다.
그가봉직했던서남해의‘갯벌’은바다생명을먹여살리는개흙이며질펀한‘뻘’은모든생명의근원이다.낙지,꼬막등생명체들이살아가는성소로서다른생명을먹여살리는공간으로기능한다.비릿하고끈적한뻘이생명을넉넉하게품듯이강성희시인의시도대상을끌어안고공존과공생을모색하는휴머니티의시학을보여준다.

갈두산망원경에
두눈을걸어두면
남루해진섬들이
잔물결파고들어
억겁을돌아온삶이뭍으로향해있다

땅끝에떠오른일출
헹가래치는아침
삼매경에빠져들던
순은빛바닷물이
끝에서시작을알리는고동소리울린다
-「땅끝에서다」전문

‘갈두산’은전남해남군송지면땅끝마을(갈두리)에있는156m높이의산으로토말비(土末碑)와토말탑(土末塔)이사자봉정상에세워져있다.화자는갈두산정상에서남루한섬들사이로파고드는잔물결과같은삶을조망한다.1수의비관적인식은2수에서“땅끝에떠오른일출/헹가래치는아침”과같이낙관적인식으로전환된다.땅끝은육지가끝나는곳이라는측면에서위태롭고절망적인삶의공간이지만,바다가시작되는곳이라는의미에서새로운가능성을품은희망의공간으로인식된다.이렇게볼때이작품의결구인“끝에서시작을알리는고동소리울린다”는절망의공간인땅끝에서잉태되는역설적희망이된다.끝은언제나새로운시작이라는인식의전환을통해화자는희망을찾는것이다.이상과같이강성희시인의시는절망속에서도낙관적희망을품는휴머니티의시학이라고볼수있다.
그의인생관이어떠한지를여실히보여주는다음시는강성희시인의삶에대한지침서로보아도무방할듯하다.

튼튼한다리에다뿔이둘인지게도
가느다란작대기가도와주지않으면
혼자서일어설수없고짐을싣지못한다

가까이다가가면갈등이일어나고
사이가멀어지면소통이불가능하다
지게가누워있으면작대기가깨운다

믿음직한머슴은짐을지고일어선후
작대기를가슴속에소중히간직하지만
그것을버린지게는기댈곳을잃는다
-「지게-선량」전문

‘선량(選良)’은‘가려뽑은뛰어난인물’이란뜻이다.중국한나라때지방수령이관리를선발해서조정에천거했는데,이때천거된관리를선량이라일컬은데서유래했다.선량은우리나라로건너와과거시험급제자를가리키는말로통용되었고현재에는국민에의해선출되는국회의원을지칭한다.물론국회의원들가운데성실한선량이아니라,특별히하는일없이놀고먹는한량(閑良)같은사람도많다는비아냥도있지만,이작품에서의선량은지게의지렛대원리에착안하여국회의원과국민사이의신뢰관계를이야기하고있다.
지게는튼튼한다리와등,작대기가삼각구조를이루면서안정적으로일어서고짐을싣는다.작대기를사용함으로써무게중심역할을할수있고서있을때다리에가해지는힘의크기를줄일수있다.이를통해위정자와국민도갈등을예방하고소통이가능할수있도록적당한거리가필요함을역설하면서지게와작대기처럼불가근불가원(不可近不可遠)이필요함을암시하고있다.지게(국회의원)가누워있으면깨우는임무를담당하는것이작대기(국민)임도놓치지않는다.3수에서는“믿음직한머슴은짐을지고일어선후/작대기를가슴속에
소중히간직하지만”을통해국회의원으로선출된후에국민을더욱소중히여겨야함을시사하고있다.
이는시인자신의인간관계로유추적용되기도한다.우리가인간관계를이야기할때‘사이〔間〕가좋다’는말을자주하는데,이는서로빈틈없이딱붙어있는것도아니고너무떨어져있는것도아닌적절한거리를유지하고있다는의미다.가야금의현이적절한거리를두고있을때멋진소리가나고,별들도적당한거리를유지하기때문에아름답게빛나듯이아름다운관계의비결이란적절한‘사이’에있음을시인은이야기한다.인간관계에서내생각만옳다고고집하는것이아니라각자가판단할몫이있다는것을인정하고그사람의몫을침범하지않고여지를두는삶.이것이강성희시인이지향하는조화롭고균형잡힌관계의미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