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이 맞다 (양장본 Hardcover)

간이 맞다 (양장본 Hard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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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김민성의 시조는 남다른 기억의 힘으로 지난날을 낱낱이 재현하면서 그 시간을 항구적으로 간직하려는 꿈의 세계에서 발원하고 완성되는 언어예술이다. 한 영혼의 온전한 기억을 기록해온 서정양식으로서의 시조가 독자적 빛을 발하는 순간이 아닐 수 없다. 이때 그의 시조는 일관된 합리성에 의해 일사불란하게 구축되는 선험적 질서가 아니라 이성이 그어놓은 표지標識들을 재구성하면서 상상해낸 상징적 질서에 의해 스스로를 증명하게 된다. 이제 그 세계 안으로 한 걸음씩 들어가 보도록 하자.
저자

김민성

김민성시인은경남양산이고향이며한국방송통신대학교국어국문학과를졸업.2006년『시조와비평』으로등단.한국문인협회,오늘의시조시인회의,두레문학,삽량문학,늘창문학회원이며,〈이팝시〉동인으로활동.논술지도사와독서지도사.

목차

1부산다는것은서로간을맞추는것

다만,·12
눈때·13
간이맞다·14
소금꽃피다·15
부활·16
이름,이름·17
불면의논리·18
솔밭걸일송·19
필사·20
편견에대하여·21
겨울폭포·22
서투르다·23
고사리·24
비상을위한칸타타·26

2부햇살퍼진마루끝에사람냄새배어난다

할미꽃전언·28
새벽강·29
어떤대화·30
달이다·31
장마·32
중심·33
석류·34
운문사은행나무·35
시든맛·36
소나무분재·37
부처를닮다·38
만어사종석·39
간월재억새·40
호이센·41

3부안과밖은언제나같은선상

조각다포·44
어머니의송편·45
선운사꽃무릇·46
국화차연서·47
환생·48
임경대일몰·49
사랑,비밀·50
별리·51
만춘晩春·52
단풍·53
늦가을호수·54
능소화지다·55
월담·56
낙화,홍매·57

4부강물은햇살이보낸윤슬한벌입는다

나이·60
헛꽃,수국·61
간이역·62
응시·63
인연·64
연蓮그리고연連·65
가을에쓰는대답·66
어머니의찔레꽃·67
딸에게·68
‘청춘’새기다·70
선희언니·71
신흥사배롱나무·72
차를우리다·73
이월·74
강천산단풍와유臥遊·75

5부시간의문장함께쓴친구처럼당신처럼

봄비는무죄다·78
닮은맛·79
여름,2018·80
솔잎차마시며·81
매화마을,원동·82
달이지다·83
청사포·84
신문·85
11월·86
난간에대하여·87
신전리이팝나무·88
인사동의달·89
흔적은힘이세다·90
오래된것에대한사유·91

해설|유성호
기억의파동이구현해내는자기귀환의정형미학·92

출판사 서평

*김민성시집「간이맞다」의특징
김민성의시조는남다른기억의힘으로지난날을낱낱이재현하면서그시간을항구적으로간직하려는꿈의세계에서발원하고완성되는언어예술이다.한영혼의온전한기억을기록해온서정양식으로서의시조가독자적빛을발하는순간이아닐수없다.이때그의시조는일관된합리성에의해일사불란하게구축되는선험적질서가아니라이성이그어놓은표지標識들을재구성하면서상상해낸상징적질서에의해스스로를증명하게된다.이제그세계안으로한걸음씩들어가보도록하자.
-유성호(문학평론가·한양대학교국문과교수)

김민성시조인은대상이되는시적질료를본능적언어감각으로압축과절제된의미를부여하여육화된시조를빚어낸다.손두부의간을맞추듯사람이살아가는‘간격을섬긴후에’,‘그너머의맛’(「간이맞다」)을우려내는다의적표현으로눈길을머무르게하는참살이사유의지혜를보여준다.‘눈에띄는외모쯤이야’무심히할수있지만,‘낡아서따뜻한것을함부로’(「오래된것에대한사유」)하지못해‘시간’을‘거꾸로’매달고‘진한묵언’(「달이다」)을해독한다.간이맞는음식을조리하기도쉽지않은일인데,‘마주한눈빛’으로인간관계까지간을맞추었으니,대단한시적발상이아닐수없다.‘청매환’처럼오랜세월각고하여빚어낸그의감칠맛나는시조를읊조리며,행간에배어있는유의미한가치를음미하는즐거움이감미롭다.
-김복근(한국문인협회자문위원·문학박사)

*출판사_서평
김민성의첫시조집은삶에대한온정과격정을균형적으로담고있는정형미학의오롯한산물이다.그는삶과사물이그려내는고유한기억의파동을통해수직적으로는자신의기원(起源)을발견하고수평적으로는자신의존재방식을규율하는타자들과소통해간다.그러한발견과소통과정은잠정적이거나한시적인것이아니라삶이지속되는동안필연적으로이어져갈일종의존재조건으로승화하고있다.이번첫시
조집은그러한사유와방법을통해시조시단에서돌올하게빛날참신한언어적의장(意匠)을견고하게갖추고있다고말할수있을것이다.
김민성의시조는남다른기억의힘으로지난날을낱낱이재현하면서그시간을항구적으로간직하려는꿈의세계에서발원하고완성되는언어예술이다.한영혼의온전한기억을기록해온서정양식으로서의시조가독자적빛을발하는순간이아닐수없다.이때그의시조는일관된합리성에의해일사불란하게구축되는선험적질서가아니라이성이그어놓은표지(標識)들을재구성하면서상상해낸상징적질서에의해스스로를증명하게된다.이제그세계안으로한걸음씩들어가보도록하자.


벽같은가슴에도
그림하나숨어있다
시공의간극에선
꼿꼿한바람의뼈
거슬러오르는꿈을
한치두치키웠다
-「겨울폭포」전문

청사포푸른모래
한줌가득잡아채어

늑골밑뭉친말들
펼쳐놓고문지르면

향유재
찻물은끓어
응어리를풀라한다
-「청사포」전문

시인은‘겨울폭포’의장관안에숨어있는“그림하나”를상상해본다.그것은“시공의간극에선/꼿꼿한바람의뼈”같은입상(立像)으로서,역동적으로거슬러오르는꿈을키워온시간과등가적형상을하고있다.겨울폭포의맵고도세찬수직의결빙을감각적청신함으로살려낸가편(佳篇)이라고할수있을것이다.다음시편에서시인은‘청사포’의풍경에스스로의마음을투사(投射)하면서“늑골밑뭉친말들/펼쳐놓고문지르면”하는소망을내비치고있다.청사포푸른모래에실린그‘말들’이야말로‘시인김민성’의내면언어요“응어리를풀라”고하는신성한목소리이기도할것이다.이처럼자연사물을대상으로삼아직립의결기와치유의언어를건네주는시인의품과격이크고깊게다가온다.이는“푸른강햇귀받으며/새순처럼길을열어”(「새벽강」)갈때비로소“시간의문장함께쓴친구처럼”(「오래된것에대한사유」)사물에자신을함입시키는은유작용에서온효과라고할수있을것이다.
두루알다시피,불가적사유에서보면합리적으로대별되는모든사물이나개념은개별적존재[不一]이자궁극적으로동일한존재[不二]라는역설을성립시킨다.그기저(基底)에는모든대립적요소를궁극적으로통합하고그것을자신의언어로이월하려는원천적사유가흔연하게개입해있다.‘이언설상(離言說相)’이라했거니와말과대상의불일치를승인하면서도아름다운역리(逆理)를통해가닿는이러한실존적이고도심미적인깨달음의과정을김민성시인은‘겨울폭포’와‘청사포모래’를통해아름답게보여준다.그때사물의“안과밖은언제나같은선상”(「임경대일몰」)에있게되는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