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련, 그 여자

목련, 그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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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강덕심 시인의 시는 생과 사, 만남과 이별, 희망과 절망이 근본적으로 하나라는 인식에 닿아 있다. 힘겹게 살아왔던 아버지와 어머니의 삶, 끝없는 그리움과 외로움 속에서 농촌에서의 삶을 인내하며 살아가야 하는 시인의 삶도 결국 그 뿌리가 하나라는 인식을 내비치고 있다. 본질적으로 강시인의 시는 양면적 존재의 모습들에 대한 성찰을 담고 있으면서도 존재의 근원적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시인의 삶은 어쩌면 가시 많은 장미가 만발한 정원 같다. 그러나 어쩌랴. 시인은 고통과 좌절이라는 자양분을 먹고 사는 존재이며 시는 역설적이게도 그 고통 속에서 더욱 황홀하게 피어나는 것을. 시의 자양분을 우리가 사는 세상에 전달하고 있는 강덕심 시인의 시편이 치렁치렁한 가지를 뻗어 꽃 피우고 열매 맺는 고통의 축제에 더욱 치열하게 다가설 것이라고 믿는다.
- 박성민(시인)
저자

강덕심

강덕심시인은전남신안군비금에서태어나2006년『시사문단』신인상수상으로등단했다.현재한국문인협회신안문학회이사로활동하고있다.

목차

1부4월이몸을푼다

봄비1·12
폐교에서·13
첫사랑·14
12월을보내며·16
어느가을날오후·17
덤·18
4월이몸을푼다·20
봄비2·21
지게·22
빈들녘·24
함평낙지·26
세탁기를돌리며·28
늦가을경내가환하다·30
그래서부부로산다·32
질경이·34

2부봄,읽다

봄,읽다·36
기다리지마라·37
약속·38
텃밭에서·40
풍경에놀다·41
오월·42
포장마차·43
봄강가에서·44
매미·45
어머니의글밭·46
파리·48
호미·50
큰개불알꽃·51
네모에갇히다-미술관에서·52
혀·54

3부상처는늘꽃으로피어

독사를만나다·56
구절초·58
민들레·59
빈집·60
나무솟대-새·61
아래층여자·62
아버지의손톱·63
쑥차·64
입술·65
길·66
풀꽃2·67
상처는늘꽃으로피어·68
몽돌·69
미용실에서·70
철새떼·72

4부빈방

약력·74
오솔길·75
초가을밤·76
고향집·78
청중평가단원·80
목련,그여자·81
다안다는나이지만·82
쥐불놀이·83
저녁바닷가·84
사랑은·86
봄배달·87
책장앞에서·88
11월·90
빈방·92
사랑·94


5부인기척

유월·96
짝사랑·97
눈물꽃·98
산사山寺에서·99
브라보콘·100
불면·102
봄,찍다·103
숨바꼭질·104
그녀의집·106
목포는항구다·108
아무도오지않는정류장·110
마스터·112
어머니·114
인기척·116
담쟁이·118

해설|박성민_조화와상생을모색하는식물적상상력과휴머니티의시학·119

출판사 서평

강덕심시인의시집을관통하는공통화소(話素)는식물이미지이며그중에서도꽃이큰비중을차지한다.꽃을통해서우리는세계를바라보는시인의눈과마주치게된다.즉,‘꽃’은피고지는것으로생명의원리를,꽃씨가만나고헤어지는것으로사랑의원리를,탄생과소멸로고독과존재의원리를드러내는것이다.이렇게볼때꽃은자연속에살아가는모든생명체의표상이며궁극적으로는인간존재의객관적상관물이된다.식물은땅에서수액을끌어올려생명의원천을만들어내며그주변에는항상흙,바람,햇살,비처럼생명력넘치는자연물로가득하다.이는인간이살아가는모습과다름없다.
강덕심시인의시에서상상력의중심이되는꽃은주변에서흔히볼수있는꽃들이다.시인은식물이지닌생명력과교감함으로써일상적삶에갇힌자신으로부터벗어나새로운통찰을얻고있다.

번지없는산기슭에피었지
풀비린내사그라드는공간을
새파란잎으로수놓는구절초

실뿌리가밀어올린
가느다란몸세워
암술에하늘빛살며시얹고
꽃잎터트려
멀리까지번지는웃음

가을하늘은더욱높아져서
양떼구름밟으며걷는데
늦게온편지처럼
몇송이꽃의사연
-「구절초」전문

이작품은구절초에서발견한삶의의미와가치를형상화하였다.구절초는“번지없는산기슭”의“풀비린내사그라드는공간”에피면서도왜자신이여기에서태어났는지를탓하지않고자신의자리를“새파란잎으로수”놓는다.“가느다란몸세워/암술에하늘빛살며시얹고/꽃잎터트”리는것이다.“멀리까지번지는웃음”은청각을시각화한공감각적이미지인데이를통해타인과더불어살아가는삶의아름다움과가치를형상화한다.이렇게‘구절초’는심미적완상의대상이아니라화자의삶에대한인식을일깨우는감각적대상물로발현한다.화자는이러한인식속에서더욱높아지는가을하늘을보며“양떼구름밟으며”걷는다.그리고우리네삶도“늦게온편지처럼”반가워지리라는통찰에까지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