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 (박언휘 시집 | 양장본 Hardcover)

울릉도 (박언휘 시집 | 양장본 Hard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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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박언휘 첫 시집의 음역音域은 단연 ‘사랑’과 ‘그리움’의 몫에 있다. 그녀는 사랑과 그리움을 통해 자신이 앞으로 세월을 거듭하면서 심화해갈 시적 원형들을 보여주었다. 물론 그것은 아름다웠던 지난 시간에 대한 낭만적 추억이나 미래에 대한 밝은 희망을 위해서가 아니라, 무심한 시간의 흐름 안에서 소멸해갈 수밖에 없는 인간 보편의 운명에 대한 사랑과 그리움을 증언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다. 시인은 그만큼 사물들의 존재방식을 고쳐보거나 그것을 새로운 차원으로 이끌려는 모험을 감행하지 않는다. 뭇 사물들이 뿜어내는 매혹보다는 그 이면에 숨겨져 있는 또 다른 삶의 형식을 바라보려는 간단치 않은 욕망을 견결하게 가지고 있을 뿐이다. 그녀는 그러한 욕망을 사랑과 그리움의 힘으로 단단하게 담아낸 것이다. 이제 우리는, 이처럼 빛나는 미학적 성취를 이루어낸 이번 시집에 경의와 축하의 말씀을 드리면서, 박언휘 시인이, 사랑과 그리움으로 담아가는 실존적 긍정의 미학을 보여준 이번 시집을 딛고 넘어, 더 깊은 미학적 진경進境으로 훤칠하게 나아가기를 소망하고 또 기대해보는 것이다.
저자

박언휘

박언휘시인은경북울릉군남면도동에서태어나태어나경북대학교의과대학을졸업하고,미국뉴욕주립대학병원에서근무를했습니다.이후미국영주권반납하고귀국하여동국대학교와경북대학교를거쳐서경산한의대학교양방병원원장으로재직했습니다.
이후중고등학교시절『학원』『여학생』잡지에상을받은글솜씨를기억하며글쓰기에전념하여,2019년『문학청춘』(시)으로등단하였습니다.저서로『박언휘원장의건강이야기』『내마음의숲』『미래를향하는선한리더십』『안티에이징명인박언휘의사가들려주는안티에이징의비밀』『청춘과치매』『세상을바꾼여성리더십』외다수가있고,첫시집『울릉도』를펴냈습니다.동아일보가선정한전국100대명의(2018년),대한민국사회봉사대상(2009)및올해의의사상,제8회국민추천의료봉사대통령포장(2019),자랑스런대구시민대상(2019),장영실과학상,국회의장표창,보건복지부장관상,환경부장관상,대구시수성구자랑스런시민상,자랑스런울릉군민상,자랑스런장애인회대상,자랑스런경북대인상등을받았습니다.
현재는박언휘종합내과원장,한국노화방지연구소이사장,박언휘_슈바이쳐나눔재단이사장,한국보훈정책연구소이사장으로활동하고있습니다.

목차

1부

울릉도·12
달밤·13
독도·14
봄꽃·17
울릉도의꿈·18
울릉도일기·20
꽃에대하여1·22
인간의한계·23
12월의숲에서보내는편지·24
울릉도로오세요·26
울릉도어머니·28
울릉도그리움·29

2부

바람의노래·32
하루·33
봉사·34
이름·35
이름을부르면·36
장미의소원·38
동굴탐사·41
사랑의마그마·44
처방전·46
환생還生·47

3부

파도2·52
파도3·53
고향의동백꽃·54
바다너머·56
무궁화그림을보며·58
이강산을지켜다오·61
그날의임이여·64
참좋다·65
행복합니다·68
별3·70

4부

첫사랑·72
별2·73
창밖의풍경·74
사월의행복·75
내기도에는·76
파도1·77
기도2·78
하얀꽃처럼·80
기도3·82
엄마냄새·84
봄비·85
해설|유성호_사랑과그리움으로담아가는실존적긍정의미학·86
박언휘연보·108

출판사 서평

존재론적기원으로서의‘울릉도’와‘어머니’

시집『울릉도』에서박언휘시인은자신의존재론적기원origin이라고할수있는고향과어머니를선명하고도풍부하게소환하여자신의뿌리찾기를시도하고있다.가령시인은스스로태어나고자란‘울릉도’를자신의발원지로호명하고,‘어머니’를궁극적인신성神聖의거소居所로규정한다.섬에서태어나어머니와함께“내고향울릉도를닮은반달”(「달밤」)처럼자라난시간을항구적으로남기려는듯이시인의손길은한결같이옛기억을향해거슬러올라간다.그렇게시인은서정시의고전적직능이기억을통해이루어진다는것을확연하게증언하고있다.더욱이이번시집에서그녀는오랫동안묻어온삶의기억을탈환하는상상력을가멸차게보여주는데,말하자면중요한삶의순간들을찾아내는기억의작용을아름답게활용하고있는것이다.존재론적기원으로서의고향‘울릉도’가그중심에있음은말할것도없으리라.

어릴적눈을뜨면
바다는홀로뒤척이고있었다
가뭇없이뒤척이는바다를바라보면
하늘과맞닿은수평선

바다는하늘이었다
-「울릉도」전문

‘울릉도鬱陵島’는청마유치환의시편에서“동쪽먼심해선深海線밖의/한점섬”으로묘사되었지만,박언휘에게는홀로뒤척이는바다,하늘과맞닿은수평선그리고그것을바라보는“어릴적”시인을담은기억의표지標識로서다가온다.어릴적소녀는눈을뜨면언제나홀로가뭇없이뒤척이는바다를바라보곤했다.하늘과맞닿은수평선을바라보던순간에“바다는하늘”이었음을알게된소녀의마음에울릉도는언제나스스로귀환해야하는존재의뿌리로다가왔던것이다.이러한시편에서우리는박언휘시인의절실한존재확인의순간을만나게되고,그안에서흔치않은정신적고양을함께경험하게된다.그리고그러한고양경험은우리에게존재전환의활력과함께삶을견디고치유하는기회를가져다준다.“동해의작은섬,내고향울릉도/그곁에홀로선독도”(「독도」)까지포괄하면서이러한기회는차츰확장되어시인으로하여금“바다너머/보이지않는길을찾아/바다너머/그너머로/길을”(「바다너머」)정성스럽게그려가게끔했을것이다.

그해겨울
소녀는봄을꿈꾸었다
중학생교복을입은단발머리소녀가
도시의거리를거닐며
친구와개나리꽃처럼종알거리는모습을그렸다

그해봄
파도는섬을향해몰아쳤고
배는떠나지못했다

석달이나
섬은바다안에갇혔다

소녀는
대구로진학하는꿈을가슴에묻어야했다
울릉도
그안에갇혔다

그러나
아무리높은파도라도
소녀의꿈은
갇히지않았다.
-「울릉도의꿈」전문

울릉도의한중학생이던“단발머리소녀”는그해겨울에“봄”의꿈을꾸었다.도시의거리를거닐면서친구들과개나리꽃처럼종알거리는꿈이었다.하지만봄이찾아왔을때섬을몰아치던파도로인해소녀는석달동안뭍으로의고교진학꿈을가슴에묻어야했다.그러나아무리높은파도라할지라도그녀의꿈까지가두지는못했다.마침내그녀가가슴깊이가졌던‘울릉도의꿈’은“도동항을떠나는뱃머리”(「울릉도일기」)에서시작되어“거센/해풍속에서도/차가운눈발속에서도/피어나는/사랑스런울릉도동백꽃”(「고향의동백꽃」)처럼강인하고아름다운모습으로구체화해갔을것이다.그러한그녀의꿈이이번시집안에는그득하게펼쳐져있다.“가시내가슴속/섬으로떠도는/그리운//그//멍”(「첫사랑」)의아름다움도그세월안에선연하게흐르고있을것이다.
-유성호(문학평론가·한양대학교국문과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