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임희숙의 시는 사물에 대한 독특한 관점과 해석으로 가득하다. 시인에게 사물은 시적 상상의 토대를 제공하지만 그것을 드러내는 방식에 있어서는 일정한 차이를 보인다. 시인의 사물에 대한 이러한 차이가 미감美感을 발생하게 하고, 그것이 그 시의 정체성을 결정한다고 할 수 있다. 시인은 어떤 사물을 관념이나 이념 차원에서 드러내기도 하고 또 그것을 배제한 채 사물의 속성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기도 한다. 시인과 사물 사이의 관계에서 전자를 강조하면 그것은 관념시가 되고 후자를 강조하면 그것은 사물시가 된다. 이 둘 중에서 좀 더 미학적인 시는 후자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언어 자체가 인간에 의해 고안되고 소통을 목적으로 한다는 점에서 순수한 사물시란 존재하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시인과 사물과의 관계에서 중요한 것은 어떤 사물이 은폐하고 있는 존재성을 얼마나 온전하게 혹은 새롭게 들추어내느냐 하는 데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수박씨의 시간 (임희숙 시집 | 양장본 Hard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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