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본역 (전병석 시집)

화본역 (전병석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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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화본역花本驛”은 경상북도 군위군 산성면 화본리에 위치한 중앙선의 역으로서 ‘가장 아름다운 간이역’으로 뽑히기도 하였다. ‘화본역’은 ‘간이역簡易驛’ 곧 일반 역과는 달리 역무원이 없고 정차만 하는 역에 속한다. 화본역에서는 “떠남의 설렘이나/ 마중의 기쁨”을 경험하기가 쉽지 않다. 간이역을 방문하는 이들은 일반적으로 “기차를 타지 않으면서/ 기차를 기다리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기차를 타거나 내리면서 또는 기다리면서 “희망”이나 “꿈” “눈물”이나 “그리움” “슬픔”이나 “진심” 등 삶의 희로애락을 마음껏 경험한다. 전병석은 이번 시집의 ‘표제시標題詩’에 해당하는 이 시에서 “떠남”과 “마중”, ‘가다’와 ‘오다’ ‘타다’와 ‘내리다’ ‘마신다’와 ‘마시지 않는다’ 등 일련의 ‘대비對比’를 구사함으로써 ‘조화’와 ‘중용’의 시학詩學을 실천한다.
전병석은 친절한 존재로서의 인간을 다루었고, 인문학의 가치를 믿었으며, 인간미를 포기하지 않는 사람들을 형상화하였다. 그는 신神과 같은 절대적인 대상으로서의 자연에 공감하며 이를 시로서 표현하였다. 시인은 인간과 자연의 만남에서 삶의 즐거움과 황홀함을 발견하고, 음악성이 내재하는 반복의 미학을 구현하였다. 그는 자연을 닮은 사람들이 충만한 공동체와 사회를 꿈꾸었다.
저자

전병석

전병석시인은경북영천금호읍교대동에서태어나대륜고등학교와경북대학교사범대학국어교육과를졸업했다.2021년『문학청춘』으로등단하여작품활동을시작했다.시집으로『그때는당신이계셨고지금은내가있습니다』『구두를벗다』『천변왕버들』이있다.현재경서중학교교장으로복무하고있다.

목차

1부

화본역·12
용연사가는길따라·14
미루나무숲에서·15
보리밭에서·16
백두산천지·17
나무처럼숲처럼·18
팔공산은묻지않는다·20
비슬산의참꽃·21
의자와금계산·22
교항리이팝나무·24
목련꽃·26
호박꽃같은·27
야생나팔꽃·28
장미·29
그렇지만그래서·30

2부

줄넘기·32
어떤인문학적제안·34
아버지같은사람없어요·36
문제는·38
시골학교에서강사선생님모시기·39
효목동500번지·40
엔타이煙臺의추억·42
모기편에서다·43
신호등·44
곰팡이·46
느슨한술래·48
길고양이딜레마·50
떡볶이와불닭발·52
악몽·54

3부

대빗자루·56
속물1·57
속물2·58
이별·60
행복한사람도·61
슬픔은별빛보다오래가도·62
다도해·63
농구골대·64
흔들바위·65
강둑에서·66
뽁뽁이·68
발빠짐주의·69
또엉덩이를내리기전에·70
목욕탕·72
문득새처럼·74

4부

몽돌같은·76
군불·77
늦가을석양에·78
외할머니와수레·79
장모님·80
착한알츠하이머씨·82
무엇을빌까·83
면회·84
슬픔과그리움에함께하는·85
마지막당부·86
뒷모습영정사진·88
영결永訣·90
벌초이야기·92
회한·93
뻐꾹뻐꾹·94

해설|권온_자연을닮은사람들과함께황홀함을찾는방법·95

출판사 서평

전병석의이번시집을대표하는핵심요소로는‘자연’과‘인간’을꼽을수있다.그의시에등장하는‘자연’은꽃,나무,숲,산등으로구체화된다.시인의시에제시되는‘인간’은은행,학교,도서관,초원,바닷가,병원등다양한장소또는공간과연결된다.그의작품세계를구성하는2개의축으로서의자연과인간은각각독립적인역할을담당하고대조적인입장을취하는동시에서로조화를이루며소통한다는점에서매력적이다.
전병석은시의본질을잘파악하고있다.그는‘반복’을활용하여‘운율’또는‘리듬’을극대화한다.또한‘상상력’을적극적으로도입하여시세계를확장하고심화한다.그는〈바보들의행진〉과같은‘영화’를시의자양분으로서흡수한다.시인은“부끄러움”을외면하지않고‘반성’과‘성찰’을실천하며삶의본질에근접한다.그는단순한구도속에서‘여운’이나‘여백’을남기는시를제공함으로써현대시의경쟁력을높인다.


화본역대합실에앉았다
떠남의설렘이나
마중의기쁨은없다

기차를타지않으면서
기차를기다리는사람들은
아이스아메리카노를마신다

(……)

서울처럼기차에실려가던
그절절한희망과꿈은
어디에서타는지

전쟁처럼기차에실려오던
그많은눈물과그리움은
어디에서내리는지

(……)

어떻게기다릴까마지막기차
화본역은카메라를든사람들처럼
아메리카노를마시지않는다
-「화본역」부분

“화본역(花本驛)”은경상북도군위군산성면화본리에위치한중앙선의역으로서‘가장아름다운간이역’으로뽑히기도하였다.‘화본역’은‘간이역(簡易驛)’곧일반역과는달리역무원이없고정차만하는역에속한다.화본역에서는“떠남의설렘이나/마중의기쁨”을경험하기가쉽지않다.간이역을방문하는이들은일반적으로“기차를타지않으면서/기차를기다리는사람들”이기때문이다.우리는기차를타거나내리면서또는기다리면서“희망”이나“꿈”,“눈물”이나“그리움”,“슬픔”이나“진심”등삶의희로애락을마음껏경험한다.전병석은이번시집의‘표제시(標題詩)’에해당하는이시에서“떠남”과“마중”,‘가다’와‘오다’,‘타다’와‘내리다’,‘마신다’와‘마시지않는다’등일련의‘대비(對比)’를구사함으로써‘조화’와‘중용’의시학(詩學)을실천한다.

다층적이고복합적인전병석의시세계를이해하려면‘인간’과‘자연’의조화를파악해야한다.또한,인간과자연의조화에의한‘황홀’의경지를확인할수있다.세네카(LuciusAnnaeusSeneca)는“사람이있는곳이라면어디든친절의기회가있다.(Whereverthereisahumanbeing,thereisanopportunityforakindness.)”라고이야기했다.프랭크로이드라이트(FrankLloydWright)는“나는신을믿는다.나는오직그것을자연이라고쓴다.(IbelieveinGod,onlyIspellitNature.)”라고언급하였다.또한에밀리디킨슨(EmilyDickinson)은“인생에서황홀함을찾아라.생활감각만으로도충분히즐겁다.(Findecstasyinlife;themeresenseoflivingisjoyenough.)”라고진술하였다.
전병석은친절한존재로서의인간을다루었고,인문학의가치를믿었으며,인간미를포기하지않는사람들을형상화하였다.그는신(神)과같은절대적인대상으로서의자연에공감하며이를시로서표현하였다.시인은인간과자연의만남에서삶의즐거움과황홀함을발견하고,음악성이내재하는반복의미학을구현하였다.그는자연을닮은사람들이충만한공동체와사회를꿈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