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7편, 사랑의 시 - 황금알 시인선 275

77편, 사랑의 시 - 황금알 시인선 2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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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오세영 시집 『77편, 그 사랑의 시』는 ‘사랑’을 테마로 묶인 사랑의 시집이지만, 저자는 시와 산문을 떠나서 사랑에 관한 지극한 얘기를 하고 싶어 한다. 그것은 영원에 대한 그리움의 여정이며, 반복되는 운명 같은 것이 아닐까 한다. 그러므로 시인이 말하는 사랑은 단순히 이성애나 박애를 뜻하는 말이 아니다. 이를 보다 확대하여 인간 삶의 한 양식 즉, 영원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뜻하는 말로 사용하고자 했다. 완전한 삶이란 무엇일까. 아니 왜 사랑해야 할까. 그것은 저자도 모르고 독자도 모를 일이다.

저자는 사랑을 통하여, 아니 사랑할 수밖에 없는 절실함 앞에, 사랑을 노래함으로써 시에 가까워지려는 노력의 소산인 것만큼은 분명하다. 시인이 쓴 시편들은 ‘사랑’의 토대 위에서 이루어지는 몸과 마음의 결정체이면서 합일성에 관한 여정일 것이다.

그러므로 시인이 노래한 사랑의 시편들은 더욱더 입체성을 구현한 현실일 수도 있고, 다른 한편 철학적이며 형이상학적인 세계를 지향할지도 모를 일이다. 완전한 삶에 이르는 길, 그것은 존재의 근원적인 물음에 대한 해답일 수도 있지만, 언제나 사랑을 탐험하는 여정에서 보면, 정답은 없을 것이다.
저자

오세영

오세영시인은1942년전남영광에서태어나전남의장성과광주,전북의전주에서성장했다.서울대학교문리과대학국문학과를졸업하고,서울대학교인문대학교수를역임했다.1965∼1968년박목월의추천으로『현대문학』지를통해등단하였다.시집으로『사랑의저쪽』,『바람의그림자』,『마른하늘에서치는박수소리』등27권과학술서적및산문집으로『시론』,『한국현대시분석적읽기』등31권을저술하였다.만해문학상,목월문학상,정지용문학상,소월시문학상,고산문학상등을받았고정부로부터은관문화훈장을수훈했다.시집『밤하늘의바둑판』영역본은미국의비평지ChicagoReviewofBooks에의해2016년도전미국최고시집(BestPoetryBooks)12권에선정되었다.그외영어,불어,독일어,스페인어,체코어,러시아어,중국어,일본어등으로번역된시집들이다수있다.한국시인협회장을지냈으며현재서울대학교명예교수,예술원회원으로활동하고있다.

목차


서시-누군가에게·10

1부

눈내리는아침엔·16
그리움에지치거든·17
편지·18
이별의말·20
통영에서·21
보석·22
목련꽃1·24
너,없음으로·25
너를보았다.·26
푸르른봄날엔·27
그리운이그리워·28
라일락그늘에앉아·30
너의목소리·31
태평양엔비내리고·32
이별후·34
바람의노래·36
언제인가한번은·37
이별의날에·38
첫눈내리면·40

2부

결별·44
사랑하는사람아·45
첼로를위하여·46
봄하루·47
부탁·48
파경破鏡·49
바람소리·50
연서·51
기다림·52
그한밤·53
보낸후1·54
보낸후2·55
꽃잎·56
원시遠視·57
결별후·58
푸르른하늘을위하여·60
봄날에·61
왜비켜가지않는가·62
5월·63

3부

님은가시고·66
멀리서·68
종적·70
텅빈나·72
그길을따라·74
나를돌려주세요·76
역설·78
봄은무엇하러오는가.·80
푸르른날에·81
나는무엇입니까·82
당신의피리·84
문밖에서·85
그렇게끝났습니다·86
참다운거짓·88
천년의잠·90
겨울밤·92
6월·94
홀로가아니랍니다·96
바위하나안고·98

4부

먼사람·100
돌비석·101
발자국·102
먼후일·103
어이할거나2·104
봄밤은귀가엷어·105
사막·106
동백꽃피는·108
아카시아·109
아득히·110
신기루·112
사랑한다는것은·113
정인情人·114
소식·115
또하루·116
이별·117
춘설·118
등燈·119
너를찾는다·120

출판사 서평

인간은두가지의세계에관계를맺고있다.하나는논리가지배하는세계요,다른하나는모순이지배하는세계이다.과학과학문으로해명될수있는세계는전자에해당하고문학과종교로해명될수있는세계는후자해당한다.오세영시집『77편,그사랑의시』는후자에있다는걸가늠할수있다.즉,본질에사랑이있다고믿는것이다.누구를사랑할때사람들은논리로사랑하는가?당연히그렇지는않다.우리는모순과역설과비논리로사랑한다.그런데모순의진리는논리적진리를규정하는토대이다.컴퓨터나항공기를만드는지식보다도어머니의어진손길이,연인의따뜻한입맞춤이인간의삶을더행복하게만들어준다.논리적진리는다만인간의생활을편리하게해줄수는있지만,정작인간에게행복을가져다주는것은사랑이다.

우리국어의고유어에는‘아름다움’이라는말의반대말이없다.‘추醜’나‘미움’이라는말이있기는하지만,전자는한자어漢字語이고후자는‘증오憎惡’라는뜻을지닌사랑의반대말이지만,‘아름다움’의반대말은아니다.왜그런것일까.하르트만N.Hartmann이주장하는미학적인측면에서보면,‘추’도‘미’의일부라한다.그는미의종류를나누는도식에버젓이‘추’를포함하고있다.삼라만상개체의영혼설을부여하여,영적인세계를전개한애니미즘(animism)의눈길로본다면,미추를뭉뚱그린집약체는아름다움이고,그모든아름다움은사랑을낳는다.소크라테스는‘사랑’이란자신에게결여된아름다움을충족하고자하는갈망이라하였다.누구를사랑한다는것은그가아름답기때문인것이다.그리하여,우리는누군가를축복할때‘잘살라’고말한다.돈을많이벌라는뜻인가.높은권세를누리라는뜻인가.아니다.아름답게살라는뜻이다.그리고사랑하라는뜻일지도모을일이다.

한국시단을대표하는오세영시인은시집『77편,그사랑의시』를통하여,다시사랑이시작되는시간과공간을노래하고있다.그사랑은늦고빠름이없이,무작위로오는절절하면서,어쩔수없는불가항력적인,허상의타자와존재자의타자를사랑할수밖에없는영원한노래일것이다.

시인의말

우리나라고유어에는‘아름다움’의반대말이없다.‘추醜’나‘미움’이라는말이있기는하지만전자는한자어漢字語이고후자는‘증오憎惡’라는뜻을지닌,사랑의반대말이지‘아름다움’의반대말은아니다.왜그런것일까.하르트만의미학에의할것같으면‘추’도‘미’의일부라한다.그는미의종류를나누는도식에버젓이‘추’를포함시키고있다.그렇다면우리선조들은이세상에‘추’는아예없다는세계관을가지고있어서그랬던것이아닐까?모든아름다움은사랑을낳는다.소크라테스는‘사랑’이란자신에게결여된아름다움을충족시키고자하는어떤갈망이라하였다.누구를사랑한다는것은그가아름답기때문인것이다.우리는누군가를축복할때‘잘살라’고말한다.돈을많이벌라는뜻인가.높은권세를누리라는뜻인가.아니다.아름답게살라는뜻이다.

2023년7월7일
오세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