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7편, 사랑의 시 (오세영 선시집)

77편, 사랑의 시 (오세영 선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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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오세영 시집 『77편, 그 사랑의 시』는 ‘사랑’을 테마로 묶인 사랑의 시집이지만, 저자는 시와 산문을 떠나서 사랑에 관한 지극한 얘기를 하고 싶어 한다. 그것은 영원에 대한 그리움의 여정이며, 반복되는 운명 같은 것이 아닐까 한다. 그러므로 시인이 말하는 사랑은 단순히 이성애나 박애를 뜻하는 말이 아니다. 이를 보다 확대하여 인간 삶의 한 양식 즉, 영원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뜻하는 말로 사용하고자 했다. 완전한 삶이란 무엇일까. 아니 왜 사랑해야 할까. 그것은 저자도 모르고 독자도 모를 일이다.

저자는 사랑을 통하여, 아니 사랑할 수밖에 없는 절실함 앞에, 사랑을 노래함으로써 시에 가까워지려는 노력의 소산인 것만큼은 분명하다. 시인이 쓴 시편들은 ‘사랑’의 토대 위에서 이루어지는 몸과 마음의 결정체이면서 합일성에 관한 여정일 것이다.

그러므로 시인이 노래한 사랑의 시편들은 더욱더 입체성을 구현한 현실일 수도 있고, 다른 한편 철학적이며 형이상학적인 세계를 지향할지도 모를 일이다. 완전한 삶에 이르는 길, 그것은 존재의 근원적인 물음에 대한 해답일 수도 있지만, 언제나 사랑을 탐험하는 여정에서 보면, 정답은 없을 것이다.
저자

오세영

오세영 시인은 1942년 전남 영광에서 태어나 전남의 장성과 광주, 전북의 전주에서 성장했다. 서울대학교 문리과대학 국문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교수를 역임했다. 1965∼1968년 박목월의 추천으로 『현대문학』지를 통해 등단하였다. 시집으로 『사랑의 저쪽』, 『바람의 그림자』, 『마른 하늘에서 치는 박수 소리』 등 27권과 학술서적 및 산문집으로 『시론』, 『한국현대시분석적 읽기』 등 31권을 저술하였다. 만해문학상, 목월문학상, 정지용 문학상, 소월시문학상, 고산문학상 등을 받았고 정부로부터 은관문화훈장을 수훈했다. 시집 『밤하늘의 바둑판』 영역본은 미국의 비평지 Chicago Review of Books에 의해 2016년도 전 미국 최고시집(Best Poetry Books) 12권에 선정되었다. 그 외 영어, 불어, 독일어, 스페인어, 체코어, 러시아어, 중국어, 일본어 등으로 번역된 시집들이 다수 있다. 한국시인협회장을 지냈으며 현재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예술원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목차

서시 - 누군가에게·10

1부

눈 내리는 아침엔·16
그리움에 지치거든·17
편지·18
이별의 말·20
통영에서·21
보석·22
목련꽃 1·24
너, 없음으로·25
너를 보았다.·26
푸르른 봄날엔·27
그리운 이 그리워·28
라일락 그늘에 앉아·30
너의 목소리·31
태평양엔 비 내리고·32
이별 후·34
바람의 노래·36
언제인가 한 번은·37
이별의 날에·38
첫눈 내리면·40

2부

결별·44
사랑하는 사람아·45
첼로를 위하여·46
봄 하루·47
부탁·48
파경破鏡·49
바람 소리·50
연서·51
기다림·52
그 한 밤·53
보낸 후 1·54
보낸 후 2·55
꽃잎·56
원시遠視·57
결별 후·58
푸르른 하늘을 위하여·60
봄날에·61
왜 비켜 가지 않는가·62
5월·63

3부

님은 가시고·66
멀리서·68
종적·70
텅 빈 나·72
그 길을 따라·74
나를 돌려주세요·76
역설·78
봄은 무엇 하러 오는가.·80
푸르른 날에·81
나는 무엇입니까·82
당신의 피리·84
문밖에서·85
그렇게 끝났습니다·86
참다운 거짓·88
천년의 잠·90
겨울밤·92
6월·94
홀로가 아니랍니다·96
바위 하나 안고·98

4부

먼 사람·100
돌비석·101
발자국·102
먼 후일·103
어이할거나 2·104
봄밤은 귀가 엷어·105
사막·106
동백꽃 피는·108
아카시아·109
아득히·110
신기루·112
사랑한다는 것은·113
정인情人·114
소식·115
또 하루·116
이별·117
춘설·118
등燈·119
너를 찾는다·120

출판사 서평

인간은 두 가지의 세계에 관계를 맺고 있다. 하나는 논리가 지배하는 세계요, 다른 하나는 모순이 지배하는 세계이다. 과학과 학문으로 해명될 수 있는 세계는 전자에 해당하고 문학과 종교로 해명될 수 있는 세계는 후자 해당한다. 오세영 시집 『77편, 그 사랑의 시』는 후자에 있다는 걸 가늠할 수 있다. 즉, 본질에 사랑이 있다고 믿는 것이다. 누구를 사랑할 때 사람들은 논리로 사랑하는가? 당연히 그렇지는 않다. 우리는 모순과 역설과 비논리로 사랑한다. 그런데 모순의 진리는 논리적 진리를 규정하는 토대이다. 컴퓨터나 항공기를 만드는 지식보다도 어머니의 어진 손길이, 연인의 따뜻한 입맞춤이 인간의 삶을 더 행복하게 만들어 준다. 논리적 진리는 다만 인간의 생활을 편리하게 해줄 수는 있지만, 정작 인간에게 행복을 가져다주는 것은 사랑이다.
우리 국어의 고유어에는 ‘아름다움’이라는 말의 반대말이 없다. ‘추醜’나 ‘미움’이라는 말이 있기는 하지만, 전자는 한자어漢字語이고 후자는 ‘증오憎惡’라는 뜻을 지닌 사랑의 반대말이지만, ‘아름다움’의 반대말은 아니다. 왜 그런 것일까. 하르트만N. Hartmann이 주장하는 미학적인 측면에서 보면, ‘추’도 ‘미’의 일부라 한다. 그는 미의 종류를 나누는 도식에 버젓이 ‘추’를 포함하고 있다. 삼라만상 개체의 영혼설을 부여하여, 영적인 세계를 전개한 애니미즘(animism)의 눈길로 본다면, 미추를 뭉뚱그린 집약체는 아름다움이고, 그 모든 아름다움은 사랑을 낳는다. 소크라테스는 ‘사랑’이란 자신에게 결여된 아름다움을 충족하고자 하는 갈망이라 하였다. 누구를 사랑한다는 것은 그가 아름답기 때문인 것이다.
그리하여, 우리는 누군가를 축복할 때 ‘잘 살라’고 말한다. 돈을 많이 벌라는 뜻인가. 높은 권세를 누리라는 뜻인가. 아니다. 아름답게 살라는 뜻이다. 그리고 사랑하라는 뜻일지도 모을 일이다.
한국시단을 대표하는 오세영 시인은 시집 『77편, 그 사랑의 시』를 통하여, 다시 사랑이 시작되는 시간과 공간을 노래하고 있다. 그 사랑은 늦고 빠름이 없이, 무작위로 오는 절절하면서, 어쩔 수 없는 불가항력적인, 허상의 타자와 존재자의 타자를 사랑할 수밖에 없는 영원한 노래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