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자의 시 읽기 (황정산 평론집)

소수자의 시 읽기 (황정산 평론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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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시인은 억압으로부터 벗어나고자 하는 인간들의 꿈을 대신하는 사람이다. 시는 자유의 다른 말이다. 때문에, 어떤 것으로부터도 자유롭지 못한 시와 시인은 비윤리적이다. 이런 자유와 윤리를 실천하기 위해 시인은 소수자여야 한다.
시인은 사회적 기득권의 혜택과 지배적 가치관으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 그래야 사회가 각종 지배 권력을 통해 요구하는 억압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 그리고 지금 여기 너머에 있는 것에 대해 상상할 수 있다. 이 책의 제목인 ‘소수자의 시 읽기’는 이런 의미에서 붙여졌다.
특히, 대세에서 벗어나 마이너로 활동하고 있는 이 시인들의 시에 우리 시의 미래가 있다고 생각한다. 새로움은 그들에게서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런 시인들을 다루고 그들에 대해 글을 쓰고 있는 저자 역시 소수자일 수밖에 없다.
☞ 선정 및 수상내역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의 ‘2023년 우수출판콘텐츠 제작 지원’ 사업 선정작
저자

황정산

황정산 평론가는 1993년 『창작과비평』으로 평론활동 시작. 2002년 『정신과표현』으로 시 발표. 저서로는 『주변에서 글쓰기』 『쉽게 쓴 문학의 이해』 등이 있다. 현재 종합문예지 『불교문예』와 시전문 문예지 『P.S』의 주간을 맡고 있다.

목차

1서문 - 시인의 윤리와 소수자로서의 시인ㆍ4

제1부 소수자의 시 읽기
1. 시인은 무엇을?ㆍ14
- 김경성, 사윤수, 송승언 시인의 시들
2. 시인은 왜?ㆍ25
- 박성준, 윤은영, 이은규 시인의 시들
3. 시간에 대하여ㆍ36
- 이현호, 이영혜, 박수빈, 김종미, 박은정의 시
4. 새로움에 대항하는 세 가지 방식ㆍ45
- 김미연, 임승유, 최호빈의 시들
5. 잉여에 대하여ㆍ54
- 정재춘, 기혁, 황혜경 시인의 시들
6. 시가 넘어서는 세 가지ㆍ64
- 정혜영, 최윤희, 박현웅 시인의 시들
7. 시와 공포ㆍ73
- 황종권, 여성민, 조은설 시인의 시들
8. 고통의 언어와 고통의 기억ㆍ85
- 이범근, 정영미, 이해존 시인의 시들
9. 시와 초월ㆍ95
- 이루시아, 김준현, 이여원 시인의 시들
10. 불화의 기록ㆍ107
- 진순희, 최예슬, 신철규 시인의 시들
11. 새로운 시간을 위하여ㆍ120
- 한영수, 김밝은, 정지우 시인의 시들

제2부 소수자의 시 쓰기
1. 가족의 이름으로ㆍ134
- 김도우의 시들
2. 계획된 욕망과 욕망의 계획ㆍ143
- 김나영 시인의 시들
3. 안티오이디푸스ㆍ150
- 김혜영 시인의 시들
4. 생명이 있는 것들은 모두 슬픔을 안다ㆍ158
- 윤은경 시인의 시들
5. 시에 대해 시가 생각하다ㆍ164
- 안현심 시인의 시세계
6. 아이러니의 시학과 공존의 정신ㆍ172
- 오영미 시인의 시들
7. 내 몸속의 자연ㆍ180
- 안채영 시인의 시들
8. 기억하기와 돌아가기ㆍ188
- 박진하, 천유근 시인의 시들
9. 기억을 추억하는 기록ㆍ196
- 구석본 시인의 시들
10. 살아있는 것들을 위하여ㆍ203
- 임덕기 시인의 시들
11. 아픔에 대하여ㆍ209
- 최도선 시인의 시들
12. 정상의 비정상화ㆍ217
- 김연종 시인의 시세계
13. 말의 힘, 시의 이유ㆍ224
- 이영식 시인의 시들
14. 위안과 치유로서의 시ㆍ233
- 이순희 시인의 시들
15. 벗어나기와 사라지기ㆍ242
- 김성희 시인의 시들
16. 없는 것들을 위하여ㆍ249
- 정준규 시인의 시들
17. 생각의 재탄생ㆍ256
- 김금용 시인의 최근 시들
18. 세상의 속마음을 들여다보다ㆍ263
- 신미균 시인의 시들
19. 여행의 목적ㆍ270
- 우대식 시인의 여행 시들
20. 절망과 희망의 변증법ㆍ276
- 박정이 시인의 시들
21. 투명함에 대하여ㆍ283
- 박형준 시인의 시들
22. 변하는 것들을 위한 찬가ㆍ291
- 진란 시인의 시세계
23. 늑대의 시간을 위하여ㆍ297
- 강희안 시인의 시들

제3부 시가 있는 단상들
1. 토마토에 대하여ㆍ306
2. 색깔에 대하여ㆍ311
3. 슬픔에 대하여ㆍ316
4. 냄새에 대하여ㆍ321
5. 소름에 대하여ㆍ327
6. 귀찮음에 대하여ㆍ333
7. 흔들림에 대하여ㆍ342
8. 낯선 것에 대하여ㆍ350
9. 상상력에 대하여ㆍ355
10. 벗어남에 대하여ㆍ360

출판사 서평

시인의 윤리와 소수자로서의 시인

시인은 아이러니한 존재이다. 쉽게 말해 불량함이 윤리가 되는 존재이다. 세상의 가치에 반하고 질서에 순응하지 않으며 권력이 쳐 놓은 질서를 애써 거부하는 불량함을 통해 삶과 세상을 성찰하는 윤리를 실천한다. 비윤리 또는 탈윤리가 윤리가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기존의 가치에 순응하고 규범화된 윤리를 맹종하는 시인은 비윤리적이라 단언할 수 있다. 더러 그러한 시인들이, 기존의 가치관에 안주하며 위안을 느끼는 대중들의 사랑을 받거나 권력의 시혜를 얻어 안락한 삶을 보장받을 수 있을지는 몰라도 규범의 강요에 신음하고 있을 많은 사람들의 고통과 속박을 외면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들은 비윤리적이고 반도덕적이라 할 수 있다.
종교적 교의를 설파하고 정치적 이념을 선전하여 사람들에게 꿈을 갖게 하는 것은 시인의 윤리가 아니다. 그것은 시인이 갖지 못한 또는 시인이 이미 버리고자 한 권력의 역할이다. 시가 권력에 복무할 때 시인은 타락한다. 시인이 아무리 숭고한 종교적 교의나 정의로운 정치적 이념을 전파하더라도 그때 시인은 자유로운 영혼이 아니라 권력의 입이 된다. 시인은 권력들이 만들어 놓은 질서에 불량하게 대들고, 그 억압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인간들의 꿈을 대신하는 사람이다. 시는 자유의 다른 말이다. 때문에, 어떤 것으로부터도 자유롭지 못한 시와 시인은 비윤리적이다.
이런 자유와 윤리를 실천하기 위해 시인은 소수자여야 한다. 시인은 사회적 기득권의 혜택과 지배적 가치관으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 그래야 사회가 각종 지배 권력을 통해 요구하는 억압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 그리고 지금 여기 너머에 있는 것에 대해 상상할 수 있다. 이 책의 제목인 ‘소수자의 시 읽기’는 이런 의미에서 붙여졌다.
사실 ‘소수자의 시 읽기’는 모호성을 가진 비문이다. 세 가지의 다른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하나는 소수자의 언어인 시를 읽는다는 뜻이고, 또 하나는 시인 중 소수자 시인의 시를 읽는다는 뜻이다. 필자의 얘기를 빌리면, 마지막으로 소수자로서 필자 자신이 시를 읽는다는 뜻을 가지기도 한다. 이 책의 제목 ‘소수자의 시 읽기’라는 말은 이 세 가지 의미를 모두 포괄한다.
이 책에서 다루는 시인들은 모두 아직 문단에 이름이 크게 알려진 시인들이 아니다. 아직 활동이 미미한 신진 그룹에 속해 있거나, 오래 시를 써 왔음에도 숨어서 활동해 온 시인들이다(물론 이들 중에는 이미 대세 시인으로 자리잡은 경우도 더러 있다). 필자는 대세에서 벗어나 마이너로 활동하고 있는 이 시인들의 시에, 우리 시의 미래가 있다고 생각한다. 새로움은 그들에게서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런 시인들을 다루고 그들에 대해 글을 쓰고 있는 필자 역시 소수자일 수밖에 없다. 이 책은 ‘소수자’라는 세 가지 의미를 집약하면서, 필자의 무한한 시와 시인에 관한 성찰과 사랑의 여정이라고 불러도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