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김소해(1947~) 시인은 그런 여정 중에도 정형의 난망을 조화롭게 타넘고 있는 중진이다. 그러는 동안 시인이 더 기울여 찾고 공들여 그려온 것들은 낮고 외지고 뒤처진 삶의 고샅들이다. 어딘가 그늘이 깊이 끼친 우리네 삶의 골목골목에서 길어낸 곡절의 노래에 자신만의 시적 발화를 입히고 빛을 얹어온 것이다. 1983년 『현대시조』 등단 후의 1988년 부산일보 신춘문예 당선도 그런 열망을 다지는 계기였나 보다. 이후 시인은 꾸준한 창작으로 『대장장이 딸』을 비롯한 5권의 시조집을 펴냈고, 문학상(한국시조시인협회 본상)이나 아르코 문학나눔에 선정되는 등 문학적 평가도 받는다. 하지만 좋은 시인이 그러하듯, 지금까지보다 더 아름다운 정형의 미학을 궁구하며 자신의 노래를 찾아 세상의 그늘 속을 계속 헤쳐 가고 있다.
그중에도 악보에 담지 못한 노래를 위한 탐색은 이번 시조집 「서너 백년 기다릴게』는 특별한 권역을 보여준다. 그것은 어쩌면 “피나게 배워도 모를 일”이고, 지금도 여전히 “아직 모를 일”(「모를 일」)이라는 탄식도 따르지만, 세상을 더 깊이 살피고 헤아리는 시적 소명의 하나라 하겠다. 보다 더 기울여 생의 면목이며 이면을 짚어야 사람살이 저간의 사정들에 자신이 찾은 시적 발화를 피워내는 오솔길인 까닭이다. 그 길은 삶의 곡절에 따라 생기기 쉬운 “상처도 보석”(「실금」)임을 깨닫는 과정이며, 그때그때 발견한 것들을 정형 구조에 아름답게 정제하는 머나먼 절제의 여정이기도 하다.
-정수자(시인·문학박사)
그중에도 악보에 담지 못한 노래를 위한 탐색은 이번 시조집 「서너 백년 기다릴게』는 특별한 권역을 보여준다. 그것은 어쩌면 “피나게 배워도 모를 일”이고, 지금도 여전히 “아직 모를 일”(「모를 일」)이라는 탄식도 따르지만, 세상을 더 깊이 살피고 헤아리는 시적 소명의 하나라 하겠다. 보다 더 기울여 생의 면목이며 이면을 짚어야 사람살이 저간의 사정들에 자신이 찾은 시적 발화를 피워내는 오솔길인 까닭이다. 그 길은 삶의 곡절에 따라 생기기 쉬운 “상처도 보석”(「실금」)임을 깨닫는 과정이며, 그때그때 발견한 것들을 정형 구조에 아름답게 정제하는 머나먼 절제의 여정이기도 하다.
-정수자(시인·문학박사)
서너 백년 기다릴게 - 황금알 시인선 278
$1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