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앗들의 합창 - 황금알 시인선 292 (양장)

씨앗들의 합창 - 황금알 시인선 292 (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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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한국의사시인회 결성 12년째를 맞이하여 22명의 의사시인들이 쓴 시집 『씨앗들의 합창』이 출간되었다. ‘환자는 텍스트’라고 다니엘은 말한다. 진단과정을 통해 의사는 환자의 호소와 증상과 검사소견을 살피는 문학적 해석활동을 한다는 뜻이다.
그렇다. ‘진정한 의학은 인간에 대한 심오한 이해에 관점을 두고 있다는 점에서 시(詩)와 깊이 닿아 있다. 따라서 시와 의학의 융합은 직관, 상상력 그리고 창의적 공감을 바탕으로 서로를 풍부하게 한다. 그러나 현실은 의학과 시가 과학과 예술로 구분되어 각각의 영토에 제각기 놓여 있을 뿐이다. 이러한 상황은 의학과 시의 사이에 놓여있는 고급스러운 구별을 헐어내고 사귀어 서로 오가는 통섭(通涉)의 능력을 갖춘 의사시인의 능동적 역할을 요구하고 있다.’
저자

한국의사시인회

저자:한국의사시인회
박세영
2019년『시와문화』등단
시집『바람이흐른다』『날개달린청진기』
현재박내과의원원장

한현수
시집『내마음의숲』을발표하며작품활동시작(2008)
2012년『발견』등단
시집『오래된말』『기다리는게버릇이되었다』『눈물만큼의이름』『사과꽃이온다』
분당야베스가정의학과원장

홍지헌
2011년『문학청춘』등단
시집『나는없네』『자작나무는하염없이하얗게』
현재서울강서구연세이비인후과원장

정의홍
강원도강릉출생.서울의대졸업후안과의사가됨
2011년『시와시학』등단.한국시인협회회원
시집『천국아파트』『북한산바위』『꽃씨를심으며』등
2014년귀향하여안과개원의로일하고있음.

김세영
2007년「미네르바」등단
시전문지『포에트리슬램』편집인
시집『하늘거미집』외4권,디카시집『눈과심장』
산문집『줌,인앤아웃』
제9회미네르바문학상,제14회한국문협작가상

김기준
2016년『월간시』등단
시집『착하고아름다운』『사람과사물에대한예의』
수중시집및수필집『그바닷속고래상어는어디로갔을까』
수필집『나를깨워줘』

박권수
2010년『시현실』등단
시집『엉겅퀴마을』(2016),『적당하다는말그만큼의거리』(2020)
현재나라정신과원장

손경선
2016년『시와정신』등단
2015년제14회웅진문학상수상
시집『외마디경전』『해거름의세상은둥글다』『꽃밭말씀』『당신만몰랐다』
현재손경선내과의원원장

최예환
2017년신라문학대상시조부문대상
2018년『월간문학』등단,2018년『좋은시조』신인작품상
시집『혀』

윤태원
1966년목포출생
가톨릭의과대학졸업
목포태원정신건강의학과의원원장
2016년『열린시학』신인문학상

김호준
2014년『시와사상』등단
시집『너의심장을열어보고싶은』
현재대전참다남병원정신건강의학과전문의로근무중

김연종
시집『극락강역』『히스테리증히포크라테스』『청진기가라사대』
산문집『닥터K를위한변주』『돌팔이의사의생존법』

김완
2009년『시와시학』등단
시집『지상의말들』『바닷속에는별들이산다』등
2018년송수권시문학상남도시인상수상,현재김완혈심내과원장

송명숙
2019년『시와세계』등단
시집『투명한진료실』
아이편한소아청소년과의원소아과전문의

주영만
1991년『문학사상』등단
시집『노랑나비,베란다창틀에앉다』『물토란이자라는동안』

서화(본명서종호)
2015년『신문예』시등단
현부천시민의원진료원장

유담
2013년『문학청춘』등단
의학과문학접경연구소소장
시집『가라앉지못한말들』『두근거리는지금』
산문집『늙음오디세이아』『의학에서문학의샘을찾다』

김경수
1993년『현대시』등단
시집『이야기와놀다』『편지와물고기』『산속찻집카페에안개가산다』『달리의추억』『목숨보다소중한사랑』『다른시각에서보다』등문학ㆍ문예사조이론서『알기쉬운문예사조와현대시』
계간『시와사상』발행인,부산김경수내과의원장

박언휘
경북울릉도출생,호는포(佈春)
국제PEN문학홍보이사,한국시인협회기획인사
『시인시대』시계간지발행인
이상화기념사업회이사장,대구여성문인협회회장
저서『박언휘원장의건강이야기』『선한리더십』『안티에이징의비밀』
『청춘과치매』『시집,울릉도』등
박언휘종합내과원장,한국노화방지연구소이사장
박언휘슈바이쳐나눔재단이사장

서홍관
전북완주출생.서울대학교의과대학졸업
창비신작시집을통해시인으로등단.현재국립암센터원장
시집『어여쁜꽃씨하나』외4권

목차

서문·5

초대시
마종기·12
이원로·17

박세영
무등산의희망봉·24
씨앗들의합창·26
순리는어디로가고·28

한현수
꼬막잡이·32
밤마실·33
사월·35

홍지헌
가족여행·38
아주깊은곳에·39
뜬금없는생각·40

정의홍
철둑길아래·42
남도기행1·43
남도기행2·45

김세영
와디의기억·48
자연스러운일·51
바람의결·53

김기준
스파게티가익어가는봄날·58
모란을기다리며·60
마취의사·62

박권수
만월리박씨·66
엄마의머리빗·67
병아리유치원·68

손경선
괭이밥·72
주꾸미샤부샤부를먹다·74
어떤문답·76

최예환
밤바다에서·78
무스카리1·79
무스카리2·81

윤태원
쓰읍·84
내가사라져도·85
나는나를·87

김호준
불안1·90
불안2·91
어느집착·92

김연종
비핵화선언·94
사각지대·96
뼈를묻다·98

김완
타인들의집·100
라면을끓이며·101
우수雨水·103

송명숙
진료중입니다·106
4월,봄·107
오후3시·108

주영만
안과바깥4·110
안과바깥5·112
안과바깥6·114

서화
오감五感·116
기도의강·117
시초始初와끝·119

유담
시선의졸음·122
정기검진·124
겨울동백·126

김경수
인사하는책·128
사랑은떠나가는기차·130
나무의자·132

박언휘
사랑의마그마·136
울릉도의꿈·138
달밤·140

서홍관
근무는어때요?·142
소록도화장터에서·143
기와불사·144

출판사 서평

문학속의의학,의학속의문학,진료실의시인들의소박하고찬란한시편들!

말라뒤틀렸다붉디붉게
물들어펼쳐진진홍빛저고리
매웁디매운마음을품고서
노란꿈을저미고저며야위어도
생이비틀어질때까지
독을품고있었던너
어느누구도쉬이건드릴수없는
농염한자태
꿋꿋이변색하며검붉어질때까지
등을기대었던황금토양에서

발가벗겨진채내밀었다
점막을찌른다
반질반질하게잘생긴것들
볼품없이척추가휜것들
하나의집념만으로모였다
이제는비틀리고꼬여도
알알이떨어뜨리며내려놓는
씨앗들의합창,좌르르
참고참다이제는
노랗게흘려보내도좋은씨앗들
고추의눈물인가
나의눈물인가

-박세영,「씨앗들의합창」전문

박세영의시「씨앗들의합창」은이번의사시인회12집의표제시이다.고추를소재로하여생명과고통,그리고그안에서의희망을다룬시이다.고추가겪는변화를통해인간의삶과고난을은유적으로표현하고있다.
첫연에서는붉게물든고추의모습이생생하게그려진다.“말라뒤틀렸다붉디붉게”라는진술에서고추가마르고붉어지는과정을묘사하며,“진홍빛저고리”는고추의강렬한색감을형상화한다.이는고추가겪는고통과함께,그강렬한생명력을상징적으로보여주고있다.
고추는“매웁디매운마음을품고서”자신이지닌고통과집념을나타낸다.이는삶의고난을견뎌내는인간의모습과겹친다.“노란꿈을저미고저며야위어도”라는태도는꿈과희망을잃어가는과정에서도생을포기하지않는고추의집념을보여준다.

고추는“어느누구도쉬이건드릴수없는농염한자태”를지닌다.이는신산스러운현실에서도꿋꿋이살아가는존재의아름다움을드러낸다.“검붉어질때까지”변색하며삶의끝까지버티는모습은인간의굳은의지를상징한다.이는고추가“황금토양”에서자라나는것처럼,결국고난을이겨내고성숙해지는과정을보여주지만,고통을수반할수밖에없는성장통인것이다.“발가벗겨진채내밀었다”라는진술은고추가씨앗을내놓는장면을묘사하면서,관능적인면모와함께새로운생명의탄생을상징하고있다.고난을통해새로운희망이싹트는과정에서“점막을찌”르는행위는필연적인고통을수용성을의미하고있다.
씨앗들은“반질반질하게잘생긴것들”과“볼품없이척추가휜것들”로묘사된다.이는다양성의존재들이모여하나의생명력을이루는여정을나타낸다.“하나의집념만으로모였다”라는구절은이들이고통을견디며함께하는힘을강조한다.
마지막연에서는씨앗들이“비틀리고꼬여도알알이떨어뜨리며내려놓는”모습을통해,고난을이겨내고새로운생명을탄생시키는과정을묘사한다.“씨앗들의합창,좌르르”는그들이하나되어만들어내는생명력의아름다움을상징한다.“참고참다이제는노랗게흘려보내도좋은씨앗들”은이제는고통을벗어나새로운시작을암시하고있을터이다.고추의눈물이“나의눈물인가”라는질문으로끝나는시는,고추와인간의삶을동일시하며깊은울림을주고있다.「씨앗들의합창」은고통속에서도생명과희망을잃지않는존재의이유와아름다움을강조하며,고난을견디는모든이들에게위로와용기를주는작품이다.

인간의질병과함께살아야하는의사는의학의과학적특성과더불어희로애락과다양한감성을지닌인간을그대상으로한다는점을항상상기해야한다.그래서인간이해의접촉점인인문학과그바탕이되는문학에관심을주어야완전한의사로행세할수있을것이다.
좌뇌파로서의과학자와우뇌파적인감성과인문학을두루겸비해야환자에게는이해심많은훌륭한의사,자신에게는편향되지않으면서도자유를향유하는행복한의사가될수있을터이다.
한국의사시인회결성12년이되었다.회원들이모여첫시집『닥터K』를펴낸이후열한권째시집이다.의사의일상은그리한가로운것이아니고그틈새시간에시를생각하고글을쓴다는것은말같이쉬운일이아니다.이제전국의훌륭한의사시인들이밤잠을밀어두고섬세한인간애를시의행간에심어놓은것을살필기회가왔다.과학자인의사가어떻게환자라는인간의고통과불안을함께아파하고또함께눈물흘리는지를볼기회가왔다.
더불어의사라는인간이목석이아니고어떻게자신의의지를지키며불완전한자신을깨워이겨나가는지를볼수도있을것이다.장기적인안목으로보면시를사랑하는이런모임과꾸준한시집발간은이나라에의료문화를널리전파하고의사의질을높이는데도한몫을하리라는믿음을준다.환자를사랑하는마음으로,詩를사랑하는의사들이함께모였다.아직詩는탄생하지않았고,영원히완성되지않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