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래마을 물까치 - 황금알 시인선 298 (양장)

서래마을 물까치 - 황금알 시인선 298 (양장)

$15.49
Description
시집을 관통하는 정조는 서정적이고 감각적인 묘사를 통해 자연과 인간의 삶을 연결하는 시적 언어로 가득 차 있다. 시집의 주요 배경은 서달산, 서래마을, 서리풀공원 등으로, 특정한 장소에서 느낄 수 있는 자연의 아름다움과 그 속에서의 인간 존재를 탐구한다.
특히, 시집 『서래마을 물까치』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눈에 띄는 것은, 시인의 오랜 수련과 애정을 담아 남편을 향한 깊은 사랑과 그리움이다. 시인은 자신의 삶을 수놓은 사랑의 시편들의 편린들은 시공을 넘어, 남편을 향한 정념과 간절함으로 채워 나간다.
남편을 향한 시인의 순애보와 사부곡(思夫曲)은 시집 전체에서 가장 중요한 감성적 요소로 작용하며, 시인의 사랑과 그리움을 담은 시어들이 독자의 마음을 움직인다.
저자

이희숙

저자:이희숙
경기도장단군(현연천군)고랑포에서태어나1993년『시와시학사』신인작품상으로등단했다.시집으로『죄짓듯시를지으며』『고호가는길』『울엄마』등이있다.현재서울교육대학교명예교수.

목차


1부자주포가는길

서달산달빛·12
서래마을물까치·13
꽃보라꽃보라·14
고요·15
자주포가는길―장단참게잡이·1·16
자주포할아버지댁―2장단참게잡이·2·17
참게잡기―장단참게잡이·3·19
참게수제비―장단참게잡이·4·21
연천고랑포―장단참게잡이·5·23
금강산가는길―장단참게잡이·6·25
Q&A·27
둥근달·28
아버지의바다―아버지·1·29
갓밝이바다―아버지·2·30
해돋이바다―아버지·3·31
정오의해변―아버지·4·32
해넘이경포호―아버지·5·33
땅거미파도―아버지·6·34
아버지의밤바다―아버지·7·35

2부세상에서가장아름다운눈부처

반포천왜가리·38
굴타리먹다·39
대벌레의잠언―남편의필사·40
폭우경보,7월10일·42
잘잦지않은밥처럼·44
하제!하제!다시하제!·45
홍수림紅樹林반딧불이·46
왕은점표범나비의여름잠·48
버마재비,비백飛白으로날다·50
세상에서가장아름다운눈부처·52
면회·54
고추냉이·55
올목,그섬에가고싶다·56
이사세번·58
뚱딴지·60
오우가五友歌산책길·61
보·고·싶·어·62
바닥짐·64
하얀길·66
얼레달빛·67
몸알의아우라·68

3부고호皐湖하늘나리

하늘북,난타·72
고호皐湖하늘나리·73
뜬섬―무섬마을·1·74
외나무다리―무섬마을·2·75
모래강―무섬마을·3·76
춤추는시詩―<1월31일>,A.Calder·77
트로니―큰바위얼굴·78
연필화가이상일―라드라비L'artdelaVie·79
자장가·80
망통Menton해변에서·81
신안섬티아고·82
풀등·83
고슴도치의몽유―박윤우시인의<발목>에부쳐·84
산중벗바리·85
은티마을호호야好好爺·86
덤벙문소병紋小甁·87
사마리아수가성城여인의물동이·88
어떤비망록―홍사덕2주기에부침·90
오크스툴·92
흔들린다·94
칡꽃향기·95
비문증·96
누에다리·97

4부봄에봄을앓다

분청달항아리·100
내이름은·101
위리안치圍籬安置·102
내뒷모습이궁금하다·103
정동진심곡항바다부채길·104
탕진·105
이런,발칙한·106
봄에봄을앓다·108
유두주流頭酒에꽃일다·110
오로라가는실난실·111
비익조比翼鳥―연리목·1·112
달빛맥놀이―연리목·2·113
곁―연리목·3·114
해식애海蝕崖그리움―연리목·4·115
큰개불알꽃―COVID19·1·116
마로니에꽃스코필드박사님께―COVID19·2·117
물망초블루―COVID19·3·120
서래마을개구리울음소리―COVID19·4·122
호모사피언스를넘어신인류로―COVID19·5·124
호모펜데미쿠스―COVID19·6·126
위드코로나―COVID19·7·127

출판사 서평

이희숙의이번시집에서먼저눈에띠는것은,오래고수련해온남편을향하는그녀의지극하고간절한정념이다.수년에걸쳐손톱에피멍울들며한땀한땀짜올린생애의시편은,과연낱낱이그를위한사랑의화인(火印)으로그리움의통점으로다가온다.그러니까수록된시들의적잖은부분이시인의순애보이며사부곡(思夫曲)이라정의할수있겠다.
몇년째병상에몸져누운남편은다양한모습을띠며,시편곳곳에서곡두처럼나타난다.그는때로베드로처럼물위를걷는‘소금쟁이’(「굴타리먹다」)로,때로“뙤약볕하늘”아래알수없는“잠언”을골똘히“필사”하는‘대벌레’(「대벌레의잠언」)로몸을받는다.지상의신산을“묵묵히견뎌”내고“선한눈빛을머금은채/말없이기다”려온,한평생‘뚱딴지’(「뚱딴지」)였던그가이제“청수박굴타리먹듯/한생애굴타리먹은”채,“인공호흡기와석숀에숨결을”(「굴타리먹다」)오롯이의지하고있다.이때“대벌레한마리”가허공에“필사”하는“눈부시고고요한집중”의현장을목격하는그녀의자세는예사롭지않다.‘대벌레’가서술하는“뜨거운잠언”을“점자(點字)”(「대벌레의잠언」)처럼읽어내려고투하는그녀의실루엣은,그와얽힌차마형언하기어려운추억과더불어,병상의그에대한쓸쓸한연민과처연한믿음을아프게환기한다.그것은그녀가“맥주잔속에서떠오르”는“세상에서가장아름다운눈부처”를경험하는광경과닮아있다.사생의벼랑끝에서“조주위악(助酒僞惡)”(「세상에서가장아름다운눈부처」)의유머를놓지않는여유는뜻밖에,이작품의에피소드를더욱예리하고절박한지점까지유인한다.

시집에서발견할수있는다른모티프는향수다.그것은시인의고향인민통선안마을,장단자주포의‘참게잡이연작’에집중적으로투영된다.가슴따뜻한미각적심상과육친의원시적그리움.그녀가영주무섬마을과괴산은티마을,프랑스의당통해변등국내외여러지역을배회하는모습도,의식이전일지언정미상불향수를우회하는한형식으로이해할여지가있다.그리고그녀의이러한보행이자기응시,또는자기탐색quest의외로운여정과겹쳐지는것은어쩌면필연적일지모른다.

월인천강(月印千江)월인천강(月印千江)/치자향달빛내음/가을꽃줍듯줍자고/하냥마음은붐비는데//다따가/원고지행간속에위리안치되다
-위리안치(「圍籬安置」),전문

시인의말

딱따구리가많으면숲은건강해진다.오색딱따구리,청딱따구리,큰오색딱따구리,쇠딱따구리등이나뭇결속해충알까지해치운다.입추무렵코로나가다시번지고있다.1년반여하얗게병상에누워기진한남편이속절없이걸려들었다.갈바람따라COVID를이겨낼딱따구리가날아들기를,성령의빛으로기력이회복되기를바라는마음으로이시집을엮었다.
“휘영청//기슭따라차오르는고요//하늘을고요로적신다//그대근처에서//스스로그러하다”(「분청달항아리」)내믿음생활이,내삶의하루하루가그렇게익어가기를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