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래마을 물까치 (양장본 Hardcover)

서래마을 물까치 (양장본 Hardcover)

$18.44
Description
시집을 관통하는 정조는 서정적이고 감각적인 묘사를 통해 자연과 인간의 삶을 연결하는 시적 언어로 가득 차 있다. 시집의 주요 배경은 서달산, 서래마을, 서리풀공원 등으로, 특정한 장소에서 느낄 수 있는 자연의 아름다움과 그 속에서의 인간 존재를 탐구한다.
특히, 시집 『서래마을 물까치』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눈에 띄는 것은, 시인의 오랜 수련과 애정을 담아 남편을 향한 깊은 사랑과 그리움이다. 시인은 자신의 삶을 수놓은 사랑의 시편들의 편린들은 시공을 넘어, 남편을 향한 정념과 간절함으로 채워 나간다.
남편을 향한 시인의 순애보와 사부곡(思夫曲)은 시집 전체에서 가장 중요한 감성적 요소로 작용하며, 시인의 사랑과 그리움을 담은 시어들이 독자의 마음을 움직인다.
저자

이희숙

이희숙 시인은 경기도 장단군(현 연천군) 고랑포에서 태어나 1993년 『시와시학사』 신인작품상으로 등단했다. 시집으로 『죄 짓듯 시를 지으며』 『고호 가는 길』 『울 엄마』 등이 있다. 현재 서울교육대학교 명예교수.

목차

1부 자주포 가는 길

서달산 달빛·12
서래마을 물까치·13
꽃보라 꽃보라·14
고요·15
자주포 가는 길 - 장단 참게잡이·1·16
자주포 할아버지댁 - 2장단 참게잡이·2·17
참게잡기 - 장단 참게잡이·3·19
참게수제비 - 장단 참게잡이·4·21
연천 고랑포 - 장단 참게잡이·5·23
금강산 가는 길 - 장단 참게잡이·6·25
Q & A·27
둥근달·28
아버지의 바다 - 아버지·1·29
갓밝이 바다 - 아버지·2·30
해돋이 바다 - 아버지·3·31
정오의 해변 - 아버지·4·32
해넘이 경포호 - 아버지·5·33
땅거미 파도 - 아버지·6·34
아버지의 밤바다 - 아버지·7·35

2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눈부처

반포천 왜가리·38
굴타리먹다·39
대벌레의 잠언 - 남편의 필사·40
폭우경보, 7월 10일·42
잘 잦지 않은 밥처럼·44
하제! 하제! 다시 하제!·45
홍수림紅樹林 반딧불이·46
왕은점표범나비의 여름잠·48
버마재비, 비백飛白으로 날다·50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눈부처·52
면회·54
고추냉이·55
올목, 그 섬에 가고 싶다·56
이사 세 번·58
뚱딴지·60
오우가五友歌 산책길·61
보·고·싶·어·62
바닥짐·64
하얀 길·66
얼레달빛·67
몸알의 아우라·68

3부 고호皐湖 하늘나리

하늘북, 난타·72
고호皐湖 하늘나리·73
뜬 섬 - 무섬마을·1·74
외나무다리 - 무섬마을·2·75
모래강 - 무섬마을·3·76
춤추는 시詩 - 〈1월 31일〉, A. Calder·77
트로니 - 큰바위얼굴·78
연필화가 이상일 - 라드라비L'art de la Vie·79
자장가·80
망통Menton해변에서·81
신안 섬티아고·82
풀등·83
고슴도치의 몽유 - 박윤우 시인의 〈발목〉에 부쳐·84
산중 벗바리·85
은티마을 호호야好好爺·86
덤벙문소병紋小甁·87
사마리아 수가성城 여인의 물동이·88
어떤 비망록 - 홍사덕 2주기에 부침·90
오크 스툴·92
흔들린다·94
칡꽃향기·95
비문증·96
누에다리·97

4부 봄에 봄을 앓다

분청달항아리·100
내 이름은·101
위리안치圍籬安置·102
내 뒷모습이 궁금하다·103
정동진 심곡항 바다부채길·104
탕진·105
이런, 발칙한·106
봄에 봄을 앓다·108
유두주流頭酒에 꽃일다·110
오로라가 는실난실·111
비익조比翼鳥 - 연리목·1·112
달빛 맥놀이 - 연리목·2·113
곁 - 연리목·3·114
해식애海蝕崖 그리움 - 연리목·4·115
큰개불알꽃 - COVID19·1·116
마로니에꽃 스코필드 박사님께 - COVID19·2·117
물망초 블루 - COVID19·3·120
서래마을 개구리 울음소리 - COVID19·4·122
호모사피언스를 넘어 신인류로 - COVID19·5·124
호모 펜데미쿠스 - COVID19·6·126
위드코로나 - COVID19·7·127

출판사 서평

이희숙의 이번 시집에서 먼저 눈에 띠는 것은, 오래 고수련해 온 남편을 향하는 그녀의 지극하고 간절한 정념이다. 수년에 걸쳐 손톱에 피멍울 들며 한 땀 한 땀 짜 올린 생애의 시편은, 과연 낱낱이 그를 위한 사랑의 화인(火印)으로 그리움의 통점으로 다가온다. 그러니까 수록된 시들의 적잖은 부분이 시인의 순애보이며 사부곡(思夫曲)이라 정의할 수 있겠다.
몇 년째 병상에 몸져누운 남편은 다양한 모습을 띠며, 시편 곳곳에서 곡두처럼 나타난다. 그는 때로 베드로처럼 물 위를 걷는 ‘소금쟁이’(「굴타리먹다」)로, 때로 “뙤약볕 하늘” 아래 알 수 없는 “잠언”을 골똘히 “필사”하는 ‘대벌레’(「대벌레의 잠언」)로 몸을 받는다. 지상의 신산을 “묵묵히 견뎌”내고 “선한 눈빛을 머금은 채/말없이 기다”려 온, 한평생 ‘뚱딴지’(「뚱딴지」)였던 그가 이제 “청수박 굴타리먹듯/한 생애 굴타리먹은” 채, “인공호흡기와 석숀에 숨결을”(「굴타리먹다」) 오롯이 의지하고 있다. 이때 “대벌레 한 마리”가 허공에 “필사”하는 “눈부시고 고요한 집중”의 현장을 목격하는 그녀의 자세는 예사롭지 않다. ‘대벌레’가 서술하는 “뜨거운 잠언”을 “점자(點字)”(「대벌레의 잠언」)처럼 읽어내려 고투하는 그녀의 실루엣은, 그와 얽힌 차마 형언하기 어려운 추억과 더불어, 병상의 그에 대한 쓸쓸한 연민과 처연한 믿음을 아프게 환기한다. 그것은 그녀가 “맥주잔 속에서 떠오르”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눈부처”를 경험하는 광경과 닮아 있다. 사생의 벼랑끝에서 “조주위악(助酒僞惡)”(「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눈부처」)의 유머를 놓지 않는 여유는 뜻밖에, 이 작품의 에피소드를 더욱 예리하고 절박한 지점까지 유인한다.

시집에서 발견할 수 있는 다른 모티프는 향수다. 그것은 시인의 고향인 민통선 안마을, 장단 자주포의 ‘참게잡이 연작’에 집중적으로 투영된다. 가슴 따뜻한 미각적 심상과 육친의 원시적 그리움. 그녀가 영주 무섬마을과 괴산 은티마을, 프랑스의 당통해변 등 국내외 여러 지역을 배회하는 모습도, 의식 이전일지언정 미상불 향수를 우회하는 한 형식으로 이해할 여지가 있다. 그리고 그녀의 이러한 보행이 자기 응시, 또는 자기 탐색quest의 외로운 여정과 겹쳐지는 것은 어쩌면 필연적일지 모른다.

월인천강(月印千江) 월인천강(月印千江)/치자향 달빛 내음/가을꽃 줍듯 줍자고/하냥 마음은 붐비는데//다따가/원고지 행간 속에 위리안치되다
- 위리안치(「圍籬安置」), 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