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배의 이상하고도 야릇한 여섯 편의 이야기

김인배의 이상하고도 야릇한 여섯 편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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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작품론을 마무리하면서 우리가 마지막으로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는 것은 작가 김인배가 자신의 이번 작품들을 “이상하고도 야릇한 이야기”로 규정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사실, 거듭 말하거니와, 그의 이야기는 이상할 것도 없고 야릇할 것도 없다. 우리가 삶을 살아가면서 목도하고 경험할 수 있는 이야기들이라는 점에서 그러하다. 하지만 관점을 달리해서 보면 우리네 인간의 삶 자체가 있는 그대로 이상하고 야릇한 것이기에 이에 익숙한 우리에게 이상하거나 야릇하게 느껴지지 않을 뿐 작가의 말대로 그 모두가 이상하고 야릇한 것이 아닐지?
- 장경렬(서울대 영문과 명예교수)
저자

김인배

김인배소설가는경남삼천포(현사천시)에서태어나1975년『문학과지성』에소설신인발굴로등단하였다.소설『하늘궁전』『후박나무밑의사랑』『문신』『비형랑의낮과밤』『바람의끝자락을보았는가』『열린문,닫힌문』등이있다.그외『고대(古代)로흐르는물길』『일본서기」고대어는한국어』『전혀다른향가및만엽가』『万葉歌の謎』(만엽가의수수께끼;일본어판)『임나신론(任那新論)』『신(神)들의이름』등이있고,창신대학문창과외래교수를거쳐이후모교인진주교대학부와대학원한국어교육학과에서후학들을가르치다가퇴임했다.
2019년에영면했다.

목차

작가의말ㆍ4

첫번째이야기,달의숨바꼭질ㆍ11
두번째이야기,달빛재너머바닷가외딴집ㆍ63
세번째이야기,환(幻)의누항(陋巷)ㆍ101
네번째이야기,홀로흔들리는풀ㆍ145
다섯번째이야기,그덤불숲ㆍ177
여섯번째이야기,존재의변명ㆍ251

작품론|장경렬ㆍ320

출판사 서평

“미완에서완성으로”故김인배작가,유작소설집『이상하고도야릇한여섯편의이야기』출간


문학은때로작가의삶과죽음,그경계를넘어남겨진흔적속에서더욱빛을발한다.43년간의문학적여정을묵묵히걸어온故김인배작가의유작소설집『이상하고도야릇한여섯편의이야기』가출간되며,그의문학세계가다시한번조명되고있다.생의마지막순간까지집필에몰두했던그는이작품집을통해자신의문학적사유와존재에대한깊은질문들을남겼다.
이번소설집은제목그대로‘이상하고도야릇한’여섯편의중편소설을담고있다.작품들은삶과죽음,인간존재의본질,그리고사회와개인의경계에서벌어지는심리적갈등을중심으로구성됐다.김인배작가특유의절제된문장과심오한사유가돋보이며,각편은독자로하여금익숙한일상속에숨겨진낯선진실과마주하게한다.

신인에서거장의길로,그러나늘‘미완’의작가로

김인배작가는1975년『문학과지성』제1회신인공모에당선된「방울뱀」으로문단에등장했다.당시평론가김병익은그를“미완의대기(大器)의가능성을숨겨온신인”이라고평가했다.이찬사는한편으로작가에게크나큰영광이었지만,동시에‘미완’이라는단어는그의문학인생을따라다니는무거운꼬리표가되었다.
그는‘미완’이라는평가에대해생전이렇게회고했다.
“처음에는그것이칭찬인줄알았습니다.하지만시간이지날수록,그말이저를어디론가몰아가는것같았습니다.저는늘스스로에게질문했죠.과연나는언제완성될수있을까?”
이질문은단순한자기반성이아니었다.그것은김인배작가가작품속에서끊임없이탐구했던‘존재의본질’과도연결되는화두였다.그의소설은바로이미완성의질문위에세워졌다.완성된답을제시하기보다는,독자로하여금각자의해답을찾도록유도하는서사적구조가특징이다.

유작이된작품집,‘완성’을향한마지막여정

『이상하고도야릇한여섯편의이야기』는김인배작가가마지막까지매달린작품이다.병상에서도원고를손에서놓지않았던그는생의끝자락에서오히려가장왕성한창작력을발휘했다.
이번소설집에실린여섯편의이야기들은독립적인서사를지니면서도,‘존재’라는공통된주제를중심으로긴밀하게연결되어있다.「달의숨바꼭질」에서는인간이자신의본질을외면할때맞닥뜨리는고독과불안이섬세하게묘사된다.「존재의변명」은이야기를통한구원의가능성을탐색하며,인간이살아가는이유에대한근원적질문을던진다.
이외에도「거울속의또다른나」,「기억의틈새」,「불완전한선율」,「마지막편지」등은모두인간내면의복잡한감정과사회적존재로서의갈등을다층적으로풀어낸다.각편의이야기는현실과비현실,이성과감성의경계를넘나들며독자에게낯설고도깊은사유를요구한다.

‘완성된미완성’의미학

서울대영문과명예교수이자문학평론가인장경렬은이번소설집의해설에서이렇게평했다.
“김인배작가는소설의본질을꿰뚫는이야기꾼입니다.그는단순한서사를넘어,언어와존재의관계를깊이탐구했습니다.이소설집은그의문학적성취를보여주는동시에,우리가한국어의아름다움과서사의힘을재발견하게합니다.”
또다른평론가이정민은“김인배작가의작품은겉으로는단순한이야기처럼보이지만,그안에는인간존재에대한철학적질문이정교하게배치되어있다”며“특히이번유작에서는그가평생동안추구해온문학적완성에가장근접한모습을볼수있다”고평가했다.

남겨진작가의목소리:“나는여전히미완일지도모릅니다”

김인배작가는생전마지막인터뷰에서이렇게말했다.
“저는아마도끝까지미완일겁니다.하지만그미완속에서저는끊임없이쓰고,생각하고,존재하려했습니다.누군가제글을읽고그안에서작은진실하나라도발견한다면,그것이야말로저에게는완성입니다.”
이말은그가평생붙잡아온문학적태도를상징한다.그는완벽한결론보다는끝없이질문을던지는작가였고,답을찾기보다는그과정자체를가치있게여겼다.
『이상하고도야릇한여섯편의이야기』는단순한유작이아니다.그것은김인배라는한작가가자신의존재와문학을통해세상에남긴마지막편지이자,여전히살아숨쉬는질문이다.그리고독자들은이제그질문에대한답을각자의방식으로찾아가야한다.
“나는나의이야기가완성되기를바라지않습니다.오히려그이야기가누군가에게새로운질문이되기를바랍니다.”
김인배작가의이마지막바람은,그가남긴여섯편의이상하고도야릇한이야기를통해우리모두에게전해지고있다.그의문학은그렇게‘미완’속에서완성되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