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시론산책

세계시론산책

$27.86
Description
『세계시론산책』은 시에 대한 고전적 성찰을 집대성한 역작으로, 고대부터 20세기 초까지의 대표적인 시론 15편을 번역하고 해설한 인문서이다. 번역가 김석희는 『문학청춘』에 3년간 연재했던 ‘세계시론산책’ 칼럼을 바탕으로 이 책을 엮었다. 아리스토텔레스, 호라티우스, 셸리, 릴케, 발레리 등 서구 시론의 정수를 이루는 주요 사상가들의 원전을 엄선하여, 각 시대의 시학이 지닌 철학적 통찰과 미학적 규범을 현대어로 풀어냈다. 고전주의에서 상징주의, 낭만주의를 넘어 초현실주의에 이르기까지, 시에 대한 다양한 시선과 해석을 입체적으로 조명하며, 시와 문학의 본질을 다시 묻는 독자들에게 깊이 있는 사유의 장을 제공한다.

시인은 어떻게 생각하고, 언어는 어디까지 노래가 될 수 있을까. 『세계시론산책』은 인간이 언어를 미학적 방식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발견’에서부터 시작된 시의 탄생과 발전을 탐구하는 여정이다. 번역가 김석희는 술자리의 청탁으로 시작된 연재를 집필하면서, “고전적인 평가를 받은 시론”을 하나씩 골라 ‘시란 무엇인가’라는 본질적인 질문에 귀 기울인다.

이 책은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에서 시작해, 릴케의 「젊은 시인에게」, 예이츠의 「시의 상징주의」, 엘뤼아르의 「시의 증거」에 이르기까지, 시를 둘러싼 수천 년의 해석과 논쟁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결과물이다. 단순한 번역을 넘어, 오늘의 독자와 시론 사이를 연결하는 해석자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어, 고전 문학과 시에 관심 있는 이들에게 귀중한 안내서가 될 것이다.

고대의 ‘모방예술론’부터 낭만주의적 자아의 고백, 상징주의의 직관과 추상까지, 다양한 흐름을 조화롭게 엮은 이 책은 마치 정갈한 시정(詩情)의 식탁 같다. 시에 대한 이론과 감상의 역사를 천천히 산책하듯 따라가다 보면, 언어와 감정, 인간과 세계 사이의 미묘한 긴장과 교감을 새롭게 마주할 수 있을 것이다. 시를 사랑하는 이들뿐 아니라, 문학을 읽는 이라면 누구나 손에 들어야 할 한 권이다.
저자

김석희

저자:김석희
제주에서태어나서울대학교불문학과를졸업하고동대학원국문학과를중퇴했으며,1988년한국일보신춘문예에소설이당선되어작가로데뷔했다.한때창작과번역을병행했으나2000년이후에는번역에만종사하여,영어·불어·일어를넘나들면서허먼멜빌의『모비딕』,헨리소로의『월든』,알렉상드르뒤마의『삼총사』,쥘베른걸작선(20권),시오노나나미의『로마인이야기』등많은책을번역했다.

목차

앞머리에덧붙이는글4

시학11
―아리스토텔레스

시론32
―호라티우스

시를위한변호53
―필립시드니

시법74
―니콜라부알로

괴테와의대화103

소박문학과감상문학122
―프리드리히실러

『서정담시집』서문139
―윌리엄워즈워스

시의옹호162
―퍼시비시셸리

글짓기의철학186
―에드거앨런포

프랑스상징주의209

시와추상적사고238
―폴발레리

낭만주의와고전주의276
―T.E.흄

시인에대하여·젊은시인에게305
―라이너마리아릴케

시의상징주의326
―윌리엄버틀러예이츠

시의증거344
―폴엘뤼아르

출판사 서평

시의기원을묻고,그미래를가늠하는사유의지도

『세계시론산책』은한편의시가되기전,그뿌리와논리,감각과이념을치열하게묻고고민해온사람들의목소리를,한편역자의열정과성실한문장으로다시불러낸책이다.이책은그저“시론(詩論)”을모은문학자료집이아니다.그것은시라는장르에대해사유한철학적산물이며,시인의탄생과죽음을오가는역사적변증법의기록이며,동시에오늘날우리가문학과언어를어떻게마주해야하는가에대한긴여운의해답이기도하다.

1.『문학청춘』의연재에서시작된‘산책’의기록
책의시작은소박하다.『문학청춘』의주간인김영탁시인과번역가김석희가술자리에서나눈이야기,그리고어느봄호를향한번역청탁.이작은약속은2020년부터2023년까지,총15회에걸친시론번역연재로이어졌고,마침내단행본이라는응축된형식으로완성되었다.

김석희는“서양에서‘고전’으로평가받는시론중읽을만한것”을직접고르고골랐으며,단순한언어전환에그치지않고,그사유의무게까지한국어의정서로이식하는번역을감행했다.단지고전을옮긴것이아니라,고전을읽어낸또하나의‘시론산책’이자‘비평적실천’인셈이다.

2.2,000년에걸친시론의역사를넘나들다
『세계시론산책』은고대부터근대초기에이르기까지시에대한주요한사유들을폭넓게담고있다.아리스토텔레스의「시학」에서시작하여호라티우스의「시론」,시드니경의「시를위한변호」,워즈워스와셸리의낭만주의적주장,발레리의추상적언어론,릴케의시인론,예이츠와엘뤼아르의상징주의와초현실주의까지,그사상적스펙트럼은동시대문학이가진기반을넓게조망하게만든다.

이중에서도아리스토텔레스의‘개연성’개념은시를현실보다더철학적인것으로보았던고대사유의정수를드러내며,셸리의「시의옹호」는시를문명의가장깊은도덕적감각으로본다.반면릴케는‘시를쓰고자하는젊은시인에게’삶을먼저사랑하라고조언하며,예이츠는상징이지닌힘과영혼의구조를설파한다.각각의시론은시대와사조를반영하면서도인간과언어,예술과현실사이의심층적인균열을예리하게포착하고있다.

3.번역가의‘사유’가더해진입체적읽기
김석희는단지원전을옮기는번역자에그치지않는다.그는탁월한독자이자분석가이며해설자다.그의번역은원문충실성을담보함과동시에,오늘날독자가읽을수있는‘맥락’을고스란히마련한다.특히각시론의해설에서는해당사상가의철학적배경,생애의흐름,문학적위치등이상세히소개되어있어,단편적인이론수용을넘어사유의체계전체를통합적으로이해할수있게한다.

그의문장은정제되어있으면서도유연하다.복잡한사상을친절히풀어내되,결코그깊이를훼손하지않는다.더불어직역과의역의경계를유려하게조율하며,원문의철학적긴장을우리말의미학으로온전히되살린다.특히발레리나포같은난해한문장들도깔끔하게정리되어있어,독자들의진입장벽을낮추는데크게기여한다.

4.시론은곧우리시대의자화상
『세계시론산책』의진정한가치는,그것이과거의사유를박제하는데그치지않고,오늘날우리시대의문학적고민과도깊이연결된다는데있다.디지털시대,AI의언어생성이보편화되는시점에서우리는다시묻게된다.“시는무엇인가?”“언어는감정을대신할수있는가?”“시는사라졌는가,혹은살아있는가?”

이책은시가단순한문학장르가아니라,인간의‘말하는존재로서의기원’과‘말할수없는것을표현하는상징의힘’을끊임없이되새기게만든다.시의죽음을논하는시대에오히려시의원형을되짚는작업은,인간됨의근원을찾는시도와다르지않다.

산책으로이끄는사유의길

『세계시론산책』은시인들을위한책이지만,시를쓰지않는이들도깊이공감할수있는책이다.언어를사랑하는이들,문학을공부하는이들,예술의본질에대해생각하는이들에게,이책은반드시한번거쳐야할사유의길이다.고전시론을읽는다는것은단지과거의명문장을복기하는것이아니라,우리자신이어떤언어를믿고,어떤감정을품고살아가는지를다시묻는일이다.

산책은천천히걷는자만이얻을수있는사유의기회다.이책은그느린걸음속에서,시라는깊은우물의물줄기를우리곁으로불러내는고요한전율의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