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희망

최고의 희망

$13.22
Type: 현대시
SKU: 9791168151239
Categories: ALL BOOKS
Description
*강흥수 시집 『최고의 희망』_특징과 책소개
강흥수 시집 『최고의 희망』은 일상의 소소한 풍경 속에서 삶의 의미를 건져 올린, ‘소박함의 위대함’을 증명한다. 시인은 도시의 고독, 관계의 균열, 정치와 사회의 부조리까지 꿰뚫어 보면서도, 결론적으로 “사랑이 최고의 희망”임을 선명히 선언한다. 3부로 구성된 시집은 철학적 사유와 사회 비판, 유머와 연민을 아우르며, 고통 속에서도 삶을 붙드는 따뜻한 시선을 잃지 않는다. 강흥수의 시는 비관을 넘어, 오늘을 사는 독자에게 위로와 용기를 건네는 생활의 서정이자 실존적 성찰의 기록이다.
-김영탁(시인ㆍ『문학청춘』 주필)


강흥수의 『최고의 희망』은 그의 열 번째 시집이다. 첫 시집 『마지막 불러보는 그대』(2001) 이후 20여 년에 걸쳐 꾸준히 축적해 온 시적 여정을 집약한 결실이다. 대략 이태 반 간격으로 시집을 발표해 온 점을 고려할 때, 그는 다작의 시인이라 할 수 있는데, 시를 향한 시인의 진지하고 성실한 태도를 반영한다. 이는 강흥수의 삶에서 시가 얼마나 본질적인 가치로 자리하고 있는지를 방증한다. 강흥수의 시적 여정은 일상의 중력을 감내하면서 시인으로서의 책무를 소홀히 하지 않은 궤적이며, 시에 대한 투철한 신념과 내면적 열정의 지속을 환기한다. 그는 시인으로서 ‘한 길’을 걷는다는 자세를 일관되게 유지해 왔다. 『최고의 희망』은 그러한 시인의 태도와 집념, 그리고 흔적들이 응축된 시적 성과로 평가할 수 있다.
강흥수 시인이 걸어온 시적 여정의 꾸준함은 지금까지 발표한 시집들의 출간 간격에서도 확인된다. 비교적 일정한 주기를 유지하며 발표된 시집들은 그의 창작 태도가 감정의 기복이나 외적 충격에 좌우되지 않고 일정한 흐름 속에서 지속되어 왔음을 환기한다. 이러한 균형 잡힌 출간 이력은 곧 강흥수의 시 세계가 급격한 전환이나 극단적 실험성보다는 완만하고 차분한 변화를 통해 진화해 왔음을 보여준다. 그는 시의 ‘한 길’을 묵묵하게 걸어왔다.
- 김홍진(한남대학교 국어국문창작학과 교수)
저자

강흥수

志山강흥수시인은충남안면도에서태어나,2001년첫시집『마지막불러보는그대』를상재하였으며,2002년『한국시』및『공무원문학』신인상을수상했다.시집으로『마지막불러보는그대』『이루지못하여더아름다운사람아』『잡초의꿈』『영혼의지하철』『인연은뿌리깊은약속』『아비』『새벽길』『불빛순례자』(공저)『비밀번호관리자』(아르코문학나눔선정)등이있다.한국시대상,공무원문학상,한남문인상등을수상했다.

목차

1부

텅빈곳도하늘이다·10
최고의희망·11
성공의필수조건·12
한길·13
알수없는영상·14
바람·15
짓눌리는길·16
바람부는날·17
생활의세뇌·18
질퍽이는생활·19
생각의거리·20
도道라는것은·21
최고의도道·22
소리는어디로스며드는것일까·23
졸음·24
불안에대하여·25
선잠·26
절벽·27
고통의아름다움·28
의자·29
받침에대하여·30
필요치않은것은없다·31
흔적·32
싸락눈쏟아진날·33
대기열차·34
괭이풀·35
지렁이·36
인생이란·37
인생길이란·38

2부

보약·40
고생꽤나하겠네·41
주유소풍경·42
허송세월같은남자·43
들깨벌레·44
웃기는수탉·45
개고양이·46
호위무사고양이·47
중년부부란·48
자폐고독·49
탁상등·50
허깨비·51
월요일아침·52
미로같은소음감옥·53
행복한동반자시절·54
방황하는정신·55
도시인·56
관절통·57
허술해지는기억창고·58
속빈동냥·59
친구·60
카톡·61
스쳐가는대화·62
영혼이육체에게·63
정신여행·64
말꽃語花피는밤·65
가을맞이·66
그런사람이있다·67
인간천사·68
맑은날·69
힘든길·70
은행잎·71

3부

현대판서부영화·74
목적이이끄는정치·75
가면·76
가로막힌천륜·77
열대야갯벌·78
보금자리·79
파파개구리·80
나비구경·81
건설현장풍경·82
지하철노선도·83
악다구니·84
퇴근길풍경·85
대동단결드라마·86
공사판의여인·87
요즘젊은아빠들의대화·88
까치독사·89
고양이와뱀·90
횡단보도건너는비둘기·92
무지막지한사람들·93
울타리·94
차라리기도하지마라·95
절친·96
꼴찌의여유·97
한강·98
수련·99
무기력해지거든신도림역에가보라·100
성공한사람·101
새하얀아침·102

해설|김홍진_삶의틈새를채우는사랑의시선·103

출판사 서평

실존적구도와생활의서정

-김영탁(시인ㆍ『문학청춘』주필)

강흥수시집『최고의희망』은일상의평범함을견디는감각으로부터삶의내밀한진실과사랑의가능성을탐색하는시편들로구성되어있다.시인은‘생활의세뇌’속에서도시적감수성을포기하지않으며,인간존재의존엄과연민을일상언어로꿰뚫는힘을보여준다.

이시집은총3부로구성되어있으며,각부는철학적사유와사회적성찰,따뜻한유머와연민의정서를오가며독자에게다층적인감동을준다.1부의시편들은특히‘도道’‘사랑’‘불안’과같은존재론적주제에다가가며,인간이감내하는고통의본질과그것을이겨내는내면의언어를숙고한다.“사랑이최고의도다”라고말하는시인의언어는종교적메시지를넘어선인간실존의궁극적물음을던진다.

2부는가족,노년,중년부부의삶,인간관계의쓸쓸한균열등을다루며,도시적고독과시대적무력감속에서도유머와관조로삶을견디는인간상(人間像)을보여준다.“허술해지는기억창고”에서시인은노화의자각을자조적으로풀어내면서도,사라지는기억속에서다시시를피워내는근원을탐색한다.

3부에서는현대사회의비정한단면들-정치의위선,전쟁과폭력,물질문명속생태위기-에대한비판적시선을견지하되,이를비극적환멸로만치닫게하지않고,사람과생명에대한따뜻한애정과연민으로품는다.특히“무기력해지거든신도림역에가보라”같은시에서는삶의활력을지하철군중의역동속에서되찾으라는시인의실용적권유가울림있게다가온다.

강흥수의시편들은시대의어지러움과삶의곤궁함을가볍게넘기지않는다.다만그고통을,있는그대로응시하면서도결코비관에머물지않고,‘최고의희망은사랑’이라는소박하지만,위대한결론에이른다.이시집은한국현대시에서드물게‘실존적구도와생활의서정’을조화시키며,오늘을살아가는독자에게진솔하고단단한위로가되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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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틈새를채우는사랑의시선

김홍진(한남대학교국어국문창작학과교수)


존재의의미와사랑의원환론

강흥수의시적여정이비교적완만한변화과정을보인다해서그의시세계가동어반복적이거나정체되어있다는뜻은아니다.큰진폭없이완만한진화의과정을보이지만그럼에도시정신의변모나차이는불가피하다.즉시집마다시인이포착하는바는일정한흐름을유지하지만,그것이계속새롭게탐색되는단계에있다는것은분명강흥수의장점이다.그는자신의시세계를느긋하고도꾸준히밀고나가는방식으로시적변화를실현해왔고,이를통해정체감이나피로감보다는오히려성실한진화의흐름을보여준다.시적완만함은시를대하는고집스러운집념을증명하며,그집념은이번시집에서특히삶과세계에대한깊은사랑과긍정,포용과화해의태도로수렴된다.
『최고의희망』은근면성과성실성,합리성과규칙성,생산성과유용성이지배하는세속적현실원칙에서갈등하고불화하는가운데생산된이전의시세계와는분명한변별성을드러낸다.이전의시집에서뚜렷이나타났던현실과의갈등과대립과불화,분리의식과소외의식과상실감,그로부터기인하는결핍과불안과부재의식은어느정도상쇄되고비교적평온한감각으로삶과세계를지각하는경우가짙다.그것은피할수없는세속적직장인으로서의구속적삶에서벗어나어머니의품안고향으로회귀한체험이불러온내적전환의결과로해석된다.그리하여시선은이전보다한결따뜻하고평화로우며,감각은포용적이고온화한정서로채색되어있다.

암울하면암울할수록
빛을발하는것은
사랑이다

어제도오늘도내일도
이세상최고의희망은
사랑이다

태어남도사랑이었고
죽음또한사랑이리라

이보다더큰희망을
이제껏발견하지못했다
「최고의희망」전문

시를쓴다는것은견자(見者)의눈으로삶과세계를직관하고통찰하는일이다.말하자면견자로서강흥수의눈은자기내면깊숙한세계를탐사하는일이며,동시에삶과존재를돌아보는사유와통찰의여정이기도하다.『최고의희망』은견자로서시인이바라본삶과세계,존재의본질과실존에대한깊은성찰이배어있다.인용한시에서와같이감정의격렬한표출보다는윤리적태도와내적성숙이중심이되는에토스적성향이짙기때문이다.이는‘사랑’이야말로삶과세계에서‘최고의희망’이라는시집의표제에서도분명히드러난다.이번시집은여러방향에서모색되고생성되고있지만,그가운데가장핵심적인요소는‘사랑’이다.시인은사랑을삶의본질이자존재의궁극으로규정함으로써공허속에서충만을발견하며,사랑을통해인간존재의본질적가치를회복하고자한다.
시인이말하는‘최고의희망’으로서진정한사랑은사실상현대적삶이나세속화한세계의모든규범과원칙에저항한다.사랑은실존을앞서는본질이기때문이다.화자가말하는것처럼사랑은실존적고통과어둠속에서더욱빛나는것이다.그것은시간이지나도변하지않는영원한희망이고,삶의시작과끝을포괄한다.사랑은단순한감정이아니라암울한실존적상황에서도인간을지탱하는힘이며,시간을초월해영원한가치를지니는본질적요소이고,인간이인간으로살아갈수있게해주는궁극적이며본질적가치인것이다.그것은최고,최선,최상,최후의가치이다.따라서강흥수에게사랑은존재론적기초이자인간삶의궁극적목적지이다.
그러므로삶의궁극인사랑은‘최고의도(道)’로서이시집의강력한주제중하나를구성한다.“어제도오늘도내일도/이세상최고의희망”으로서사랑은시간을초월한궁극의가치이다.이러한인식은“도가길이라면/사랑은목적지”이고“도가종국에이르면/사랑에닿는다”(「최고의도(道)」)거나,“사랑이최고의도”(「도(道)라는것은」)라는진술에서도확인할수있다.이처럼삶의길은사랑의길이다.흔히도를닦는다고하면고립과고행,절제와인내를연상한다.하지만시인은그러한수행을넘어‘사랑’이야말로진흙처럼“질퍽질퍽한생활”(「질퍽이는생활」)과척박한“바위투성이땅”에서용트림하는소나무처럼“굴곡많은생활”(「고통의아름다움」)에서우러나오는것일때가장숭고하다고말한다.이는존재의의미를사랑에서찾는시인의윤리적태도를환기하는동시에시집전체를관통하는정신적축을이룬다.
강흥수에게삶의길이란시의길이며사랑의길이다.그것은또주어진실존적운명과한계를견뎌내고돌파해나가는초극의길이고,실존적본질을탐색하는성찰의길이며,삶의원리로서의길이다.그에게삶의원리는궁극적으로길의원리로수렴되고사랑의세계로귀착한다.길은인간의삶이나운명의행로를뜻하므로삶의가장보편적상징으로쓰인다.길은한세계를다른세계로이어주는통로이다.이런의미에서길과사랑의결속은생성과트임의확산을이루는계기성과지향성을갖는다.그리하여다음시에서와같이존재의근원과생성의원리에이르는우주적리듬을반영하는차원으로심화확장한다.

세상에빈곳은없다

허공조차도실상은하늘이다

여백또한여유로운하늘의모습이다

좁은틈새마저도어느새하늘이메꿔준다

그러하기에

빈틈이많은사람일수록

하늘이꽉꽉채워주며동행하는것이다
「텅빈곳도하늘이다」전문

존재의허무에서충만을감각하는인용시는시집전체의심미성과철학적좌표를제시한다.자연이인간과다른점은구분이나분별이없다는것이다.“세상에빈곳은없”으며“허공조차도실상은하늘”이고여백이하늘의모습인것처럼물리적으로보이지않는다고하여그것이존재하지않는것은아니다.존재는물질적실체에국한하지않으며비어있음조차도하늘,즉어떤위대한본질로채워져있다.우리는허무와공허,불안과무의미함속에서살아간다.그러나시인은바로그공허함과빈틈을“하늘이메꿔”주고“하늘이꽉꽉채워준다”는믿음으로전환시킨다.이는불완전한인간의실존적본질,“어떤형태로든고달픈”(「인생이란」)인생의빈틈과공허를채우는것은오직사랑으로가능하다는점을역설적으로환기한다.
강흥수는겉보기에비어있는허공과틈마저도의미와가치,생성의리듬으로충만하다고사유한다.‘텅빈’공간조차자연,우주,절대자와연결된하늘의일부로바라보는그의시선은존재의의미를긍정하는철학적태도를드러낸다.그는고통과희망,실패와죽음같은인간의보편적경험을간결하고여백있는언어로풀어내삶의단면들을하나의선으로이어간다.이선은결국‘사랑’을향해나아가며사랑은존재의결핍을채우고의미를부여하는절대적인질료로작용한다.결국사랑은궁극적언어이자,존재를완성으로이끄는영혼의귀환이다.그리하여사랑은최고의언어,“사랑보다숭고한도”(「최고의도(道)」)는없으며,“영혼의원천으로돌아가는”(「인생길이란」)영혼회귀의길이사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