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과인내로찾은가능성과희망의길
-신승학의시세계
권온(문학평론가)
1.사회를향한지속적인관심
필자는이글에서독자여러분에게새로운시인을소개하고싶다.신승학은널리알려진시인은아니다.그는이번에시집『괜찮습니다』를출간하였다.시집의서두에배치된‘시인의말’은신승학을파악하는데적지않은도움을제공한다.시인은“모든것을낯설게새롭게바라보기”를추구한다.또한그는“고개를끄덕이게만드는글쓰기”를지향한다.신승학에게‘글’또는‘시’는“어렵고아득”한대상이지만,그럼에도불구하고그는“스스로에게덜부끄럽도록”“앞으로걸음을내딛고싶다”신승학에게시는성찰의계기로서작용하고,성장과발전의촉매로서작용한다.
시인의시세계를규정하는결정적인대목은우리가살아가는현실과무관하지않다.신승학은사람들이모여서일상과삶을영위하는사회를향한지속적인관심을시적인언어에담아형상화하였다.특히그는한국사회가다문화사회에본격적으로진입하게되었음을,다양한작품들을통해서표현함으로써,우리사회의현재를진단하고동시에바른미래를위한대응책을모색하고있다.
2.언어,삶,경험,세상으로서시
신승학의시는단순한언어의결과물이아니다.그의시는언어이자삶이며,경험이자세상이다.시인은시집의제목으로서“괜찮습니다”를선택하였는데,다음의시는시집제목과같은표현을품고있다는점에서주목할만하다.독자들로서는이시를분석함으로써신승학이지향하는시세계의핵심을확인할수있을것이다.
스러지는눈꽃처럼호프집정리하고
아내가집을나갔습니다
마음추스를겸집여기저기손봤는데
천장에다시국화무늬가핍니다
신학대학졸업반큰아들이
편의점밤샘아르바이트를선언합니다
대학때려치운큰딸은
문잠그고애완견만쓰다듬습니다
강아지오줌지린수험서구겨져
쓰레기통처박혀하품합니다
아빠호강입에달던둘째아들녀석을
사채업자가전화로자녀교육합니다
엊그저께는막내딸년
담배속성과외받고어른되었습니다
라면한봉지와막대커피하나로
얼룩진하루를닦아냅니다
과꽃같은가족사진액자
벽에걸려환하게웃습니다
-「괜찮습니다」전문
이시에는다양한인물들이등장한다.“아내”“큰아들”“큰딸”“아빠”“둘째아들녀석”“막내딸년”등의인물은어떤가족의구성원으로판단된다.‘아들’과‘딸’에게‘아빠’인남자는동시에‘아내’에게는‘남편’이된다.남자와여자가만나서2명의아들과2명이딸을낳아서단란한가정을이루었으나,‘아빠’이자‘남편’으로서의남자는결국“스러지는눈꽃처럼호프집”을“정리하고”만다.
평화로운가정이파괴되기시작한시기는경제적인파탄과무관하지않다.호프집을닫음으로써남편이경제적인능력을상실하게되자“아내가집을나갔”고,“큰아들이/편의점밤샘아르바이트를선언”하며,“큰딸은”“대학”을“때려치운”다.또한“둘째아들녀석”은,“사채업자”에게서“전화로자녀교육”을받고,“막내딸년”은“담배속성과외받고어른”이되었다.
생계와생존의위기속에서,가족구성원들은정상적인상황또는상태에서이탈한다.큰딸은더나은미래를위한교육을포기하고,아내는가출한다.정규적인일자리를구할여유를잃은큰아들은편의점아르바이트를구하고,둘째아들은빚의개념을강제적으로알게되며,막내딸년은이른나이에담배를배우게된다.
신승학의이시는가정의붕괴와가족의해체를사실적으로형상화한다.우리는이작품의가치나의미를어디에서찾을수있을까?아마도그것은이시의제목이기도한“괜찮습니다”와무관할수없을테다.‘괜찮다’라는형용사는탈이나문제또는걱정이되거나꺼릴것이없음을뜻한다.또한별로나쁘지않고보통이상의상태를의미한다.가족이흩어지고가정이무너지는암울한상황속에서도시인은독자들에게‘괜찮습니다’라는곡진한메시지를전달하고있다.그러므로우리는진정성을가득품은말로서의‘괜찮습니다’를끝까지간직해야할것이다.
죽었다
아파트청소부엄마를패던
내가수면제스무알먹었다
‘해뜰날’편의점영희년이
나를차버린건신의한수
앞날짱짱하겠다
흔들리는술취한내일
빚처럼쌓인손찌검멈춘다
금고털던손모가지화장된다
차라리없으면좋겠다던엄마
따끈따끈한뼛가루를선물받고
주저앉아찔끔거린다
미안하다보호관찰담당자야
시원하게보호관찰끝내고
오늘밤꿀잠달려가라
눈내린다
함박눈이성탄절전날처럼안긴다
내부고는복음이다
-「복음」전문
신승학은이시에서시적화자‘나’에주목한다.이작품을이끄는것은‘나’의목소리이다.독자의입장에서‘나’의음성을듣는일은쉽지않다.‘나’의진술을듣는일이괴로운이유는‘나’와연결된사람들과의불편한관계에서비롯된다.‘나’의주위에서깊은관련성을맺고있는사람들에는“엄마”와“영희년”과“보호관찰담당자”등이있다.
‘나’와‘엄마’의관계는원만하지않았다.‘나’는“아파트청소부엄마를패던”,나쁜아들이었고,‘엄마’는‘나’가“차라리없으면좋겠다”라고이야기하였다.“편의점”에서인연을맺었을것으로추정되는‘영희년’은“나를차버”렸는데,‘나’는이것을그녀의입장에서“신의한수”로서평가한다.
‘나’는“술취한”사람이었고,“손찌검”하는사람이었으며,“금고털던”사람이다.어느날문제적인인물로서의“내가수면제스무알먹었다”‘나’는“화장”되고,“따끈따끈한뼛가루를”남겼으며,이를“부고”로서알리게되었다.‘나’와악연을맺고있던사람들에게,‘나’의죽음은어떻게수용될까?
‘나’의폭행에시달리던‘엄마’는나쁜아들의죽음앞에서“주저앉아찔끔거”림으로써,‘나’를향한복잡한심경을피력한다.또한‘나’를“보호관찰”하느라숙면을취하기힘들었던‘보호관찰담당자’는이제‘나’를대상으로하는“보호관찰끝내고”“꿀잠달려”갈수있을것이다.
이시의시작은“죽었다”이고,마지막은“내부고는복음이다”이다.어두운캐릭터로서의‘나’는스스로의죽음을왜‘복음’으로서규정하는가?‘나’가자신의소멸을‘기쁜소식’으로서규정하는것은주변사람들을향한참회와무관하지않다.자신의잘못이나죄를뉘우치고용서를구하는‘나’를통해서우리는어떤성찰의순간을맞이할수있을것이다.
자유시장순대골목돌아가면
하노이쌀국숫집두손벌리는데요
하얀아오자이걸친아잉안
까만눈동자깜빡거리죠
귀퉁이닳은메뉴판뒤적거리다가
순두부같은다리눈에들어오면
얼굴달아올라쌀국수로고개돌려요
소고기육수와심심한면발에
레몬곁들인아삭한숙주나물이
전세방말아먹고시원하게토낀아내같아
쩝쩝씹다가후루룩마셔버리지요
호주머니뒤적거려금반지내밀면
팔천원달라는짧은혓바닥
면발처럼늘어나사근사근할까요
문밖루주같은장미넝쿨이
커피숍담장을넘어가는오후
골프장일당을일주일펑펑튀기면
우리나라영자처럼불러도될까요
-「금반지」전문
신승학은우리가살아가는사회,현실에대한지속적인관심을기울인다.그는앞에서살핀시「괜찮습니다」에서경제적인어려움에서기인한가정의붕괴를다루었고,시「복음」에서는문제적인청년의자살을다양한인물들과의관계속에서형상화하였다.
시인은이번시「금반지」에서다문화사회로서의한국사회에주목한다.이시의잠재적화자가집중하는인물은“아잉안”이다.‘아잉안’은“하노이쌀국숫집”에서“하얀아오자이걸친”모습으로시적화자를응대한다.시적화자에게는“전세방말아먹고시원하게토낀아내”가있다.그는이른바‘돌아온싱글’또는‘돌싱’인셈이다.‘돌싱’으로서의남성인그의눈에포착된사람은베트남여성인아잉안인것이다.
시적화자인남성은아잉안의“까만눈동자”“순두부같은다리”“짧은혓바닥”등을관찰하면서“얼굴달아”오른다.그는사라진아내를대신할수있는새로운아내를꿈꾸다가베트남에서온아잉안을발견한것이다.남성은아잉안을향해“호주머니뒤적거려금반지내밀”고싶다.남성은외국에서온여성에게“금반지”를제공함으로써그녀를“우리나라영자”로만들고싶은것이다.언젠가부터한국남자와외국여자가서로사귀거나결혼에이르는경우들이증가하고있다.우리가살아가는한국사회를구성하는사람들은점점다양해질것이다.다문화사회는이제피할수없는대세이고,이시는이를감각적으로포착하고있다.
비쩍마른오사마녀석
엊그저께국민연금공단연수원산책길에서
귀가따가운예초기돌리는데
더위에이골이났는지
자기만살겠다고그러는지
그늘손짓해도모른척하더니만
성가신십장영감자리를비워
잡역부들비지땀훔치다가
물마시자사막여우처럼다가왔죠
물얻어마시고엎드려뭐라뭐라
쑤알라거리며하늘우러러봤지요
젠장!연수원청소아줌마눈총을
눈웃음으로때우고물떠온나는모른척
보이지않는알라신만찾는꼴이라니
맘같아선네나라로가라고말하고싶은데
아침부터열사병때문에어질거리는내게
가만히포도당소금을건네는것아니겠어요
낼모레가추석이지만품새보니푹푹찔것같은데
먹고살자고용쓰는건너나나나다름이없는일이죠
녀석자취방찾아가송편을건네려고요
모래바람날리는알라든달덩이같은조상님이든
국제적으로기도하고절을해요
약발받아두빠따두른아가씨소개해주면땡큐죠
-「오사마녀석」전문
다문화사회로이동중인한국사회를시적으로형상화하려는신승학의노력은이시에서도지속된다.앞에서점검한시「금반지」에‘베트남’여성“아잉안”이등장했다면이번시「오사마녀석」에는‘파키스탄’남성“오사마”가제시된다.대한민국의안정적인유지,발전을위해서는‘베트남’‘파키스탄’등다른나라에서이주한인력들의참여가필수적으로요청되는것이다.
시적화자‘나’는이시에서파키스탄에서이주한오사마를“녀석”또는“너”라는호칭으로부른다.‘나’와‘너’는“예초기돌리는”“잡역부들”의일원이었다.‘나’의입장에서오사마는얄미운인물일수있다.왜냐하면그가“물떠온나”를“모른척”하였기때문이다.
그러나‘나’와오사마의관계는갈등으로마무리되지않는다.오사마는“아침부터열사병때문에어질거리는내게/가만히포도당소금을건네”었고,‘나’는“녀석자취방찾아가송편을건네려고”,생각한다.또한‘나’는오사마로부터“두빠따두른”,파키스탄“아가씨”를“소개”받는즐거운상상을한다.특히“먹고살자고용쓰는건너나나나다름이없는일이죠”라는진술은독자들이다문화사회의이해도를높이는데결정적으로기여할것이다.
---〈중략〉---
충주남산화장터구내식당
식은육개장에밥말아
돼지수육새우젓을찍는다
마른오징어씹는허전한입
귤껍질처럼뒤끝남은유산을뜯다가
짝이맞지않은젓가락분지른다
에누리없는한시간삼십분
화구로들어간엄마
민달팽이처럼꾸무럭거리더니
한줌으로끌려나온다
티타늄쇳조각가리키는분골사
가져가실분말해주세요
줄다리기했던육백만원과달리
아무도받지않는다
엉치뼈박혔던눈물이반짝거린다
-「유산」전문
신승학이시집『괜찮습니다』에서추구하는시세계는다양한인물들의삶과무관하지않다.시인은이번시집에서대한민국이라는이름의사회또는현실에서살아가는다채로운인물들의일상,삶,인생을다루고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