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인분의 안락함 : 지구인으로 살아가는, 그 마땅하고 불편한 윤리에 관하여

일인분의 안락함 : 지구인으로 살아가는, 그 마땅하고 불편한 윤리에 관하여

$35.00
Description
뜨거워지는 지구,
편안함에 대한 우리의 정의를 바꿔야 할 때

산업혁명 이후 최고의 발명품, 에어컨은
어떻게 일과 노동의 구조, 인종적 지위, ‘개인의 편리함’을 만들어왔는가?

세상을 바라보는 따듯한 시선과 차갑게 빛나는 지적 감수성으로
뜨거운 찬사를 받은 환경 논픽션 에세이!
“재능 넘치는 작가의 멋진 데뷔!”
_〈뉴욕 북스 저널〉

“압도적이다!”
_〈롤링 스톤〉

“당신이 기후위기를 이해하고 싶다면 반드시 읽어야 할 책”
_베스트셀러 작가, 아미타브 고시(Amitav Ghosh)

“물질적 편안함에 대한 서구의 열망과 인종적 억압 사이의 연관성을 파고드는 날카로운 책”
_〈사이언스〉

“유익하면서도, 미친 듯이 재미있다. 이 책을 통해 우리가 겪는 수많은 생태학적 공포의 맨얼굴을 알게 될 것이다.”
_〈내셔널 북〉 비평가, 에드문드 화이트(Edmund White)

“여름철 고온으로 인한 죽음 중 3분의 1 이상이 인간 활동으로 야기된 지구온난화 탓이라는 연구 결과”(연합뉴스, 2021년 6월 1일자)가 나왔다. 영국 ‘런던 위생학 및 열대 의학 대학원’ 연구팀은 "지구온난화 관련 사망에 있어 온실가스 배출에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은 중·저소득 국가의 국민이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다”고 지적한다. 날로 더해가는 기후의 혹독함은 ‘덜 지배적인 집단’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다. 《일인분의 안락함》의 저자 에릭 딘 윌슨은 “특히 가난한 사람, 여성, 흑인과 유색인 공동체, 원주민에게 강하게 작용하는 경향이 있다. 우리가 모두 총에 맞아 죽을 위험에 처해 있긴 해도, 어떤 사람은 장난감 총에 맞고 어떤 사람은 실제 총에 맞는다”라고 지적한다.
실제로 전 지구적으로 벌어지는 재난의 참사는 실제로 전 세계적으로 동일하게 벌어지지 않는다. 환경과 인종 문제에 오랫동안 관심을 두고 연구해온 저자는 에어컨(을 포함한 냉각 장치)이 인종적, 계급적 기득권의 “조용한 도구”가 되어 가난한 이들에게 기후위기 문제를 어떻게 전가하는지 날카롭게 파고든다. 또한 냉매(프레온, 기계적으로 열을 식히는 모든 냉각기에 사용되는 가스)가 어떻게 정치, 사회, 문화적으로 적극적인 방임과 기만, 무지 속에서 그야말로 생존의 울타리를 무너뜨렸는지 드러낸다. 1920년대 미국에서 발명된 냉매가 과학적 진보의 기적으로 환영받았던 시기부터 1980년대에 화학 물질을 금지하려는 노력(그리고 이어진 정치적 반발)까지 냉각제의 ‘수명’을 추적하는 동시에, 이 금지된 화학 물질을 파괴하기 위해 낡은 프레온 탱크를 사들이는 한 남자를 따라 미국 심장부를 여행한다.

저자는 인공 냉각을 불가피한 기술적 진보의 산물로밖에 보지 않는 우리가 무지로 인해 얼마나 많은 대가를 치러야 할지 자문한다. “새로운 화학물질의 파도가 칠 때면, 우리는 사회기반시설이나 습관, 생각의 변화 없이 냉매를 바꿔왔다. 나를 동요시킨 것은 냉매 자체가 아니라 냉매가 조장한 것이다. 무모하게 편안함을 수용한 결과 세상은 더욱 불안해졌다. 부유한 미국인들은 나머지 다른 나라들의 장기적 안락과 인류 그리고 인류 외 다른 생명체를 희생시키며 단기적 편안함을 샀다.”

그러나 저자는 우리 모두가 당장 에어컨이나 냉장고 사용을 중단하고 ‘냉매 이전의 시대’로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하지 않는다. 그가 말하는 환경 정의의 핵심은 “거주민에게 수동적 또는 저에너지 냉방을 제공할 수 있는 에어컨이 설치된 공공장소 및 주택에 대한 접근을 용이”하게 하고, “개인 냉방이 아닌 공공 냉방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는 것이다. 또한 오늘날 우리에게 닥친 환경 위기는 우리를 현혹시키는 또 다른 기술 발전-에너지 효율이나 탄소 포집-이 마법처럼 해결해주지도 못할 것이다. 그 대신 저자는 “우리의 편협하고 개인화된, 개인적 편안함에 대한 욕망을 만들어내는 정치·경제·문화적 구조를 바꿈으로써 그 책임을 공동체가 아닌 ‘개인의 의지’에 맡기는 서사를 전환해야 한다”라고 역설한다. 그동안 기후 위기 앞에 개인의 의무와 희생을 요구하던 주류 환경 운동의 수사학이 불편했던 독자라면 이 책을 통해 새로운 시각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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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에릭딘윌슨

뉴스쿨TheNewSchool의문예창작MFA프로그램을졸업하고현재퀸즈대학교에서문예창작을강의하고있다.수필,시,문학비평등다양한장르를넘나들며환경인문학과인종문제에관한글을쓰고있다.

목차

들어가며파괴하는일―11

1장프레온이전의세계:개인적편안함에관한문제
1CFC-12―043
2냉각의시작―047
3기계냉장기술―061
4습도를지배한다는것―078
5균일하고보편적인공기에대한믿음―094
6편안함의과학화―105
7영화관과냉방의대중화―119
8개인적편안함에대한정의―136
9냉방자본주의―157
(ESSAY)프레온회수업자샘과그의일에관하여Ⅰ―165

2장프레온의시대:계속되는안전의불확실성
1모더니즘의화신,기적의냉매프레온―189
2기후역사상가장지독한그림자를드리운미친천재,토머스미즐리―195
3쾌적냉방의시작과화학적쇼맨의죽음―211
4더위와인종차별의역학―231
5이동식,가정식에어컨의부상과사회적·심리적풍경의변화―257
6오존층,지구의방패가아닌파도와같은―281
7파괴의평범한얼굴―297
8에어컨이너무일찍가동된슈퍼마켓―313
9자외선지옥으로가는어떤구멍에관한논쟁―326
10환경재앙을막기위한세계최초의협약,몬트리올의정서―337
11‘과학적불확실성’이라는무기―351
(ESSAY)프레온회수업자샘과그의일에관하여Ⅱ―359

3장프레온,그이후:폐쇄계에대한믿음
1또다른위기―379
2‘오존위기의영웅’듀폰사의민낯―383
3CFC규제를둘러싼정치적풍경들―394
4흰피부와검은조약―411
5새로운냉매의출현과지하경제의탄생―418
6냉방중독―433
7느리고광범위하게일어나는폭력―444
8배출권거래제의아이러니―459
9열적쾌적성이라는열망의번짐,
그책임에관한정치적질문―480
10악순환의고리를끊는상호의존성을인식할수있다면―498
11공공성의회복,모두를위한냉방―515
12현재진행형기후위기―533
(ESSAY)프레온회수업자샘과그의일에관하여Ⅲ―541

맺음말개인적인편안함뒤에는무엇이올까―561
감사의글―582
주석―586

출판사 서평

냉매의역사적탄생과죽음을가로지르며마주하게되는
새로운삶의윤리와생태적상호의존성에관한생생한기록!

에어컨과자본주의의‘공모’
노동에최적화된신체의탄생

에어컨이없는여름을상상할수있는가?인류는에어컨없이더위를수천년을견뎌왔다.온도를낮추는방법은‘증발냉각’이유일했다.액체가증발되면서주변공기가식는아주단순한원리,과거의많은문화권이이런현상을알고있었지만실내공기를시원하게할수는없었다.흥미롭게도인간의쾌적함을목적으로한최초의완전한냉방시스템은쾌적함그자체를위한것이아닌자본주의의지속을위해설계되었다.1890년대난방과환기시스템으로유명했던알프레드울프는쾌적함을목적으로고안된세계최초의완전한냉각시스템을설치하는프로젝트를이끌었다.행운을거머쥔사람들은뉴욕증권거래소현장의거래원들이었다.“뉴욕증권거래소는고전자유주의경제학의정신에따라자본의흐름에방해가되는모든장벽과한계를없애고자했다.”

에어컨은공기를제어했지만,공기를제어할때그안의프로세스와사람들도제어했다.우리는실내온도를통제할수있게되면서더오랜시간일하게되었다.쾌적하고안락한실내환경은‘노동하는몸’을더욱효율적으로관리할수있게되었다.그런면에서《감시와처벌》에서푸코가지적한‘개별적이고집단적인신체의강제’가이루어진공장과학교에서초기기계냉각이발전했다는사실도놀라운일은아니다.‘최고의대기상태’는유용하고효율적인인간의몸을만들기위해필연적으로요구되어야하는기술적결과였다.자본주의사회가엄격하고체계적인근로조건에서노동자를재생산하려고한다는생각은마르크스의사상으로거슬러올라간다.노동자들이덥고습한여름기후때문에다음날생산력에차질이생긴다면“생산수단의소유주는두가지선택을할수밖에없다.하나는노동자들의일을줄이는것(그러면소유주는손해를본다)이고,다른하나는‘해당공간의기후적…특성’을바꾸는것이다.에어컨의부상은두번째안이선택되었다는증거다.”에어컨업계의전략은놀라울정도로효과적이었다.“열적쾌적성에관해그들이가정한것은여전히주로우리몸의한계,지속적인노동의필요성,무한한에너지,이상적인기후를유지해야할필요성에대한서구의가정이다.”

초기의에어컨산업은‘불편함’을‘구식’적인것,그것을참고견디는것을진보의흐름을역행하는것이며예전에논란이일었던‘나쁜공기’,‘집단독’처럼어떻게해서라도해결해야하는것으로몰아갔다.그렇게“유독한생활수준을안전한것으로인식되도록세상을세뇌시켰다.편안함은목적을위한수단이아니라그자체를위해갈망하고획득해야하는상품이되었다.”

너무가까이있어오히려알지못했던냉매
그리고냉매를파괴하는일

2017년,한비영리환경단체가기후변화대처를위한대책100가지를내놓기위해전문가들을모았다.200명이넘는연구원들이관련자료를모으고수치를계산한결과,1위는바로‘냉매관리’였다.기후변화에대한대책으로풍력터빈,태양에너지,음식물쓰레기,숲보존등에대해서는들어봤지만,냉매관리는다소생소하다.게다가(너무생소해서진지하게다가오지않는)냉매관리는평범한사람들에게는특정개인과상관없는일로보인다.도대체누가냉매라는것을관리할까?적어도내가어떻게할수있는해결책이아니다.우리는냉매에의존해살지만,이토록냉매에익숙하지않은지생각해보면이상한일이아닐수없다.“우리는아무생각없이거의가늠할수없는양의냉매를성층권으로쏘아올렸지만,지금도그사실을거의의식하지않고있다.”연구결과에따르면“냉매를분리하거나파괴하는것만으로도향후30년동안897.4억톤의이산화탄소배출을막을수있다.이는대략올림픽수영장3,600만개를모두채운물의무게또는지구상에서가장무거운생물인흰긴수염고래약9억8,940만마리의무게와비슷한양이다.”꽤희망적이지않은가?냉매를파괴하는일,이것만제대로해결해도우리는전세계의이산화탄소배출량을근본적으로줄일수있다.

이책의탁월함은기후위기에대한고민을쌓아놓는데서그치지않고직접현장으로발걸음을옮겼다는데있다.저자는자신의오랜친구이자냉매회수업자샘의거래현장에동행하기로결심한다.구식냉매형태의오염물질을파괴하는친환경에너지회사에서일하는샘은,구입한프레온을파괴함으로써캘리포니아의배출권거래제를통해‘탄소배출권’을얻는다.그리고배출권을다시탄소시장에팔아이익을낸다.캘리포니아의기업체들은탄소배출권을사들여주에서규제하는한도이상으로환경을오염시킬수있다.그는샘과의여정을통해배출권거래제가내포한정치적위선과한계,그리고제도적한계를뛰어넘는인간의열망과신념의무게를생생하게그려낸다.

‘흰피부와검은조약’
세계유일의환경국제협약이지키고자했던것

1987년9월,몬트리올의정서는프레온의주요생산국이자배출국인호주,캐나다,미국,서유럽,동유럽의지원아래채택되었다.공교롭게도프레온의주요생산국과배출국은지구상의대다수백인들이거주하는나라들이었고,이들에의해통제되고있었다.1987년초,미국환경보호국은CFC위험도평가결과를공개했는데,여기에는CFC로인한오존파괴가생태계붕괴뿐만아니라피부암의급속한확산을가져올것이라는내용이포함되어있었다.당시주요언론은충격적인오존층파괴의전세계적영향을잠시인정했지만,오존층에대한관심은피상적인수준에그쳤다.대신,압도적으로피부암에집중했다.미국에서는자외선이일으킨가장공격적인형태의피부암인흑색종의발병건수를기록해왔는데,흑색종에걸릴확률을높이는위험요소에는‘백인인것자체’도포함된다.여기서저자는피할수없는질문을던진다.“미래의환경파괴를막는세계유일의국제협약으로여전히칭송받고있는몬트리올의정서가다른무엇보다흰피부를겨냥하지않았다면그위기를인식시키는데성공할수있었을까?만약프레온이주로흑인과유색인을위협하는방사능을불러왔다면,우리는합의를이룰수있었을까?”

개인적인편안함,
그편안함은누구의것인가?

2019년여름,38°C에이르는폭염이3일동안지속되었을때,전기공급회사콘에드는브루클린남동부지역에일부러전기공급을끊었다.다른지역의전기보전을위한선제적인조치였다고밝혔다.상대적으로백인이더많고,더상업화된지역의‘에너지시스템보전’을위해흑인과유색인노동자층의거주지역을브루클린의나머지지역과도시전체에‘완충지대’로삼았던것이다.아무런예고도없이,대형요양시설의노인들과유아를포함해5만명이상의주민들이24시간이상전기를공급받지못하고방치되었다.한전기회사가고의로일으킨정전사태는개인냉방의모순된문제를확실히드러낸다.또한가장취약한사람들을위해냉방시설에대한접근이보장될필요가있음을여실히보여준다.도시의폭염에서누가살아남고살아남지못하느냐는우리가생각하는것보다훨씬더냉방장치의소유여부와관련이없다는것도알수있다.누군가가에어컨을구입할여유가있다해도,에어컨을가동할에너지는감당할수없을지모른다.또설령에어컨과에너지모두를감당할수있다해도,우연이든고의든연중가장더운시기에보통발생하는정전에직면하면에어컨은아무쓸모가없다.

따라서환경위기에대한도구적,혹은기술적해결책은일부를위한해결책에불과함을잊지말아야한다.문제는사회적체계,구조에있다.도시설계와인종·계급에따른구분이라는더광범위한문제를처리하지않는다면,‘무료에어컨제공’같은손쉬운해결책은조기사망의가능성을허용하는조건을유지할뿐이다.환경정의를위해서는1)지역사회가통제하는재생에너지공급이필요하고,2)에너지가적게들고환기가잘되는건물,그안에서지내기위해아무것도구입할필요가없는공공냉방공간,더나은공원관리와공원에의접근성그리고인종과소득으로여전히분리된공간들의통합에관심을가지고그러한공간을재설계해야한다.

저자가지적하는것처럼환경운동이개인의‘희생’에만몰두한다면이는언제나실패로끝날수밖에없다.계몽,설교,수치심,물질적인편안함을포기하라는요구등의전략은더이상통하지않는다.대신“개인적편안함의추구가결국우리를왜좀더편하게만들지못하는지에대해깊이생각해볼필요가있다”라고지적한다.“내가바라는것은에어컨이나모든종류의편안함을거부하는것이아니라,냉방장치의버튼을누를때마다,인공적으로냉방된공간에들어갈때마다,냉동실을열때마다,즉이러한일상적인행동을할때마다서로에대한우리의막중한책임을인식하는것이다.”핵심은편안함을우리일상에서추구하지않는것이아니라,편안함에대한우리의정의의바꿔야하는것이다.‘누가편안함을누릴자격이있는가’가아니라‘누구의관점에서편안함을정의하는가’의문제다.우리가불편함을느끼기시작하는지점에의문을갖고,우리의편안함이다른사람들의불편함을조건으로한다는사실을직시하는것이다.그래야만“우리는이러한종류의편안함에대한욕구를완전히잃기시작할수있다.”그는묻는다.과연우리가마땅히누린개인적인편안함뒤에는무엇이오느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