낱말의 장면들(큰글자도서) (마음이 뒤척일 때마다 가만히 쥐어보는 다정한 낱말 조각)

낱말의 장면들(큰글자도서) (마음이 뒤척일 때마다 가만히 쥐어보는 다정한 낱말 조각)

$36.00
Description
우울할 때마다 단어를 외우는
낱말 수집가가 삶을 다정하게 일구는 방법

불안장애와 공황 증세에 시달리며
고통이 찾아올 때마다 우리 낱말을 주머니 속에 조약돌처럼 품고
낱말의 순간을 오롯이 감각하고자 했던,
어느 낱말 수집가의 안온한 일상에 대하여

불안한 삶에 흔들리는 사람들에게
위로와 용기 그리고 우리 낱말의 찬란한 순간을 선물한다
저자

민바람

편의점알바생과자유기고가사이를오가며글을쓰고있다.대학에서국어국문학을,대학원에서국어학과한국어교육학ㆍ한국학을전공하고10여년간외국학생들에게한국어를가르쳤다.
어릴적부터자신을설명할수있는말들을찾아헤맸다.성인ADHD와우울증,사회불안장애등을겪으며사람의마음에대해배웠다.날마다흔들리지만‘꼭단단해지지않아도좋다는단단함’을되새기며나아간다.‘나차’라는필명으로EBS라디오×카카오브런치당선작품집《너의목소리를그릴수있다면》에참여했고,성인ADHD심리에세이《우아한또라이로살겠습니다》를썼다.

목차

여는글
마음의틈을사춤치는산말의맛

1부.지친마음을쓰다듬는낱말

전성기를지난내가초라한순간
판단에지치는순간
우는법이떠오르지않는순간
건강을잃었다고느끼는순간
적절한사람이되고싶은순간
마음이나약하게느껴지는순간
행복이실감나지않는순간
흐트러짐이필요한순간
하룻밤이영원같은순간

2부.나아갈길을열어주는낱말

일머리가아쉬운순간
진로고민을다시마주한순간
생활에가벼움이필요한순간
작은선택이망설여지는순간
생각의틀을바꾸고싶은순간
자극적인즐거움에목마른순간
되풀이되는일상이지루한순간
나를용서하기어려운순간
내힘으로어쩔도리가없는순간

3부.관계를돌아보게하는낱말

가까운사람을견디기어려운순간
관계의거리를깨닫는순간
흐려지는추억이아쉬운순간
가짜관심을직시하는순간
사회적가면이무거운순간
대화가숙제같은순간
미움을버리고싶은순간
세상이차갑게느껴지는순간
자기사랑이어려운순간

부록낱말모음

출판사 서평

문보영시인,엄지혜작가,한수희작가
김수지아나운서강력추천!

우울할때단어를외우는사람.시인이자시간강사.편의점알바생.우울증과사회불안장애,외상후스트레스장애덕분에비로소‘쓰는삶’을시작한사람.민바람작가를온전히설명하기위해서는서로다른삶의흔적을덧대야한다.극내향인이면서도가만히있지못하는성격으로쉼없이일을하고새로움을갈구하며여러나라를돌아다녔다.외국에서한국어를10여년간가르치며끝없는조바심으로자신을내몰다가자기연민에침수되는것도모르고‘만조한(얼굴이나모습이초라한)’자신을붙들고살았다.직장을그만둔후몸과마음을돌보며지내던중순우리말사전을선물받았다.낯선우리말은차라리외국어에가까웠는데,그생경함이침잠된마음에작은파문을만들었다.“몇글자되지않는낱말이삶의문제에실마리를건네는것같았습니다.우리자음과모음으로이루어진소리맵시가,그안에품은뜻이신선하면서도낯익어마음에와닿았습니다.”
이책에는가깝지만낯선낱말들이주는위안과용기의순간을담았다.새로운낱말을소개하는데서그치지않고,낱말을통해익숙한것들을새롭게보게한다.“휴가지에서주머니에가득담아온신기하고예쁜돌멩이들처럼”(한수희)이책에서나만의특별한낱말을만날수있기를,새로얻은언어의조각만큼오늘을조금은다르게살아볼수있기를바란다.낯선낱말을통과한민바람작가의세계가,세상에그을린당신의마음을따뜻하게어루만질테니까.

“많은이가이미같은생각을지나왔다는것,그렇게그저살아갔다는사실이작은힘이됩니다.낱말은그말을만들어내고사용한사람들이했던생각의흔적이니까요.그래서저는낱말자체에치유의힘이있다고믿습니다.우리말뜻과말맛으로우리가겪어나가는‘삶’의여러면모를,그리고묘미를더풍부하게전할수있다고믿습니다.”

위로가필요한당신을위한낱말처방
“밖에는찬바람이불겠지만너는안전하다고”

민바람작가는깊어가는우울증과공황증세로대학가를떠나글을쓰기시작했다.아홉살에작가가되기로결심했지만,그일을하게된건30대후반에이르러서다.가르치는일을그만두기쉽지않았지만막상일을그만두니왜진작그만두지않았는지못내아쉬웠다.등단시기가이른작가의시집을보면힘이빠졌고동년배작가의것에는일말의희망과조바심이동시에생겼다.점차그런자신을“지질하게느꼈다.”그러면서“삶의속도를남들과견주는게과연맞는일일까.내가늦지않았다는증거를꼭바깥에서찾아야할까”반문했다.결국“나대로할수있는것을하는것,자신에게맞는속도로,다가오는경험을맞닥뜨리며살아가는것.”그것은누구에게나최선의일일것이다.“자전거는나아가면서균형을잡듯”,스스로중심을잡고페달을밟는다면주위의풍경은지나가는것일뿐.나를둘러싼것들에휘둘리지않고온전히자신이되는기술이우리에겐필요하다.그누구도아닌,나자신에게적절한사람이되겠다고.종종흔들리기는하겠지만나의뿌리까지흔들리지는않겠다고.
그럼에도일상의틈새에후회라는감정이스밀때는,내가선택한일이라면그자체로자신의삶을‘감장하기(제힘으로처리하는일)’위해최선을다한것임을잊지않기를당부한다.“분투해온나,사람들도나자신도다치지않게하려고민하는나,혼자있는시간을즐기고소박한생활에만족하는나,내면의잠재력을조금씩꺼내보려노력하는나를온전히이해”할때비로소“자기사랑”도가능하지않을까.“자기사랑은높은산을오르는일이아니라가랑비에젖어가는일이다.전에는일희일비하는자신을책망했지만어느새가만히지켜볼수있게됐다.조금씩나아가결국은평온에이르리라는걸안다.누군가의눈에빛나지않아도나에게만은내가‘빛저운(떳떳하여부끄러움이없다)’사람이길바란다.”

고소하고쌉싸름한인생의말맛
“자신이가진언어만큼세상을볼수있으므로”

민바람작가는부정적인감정이휘몰아칠때마다아름다운산말(실감나도록꼭알맞게표현한말)을꺼내글자위에기우다보면요동치던마음이제자리를찾았다고말한다.“낱말하나하나가마음에잠재워온것들을꺼내놓도록조용하고격렬하게나를북돋웠다”라고.
한번뱉은말은주워담을수없다고하지만,‘말갈망’이라는단어를슬쩍꺼내다시한번용기를내본다.‘자기가한말의뒷수습’을뜻하는이단어에서,타인과의소통이언제나완벽할수없지만불완전한자신의말을인정하고용기를낼수있기를바란다.또한‘후천적습관이선천적성격처럼되어가는것’을이르는‘든버릇난버릇’이라는말을통해서는삶을원하는대로움직일힘이자신에게있다는진실을발견하기도하고,‘이불활개’라는말속에서‘이불킥’도하지만‘남몰래젠체하는호기’도부려볼수있기를바란다.‘오랫동안깨닫지못하던것을어떤실마리로깨닫게된다’라는뜻의‘깨단하다’라는말앞에서는,깨단하는일에는실패와아픔이라는실마리가필요하지않을까되짚어본다.우리는불완전하고어리석은인간이니까.그리고실수를반복하며깨닫는것들을“저금하듯쌓아저큼하는(같은잘못을반복하지않도록조심하는)힘이되었다”고말한다.조금이나마나은사람이되게도와주었다고.
인생의찬란한순간이이미지나간게아닐까서글플때는‘가을부채’라는단어를떠올린다.‘철지나쓸모없어진물건’을‘가을부채’라하지만,내인생이지금가을쯤왔다고해도그럼또어떤가.“여름에는가을이오지않을것처럼뜨겁게살고가을에는또그가을만이전부인것처럼산다면.현재에흠뻑젖어살수있다면언제나지금이전성기”가아니냐고.
익숙하고가까운사물도,관계도,내마음조차도새롭게볼줄아는눈을가질수있다면,미래에대한불안과현재의불행틈에조각조각끼어있는행복을알아볼수있을것이다.그런조각들이모이면누구나자신의계절을‘화양연화’처럼느낄수있지않을까.“모든순간만족스럽고눈부셨다는뜻이아니라,순간순간의가치를알고있었다는뜻”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