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한국인,가짜미국인,가짜딸,가짜학생에서
진짜내가되기까지
한국에서아르헨티나,미국에이르기까지복잡한다문화정체성을가진알레한드라가가정에서,학교에서,사회에서맞닥뜨리는차별과소외는너무나현실적이다.어떤선생님도알레한드라의이름을제대로발음하지못하고,고모네세탁소에서아르바이트라도할때면손님들에게은근한동정을받는다.그토록원하던대학교의예비소집에가서는담당자가알레한드라의얼굴을보자마자동양인커뮤니티를소개해준다.“독일계미국인모임은요?스웨덴계미국인모임이라든지?”라고맞받아치는알레한드라의모습이통쾌하지만,그뒷맛은씁쓸하다.《알레한드라김의가면증후군과솔직한고백》은미국에사는동양인들의모습들을사실적으로그려냈으며,그것을극복하고자신을존중하며성장해나가는주인공의성장기는독자들에게감동을준다.
입체적이고생생한등장인물들,
복잡한감정을기발하고도세심하게풀어내다
수업시간에선생님으로부터다문화전형으로대학에가라는발언을들은알레한드라는그말이어떤의미인지,그선생님이어떤시각으로자신을바라보는지알면서도자기생각과감정을묵묵히누른다.오히려그녀의친한친구이자백인인로럴이그런모욕은참을수없다며행동에나서는데,얼핏정의로워보이는이행동은다양한사건을낳는다.알레한드라는조용히넘어가고싶었으나오히려학교에서상까지받으며굴욕적인관심을받게되고,그발언을한선생님은해임되었으며,로럴이이사건을본인의대입용에세이주제로쓰면서알레한드라와의관계가틀어진다.
“가끔나는,백인으로서이체재내의모든것에사과하는기분이야.말하자면,백인이라는이유만으로그냥나쁜사람이되는것같다고할까.”
동양계미국인으로서차별아닌차별을당하는것이일상인알레한드라.그녀가온갖인종차별과편견어린시선을참고내색하지않으려노력하는자신이가면을쓴가짜같다고느낄때,로럴또한자신이백인으로서겪는고충을털어놓는다.호기로운친구인척도와주며친구를이용한나쁜친구가아니라,매순간실수하지않기위해알레한드라처럼고군분투하고있다고이야기하는것이다.
이처럼알레한드라와그녀를둘러싼모든인물은입체적으로서로의감정을주고받는다.모든사건과등장인물의감정이생생히전달되며,복잡한감정들이클라이맥스로치달아해소되는순간에는말끔한시원함이느껴진다.
“알레한드라김은저와공통점이많습니다.”
한국계미국인작가의경험을녹여낸하이퍼리얼리즘성장소설
미국인이지만한국인으로도,아르헨티나인으로도인정받지못하고,동양인이니수학이나과학을잘하지않냐는흔해빠진고정관념을들이대는사람들을겪는알레한드라.자신은미국인인데,그것을증명하고소속감을느끼기위해애쓰는모습들에서작가패트리샤박의삶의조각을엿볼수있다.그녀는한국에서도,미국에서도제대로소속감을느끼지못했다고고백한다.미국에서는한국인으로,한국에서는미국인으로취급당하는자신이가짜인것같다고생각했다는것이다.자신의능력으로무엇인가를이루어도끊임없이자신의자격을의심했던작가는,이소설을통해세상에서자신의자리를찾고자노력하는사람들을응원하고,그들의외로움을달래준다.또한알레한드라김의여정을함께하며다른사람들의시선과인정에자유로워지기를,자신의정체성을남들이판단하게놔두지않기를,자신만의삶을당차게살아가기를당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