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코하마 코인 세탁소

요코하마 코인 세탁소

$17.00
Description
투명한 윤슬이 반짝이는 파도,
멀리 불어오는 바람,
요코하마의 시리도록 청명한 하늘……

마음까지 보송보송해지는,
여기는 요코하마 코인 세탁소입니다!
‘아카네’는 대학 졸업 후 3년간 일하며 영혼까지 탈탈 털린 악덕 부동산 회사를 그만두고 집 안에 틀어박혀 아무렇게나 쌓인 빨랫감처럼 무기력하게 지낸다. 언제까지고 이렇게 살 수는 없다는 생각에 빨래를 하기로 마음먹지만, 공교롭게도 세탁기가 고장 났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망연자실해진 아카네는 고민하다 집 근처에 있는 요코하마 코인 세탁소를 찾아가고, 우연한 기회로 그곳에서 일하게 된다. 정갈하게 다림질한 옷처럼 늘 보드랍고 단정한 분위기의 점장 ‘마나’와 각자의 상처와 아픔을 지닌 채 세탁소를 방문하는 사람들. 옷의 묵은 때를 지워내는 것처럼 오래된 마음의 얼룩까지 지워낼 수 있을까?

제11회 소설현대장편 신인상을 수상하며 혜성같이 등장한 작가, 이즈미 유타카. 유망한 신진 작가로 관심을 모은 그가 야심 차게 선보인 『요코하마 코인 세탁소』는 출간되자마자 서점 MD들의 주목을 받으며 입소문을 타고 순식간에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요코하마를 배경으로 한 이 소설은 독자에게 익숙한 ‘힐링 소설’의 문법에 따르면서도, 생생한 현장감과 전달력을 빛내며 독자들을 요코하마의 해변 도로에 데려다 놓는다. 소금기를 가득 머금은 바람 탓에 외부에 빨래 널기가 힘들어 세탁업이 발달했다는 항구 도시 요코하마. 이곳 세탁소를 찾는 사람들의 내밀한 일상에 다가갈수록 짠 내 가득한 요코하마의 바람처럼 인생의 또 다른 맛을 알게 될 것이다.
“보육원에서 처음 빨래라는 걸 해봤어요. 끈적끈적하고 더럽고 냄새나던 제 옷이 뽀송뽀송해져서 은은한 세제 향을 풍기며 세탁건조기 안에서 나왔을 때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기뻤어요. 이 옷을 입으면 어디든 갈 수 있을 것 같았죠.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어요. 언젠가 많은 사람에게 이 기쁨을 느끼게 해주고 싶다고 진심으로 생각했어요.”
저자

이즈미유타카

저자:이즈미유타카
1982년,일본가나가와현출생.와세다대학졸업후동대학원석사과정수료.2016년『스승님,준비다
됐습니다!お師匠さま、整いました!』로제11회소설현대장편신인상을수상하며작가로데뷔했고,2019년『수모백화結百花』로제8회일본역사시대작가협회상신인상과제2회호소야마사미츠상을수상했다.그외의저서로는『에도시대이별중개사의수첩お江切り帖』『잠을잘자게해드립니다眠り者ぐっすり庵』
『여자목수오미네おんな大工お峰』시리즈와『너를보낸다君をおくる』『아줌마에게말해보렴おばちゃんに言うてみ?』등이있다.

역자:이은미
도착어의말맛을살리는번역가가되기위해노력중이다.현재바른번역소속번역가로활동중이며옮긴책으로는『아이의뇌에상처입히는부모들』『이세상에쉬운일은없다』『엄마의말센스』등이있다.

목차

제1장바다냄새가나는세탁소
제2장돈키호테청년
제3장면100프로의인생
제4장덜마른당신
제5장메탈리카티셔츠

출판사 서평

“오래걸려도,품이많이들어도괜찮아요.”
천천히다림질하듯구깃구깃한인생을
조금씩펴는단순한방법

주인공아카네는퇴사후집에틀어박혀무언가를할의지도,의욕도없는상태로자신을방치하며살아간다.좁은원룸에스스로를가둬버린사람처럼두문불출하며,끼니는배달음식으로때우고침대위에누워핸드폰만들여다본다.그러다우연한기회로코인세탁소에서일하게되면서조금씩일상의감각을회복한다.오늘입은옷을세탁하는아주단순한행위를통해서.

마음이괴로울때는씻고,밥을먹고,빨래를하는일상마저버겁게느껴진다.결국자신을돌보는모든일에무감각해진다.이소설의미덕은그런사람들에게인생의조언을늘어놓거나힘내라고목소리를높이지않는다는데있다.코인세탁소의점장‘마나’는끼니를거르는대학생청년에게학교구내식당을가더라도꼭밥은챙기라고하고(제2장돈키호테청년),오랜반려자를잃고생활감각을잃어버린노인에게빨래는꼭제때,제대로말려야냄새가나지않는다고조언한다(제4장덜마른당신).가정폭력에시달린가출청소년에게는아끼던새티셔츠를내어주며깨끗한옷으로갈아입힌다(제5장메탈리카티셔츠).아이에게늘‘면100프로’의옷만입히던워킹맘에게는합성섬유가조금섞인옷이관리도수월하고더튼튼하다고조언한다(제3장면100프로의인생).빨래든,뭐든모든일에완벽하지않아도된다고.상처로가득한우리인생도100프로완벽하지않지만,그불완전함으로인해더강해지는것처럼.

마나의담백한태도처럼소설은딱거기까지만나아간다.쉽게위로하지않고서둘러웃지않아도일상의감각을조금씩회복하는것만으로도인생의바퀴는다시돌아간다는믿음.그런단순하고담백한태도가때로는다시살아갈힘을준다는걸넌지시알려준다.
“구깃구깃해진인생을조금씩펴고싶었다.시간이오래걸려도품이많이들어도괜찮으니,손바닥을펼쳐서쓰다듬듯이살살천천히.”

“언제든또찾아주세요.
여기서기다리고있을게요.”
지금우리에게가장필요한일상판타지

특정장소에서우연히만난사람들이인연을맺고인생의위로와용기를얻게된다는,소위힐링소설은하나의장르로서자리잡았다.이런소설에서는흔히‘장소성’이생략되거나탈색되는것과달리『요코하마코인세탁소』는실제로요코하마에이런세탁소가있지않을까착각할만큼그정취를절묘하게붙들어놓는다.그곳에서만느낄수있고맛볼수있는경험적세계가소설을더욱풍부하게만든다.“셀수없이많은중화요리점이자리잡은탓에,차이나타운은언제나볶음요리특유의기름진냄새가공기중에떠돌았다.다닥다닥붙여서증축해요새처럼변한개성적인아파트.진한향냄새가물씬풍기는,왠지모르게인도분위기가나는기념품가게.그런곳이잡다하게모인거리에서중화풍의화려한문을빠져나가바다를향해5분정도걸으면,다이쇼시대를연상케하는호화스러운석조건물과전후에맥아더장군이살았다고전해지는뉴그랜드호텔이눈에들어왔다.그리고해안가에는관광객으로넘쳐나는야마시타공원이있었다.요코하마코인세탁소는딱그세지역이겹치는중심부에자리잡고있었다.”

공간적특성이도드라지는반면,소설속인물은누구나공감할만한보편적인정서를지닌다.그러면서도개성적인캐릭터설정으로독자의호기심을불러일으킨다.등장인물들은각자의상처와아픔으로일면자기방어적이고,괴팍하고,때때로위악적이기까지하다.그런이들이세탁소에모여숨겨진안감을들춰보듯내면의아픔과연약해진마음을서로에게내보이고위로받는다.뭉근해진마음으로일상을회복하는인물들을따라가다보면읽는이의마음까지둥글어진다.

일상적인공간에서불특정다수의사람이만나위로와우정을나누는소설이꾸준히사랑받는데는타인과의연결성,느슨한연대감이주는특별한정서때문일것이다.가까운가족이나주변사람들이아닌,오히려낯선공간에서타인과교감하며의외의따뜻한순간을마주하게되는것.우리에게이런책이필요한이유는예기치못한장소에서,예상하지못한누군가가건네는위로의순간이,그래도우리인생에남아있는어떤희망의증거이기때문이지않을까.아무리절망적인상황에서도,전혀생각하지못한순간에위로를얻게되므로,그래도살아볼만하지않냐고.그러니지금우리의삶이힘들더라도가만히웅크리고있지말고언제나마음을열고있으라고,그리고그런순간을놓치지말라고.인간에대한담백한애정과섬세한문장으로우리곁을찾아온『요코하마코인세탁소』가당신을기다리는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