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끼리를 목욕시키는 여자

코끼리를 목욕시키는 여자

$18.50
Description
★이다혜 작가 강력 추천
★대만 3대 문학상 그랜드슬램 달성
★현대 대만 문단에서 주목받는 스토리텔러 화바이룽의 최신 장편 미스터리
“당신에 대한 감정이 죽었어.
어쩌면 인간에 대한 감정이 죽은 걸지도 몰라”
살인자가 된 남편과 그의 자살, 그리고 마침내 마주한 기괴한 진실
무너진 삶을 다시 세우려는 한 여자의 추적극

대만의 권위 있는 3대 문학상인 〈연합문학 소설 신인상〉, 〈연합보 문학상〉, 〈린룽싼 문학상〉을 석권하며 필력을 인정받은 작가 화바이룽의 장편 미스터리 《코끼리를 목욕시키는 여자》를 한국 독자에게 처음 소개한다. 시나리오 작가로도 활발히 활동하며 정언할 수 없는 마음에 감각적인 단어들로 이름을 붙이고, 이미지처럼 또렷하게 드러낸 저자는 이번 작품에서도 평범한 일상의 이면에 도사린 낯선 균열을 정교하게 포착해냈다.
“당신뿐 아니라 인간에 대한 감정 자체가 죽었어.” 어느 날, 남편 밍런의 냉혹한 선언과 함께 평온했던 가정은 산산조각 난다. 그는 가족이라는 존재가 거대한 ‘코끼리’처럼 자신을 짓누르고 있다는 기묘한 비유를 남긴 채 이별을 통보하고, 아내 정팡은 이해할 수 없는 상실감 속에서 간신히 일상을 버텨낸다. 그러던 어느 밤, 상처투성이가 되어 돌아온 밍런은 한 달 뒤 살인 용의자로 구속되며 상황은 파국으로 치닫는다. 침묵으로 일관하며 모든 면회를 거부하던 그는 돌연 정팡에게 집 안에 숨겨둔 ‘어떤 물건’을 찾아달라는 부탁을 남기고, 이튿날 구치소에서 스스로 생을 마감한다. 유순했던 그가 살인을 저지르고, 자살을 선택하면서까지 지키려 했던 비밀의 정체는 무엇이었을까. 정팡은 밍런이 남긴 단서를 추적하며 완벽했던 일상 뒤에 숨겨진 기괴하고 서늘한 진실과 직면한다.
이 작품은 평범한 관계의 이면에 감춰진 비틀린 욕망과 가장 가까우면서 가장 멀었던 관계를 집요하게 파헤친다. 대만 문단의 젊은 작가들로부터 압도적 지지를 받은 이 소설은 진실을 마주하는 고통 속에서도 끝내 뒷걸음질 치지 않는 한 여성을 통해, 과거의 폐허에서 삶을 재건하고 미래로 나아가려는 회복의 과정을 그려낸다.
저자

화바이룽

시나리오작가이자소설가.국립타이완대학교역사학과를졸업하고,광고회사에서근무하다현재는영화및드라마시나리오,소설집필에전념하고있다.대만의3대문학상인연합문학소설신인상,연합보문학상,린룽싼문학상등을모두수상한바있다.영화<림북소무林北小舞>의원작시나리오작가로도잘알려져있으며,치밀한심리묘사와영상미가돋보이는문체로독보적인작품세계를구축해왔다.지은책으로는《작은이익을탐내는안나愛貪小便宜的安娜》,《납치된그림자被劫持的影子》,《거북섬의소년龜島少年》등이있다.

목차

프롤로그

화산
2분의1
다코야키
미궁
진술
해변
다람쥐
포기

출판사 서평

상처와무관심뒤에가려져있던기괴한진실
가족과관계의이면을되짚어보게하는이야기
이야기는교도소에수감된전남편을면회하러가는정팡의모습으로시작된다.이미모든것이끝난이후의장면에서출발하는이설정은독자로하여금자연스럽게‘이들에게무슨일이있었는가’라는질문을품게만든다.그렇게이야기는현재에서과거를향해거슬러올라가며,한가정이균열을맞고무너져가는과정을집요하게추적한다.
남편의이혼선언,그리고그뒤를잇는살인사건과자살.일련의사건들은강렬한미스터리적긴장감을형성하지만,이작품이주목하는것은사건그자체보다인물들의내밀한관계다.보수적인부모와의갈등,원치않았던결혼,그리고그속에서평범함을가장해살아가는인물들을통해‘가족’이라는이름아래얽힌관계의복잡성과불완전함을드러낸다.또한이러한관계가얼마나쉽게표면적인이해에머물수있는지,그리고그사이에생겨난균열이어떤결과로이어지는지를설득력있게보여준다.
독자는파편처럼흩어진단서들을따라가며가족이라는이름에가려진이면을마주하게되고,우리가지금껏믿어온가족은무엇으로유지되어왔는지,그안에서우리는무엇을외면해왔는지스스로생각하게한다.익숙함에가려져있던낯선진실을마주할준비가되었다면,잠시숨을고르고이이야기를따라가보기를권한다.

진실을직면할것인가,외면할것인가
도망치지않는자에게만허락되는회복의서사
작품에서상징적으로등장하는‘코끼리’는우리에게근원적인화두를던진다.“당신은과연당신의삶보다더크고무거운책임을감당할수있는가?”이질문에작품속두사람은서로다른길을선택한다.남편밍런이개인의비밀을지키기위해가족과사회라는책임을포기하고끝내죽음이라는도피처를택했다면,아내정팡은남편이남긴고통스러운판도라의상자를외면하는대신기꺼이그안의진실을직시하고품어준다.제목이암시하듯,코끼리를‘목욕시키는’행위는단순히주어진비극을견디는수동적태도가아니다.그것은삶에닥친비극을능동적으로수용하고그상처와조화를이루며살아가려는숭고한사투에가깝다.
정팡은불편한진실을외면해서는앞으로나아갈수없다는사실을본능적으로깨닫고,고통의심연속으로한치의망설임없이나아간다.분노와의심을넘어유머러스하고강인한태도로코끼리를돌보는법을익혀가는그녀의변화는,비극속에서도끝내성장을이뤄내고야마는인간의본질을증명한다.
저자는두사람의엇갈린선택을통해우리에게묻는다.고통스러운진실을외면한채살아갈것인가,아니면그것을마주하고감당할것인가.도망치지않고끝내진실을직면하는사람만이비로소다음페이지로나아갈수있다는이작품의메시지는,묵직한위로와용기를건넨다.

산다는건죽어버린꿈들사이를부유하는일
그럼에도끝내살아가려분투하는삶에대하여
이작품의추천사를쓴이다혜작가는“살아간다는건죽어버린꿈과또다른죽어버린꿈,그리고작디작은희망사이를부유하는일”이라고말한다.그의말처럼,이소설이끝내도달하는또하나의주제는한개인이품고살아가는‘꿈’에관한이야기다.밍런과정팡을비롯한인물들은각자현실의벽에가로막혀끝내이루지못한꿈을각자의방식으로끌어안은채살아간다.
그렇기에정팡은밍런의비밀을마주한순간,단순한분노나배신감을넘어복잡한감정에휩싸인다.“나는그가부러우면서도죽이고싶었다.죄책감을느끼면서도그를이해하고싶었다”라는고백은,서로를끝내이해할수없으면서도기어이이해하고자분투하는슬픔을가감없이드러낸다.
이처럼관계의균열과상처를통과해온끝에서,정팡이선택하는것은도피가아닌‘견디며살아가는일’이다.이루지못한꿈과남겨진감정들,그리고쉽게사라지지않는상처를기꺼이짊어진채그녀는다시삶을이어간다.이소설은말한다.완전히회복된삶이란존재하지않을지라도,각자의균열과상처위에서기어이내일로나아가려는그마음이야말로가장눈부신회복의증거라는것을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