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다가 앉다가 보다가, 다시

걷다가 앉다가 보다가, 다시

$21.00
Description
앉고 싶은 곳, 그곳에 앉은 사람들의 이야기
앉아서 바라보아야 들리는 이야기가 있다. 앉은 이의 모습부터 앉은 시선에 들어온 일상과 공간, 도시의 모습까지, 그곳에 앉아 무심코 지나치고 미처 알아보지 못한 이야기에 귀를 기울인다. 전작 『앉지 마세요 앉으세요』에서 각양각색의 의자를 소개한 저자 김진우는 이번 신작 『걷다가 앉다가 보다가, 다시』에서 의자라는 사물에서 나아가 그곳에 앉은 사람들과 그를 둘러싼 세상을 관찰한다. 그렇게 써 내려간 글에는 디자이너로서 사회 이슈를 바라보는 저자의 시선이 한층 더 짙게 담겼다. 때로는 따뜻하고 때로는 칼칼하게. 그 시선은 보다 더 많은, 보다 더 다양한 사용자를 배려하는 유니버설 디자인에 가닿고, 도움이 필요한 현장과 관심은 필요한 약자에게 손을 내민다.
의자 대신 앉을 곳을 찾아보자. 거실 구석의 앉은뱅이 의자, 수해 복구 현장의 노란색 상자, 사막의 모래 위. 그곳이 어디든 자연스레 자세를 낮추고 몸을 기댄다. 자전거, 버스, 지하철, 비행기 등 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대중교통에서조차 누군가는 커다란 장벽과 거리를 느낀다. 과연 우리가 놓친 게 무엇일까. 현대인에게 필수가 된 제3의 공간에서도 앉음은 계속된다. 미국 사회학자 레이 올덴버그는 여러 연구를 통해 행복한 사람들, 행복한 공동체에는 모두 제3의 공간이 있다는 점을 증명했다. 24시간 언제든 원하는 것을 쥐고 나올 수 있는 편의점, 이제는 만능 라이프스타일숍이 된 빨래방, 다채로운 활동으로 충만한 서점과 도서관까지 많은 이의 발자취가 남는 만큼 다양한 사연이 모인다.
배경을 바꿔 찾아가는 건축도시 기행의 재미도 쏠쏠하다. 25년 만에 찾은 빌라 사보아 앞마당에 앉아 문화유산을 지척에 둔 프랑스 아이들의 견학을 지켜보곤 저자만의 사유를 이어간다. 스페인 북부 도시 빌바오의 재생을 함께한 구겐하임 미술관에서는 현지인이 된 듯 여유롭게 거닐다 앉으며 소소한 즐거움을 즐긴다. 유모차 통행을 배려한 오사카 가이유칸 수족관에서는 디자인의 가치란 무엇인지 질문을 던져 보기도 한다. 방문자를 환영하듯 곳곳이 열린 공간으로 가득한 코펜하겐, 사람과 동물이 사이좋게 살아가는 셰프샤우엔을 거쳐 명동을 중심으로 한 서울의 구도심과 도심 광장으로 돌아오는 여정을 이어나가며 우리 삶 속에 보다 따뜻한 소통과 연대를 소망해 본다.
김진우가 경험한 시공간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머릿속에 상상이 펼쳐지는 건 그의 느긋함에 동행해서일까. 표지에서부터 글 사이사이를 징검다리 건너듯 생동감 있게 채운 일러스트레이터 김승환의 그림도 한몫한다. 톡톡 튀는 색감과 함께 재치가 엿보이는 작가 특유의 그림을 들여다보며 일상에서 마주하는 장면을 즐겨 보기를 권한다. 앉을 수 있는 자리와 공간이 많은 도시, 그 안에 사람들이 모이고 재밌는 일이 생긴다는 저자의 믿음대로 그 속도와 시선에 공감한 자신을 발견하게 되리라.
저자

김진우

홍익대학교미술학박사이자건국대학교글로컬캠퍼스디자인대학교수.미국프랫인스티튜트(PrattInstitute)에서석사학위중덴마크인터내셔널스터디프로그램(DenmarkInternationalStudyProgram)을수료했고,이를계기로북유럽의교육기관,회사,디자이너와의교류가시작됐다.덴마크의상향평준화된사회모습,위대한평민을길러내는교육철학,그리고삶의질을높이는디자인에빠져들었다.
논문보다는대중에게읽히는책을쓰고싶어충주지역무가지〈교차로〉,격월간지〈민들레〉,대한항공기내지〈비욘드〉,한겨레등에칼럼을게재했다.글의주제는디자인의범위를넘어교육,사회,때로는정치문제로까지확장됐다.리좀처럼퍼져가는글의길목한가운데‘의자’가있었고,그글들을모아2021년4월『앉지마세요앉으세요』(안그라픽스)를출간했다.

목차

내가앉고싶은그곳,그곳에앉은사람들의이야기
1부앉아있는사람을보다
1장의자대신그곳에앉다
전동청소기대신앉은뱅이의자
세월을견딘남대문시장의월동의자
김장할때는어떤의자가좋을까
욕실에플라스틱의자가등장할때
스터디큐브속에앉아보면
수해복구현장,두개의의자
사하라사막의모래위에서

2장움직이는것에앉다
자전거천국에서발견한평등사회
뉴욕버스안,그곳에서만난일상
우리가놓친지하철의이동권
기차여행의로망,영화〈비포선라이즈〉를생각하며
비행기좌석의등급은당연한가
크루즈의추억,크루즈의상처

3장제3의공간에앉다
팬데믹시대의지역카페의변화
편의점이궁금하다
생활밀착형라이프스타일숍,빨래방
대학캠퍼스안제3의공간
이토록다양한서점의공존
도서관,그환대의공간

2부앉아야비로소보이는것들
1장건축에앉다
겸암정사에서는바닥에앉는다
클라우스채플로가는길,세개의벤치
쾰른대성당에서콜룸바미술관까지
빌라사보아에서보낸하루
빌바오구겐하임을휴먼스케일로바라보면
해안도로에앉아바라본글라스하우스
유모차와함께한여정,오사카가이유칸수족관
대학로와김수근건축
세종문화회관앞계단에앉아

2장도시에앉다
누구에게나열려있는코펜하겐의옥외공간
베네치아,가지않는것으로응원한다
동물에게좋은도시모두에게좋은도시,셰프샤우엔
충주호암지의산책로를거닐며
지역화를실천하는재래시장
명동을중심으로한구도심을걷다
대한민국서울,광장의진화

내가있던그곳,지금다시이자리에서

출판사 서평

이책은크게두갈래로나뉜다.1부는앉아있는사람들의이야기로,다양한자리에앉아있는사람들과그곳에앉아바라본주변의이야기를전한다.앉은뱅이바퀴의자,노란색상자,사막의모래위등사람들이앉은곳은의자위만이아니다.‘앉는다’는일상의행동을돕는소박한디자인에서행복의질을결정하는철학을배우게된다.넉넉한좌석과와이파이를제공하고계절에따라온도를맞춰주는대중교통은과연편리할까?소외된누군가를살피는저자의세심한시선을따라가보자.
2부는저자가경험한건축과도시에대한기록이다.과거에타지에서경험한기억을더듬으며시야를넓힌다.때로는다시찾은그곳에서담은새로운기억의지층을더해사유를완성한다.팬데믹시대가찾아오면서예상치못하게발견한사실도있다.조금달라진일상덕분에찾은이야기마저소중한요즘이다.그렇게저자는속도를늦춰본것,들은것,경험한모두를독자에게나누고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