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잡지《꾸밈》의아트디렉터안상수와최정호의만남
《꾸밈》은1977년에건축가문신규가창간하고,조각가금누리가초대편집장을맡은격월간디자인전문지였다.“편집장금누리와전종대는타이포그래피에관심이많았다.”(『한글디자이너최정호』(안그라픽스,2014))디자이너안상수는《꾸밈》의아트디렉터로합류하면서당시“신문로에있는(오늘날의서울역사박물관건너편)진명출판사에책상을하나놓고일하고”(『한글디자이너최정호』(안그라픽스,2014))있던1세대한글디자이너최정호를찾아가인터뷰를요청했다.일찍이최정호의업적을높이여겼던안상수는최정호선생에게‘평생한글꼴을만들어쌓은경험을글로자세하게풀어주기’를부탁했고,이를계기로1978년부터1979년까지여섯편에걸쳐《꾸밈》에「나의경험,나의시도」가연재되었다.
한글꼴멋지음에대한최정호의비전
『나의경험,나의시도』는글꼴디자인을체계적으로다룬이론이라기보다는최정호가활자조판,사진식자시대를거치며수많은시행착오끝에찾은‘자형설계’의방법론과노하우를담은작업노트에가깝다.최정호가본격적으로글꼴디자인을시작한1955년은6·25전쟁이후정치,경제,사회문화등모든분야가빠른속도로바뀌고성장하는시기였다.격변하는흐름속에서출판·인쇄업도출판의질을끌어올릴혁명을도모했지만,글꼴개발을맡은최정호에게는참고할만한서적도,물어볼스승도없었고,오로지자신의경험으로답을찾아야했다.책에는그가수많은시행착오끝에찾은한글꼴디자인의나름의방법이그가직접그린도판과함께기록되어있다.
원문이쓰인1970년대는글꼴용어에대한논의와정립이이루어지기전이었다.원문을가능한한그대로살리되,최정호의원도를바탕으로글꼴을개발하고온라인최정호박물관을운영하고있는AG타이포그라피연구소의도움을받아오늘날용어와의차이를정리하고풀이를더했다.최정호는책에서다음과같이밝힌다.”이글에나열한나의경험은그저여러분의새로시도하는작업의발판이되었으면한다.어떤경우라도새로운것을시도할때는스스로문제를제시하는것이좋다.내이야기를참고해어떤문제를제시하고연구하면좋은글꼴로발전할수있지않을까한다.“그의바람그대로오늘날의독자에게전해지길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