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의 유령들

디자인의 유령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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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디자인의 유령들』은 디자인역사문화 연구자 오창섭이 오늘날 한국 디자인의 ‘유령들’에 응답해 2000년대 역사적 사건의 파편을 이야기함으로써 현재의 시공간에 재구성해 낸 디자인 비평서다. 이 책에서 유령은 “어른거리는 사건들, 뭐라고 명명하기 어려운 사건들”이다. 디자인 문화, 공공 디자인, 작가주의 디자인은 그런 유령의 방식으로 존재하며 각각 다른 유령성의 존재 양식을 보여주었다. 책은 3부 8장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각 부와 장의 주제에 따라 구체적인 디자인 사건과 현상 이야기로 구성했다. 이들은 2000년대 대표적 사건과 현상은 아니지만 그 일부이며, 그 시대의 풍경을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그 자체로 의미 있는 행위자였다. 이 책은 과거를 직면하는 작업을 통해 오늘을 이해하고 미래로 나아가고자 한다.
저자

오창섭

저자:오창섭
디자인역사문화연구자로2013년한국디자인학회최우수논문상을수상했으며,문화역서울284에서열린전시〈안녕,낯선사람〉을기획했다.지은책으로『우리는너희가아니며,너희는우리가아니다』『근대의역습』『내곁의키치』『9가지키워드로읽는디자인』『인공낙원을거닐다』『이것은의자가아니다:메타디자인을찾아서』등이있다.현재건국대학교예술디자인대학교수로재직하면서메타디자인연구실을운영한다.

목차

여는글
사건과흔적
세개의유령
책의구성
그리고

1부 디자인문화의유령

1장 디자인문화담론의출현
말해진것들의네트워크
계몽적디자인담론너머
반응과효과
21세기디자인문화탐사
디자인문화비평
디자인문화담론의지형
디자인문화담론의출현배경

2장 디자인,문화의영토속으로
문화비전2000위원회
문화산업으로서의문화
산업디자인은제외한다
문화관광부와디자인문화담론
디자인미술관
디자인미술관의전시들

2부 공공디자인의유령

3장 상상하는전시와공공디자인의탄생
디자인의공공성에대한상상
공공미술과의관련성
전시형식의역할
원인을만들어내는결과
공공디자인의전조들

4장 공공디자인,자동차번호판에서법까지
자동차번호판디자인사건
첫번째는비극으로,두번째는희극으로
공공디자인을확산시킨매체들
그무렵문화관광부는
디자인문화재단의해체이유로서걸개그림
디자인문화재단의해체이유로서공공디자인
공공디자인문화포럼
공공디자인진흥법

5장 어떤공모전의꿈
꿈-사건으로서대상
2006대한민국공공디자인대상
선정의기준
편향
공간디자인으로서공공디자인
지향

6장 디자인서울의디자인과서울
뉴타운공약과마음씀의구조
디자인서울총괄본부
가이드라인에의한디자인
세계디자인수도
디자인올림픽
비판들
디자인서울의구조

3부 작가주의디자인의유령

7장 소규모디자인스튜디오,신화로부터구해내기
그들이묻는다
신화에둘러싸인서사
시작점으로서2005년
‘소규모’라는필터
내가너희의아버지다
배제의대상으로서김두섭

8장 공명하는작가주의디자인
행위자들의네트워크
새로운디자인전시의출현
호명의산물,작가주의디자이너
IMF외환위기이후달라진디자인환경
두세계,수의계약의세계와입찰경쟁의세계
K의사례
Y의사례
독립출판이라는해방구
리스트의마법
리스트를위한,리스트에의한,리스트의잡지
스타디자이너,존재와부재사이

참고문헌
찾아보기

출판사 서평

한국디자인계의2000년대는
유령들의시대였다

“역사적사건은쉽게자신의정체를드러내지않는다.”책제목이암시하듯『디자인의유령들』은존재하지만명확히붙잡히지않는흔적들,역사의파편들을기록한다.구체적이고도분명하게디자인과사회,권력,제도의스펙트럼을가로지르는사건들과현상들,그러나그의미와영향은시장이나언론의서사에미처온전히담기지못한채유령처럼부유해온것들말이다.저자오창섭은이책에서지난20여년간한국디자인계의선명한전환점들을따라가며한국디자인사의풍경을바꿔온유령들의궤적을추적했다.

책은세개의부로나뉜다.먼저1부‘디자인문화의유령’은디자인이제도화된‘문화’라는틀안에서어떤방식으로자리를잡고해석되기시작했는지를따라간다.디자인은어느순간부터예술이나기술,산업을넘어‘문화’의이름으로불리기시작했으며,“명확한신체를가지지못한새로운영혼”이었다는점에서디자인문화의유령성을찾을수있다.1장에서는가상질문자와의대화를통해디자인문화담론이어떻게등장했는지설명하며,이는기존의산업중심디자인이해에균열을낸시도였음을밝힌다.2장은IMF이후의국가적위기와문화산업진흥이라는기치속에서디자인이일종의구제책처럼떠오른가운데,디자인이문화관광부의정책대상이되고‘디자인미술관’이라는제도적장치로구현되며단순한시각물에서벗어나‘문화적실천’으로자리를옮기는과정을추적한다.

여덟개의장중네장을차지하는2부‘공공디자인의유령’은제도와권력,사회적파장과한층직접적으로맞닿아있다.공공디자인의유령성은“공적영역이라는새로운땅에서생명연장을꿈꾸는기존디자인의가면으로존재했다”는점으로,여러복잡한얽힘속에서‘공공디자인’은일종의공적역할을부여받았고,이는도시와삶의공간에디자인이개입하는방식자체를바꿔놓았다.3장은2001년전시〈de-signkorea:디자인의공공성에대한상상〉을중심으로공공디자인개념의회집체가형성된계기를살핀다.4장에서는그시절을살아본사람이라면누구든기억할만큼크게논란이되었던‘자동차번호판디자인’사건이어떻게관심을끌고공공디자인을국가정책키워드로만들었는지다룬다.5장은국내최초의공공디자인공모전인‘2006대한민국공공디자인대상’을통해공공디자인개념이정책과제도로구체화하며이후정책의방향을결정짓는데큰영향을미치게된과정을설명한다.6장에서는디자인서울을돌아보며‘도시경쟁력’이라는이름아래디자인이다시상품논리로회귀,혹은퇴행한것은아닌지비판적시각을제공한다.오늘날우리가마주하는도시미관에의아했던사람이라면이장을읽고의문이풀릴것이다.

3부‘작가주의디자인의유령’은두개의장이한쌍을이루도록구성되어있다.디자인계에서‘작가주의’로묶여온현상들은특정세대의이야기로축소되곤했으나,저자는브뤼노라투르의행위자네트워크이론을차용해그것이그저현상이아닌“전통적디자인과디자이너의존재방식으로부터이탈하는움직임”이라고작가주의디자인의유령성을역설한다.‘소규모디자인스튜디오’에얽힌신화를해체하는데집중한7장에서는그현상을특정세대의산물이나영웅서사로고정하려는움직임을비판적으로고찰하며그서사에서배제된다양한몸짓을역사에복원하고자한다.이어지는8장은“어떤현상을만들어낸주체를인간으로만한정하는게타당한가?”라는질문으로시작해작가주의디자인을꽃피운배경,즉구조를탐색하며7장에서언급한신화에대안적이해를제시한다.

여전히우리곁을맴도는유령들
그들에게응답하는것의의미

『디자인의유령들』은그저과거의사건을재구성해나열한책이나단순한회고록이아니다.‘보이지않는것’의궤적을읽어내고디자인의방향을결정지었던흔적을섬세하게복원하는비평적실천이며,지금우리가당연하게발딛고있는현재가어떤조건에서비롯되었는지를묻고우리를다시사유하게만드는작업이다.표면에큼직하게드러난대표적사건과현상만으로역사가이뤄지는것은아니다.지금여기의디자인을이해하고(그것이어떤미래든)나아가려면뒤편을맴도는과거를먼저마주해야한다.

저자오창섭역시이책을쓴이유를“잊기위해,이동하기위해,그리고그것을통해살아있음을확인받기위해쓴”것이라고밝힌다.“잊지않으면이동할수없기때문이다.이동하지않는다는건멈춰있다는것이고,멈춰있다는건죽음의표식이다.”유령은죽었으면서도사라지지않고같은곳을맴돌며현재에영향을미치는“죽은산자”다.그들을온전히보내주기위해,즉잊기위해오창섭은이책에서“흔적의신음을사람들이이해할수있는언어로바꿔노래하는영매”로서역사적사건을이야기한것이다.영매의노래를통해오늘날디자인을다시보았을때,우리도미래로나아갈수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