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 크리틱

그래픽 크리틱

$36.00
Description
『그래픽 크리틱』은 1970년대 이후 한국 시각 문화를 ‘한글 타이포그래피’ ‘출판’ ‘행동주의’라는 세 축으로 분석한 비평서로서, 1970년대 이후 한글 디자인과 출판 디자인의 문화사적 맥락, 디자이너들이 사회 문제에 적극 개입해온 행동주의적 실천까지 폭넓게 다룬다. 저자 전가경은 이 책에서 디자인을 심미적 조형인 동시에 사회적 언어로 보고, 파편화된 사례들을 연결해 다층적이고 복합적인 한국 디자인사를 새롭게 구성하고자 한다.
저자

전가경

저자:전가경
그래픽디자인에대해연구하고글을쓰고강의하며,대구에서'사월의눈'이라는이름으로사진책을기획하고만든다.박사논문『잡지『뿌리깊은나무』연구:이미지와텍스트의관계를중심으로』(2017)를발표했고,공백으로놓여있는한국그래픽디자인역사를출판기획및저술을통해채우는데관심이있다.『세계의아트디렉터10』『세계의북디자이너10』(공저)및인터뷰집『펼친면의대화』등을썼고,한국시각디자인역사의단면을담은『한국의90년대전시도록xyz』와『정병규사진책』,이미지와텍스트의관계를통해지역성을탐구하는'리듬총서'를기획했다.2025년전주국제영화제《100필름100포스터》전시의총감독을맡았다.

목차


서문

1한글타이포그래피
①기계화,헤도니즘그리고가치중립사이에서:한글탈네모틀의세가지장면들
②포스터로보는2010년대이후다국어타이포그래피
③어떤서적류의차례디자인1953~1986

2출판
①한국잡지아트디렉션의작은역사:1980년대잡지『마당』
②오래된젊음:민음사의북디자인1966~2020292
③미술출판의가장자리에서:한국의1990년대전시도록
④그래픽디자인의하부구조

3행동주의
①‘저공비행’으로서의디자인운동:그래픽상상의행동주의1997~2007
②1980년대한국여성주의그래피즘
③운동의방식:일상의실천
④해방의그래픽디자인:FDSC

참고문헌

출판사 서평

『그래픽크리틱』은1970년대부터2020년대까지한국의시각문화를세가지키워드―한글타이포그래피,출판,행동주의―를중심으로탐구하는비평서이다.이책은그래픽디자인연대기,사례모음이자디자인실천을통해한국사회와문화의내면을비평적으로파고드는시각문화비평서이다.전가경은16년넘게축적해온리서치와글쓰기,강의,전시기획의경험을집대성해산발적으로전개되어온디자인실천들의문화적좌표를다시설정하고자한다.특히기존의로마자중심타이포그래피이론이나유럽·일본중심의디자인사가다루지못한‘한글’과한국의출판문화,행동주의적실천을적극적으로재서술한다는점에서,이책은새로운방법론적개입이라할수있다.

이책의첫번째축인‘한글타이포그래피’장에서는문자조형이단순히시각적조합에머무르지않고,시대적요구와이데올로기영향아래어떻게형성되었는지를다룬다.‘네모틀’안에갇힌한글조판의제약,세벌식자판을둘러싼역사적논의,1970~80년대‘조형적’타이포그래피실험부터오늘날디지털폰트디자인에이르기까지,한글이라는문자체계는끊임없는기술적,정치적,심미적교섭의장이었다.이러한역사속에서디자이너는조형가일뿐만아니라문자와언어사이의긴장을감지하고,새로운질서를제안하는언어의중재자이자편집자로등장한다.

두번째축인‘출판’은디자이너가편집자이자기획자,문화생산자로활동했던역사를복기하며『뿌리깊은나무』『샘이깊은물』『마당』같은잡지를통해당시지식인들과디자이너들이함께만들어낸문화적지형도를추적한다.출판디자인은책의‘표지’나‘지면디자인’이아닌,콘텐츠구성과기획,언어와시각사이의정치적배치를아우르는총체적문화디자인으로읽힌다.특히1980~90년대의진보적출판사들―민중서관,당대비평,일과놀이,창비등―이펼쳐낸전시도록과소책자,시리즈기획등은‘편집디자인’의미학적실험이자실천적전략이었다.

세번째키워드인‘행동주의’는디자이너가사회적의제를시각언어로조직하고퍼뜨리는역할을재조명한다.2010년대이후본격화된디자인운동의흐름―예컨대FDSC(페미니스트디자이너소셜클럽),일상의실천등―은디자인을통해말하고개입하고변화시키는과정을실천해왔다.페미니즘과퀴어이슈,기후위기,노동문제,도시공간의공공성등,다층적사회현안에대한디자이너들의대응과연대는오늘날디자인의역할과정체성을근본적으로재정의하고있다.이책은그런흐름을단순히‘트렌디’한디자인으로소비하는대신,운동의계보학으로접근한다.

『그래픽크리틱』은각장을시대순으로단순배열하는연대기적기술에서벗어나,시간의단면을서로교차시키고중첩시켜다층적으로구성했다.이를통해독자는단일서사로환원되지않는디자인사의다중적국면을접하게된다.이책은학술서의깊이를갖추었으면서도,현장에서활동하는디자이너들과문화기획자,편집자,출판인들이실천의언어로사용할수있도록구성되었다.즉,연구와실천을가로지르는비평적플랫폼으로서의책이라는실험이기도하다.

책속에서

책『그래픽크리틱』이던지는큰질문이있다.한국의그래픽디자인은과연무엇인가.이질문이궁극에향하는곳은21세기그래픽디자인의역할과전지구화된환경속한국그래픽디자인의자리이다.오늘날한국의그래픽디자인은상향평준화되었을뿐만아니라,1990년대이후출생한인터넷세대의부상으로그시각언어가전세계적범용성과호환성을띠고있다.
6쪽

「그래픽디자인의하부구조」는출판및디자인행위가실은인쇄현장의노동에빚지고있음을상기시킨다.1970년대부터1980년대말까지한국의인쇄술은납활자에서사진식자그리고디지털인쇄로격변했으며,이시기에출판산업또한급성장했다.
9쪽

지난10년간한국그래픽디자인은페미니즘에서부터성소수자인권운동에이르기까지그힘을가장역동적으로지탱해나가고시각화한도구이자언어였다.페미니즘과소수자인권을적극문제삼은6699프레스와햇빛스튜디오의출판활동,페미니즘리부트이후등장한출판사봄알람의북디자인과대전기반페미니즘커뮤니티보슈의출판,닷페이스의온라인퀴어퍼레이드기획과한국여성디자이너의존재를최초로전면화한WOO에이르기까지,2010년대중반이후한국그래픽디자인은언제나운동의최전선에서있었다.
9쪽

오늘날탈네모틀은그어떤시기보다‘가치중립적’이다.그것은한자문화권으로부터의해방도아니요,신세대와전자문화의한시적대변자도아니다.지금의탈네모틀은순수하게조형적인관점에서각색되고있다.디자인스튜디오워크스가탈네모틀사용을두고서“기하학적인서체”를찾을때탈네모틀을찾는다는것은2010년대탈네모틀이점유한위상을직간접적으로설명한다.
69-70쪽

이글에서는이러한관점을빌려와2010년대이후국내포스터에서나타나는영문로마자와한글간의다국어타이포그래피양상을점검해본다.타이포그래피는언어경관의습성을그대로물려받아특정시대의언어사용패턴을읽어낼수있는흥미로운장이다.특히두문자가교합해나가는방식은시대에따라상이하게나타났다.무엇보다이글이주목하고자하는것은특정문자가우위에있는다이글로시아현상으로서의타이포그래피가아닌,바이링구얼리즘을지향하는양상으로서의이중문자체제다.이를통해혼성적자장안에서로마자와양립해나가는한글타이포그래피에주목하고자한다.
82쪽

1980년대민주화운동의‘행동주의’를계승하되1990년대를지나오며새롭게발견한일상성에주목했다.대의제로서의‘민주화’대신일상에밀착된문제들이대두되었다.지하철노조파업에서부터총선시민연대,어린이교육,이주노동자그리고스크린쿼터제폐지반대운동에이르기까지AGI의행동은민주화라는거대한우산을지탱하는살을우선살피는방식이었다.
402쪽

기후위기와불평등,이모든문제에기여한것이문명사회에서의디자인이었다는점은부정할수없다.이에대한해결역시디자인안에있음을인지할때,페미니스트디자인방법론은위태로운지구를구해내는하나의태도이자,실천일수있다.우리는그가능성을FDSC의활동을통해목격했다.그리고그들의활동이지금이곳,우리의곁에존재한다는사실은여전히빛이남아있음을말해준다.새로운언어는이미도착했다.이제더많은이가그언어를사용하면될일이다.
535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