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예술 토머슨 1

초예술 토머슨 1

$22.00
Description
도시에 부착되어 아름답게 보존되는 무용의 장물
‘초예술 토머슨’이라는 유령이 모습을 드러낸다
도시에 유령이 나온다. 이 책 『초예술 토머슨』의 제목은 그 유령에 저자 아카세가와 겐페이가 붙인 이름이다. 그저 올라가고 내려가는 것만 가능한 ‘순수 계단’, 열 수 없도록 꼼꼼히 막힌 채 존재하는 ‘무용 문’, 문도 창문도 없는 벽에 홀로 남은 ‘차양’, 아무도 출입하지 못할 높이에 달린 ‘고소 문’……. 하나같이 부동산에 부착되어 있고, 아름답게 보존되어 있고, 쓸모없다. “분명하게 이야기하겠다. 이것은 ‘초예술!’이라는 것이다.” 모든 물건이 유용한 것과 쓰레기라는 2대 진영으로 나뉜 세상에서, 저자를 포함한 각지의 토머슨을 관측하는 사람들 ‘토머스니언’은 둘 중 어느 진영에도 속하지 못한, 그래서 아무도 모르게 사라져가는 것들을 찾아내 보고한다. 그들의 기록을 통해 ‘초예술 토머슨’의 전모가 낱낱이 밝혀진다.

저자

아카세가와겐페이

현대미술가,소설가.1937년일본요코하마에서태어나무사시노미술대학교유화학과를중퇴했다.1960년대에는전위예술단체'하이레드센터(HighRedCenter)'를결성해전위예술가로활동했다.이시절에동료들과도심을청소하는행위예술〈수도권청소정리촉진운동(首都??掃整理促進運動)〉을선보였고,1,000엔짜리지폐를확대인쇄한작품이위조지폐로간주되어법정에서유죄판결을받기도했다.1970년대에는《아사히저널》과만화전문잡지《가로》에「사쿠라화보(櫻?報)」를연재하며독자적비평을담은일러스트레이터로활약했다.1981년'오쓰지가쓰히코'라는필명으로쓴단편소설「아버지가사라졌다(父が消えた)」로아쿠타가와류노스케상을받았다.1986년건축가후지모리데루노부,편집자겸일러스트레이터미나미신보와'노상관찰학회(路上?察??)'를,1994년현대미술가아키야마유토쿠타이시,사진가다카나시유타카와'라이카동맹(ライカ同盟)'을,1996년미술연구자야마시타유지등과'일본미술응원단(日本美術?援?)'을결성해활동했다.2006년부터무사시노미술대학교일본화학과객원교수를지냈다.지은책으로는『노인력』『센노리큐』『노상관찰학입문』(공편),공저로는『일본미술응원단』『교토,어른의수학여행』등이있으며이외에도수많은책을남겼다.국내에소개된책은『침묵의다도무언의전위』『신기한돈』『나라는수수께끼』『사각형의역사』등이있다.2014년10월26일일흔일곱의나이로타계했다.

목차

여는글

1부
거리의초예술을찾아라
토머슨을쫓아라
이층집의인감
하늘을나는부인
빌딩에잠기는거리
바보와종이한장차이의모험
토머슨의어머니,아베사다
군마현청의토머슨
다카다의바바트라이앵글
버섯모양원폭타입
어른의계단
6분의1전신주
신형양철헬멧발견!
파리의반창고
화려한파울대특집
조용히숨쉬는시체
아베사다의잇자국이있는동네
토머슨,대자연으로가라앉다
1부맺는글

2부
도시의종기
제5세대토머슨
콘크리트제망령
목숨걸고서있는시체
중국토머슨폭탄의실태
익명희망의토머슨물건
벤치의배후영혼
사랑의도깨비기와
2부맺는글

해설 겐페이옹과토머슨의위업을기리며
역주

출판사 서평

거리산책에새로운즐거움을
표현의세계에는신선한충격을

이책의제목이기도한‘초예술토머슨’은저자아카세가와겐페이가명명한개념예술이다.더이상쓸모가없지만건축물에,또는길바닥에부착되어그환경의일부로보존된구조물이나그흔적으로,그자체로예술을초월하는예술이라며‘초예술’이라고선언했다.그러나초예술이라는표현의범위가너무넓기에,상술한특정물건에초점을맞춘명칭‘토머슨’은한야구선수의이름에서따왔다.고액연봉을받으며입단했지만헛스윙만이어가며끊임없이삼진을쌓는데,구단에서는“돈까지들여가면서정성스럽게보존”하는모습이살아있는초예술이라는이유로.

다소짓궂은이름이고장난스러워보이기도하지만이들‘토머스니언’은진지하다.진지하게거리구석구석을두리번거리고,여기저기흩어진건물의위아래를꼼꼼히기웃거리면서,도시의틈새를어슬렁어슬렁걷는다.진지하게자기가관측한물건이토머슨인지아닌지추론하고,양식을갖춘보고서를작성한다.그리고아카세가와겐페이가토머슨이야기를연재하는잡지《사진시대》에제보한다.아카세가와겐페이는“다른사람의보고를읽기만하지말고,여러분도보고해야한다”고종용하거나“보고가여기에게재되면현금을지불하겠다”고회유하거나심지어토머슨을찾지않으면독자를잘라버리겠다고협박한다.“내가이연재를그만두면독자전원이잘리는셈이니까.”물론그또한토머스니언이기에가뭄에콩나듯보고서를쓴다.

토머스니언은웅장한마천루,버젓이전시된조형물을찾아다니지않는다.그런것을보더라도이들이중요시하는건그규모나한눈에들어오는보편적아름다움같은게아니다.일상속에서무심히지나칠만한것,그늘져어두운곳에있는것,애써가려놓은것,그럼에도어쩔수없이위화감을자아내눈에띈것,그런궁상맞은구석이있는것들을굳이주목한다.사실토머스니언에특별한자격이필요한건아니다.초예술토머슨을찾아다니는사람,그리고그런것을발견하면떨리는가슴을안고찰칵찰칵사진을찍는사람은누구나토머스니언이라고해도좋다.

흘러가는대로가다가닿은곳에서
토머슨은탄생했다가사라진다

최초로초예술토머슨의개념을전개한아카세가와겐페이는이것에무슨가치가있는지,무슨의미가있는지관심이없어보인다.그저그개념의세부를계속주물거리고이리저리눈알을굴리며노는것처럼보인다.그러다가“기묘한형태로시대나전체를역조명”한다.이책의해설을쓴건축가후지모리데루노부의말처럼“그렇다쳐도본인은전체를볼목적으로세부부터들어간것이아니라그저세부가재미있으니까어린아이처럼주물거렸는데그런꼬임이가끔은전체에서보면간담을서늘하게”하는것이다.

한편초예술토머슨은후일노상관찰학으로발전한다.노상관찰학회는노상을관찰하는모임이다.토머슨관측도,노상관찰도앞만보며빨리걸으면할수없는것들이다.주변을천천히둘러보며느리게걷고,지루하더라도집요하게관찰해야작고세세한것들을살필수있다.그것만할수있다면토머스니언이나노상관찰학자를자칭할수도있을것이다.현대사회에서는그것이야말로가장어려운일일지도모른다.느긋하게산책하기도어렵거니와무용한건아무도모르는새버려지기가일쑤다.하지만그렇기에지금이다.지금거리로나서야한다.이왕이면한손에들기좋게만든이책을붙잡고느리지만진지하게관찰하는것이다.그렇게닿은곳에서막탄생했음에도사라지기직전의토머슨이조용히숨쉬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