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섬

마지막 섬

$16.00
Description
ㆍ 권위주의와 정치에 대한 무관심은 어떻게 공동체를 파괴하는가
장강명 소설가 추천, 우리 시대의 탁월한 정치적 우화!
잣나무로 가득한 숲, 천연 수족관 같은 새파랗고 투명한 바다, 형형색색의 물고기들을 볼 수 있는 아름다운 협만, 그리고 순백의 유령처럼 쉬지 않고 날아다니는 갈매기들. 그곳은 사계절 내내 온화하고, 밤이 되면 사람의 넋을 빼놓는 재스민 향기에 뒤덮이는 외딴섬이었다. 숲속에 자리한 낡고 오래된 집과 함께 세월에 내맡겨진, 자급자족이 가능한 독립된 세상이었다. 그곳은 마지막 섬이자 마지막 은신처, 마지막 남은 인간적인 자투리땅이었다.
작은 공동체를 이루고 있는 평화로운 섬에 탐욕스러운 외부인이 들어온다. 그는 쿠데타로 정권을 잡아 대통령 자리까지 오른 인물이었다. 그는 대통령 시절 공식 연설마다, 국론분열과 벼랑 끝까지 내몰린 국내 상황을 외부세력과 적성 국가의 공작 탓으로 돌리곤 했다. 그는 이를 통해 자신이 일으킨 쿠데타가 국민의 단합과 단결을 확보하고, 국가를 통합하기 위한 행동이었다는 주장을 펼치곤 했다. 그는 장기집권을 마친 후 어쩔 수 없이 대통령직을 사임하고 남은 노후를 보내기 위해 섬에 정착한 것이다.
전 대통령이 섬에 정착한 후, 여러 사건이 발생하며 섬에는 커다란 변화가 일어난다. 우선 섬 주민들에게 시원한 그늘막을 만들어주던 커다란 나무들이 잘려 나간다. 무질서와 혼돈, 혼란에서 벗어나 문명 생활을 지향해야 한다는 이유에서였다. 나무가 사라진 후 전 대통령의 손녀는 과자를 먹다가 갈매기의 공격을 받고 팔을 크게 다친다. 이후 전 대통령은 갈매기와의 전쟁을 선언하고, 많은 주민이 그의 계획에 적극 동조한다. 그렇게 평화로웠던 마을은 분열이 일어나기 시작한다.

“악이 그 모습을 드러낼 때 그에 맞서 대항하지 않는 모두는 그 악행에 일정 부분 동참한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서서히’ 독재자의 자리를 차지한 자들에게 처음부터 ‘아니’라고 해야 합니다. 저항하는 것은 고귀한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갈매기들은 저항했기에 승리했지만, 갈매기들의 희생도 적은 건 아니었습니다. 이 작품은 사회와 자연은 스스로 균형을 잡아간다는 것, 더 정확히 말하자면 균형을 잡아야만 한다는 점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만약 이런 균형을 깨트리려 한다면, 그 결과는 재앙이 될 것입니다. 자연도 인간도 파국을 맞이하게 되는 것이지요. 이런 학살은 어떤 경우에는 대놓고 독재의 방식으로, 또 어떤 경우에는 ‘민주주의’라는 속임수 뒤에 숨어서 자행됩니다.” - 작가와의 질의응답 中

전 대통령이 갈매기와 전쟁을 벌인다는 이야기는 권위주의가 공동체 내에서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민주주의라는 가면 뒤에 숨은 독재가 어떤 방식으로 작동하는지, 정치에 대한 무관심이 어떤 결과를 낳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저자

쥴퓌리바넬리

튀르키예콘야에서태어났다.300여곡의자작곡을발표하고30편의영화OST에참여하는등세계적으로인정받은음악가이자4편의장편영화를만든감독,국내외문학상을다수수상하고세계40개국에서작품이번역출간된작가이자튀르키예의대표적인좌파지식인·정치인이다.

1971년군사쿠데타이후세번의체포와구금뒤,11년간망명생활을했다.1978년단편소설「아라파트의한아이」로데뷔한이래시,소설,에세이,시사비평등왕성한집필활동을했다.정치권력에대한비판과반전평화주의사상이드러나는대표작『세레나데』(2011)는130만부이상판매되며독자들과비평가들의극찬을받았다.이책은독일과미국에서도베스트셀러가되었으며,『보스턴글로브』“독자들이뽑은올해최고의책”,『팝매터스』“올해최고의책”으로선정되기도했다.

세계문화와평화에기여한공로를인정받아1996년유네스코명예대사로위촉되었고,유네스코사무총장자문을역임했다.2002~2006년튀르키예국회와유럽의회의원직을역임했으나,현실정치의한계를깨닫고정계에서은퇴했다.2014년에프랑스의레지옹도뇌르훈장을받았다.2016년부터는모든활동을접고소설집필에만전념하고있다.

목차

1장
2장
3장
4장
5장
6장
7장
8장
9장
10장
11장
12장
13장
14장
15장
16장
17장
18장
19장
20장

작가와의질의응답

출판사 서평

“악이그모습을드러낼때그에맞서대항하지않는모두는그악행에일정부분동참한것이나다름없습니다.‘서서히’독재자의자리를차지한자들에게처음부터‘아니’라고해야합니다.저항하는것은고귀한것입니다.그렇습니다,갈매기들은저항했기에승리했지만,갈매기들의희생도적은건아니었습니다.이작품은사회와자연은스스로균형을잡아간다는것,더정확히말하자면균형을잡아야만한다는점에초점을맞추고있습니다.만약이런균형을깨트리려한다면,그결과는재앙이될것입니다.자연도인간도파국을맞이하게되는것이지요.이런학살은어떤경우에는대놓고독재의방식으로,또어떤경우에는‘민주주의’라는속임수뒤에숨어서자행됩니다.”-작가와의질의응답中

반독재,반전,친환경,여성등약자와소수의권익을대변해온지식인,
오르한파묵이후노벨문학상에가장근접한터키작가쥴퓌리바넬리의화제작!

쥴퓌리바넬리는터키의베스트셀러작가이자정치활동가이다.군형무소에수감된이력이있으며,11년간망명생활을하기도했다.1995년유네스코친선대사로임명되면서그의문화·정치활동은세계평화에대한공헌을인정받았다.터키의회와유럽평의회에서의원직을맡았으며,소설과음악,철학등으로세계의찬사를받아오고있다.쥴퓌리바넬리는문학,음악,영화등다양한분야에서국내외30개이상의수상기록을갖고있다.
쥴퓌리바넬리는군부뿐만아니라,현재까지장기집권중인친이슬람유사독재정권아래에서도자신의신념을굽히지않고있다.그의음악과문학작품은늘터키국민을향한외침이었다.여성,환경,정의,평화는빠지지않는그의작품소재이다.

“『마지막섬』은특정국가에대한이야기가아닙니다.어떻게보면저의정치적성향이가장강하게드러난소설이라고할수있습니다.터키와전세계에관해제가생각했던것들을외딴섬에서살아가는사람들과갈매기그리고독재자라는세가지축으로설명해보려고했습니다.수많은뉴스속에서묻혀버리는,우리가놓치고있는진실을한걸음떨어져객관화시키면더잘묘사할수있을것이라고생각했습니다.사람들은편향된뉴스의홍수속에서진실을거짓과구분해내고,굽은것속에서곧은것을찾아내는데어려움을겪고있습니다.사실대다수의사람은어제는잊어버리고,내일은생각지않습니다.오로지지금을살고있을뿐입니다.집권자들과언론이이‘지금’을조작하기때문에사람들은대부분잘못된판단을하게됩니다.-작가와의질의응답中

『마지막섬』은터키를대표하는지식인인쥴퓌리바넬리의정치적성향이가장강하게드러난작품이다.이책은터키에서총40만부가판매된베스트셀러이며연극으로만들어져무대위에올라가기도했다.『마지막섬』은2022년6월미국에서도번역출판되었다.

2013년터키반정부시위를예측한,독재정권을규탄한이소설이
지금의한국사회에던지는질문은무엇인가

소설이출간된지5년이지난2013년터키이스탄불게지공원에서반정부시위가일어났다.초기에는병영재건과쇼핑몰건설을위한공원재개발에반대한생태주의자를중심으로시작되었지만,터키경찰이시위대를공격하면서자그마한시위는반정부시위형태로크게발전했다.시위대의범위는우익과좌익양쪽모두뿐아니라터키인과쿠르드인등정치이념이나민족을가리지않고포괄적으로참가하는것으로드러났다.이시위로최소60명이부상을입고수백명이체포되었다.독재에대한저항,환경을이유로권력과대중이대립하는점에서소설『마지막섬』은이사건을예고했다는평가가있다.

“인생이야말로예술을모방한다는말을저는갈수록더믿게되었습니다.사실,5년전에출간한‘마지막섬’이마치게지시위와너무맞아떨어지더군요.그러니까삶을제대로간파할수있다면,예술을통해시간과공간을초월한차원으로옮겨올수있다는말이되겠지요.세계문학과터키문학에는이와유사한수많은예가있습니다.게지시위를즉각알리는건언론의,끝난이후사태를평가하는건사회학과역사학의,그리고미래를예측하고알리는것은문학예술의몫입니다.”-작가와의질의응답中

터키에서일어난1960년,1980년두번의군사쿠데타만보더라도터키의현대사는우리와닮은점이많다.터키는잦은쿠데타와군의정치개입에시달리고있지만이에맞서는국민적저항은미약했다.2008년튀르키예의에르도안독재정부를비판하기위해쓴이작품은2022년한국독자들에게도울림이크다.이소설속‘전직대통령’이가리키는바는상상력이부족하고두려움에시달리는권위주의적정치인에한정되지않는다.선동가,악덕대기업,자본주의,혹은문명그자체로해석해도자연스럽게읽힌다.

“작품의힘은낙원의파괴자에대한단순한고발을넘어,평범한사람들이그작업에동참하는과정과그후폭풍을대단히설득력있게살피는데서나온다.왜우리는번번이그런권위에굴복하는가.왜그런선동에,유혹에휩쓸리는가.왜우리는항상뒤늦게깨닫게될까.그렇게『마지막섬』은우리시대의심오한우화이자,숙제가된다.분량은짧지만주제는묵직하고,생각할거리는풍성한책.”-장강명(추천사)中

한국사회는지난20대대선을거치며정치혐오,정치에대한무관심이팽배해졌다.소설이이야기하는것처럼정치를우리삶과멀리떨어진무언가라고생각했을땐평화가유지될수없다.정치에대한무관심은귄위주의를낳고,권위주의는독재를낳는다.독재가우리삶깊숙이파고들어왔을때,다시금권리를찾기위해노력해도이미늦다.우리의평화로운일상과권리를지키기위해어떤행동을해야하는지,무엇을경계해야하며어떤목소리를내야하는지,우리는함께고민해야할것이다.

“인간은저항한다는정의를망각한것,이기주의,예측부재,외면,독재에굴복,작은것에대한탐닉과같은죄의값을치르고있다.이글은우리일상에서의작은굴복들이만들어낸작은원죄들에관한이야기다.”-본문中